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LG 인력 빼가기 두 얼굴

우린 되고 너흰 안 된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건설자재 업체인 LG하우시스가, 경쟁사가 애써 키워놓은 인테리어 전문 인력을 대거 빼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관계사인 LG화학이 자사의 전기차 배터리 개발 인력이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 대거 옮겨간 데 대해 ‘핵심인력을 뺏아갔다’며 소송전을 펴고 있는 민감한 상황이기에 LG그룹 이미지 전체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이에 LG하우시스 측은 공정한 절차를 거쳐 채용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직원 빼가기 의혹에 대해 극구 부인했다.
 

▲ LG화학 폴란드 배터리 공장 ⓒLG화학

LG하우시스가 경쟁사의 핵심 인력을 대거 영입한 것과 관련해 빈축을 사고 있다. 관계사인 LG화학이 인력 유출 등을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을 고소한 이후라, 업계의 이목이 크게 집중되고 있다.

LG하우시스와 한샘은 41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선점을 위해 전쟁을 방불케 하는 불꽃 경쟁을 펼치고 있다. 거주 트렌드 변화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기존 주택의 인테리어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여기에 가구·건자재 기업들의 시장 확장 정책이 맞물리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

수십조원 전쟁
핵심인력 영입

LG하우시스는 올해 가전과 인테리어 제품을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 채널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베스트샵에 LG지인(Z:IN) 인테리어 매장을 열었고, 지난달에는 이마트-일렉트로마트,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등 유통 업체의 대형 가전 전문마트에도 입점했다.

홈 리모델링 공사 때 인테리어와 가전제품을 동시에 구매하는 수요층을 공략하고, 판매·상담 매장의 이종결합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LG하우시스는 수도권과 광역시 베스트샵 20여곳에서 LG지인 인테리어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연말까지 전국 80여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LG하우시스는 홈쇼핑 방송을 통한 창호 판매 등 인테리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1분기 매출액은 723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0% 늘었다.

매출의 70% 가량이 건축자재 부문서 발생했고, 실적을 깎아먹는 자동차소재 부문 매각이 실현되면 2분기 실적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한샘은 ‘리하우스’ 브랜드로 업계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리하우스는 공간 패키지 상품 기획부터, 상담, 설계, 실측, 견적, 시공, AS까지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한샘만의 특장점이 돋보이는 브랜드다.

LG하우시스 경쟁사 직원 영입 빈축
2012년에도 논란 “상도의 아니다”

고객은 인테리어 전문가 ‘리하우스디자이너(RD)’의 설명을 들으면서 가상현실(VR) 서비스를 통해 PC나 모바일 기기서 3D로 구현된 현관, 거실, 침실, 주방 등의 리모델링 공사 후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한샘은 RD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6월 현재 전국 510개 리하우스 대리점서 2000여명이 활약하고 있고, 2500명까지 늘리기 위해 상시 채용·교육을 진행한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한샘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판매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6%, 201% 각각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한샘은 리하우스 부문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3년 내에 월 1만 세트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LG화학 본사

한샘 관계자는 “지금의 경기침체 상황은 중장기적 시각으로 볼 때 리모델링·인테리어 시장서 독보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확장하고, 시장 주도적 사업자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최근 한샘의 시공관리 직원 10여명을 한꺼번에 대거 영입했다. 사실상 경쟁업체 인력을 빼간 것이다. 이 과정서 헤드헌터가 역할을 했지만, 한샘 내부에선 “상도의가 아니다”라며 발끈하고 있다.

1위 되려고?
손쉬운 방법

홈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은 토털 홈인테리어 전문가 리하우스 디자이너(RD)를 집중 양성해왔다. 현업 종사자는 전문성을 강화하고 신입 RD 등도 확충해왔다. RD는 한샘 리하우스 대리점에 소속돼 인테리어 리모델링에 필요한 고객 상담과 디자인 설계, 시공감리 등 인테리어 전 과정을 관리·감독하는 홈 인테리어 전문가다.

여기에 자극받은 LG하우시스가 인테리어 경쟁력을 한번에 올리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한샘의 시공관리 인력을 대거 영입해갔다는 분석이다.

창호, 바닥재, 인조대리석 등 건축자재와 산업용 필름이 주력인 LG하우시스는 ‘LG지인’ 브랜드를 중심으로 LG전자와 협업하는 등 인테리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샘과의 인테리어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샘이 RD를 직접 육성하는 등 2등과의 ‘초격차’ 전략을 내세우자 LG하우시스가 한샘 인력의 대거 영입으로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하우시스가 인테리어나 리모델링 사업서 1위인 한샘의 기존 사업을 손쉽게 따라가려고 한 것 같다”며 “한샘의 시공관리 인력을 영입하면 시공협력 업체들도 한꺼번에 데려오는 효과가 있어, 땅 짚고 영업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고성준 기자

이에 대해 LG하우시스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샘 내부의 인력 이탈 요인이 생겨 LG하우시스로 대거 이직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한샘은 정통적으로 영업력을 중시해 높은 인센티브를 줘왔고 영업능력이 검증된 경력직을 선호해왔는데 올해는 신입 공채를 늘리면서 공채와 경력직간 연봉과 업무분장 등에 대한 불만이 생겨 이직 인원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샘의 성과지표에 따른 보상 체계 개편으로 상위 등급 연봉 상한폭이 하향 조정되면서, 연차가 높은 인력들이 대거 LG하우시스로 이직하는 촉매가 됐다는 게 LG하우시스 측 설명이다.

아전인수
아이러니

하지만 한샘의 연봉이나 처우 등은 경쟁사와 비교우위에 있어 자발적인 인력 이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실제 1000여명에 달하는 한샘 RD는 판매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감안하면, 연봉 1억원이 넘는 고소득자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LG하우시스가 한샘의 시공관리 인력을 영입한 것에 그치지 않고 구매 담당이나 개발자 등에 대한 영입에도 나설 전망인 만큼 한샘과의 갈등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 LG하우시스가 한샘 인력을 빼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2년에도 LG하우시스가 한샘 인력을 너무 많이 빼가는 바람에 한샘이 LG하우시스에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보낼 정도로 갈등이 표출됐다.

관계사인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자사의 전기차 배터리 개발 인력이 경쟁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 대거 옮겨간 데 대해 ‘핵심인력을 뺏아갔다’며 소송전을 펴고 있는 민감한 상황서, LG그룹 자체의 이미지 전체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말 영업비밀 침해 및 인력 빼가기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지난해 5월 LG가 서울지방경찰청에 형사고소한 것과 같은 내용으로 1년여 만에 검찰에도 사실 규명을 요구한 셈이다.

관련 업계에선 “미국 소송서 양사 합의 가능성이 낮아져 국내로도 전선을 넓히는 것 아니냐”라고 봤다.

LG화학, SK이노 소송 상황에?
LG그룹 이미지 전체에도 먹칠

LG화학은 2017년 자사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직원 5명에 대해 국내서 “영업비밀이 유출됐다”며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해 4월에는 미국 ITC에도 같은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 오는 10월 최종 결과를 앞두고 있다.


LG화학은 “정확한 사실 관계 규명을 위해 경찰에 이어 검찰에 고소장을 낸 것”이라며 “검찰에 의견서를 접수하는 절차가 현실적으로 없어 고소 형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LG화학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을 압박하기 위한 고소라는 분석이다.

2017년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직원 5명에 대해 “영업 비밀이 유출됐다”며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을 낸 LG화학은 지난해 1월 대법원서 최종 승소했다. 이어 지난해 4월 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 강계웅 LG하우시즈 대표이사 ⓒLG하우시즈

이와 관련해 미 ITC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에 변론 등 절차 없이 최종 결정을 낸다는 ‘조기 패소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린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정황 등을 이유로 예비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양측의 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해왔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측은 공개채용을 통해 인재들을 영입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국내 법원에 “LG가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와 달리 LG하우시스는 한샘 내부서 보상 체계 개편 등으로 인력 이탈 요인이 생겼고, 이에 따라 해당 인력들이 LG하우시스로 이직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샘의 연봉 등을 감안하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이번 LG하우시스의 인재영입이 기업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엇갈린 주장
갈등 대폭발

이와 관련해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 공고를 내고 인테리어 관련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했고, 당시 공개 채용 과정에는 한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테리어 업계의 경력자들이 지원했으며 서류전형-면접-인적성검사 등 공정한 절차를 거쳐 채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합격자 중에는 한샘을 포함해 다양한 인테리어 업계서 근무 경험이 있는 지원자들이 포함돼있었고, 공개적인 채용 절차를 거쳐 지원자의 업무 능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평가해 채용했을 뿐 의도적으로 특정 회사의 직원을 빼내오기는 결단코 아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관계사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사례와는 다르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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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