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호맘’ 이소현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한국 정치 바꿔보겠다”

‘국민을 닮은’ 국회의 첫 번째 주자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 인천서 축구클럽 차량 교통사고로 아들 태호군을 잃은 이소현(37)씨를 영입했다. 이씨는 사고로 아이를 잃은 후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로서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개정을 정치권에 호소해왔다. 당시 기자회견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치, 아이들의 안전보다 정쟁이 먼저인 국회를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했다. 목마른 정도가 아니라 피눈물 나는 사람이 손톱이 빠지도록 우물을 파는 심정으로 정치를 통해 바꿔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태호맘 이소현씨

지난해 겨울, 아이 잃은 부모들의 눈물과 아우성은 여의도 국회를 가득 메웠다. 그중 21대 총선의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이소현씨도 있었다. 이씨는 사고로 아들을 잃기 전 한 아이의 엄마이자, 평범한 워킹맘이었다. 하루 아침에 아들을 허망히 보낸 그는 어린이생명안전법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국회의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해야 했다.

"법 전문가, 안전 전문가, 국회의원, 정부를 믿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다. 그런데 내 처지를 보라. 어릴 때 각자 할 일을 잘하면 사회는 문제 없이 흘러간다고 배우지 않았나?"

잘못된 사회적 굴레 속에 신음하는 국민을 대변하지 않는 ‘기성 엘리트 정치인’을 대신해 이번 총선에서 이씨가 정치판에 직접 나선다. 당사자가 직접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씨는 현재 만삭의 상태지만, 누구보다 절실하다. 엄마는 강하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기 위한 발판이 되겠다는 그는 ‘국민을 닮은 국회’의 첫 번째 주자가 될 것이다. 다음은 이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지난 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국회서 어린이법 통과를 위한 시위에 앞장서면서 느꼈던 여의도 정치는 어땠나.

정말 답답했다. 내가 직접 여의도로 가려는 계기가 됐다. 직접 해보겠다고 각오했다. 난 ‘국민을 닮은 국회’를 만드는 첫 번째 주자로 생각한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였고 어디 내세울만한 타이틀도 없다. 하지만 난 당사자다. 어린이 안전과 관련된 정책 및 법의 미비로 인해 하나뿐인 소중한 아들을 잃었다.

-작년에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촉구를 위해 사고 당사자였던 가족들과 사력을 다했다.


나와 같은 어려움에 처한 분들과 대화를 하면 현실 문제점의 본질을 알게 된다. 법안의 사각지대를 찾아냈고 작년 한 해 법안 마련에 사력을 다했다. 작년 동안 법 제정 촉구를 위해 임신한 몸을 이끌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국회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이런 절실함을 갖고 어린이 안전 관련 법안을 만들고자 한다.

-정치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무엇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나.

평범한 엄마였던 내가 왜 정치를 할 수 밖에 없었는가를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어린이 안전과 관련된 문제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국민을 위한 정치가 이뤄졌다면 나의 아들은 지금쯤 학교를 다니고 있지 않겠나. 나 같은 엄마, 자식을 잃은 슬픔을 겪는 가족을 위해 정치하는엄마들과 같은 활동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어떤 자리서든 내 역할을 하고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민주당 영입인사 12호로 당에 들어오게 됐다.

왜 내가 정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난 소위 말하는 전문 정치인이 아니지 않나. 하지만 그들만의 엘리트정치, 기성정치가 계속 되면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을 돌봐주는 정치인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영입을 제안해 주신 더불어민주당 측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당은 내게 절실한 마음으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법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다.

‘국민 닮은 국회’ 첫 번째 주자
직접 뛰는 태호 엄마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민주당서 영입을 제안하신 분께서 작년 정치하는엄마들의 활동가, 아이를 잃은 당사자로서의 나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봐 오셨다. 진보 정책에 기성세대들의 합리적인 시선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 민주당 측에서 먼저 나를 선택하고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비례대표다운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들이 제기된다.

엄마가 집에서 애나 키우라라는 악플을 봤다. 법 전문가, 안전 전문가, 국회의원, 정부를 믿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다. 그런데 내 처지를 보라. 어릴 때 각자 할 일을 잘하면 사회는 문제 없이 흘러간다고 배우지 않았나.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이 현재 처한 상황들을 똑바로 봐야 한다.

-정치인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정치는 어려워선 안 된다. 정치를 위해 배울 것들이 많다면 배우면 된다. 나 역시도 그렇게 할 것이다. 평범한 엄마, 아빠들의 목소리를 들으러 다니겠다. 준비해야 할 것은 더 많이 듣고 공감하는 자세라 생각한다.
 

▲ ⓒ이소현 캠프

-비례 후보를 신청할 때 안전을 관심분야로 선택했다.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은가.

민주당 비례신청 분야에 어린이 안전이 없더라. 정치를 왜 하느냐고 묻고 싶다. 미래를 위한 정치는 다음 세대들을 위한 정치다. 다음 세대들은 바로 아이들이다. 아이들을 위한 법안을 마련하고 싶다.

-공약을 알려달라.

어린이 안전 관련 부처를 신설해 어린이 안전을 총괄하는 체계적인 시스템 도입을 하고 싶다. 세부적으로는 어린이 보호구역이 사회적으로 대두된 만큼 아이들의 통학로 안전 개선과 관리강화에 관한 법을 만들고자 한다. 이는 당의 총선공약이기도 하다. 또 어린이통학버스 안전관련 문제와 통학버스 운전자들의 면허체계를 강화하고 싶다. 그 외에도 아이들의 환경적인 측면도 고려해보고자 한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아이들의 활동을 위한 실내공간을 확대하고 단순 공기청정기가 아닌 공기정화장치 도입을 추진할 것이다.

-‘정치하는엄마들에서 활동했다.

단순히 생물학적인 엄마들이 정치하자고 모인 단체가 아니다. 육아를 담당하는 당사자들인 엄마, 아빠를 포함해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이모 등이 함께하고 있다. 당사자성을 띄고 현실 문제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시민단체다.

-어떤 활동을 하는가.


단체 회원들이 주제별로 모여 만든 채팅방이 많다. 교육·육아·교통안전·가정폭력·장애인 차별 등 당사자들인 회원분들이 제보해 함께 고쳐 나가고자 여러 활동을 한다. 이분들께 많이 배우고 있다. 나의 가장 큰 자산이고, 여기까지 함께 해준 동지들이다.

평범한 엄마·아빠들 목소리 위해
다음 세대들 위한 법안 마련할 것

-정계에 입문하기 전 승무원이었다. 당시 이력이 정치인으로서 자산이 된 점은 무엇인가.

현재 임신으로 휴직 중이다. 13년을 서비스 업종의 최전선에 있었다. 기내서 서비스하면서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다양한 국적의 고객들을 상대하며 각 나라별 문화와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했다. 이때의 경험은 내게 큰 자산이 됐다. 사내 팀원 구성이 비행마다 조금씩 바뀐다. 그때마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자의 개성을 살림과 동시에 협업을 통한 일처리를 했다.

-현재 임신 상태인 것으로 안다이번 선거에 반드시 나가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직접 하겠단 것이다. 이젠 울지 않을 것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꼭 필요한 법안을 만드는데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며 울며불며 사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 같은 아픔을 겪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고 같이 공감할 것이다. 앞으로 그런 아픔과 슬픔을 없도록 하겠다. 나 또한 육아를 해온 엄마였고, 출산과 육아를 앞둔 예비 엄마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부모들과 함께하고 싶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최근 당에서 비례연합정당에 대한 말이 많다. 당 내에서 비례후보를 내지 말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섣불리 내가 답변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거 준비로 남편 분의 외조가 상당할 것 같다.

임신 상태기에 남편의 걱정이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아들 태호를 잃고 남편과 내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해졌다. 남편은 정치하는엄마들의 활동가로 함께하고 있다. 지금은 누구보다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다. 매일 이제 그만하면 안 되냐고 말할 만큼 옆에서 큰 힘이 되어 주고 많은 조언과 정보를 주고 있다.(웃음)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부모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드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서 더 나아가 국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나라가 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한국이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나라가 되길 바란다. 하루 아침에 아들을 잃은 당사자인 나는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사고 소식들이 유난히도 잘 보이고 잘 들린다. 참 안타깝다.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사고들이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나를 보면 많은 분들이 걱정과 우려부터 하신다. 이제는 걱정과 우려보다는 응원을 부탁드린다. 나는 누구보다 진실 되고 절실하다. 엄마는 강하다. 그리고 난 영원히 태호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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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