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호맘’ 이소현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한국 정치 바꿔보겠다”

‘국민을 닮은’ 국회의 첫 번째 주자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인천서 축구클럽 차량 교통사고로 아들 태호군을 잃은 이소현(37)씨를 영입했다. 이씨는 사고로 아이를 잃은 후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로서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개정을 정치권에 호소해왔다. 당시 기자회견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치, 아이들의 안전보다 정쟁이 먼저인 국회를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다. 목마른 정도가 아니라 피눈물 나는 사람이 손톱이 빠지도록 우물을 파는 심정으로 정치를 통해 바꿔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태호맘 이소현씨

지난해 겨울, 아이 잃은 부모들의 눈물과 아우성은 여의도 국회를 가득 메웠다. 그중 21대 총선의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이소현씨도 있었다. 이씨는 사고로 아들을 잃기 전 한 아이의 엄마이자, 평범한 워킹맘이었다. 하루 아침에 아들을 허망히 보낸 그는 어린이생명안전법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국회의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해야 했다.

"법 전문가, 안전 전문가, 국회의원, 정부를 믿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다. 그런데 내 처지를 보라. 어릴 때 각자 할 일을 잘하면 사회는 문제 없이 흘러간다고 배우지 않았나?"

잘못된 사회적 굴레 속에 신음하는 국민을 대변하지 않는 ‘기성 엘리트 정치인’을 대신해 이번 총선에서 이씨가 정치판에 직접 나선다. 당사자가 직접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씨는 현재 만삭의 상태지만, 누구보다 절실하다. 엄마는 강하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기 위한 발판이 되겠다는 그는 ‘국민을 닮은 국회’의 첫 번째 주자가 될 것이다. 다음은 이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지난 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국회서 어린이법 통과를 위한 시위에 앞장서면서 느꼈던 여의도 정치는 어땠나.

정말 답답했다. 내가 직접 여의도로 가려는 계기가 됐다. 직접 해보겠다고 각오했다. 난 ‘국민을 닮은 국회’를 만드는 첫 번째 주자로 생각한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였고 어디 내세울만한 타이틀도 없다. 하지만 난 당사자다. 어린이 안전과 관련된 정책 및 법의 미비로 인해 하나뿐인 소중한 아들을 잃었다.

-작년에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촉구를 위해 사고 당사자였던 가족들과 사력을 다했다.


나와 같은 어려움에 처한 분들과 대화를 하면 현실 문제점의 본질을 알게 된다. 법안의 사각지대를 찾아냈고 작년 한 해 법안 마련에 사력을 다했다. 작년 동안 법 제정 촉구를 위해 임신한 몸을 이끌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국회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이런 절실함을 갖고 어린이 안전 관련 법안을 만들고자 한다.

-정치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무엇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나.

평범한 엄마였던 내가 왜 정치를 할 수 밖에 없었는가를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어린이 안전과 관련된 문제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국민을 위한 정치가 이뤄졌다면 나의 아들은 지금쯤 학교를 다니고 있지 않겠나. 나 같은 엄마, 자식을 잃은 슬픔을 겪는 가족을 위해 정치하는엄마들과 같은 활동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어떤 자리서든 내 역할을 하고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민주당 영입인사 12호로 당에 들어오게 됐다.

왜 내가 정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난 소위 말하는 전문 정치인이 아니지 않나. 하지만 그들만의 엘리트정치, 기성정치가 계속 되면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을 돌봐주는 정치인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영입을 제안해 주신 더불어민주당 측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당은 내게 절실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법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다.

‘국민 닮은 국회’ 첫 번째 주자
직접 뛰는 태호 엄마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민주당서 영입을 제안하신 분께서 작년 정치하는엄마들의 활동가, 아이를 잃은 당사자로서의 나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봐 오셨다. 진보 정책에 기성세대들의 합리적인 시선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 민주당 측에서 먼저 나를 선택하고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비례대표다운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들이 제기된다.

엄마가 집에서 애나 키우라라는 악플을 봤다. 법 전문가, 안전 전문가, 국회의원, 정부를 믿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다. 그런데 내 처지를 보라. 어릴 때 각자 할 일을 잘하면 사회는 문제 없이 흘러간다고 배우지 않았나.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이 현재 처한 상황들을 똑바로 봐야 한다.

-정치인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정치는 어려워선 안 된다. 정치를 위해 배울 것들이 많다면 배우면 된다. 나 역시도 그렇게 할 것이다. 평범한 엄마, 아빠들의 목소리를 들으러 다니겠다. 준비해야 할 것은 더 많이 듣고 공감하는 자세라 생각한다.
 

▲ ⓒ이소현 캠프

-비례 후보를 신청할 때 안전을 관심분야로 선택했다.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은가.

민주당 비례신청 분야에 어린이 안전이 없더라. 정치를 왜 하느냐고 묻고 싶다. 미래를 위한 정치는 다음 세대들을 위한 정치다. 다음 세대들은 바로 아이들이다. 아이들을 위한 법안을 마련하고 싶다.

-공약을 알려달라.

어린이 안전 관련 부처를 신설해 어린이 안전을 총괄하는 체계적인 시스템 도입을 하고 싶다. 세부적으로는 어린이 보호구역이 사회적으로 대두된 만큼 아이들의 통학로 안전 개선과 관리강화에 관한 법을 만들고자 한다. 이는 당의 총선공약이기도 하다. 또 어린이통학버스 안전관련 문제와 통학버스 운전자들의 면허체계를 강화하고 싶다. 그 외에도 아이들의 환경적인 측면도 고려해보고자 한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아이들의 활동을 위한 실내공간을 확대하고 단순 공기청정기가 아닌 공기정화장치 도입을 추진할 것이다.

-‘정치하는엄마들에서 활동했다.

단순히 생물학적인 엄마들이 정치하자고 모인 단체가 아니다. 육아를 담당하는 당사자들인 엄마, 아빠를 포함해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이모 등이 함께하고 있다. 당사자성을 띄고 현실 문제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시민단체다.

-어떤 활동을 하는가.


단체 회원들이 주제별로 모여 만든 채팅방이 많다. 교육·육아·교통안전·가정폭력·장애인 차별 등 당사자들인 회원분들이 제보해 함께 고쳐 나가고자 여러 활동을 한다. 이분들께 많이 배우고 있다. 나의 가장 큰 자산이고, 여기까지 함께 해준 동지들이다.

평범한 엄마·아빠들 목소리 위해
다음 세대들 위한 법안 마련할 것

-정계에 입문하기 전 승무원이었다. 당시 이력이 정치인으로서 자산이 된 점은 무엇인가.

현재 임신으로 휴직 중이다. 13년을 서비스 업종의 최전선에 있었다. 기내서 서비스하면서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다양한 국적의 고객들을 상대하며 각 나라별 문화와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했다. 이때의 경험은 내게 큰 자산이 됐다. 사내 팀원 구성이 비행마다 조금씩 바뀐다. 그때마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자의 개성을 살림과 동시에 협업을 통한 일처리를 했다.

-현재 임신 상태인 것으로 안다이번 선거에 반드시 나가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직접 하겠단 것이다. 이젠 울지 않을 것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꼭 필요한 법안을 만드는데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며 울며불며 사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 같은 아픔을 겪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고 같이 공감할 것이다. 앞으로 그런 아픔과 슬픔을 없도록 하겠다. 나 또한 육아를 해온 엄마였고, 출산과 육아를 앞둔 예비 엄마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부모들과 함께하고 싶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최근 당에서 비례연합정당에 대한 말이 많다. 당 내에서 비례후보를 내지 말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섣불리 내가 답변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거 준비로 남편 분의 외조가 상당할 것 같다.

임신 상태기에 남편의 걱정이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아들 태호를 잃고 남편과 내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해졌다. 남편은 정치하는엄마들의 활동가로 함께하고 있다. 지금은 누구보다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다. 매일 이제 그만하면 안 되냐고 말할 만큼 옆에서 큰 힘이 되어 주고 많은 조언과 정보를 주고 있다.(웃음)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부모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드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서 더 나아가 국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나라가 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한국이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나라가 되길 바란다. 하루 아침에 아들을 잃은 당사자인 나는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사고 소식들이 유난히도 잘 보이고 잘 들린다. 참 안타깝다.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사고들이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나를 보면 많은 분들이 걱정과 우려부터 하신다. 이제는 걱정과 우려보다는 응원을 부탁드린다. 나는 누구보다 진실 되고 절실하다. 엄마는 강하다. 그리고 난 영원히 태호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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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