‘코로나 직격탄’ 영화계는 지금…

이제 한숨 돌렸는데…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또 위기가 찾아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차 확산에 이어, 이태원발 사태를 거치면서 국내 극장가는 강추위에 시달려야 했다. 최근 영화 <반도>와 <강철비: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개봉으로 어렵게 공든 탑을 올린 극장가는 최근 기독교계 중심의 광화문 집회로 인한 재확산 우려로 패닉에 빠졌다. 
 

▲ 영화 국제수사 ⓒ쇼박스

매년 이맘때쯤이면 텐트폴 영화 중 하나는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때로는 쌍끌이라고 해 천만 영화 두 편이 탄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형편은 너무도 다르다. <반도>(379만)와 <강철비:정상회담>(175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387만)를 모두 합쳐도 채 1000만이 되지 않는다. 세 영화 도합 941만(지난 20일 기준)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참혹한 성적

전시와도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에 비추면 성과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예년에 비하면 참혹한 성적이다. 그럼에도 주말 총 관객 50만 관객까지 끌어올리며, 숨통을 틔우는 듯했던 극장가는 광화문 집회 발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패닉 상태다. 

정부가 지난 19일 0시부터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시키면서, 주요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먼저 지난 18일 언론·배급시사회를 준비했던 <국제수사>는 시사회를 취소했다. 

최근 개봉을 앞두고 주연인 곽도원이 MBC <나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등 홍보에 박차를 가하던 중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국제수사>의 배급사 쇼박스는 “신작 개봉으로 관객들을 극장에 밀집시키는 것이 정부의 방역 노력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으로 고심 끝에 개봉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 여름 전세계 최대 기대작으로 평가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도 19일과 20일 예정됐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라이브 컨퍼런스와 언론 배급 시사회 일정을 취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정부의 실내 50인 이상 행사 금지 조치에 따라 불가피하게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후쿠오카>도 21일 예정한 언론‧배급시사회와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배우 박소담과 윤제문, 권해효가 출연하며, 장률 감독의 도시 3부작으로 꼽힌다. 당초 3월 개봉을 예정했다가 코로나19로 확산 여파로 한 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8월27일로 개봉을 확정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작품인 만큼 홍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기본적인 행사나 다름없는 언론시사회마저 개최하지 못한 것. 

극장서 확진자 없었지만…
개봉 연기·홍보행사 취소 

웹툰을 기반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와 김대명 주연의 영화 <돌멩이>도 언론 배급 시사회를 취소했다. 

독립영화 <리메인>과 <나를 구하지 마세요>도 비슷한 입장이다. 두 작품은 언론 배급 시사회는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기자간담회는 취소하기로 했다. 영화 관계자는 “극장 방역 지침에 따라 시사회는 정상적으로 진행하지만, 말을 하는 기자간담회는 진행이 어려워 취소했다”고 말했다. 
 

▲ ▲▲ 영화 <테넷> ⓒ워너브라더스

9월 개봉 예정인 SF장르 <승리호>도 오프라인 기자간담회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배우 송중기와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이 출연하며, <늑대소년>을 연출한 조성희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승리호>의 기대는 매우 컸다. 특히 송중기의 경우 이혼 이후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더욱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승리호>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개봉 여부도 쉽게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이제 첫걸음을 떼는 신생 배급사(메리 크리스마스)의 투자 규모가 큰 영화인 만큼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 타격이 너무 커, 개봉을 연기할 수도 있다.

영화계는 텐트폴 세 영화에 이어 <국제수사>와 <테넷>, 9월 개봉 예정인 <뮬란>과 <승리호>까지 극장가로 발걸음이 이어지길 기대했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노심초사 중이다. 

이미 국내 영화계는 지난 3월 대구를 중심으로 시작된 코로나19의 폭발적인 확산세로 인해 관객 수가 예년에 비해 실적이 90%나 떨어지는 치명타를 입고 있다. 영화 관람가를 6000원으로 할인하는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을 정도로 유례없는 위기를 겪은 셈이다. 그러던 중 회복 기미를 보이다 다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것.

다시 위기

한 영화 관계자는 “신작이 나와야 사람들이 극장으로 오는데, 광화문 집회 사태로 다시 움츠러들까 걱정이 크다. <국제수사>가 개봉을 연기한 마당에 믿을 건 <테넷> 뿐이다. 그 흐름이 <뮬란>과 <승리호>까지 이어지길 바라는데, 아직 실망할 단계는 아니지만 걱정이 큰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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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