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보좌관이 뛴다>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 보좌관 고상진

민심 읽는 대변인 이젠 ‘젊은 머슴’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내년 총선 출마를 노리는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21대 총선에도 어김없이 전·현직 보좌진들이 대거 출사표를 낼 전망이다. <일요시사>가 ‘4·15 보좌관이 뛴다’를 연재한다. 두 번째 주자로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 의 보좌관 고상진을 만났다.
 

고상진 보좌관은 공직생활을 하다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의 제안으로 정계에 입성했다. 현재는 대안정치연대의 대변인으로 민심을 읽으며 실력 있는 정치인으로 도약 중이다. ‘오로지 국민, 민생을 위한 정치판’을 위한 새판을 짜야 한다는 그, 내년 익산갑의 ‘젊은 머슴’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다음은 고 보좌관과의 일문일답.

-고상진 보좌관님 <일요시사>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전북 익산 출신 고상진입니다. 정치가 실종된 현실이 안타깝고, 국민분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는 어떤 한 사람의 잘못이라기보단 잘못된 정치문화, 정치 토양의 문제로, 이를 개선해야 합니다. 제3세력을 공고히 구축하는 게 개선의 첫 걸음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공기업인 근로복지공단서 10년 동안 근무하셨습니다. 정계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2008년 유성엽 대표의 비서관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 오늘까지 왔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 정년까지 근무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최소한 세 개의 직업은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때마침 유성엽 대표께서 함께 가자는 제안을 주셨고,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았던 정치 분야에서 국민분들께 봉사하는 것도 보람이 크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성엽 대표님은 어떤 분이신지요.
▲명실상부한 호남의 대표 정치인입니다. 호남서 민주당 간판 없이 내리 3선을 했죠. 무소속으로 2번, 국민의당으로 1번요. 보기 드문 경우지만, 민심을 얻었기에 가능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강성 이미지로 보이지만 사실은, 강자에게는 아주 강하고 약자에게는 한없이 본인을 낮추는 정의로운 정치인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외교·안보에 대한 식견이 탁월해서 호남을 대표해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안정치연대서 대변인을 맡고 계십니다.
▲우리 정치사서 명 대변인은 큰 정치인으로 성장했습니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박상천 박희태 라이벌,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께서도 과거 명 대변인 반열에 올랐습니다. 대변인이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민심을 정확히 알기 때문입니다. 늘 민심과 함께해야 하고 이를 담아내는 논평과 성명을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민심에 극도로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심을 잘 읽어야 명 대변인이 될 수 있고, 정치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인물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정계엔 ’막말 정치’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국민들의 실망감이 큽니다.
▲ ‘칼로 베인 상처는 금세 아물지만, 말로 베인 상처는 평생 간다’는 말로 알 수 있듯, 말의 위력은 상상 이상입니다. 대변인이라는 직위는 말의 전쟁서 선봉에 선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 당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기 위해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죠. 지금 국회는 서로 경쟁하느라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대변인이 자신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언론에 노출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다 보니 패륜정치의 선봉장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고요.

-대안정치연대의 제3지대 창당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습니다.
▲제3세력이 뿌리 내리는 과정에 필요한 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국민들에게 여전히 진영논리와 이분법이 익숙하다 보니 제3세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낯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일수록 이성적인 비판과 합리적 대안을 담은 고유한 목소리를 내서 제3세력이 정치를 발전시킨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총선 고배 뒤 정치적으로 크게 성장
“철학과 소신이 떳떳한 정치인이 되고자”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비판은 특히 국회에 필요해 보입니다.
▲대안정치연대는 조국 법무부장관의 후보자 시절 언론에 보도되는 각종 의혹들이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아 자진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최근 조 장관이 임명된 이후엔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게 자유한국당과 큰 틀에서 궤를 함께하다 보니 일부, 특히 호남서 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계십니다. 대안정치연대가 만일 조 장관을 비호하고 옹호했다면 민주당 이중대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을 겁니다.

-내년 총선에 대안정치연대 소속으로 전북 익산갑에 출사표를 내셨습니다.
▲익산 출신으로서 익산이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익산은 천년의 고도와 근대 신흥도시라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서 쉽게 느낄 수 없는 교묘한 정서가 흐르고 있죠. 하지만 익산 시민의 힘을 한 데 끌어모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익산만의 독특한 정서를 잘 이해하고 이를 익산 발전의 에너지로 집약하는 전환점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고, 익산을 잘 아는 제가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게 됐습니다.
 

 

-익산의 부족한 부분과 이를 보완할 방법 혹은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익산을 비롯한 전북의 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습니다. 청명에 죽나, 한식에 죽나 심각한 상황입니다. 호남이 산업화에 뒤쳐져 익산의 경제가 크게 좋았던 적이 없어 지역 경제의 심각성이 시민분들께 와닿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익산이 경제적으로 회생할 수 있습니다. 교통이 발달하고 교육여건이 좋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문화 관광 소재도 풍부합니다. 익산이 가진 잠재력을 끌어내서 이를 발전 동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엮어내 콘텐츠화하는 작업으로 익산의 새로운 내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고수’로 불리시는데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2016년 국민의당 예비후보로 출마할 때 비록 나이는 40대 초반으로 젊지만 ‘행정 10년, 정치 10년’의 경험을 축약해 ‘젊은 고수’라는 별칭을 내걸었습니다. 이제 4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40대 후반이지만 여전히 젊기 때문에 ‘젊은 머슴’으로 도전하려 합니다.


-지난 20대 총선 때 고배를 마셨습니다.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우리 익산 시민분들이 참 현명하시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달았던 계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민심은 분명하다는 점도요. 선거 이후 저 자신을 단단히 하며 준비했습니다. 좋은 정치인은 잘나고 똑똑한 사람보다는 인성이 바르고 민심을 잘 아는 사람, 그리고 사회를 바꾸려는 의지와 실천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 지난 시간 노력했고, 익산 시민의 평가와 판단을 받아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보좌관 출신 국회의원의 장점이 있다면요.
▲국회서 10여년 생활을 하면서 국회의원의 명멸을 봐왔습니다. 초선 국회의원의 행동과 의정활동을 보면 재선이 가능한 사람인지 아닌지 보입니다. 보좌관 출신 중 국회에 등원한 사람들은 행동이 바르고 의정활동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신지요.
제가 등원하게 되면 권력을 위임해 주신 익산 시민들의 뜻을 대변하는 대리인의 역할에 충실할 것입니다. 또, 정치철학과 소신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국정을 감시하는 감시자의 역할도 똑부러지게 하려 합니다. 표를 의식한 나머지 주요 현안에 대해 철학과 소신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는 비겁한 정치인으로 남고 싶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 <일요시사> 독자여러분, <일요시사>는 타블로이드 언론의 선구자로서 정치와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보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 어떤 정치가 좋은 정치고 나쁜 정치인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일요시사>와의 인터뷰를 계기로 우리 익산의 자랑스러운 정치인이 되는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고상진은?

▲전북 익산 출신
▲전북대학교 대학원 졸업(행정학 박사)
▲근로복지공단 근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보좌관
▲전북대학교 겸임교수
▲데이터정치칼럼리스트
▲대안정치연대 대변인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노상원 모른다” 윤석열 거짓말 포착

[단독] “노상원 모른다” 윤석열 거짓말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이라는 사람 아는 바 없다.”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 형사 재판서 한 말이다. ‘경고성 계엄’일 뿐이었다는 기적의 논리에 딱 들어맞는 주장이다. 국군정보사령부 전·현직 간부들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검찰의 판단도 다르지 않다. 윤 전 대통령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모를 수 없는 정황은 곳곳서 포착된다. 12·3 내란 사태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노 전 사령관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여름부터 정보사 전·현직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수도권 여러 안가서 모였다. “모를 수 없다” 곳곳에 정황들 이 자리에는 노 전 사령관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 군 정보·공작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은 회의서 언급된 내용을 정리해 수첩에 적은 이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했다. 김 전 장관은 이를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9월부터 김 전 장관의 임기가 시작되자 노 전 사령관은 계엄판을 짜기 시작했다. 그는 성남시 판교 정보사 100여단(블랙요원 명단 유출 이전 900여단) 사무실인 B 연구원서 여러 차례 회의를 소집했다. 민간인이었던 노 전 사령관은 문 전 사령관으로부터 계엄에 필요한 인원과 앞으로의 계획을 보고받고 김 전 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을 정리해 윤 전 대통령에게 알리고 ‘계엄 시기’에 대해 고민했다. 한 정보사 출신 군 고위 관계자는 “노상원이 마음대로 정보사를 주무를 수 있었던 이유로는 김 전 장관이 든든한 뒷배로 있었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는 윤 전 대통령의 힘이 컸다”며 “윤 전 대통령이 노 전 사령관의 계획에 대해 굉장히 흡족해했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이 관리한 수사2단은 1·2·3대로 나뉜다. 계엄 사태에 연루돼 업무가 배제된 김모 대령이 1대장을, 노 전 사령관과 햄버거집 회동을 한 정보사 김모·정모 대령이 각각 2·3대장을 맡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 조직은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 국방부 조사본부 출신으로 예비역인 김용군 전 대령이 실질적으로 지휘하려 했다. 이들의 주 임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서버 탈취와 선관위 직원 납치·감금·심문이었다. 정 대령은 앞선 조사에서 선관위 장악을 위해 직원들을 케이블타이, 두건, 마스크 등을 사용해 무력 통제한 뒤 특정 장소에 감금하는 방안을 노 전 사령관, 문 전 사령관 등과 함께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선관위 직원들을 심문하려 할 때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가 쓴 책을 참고했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 간부들에게 김형철 한국군사문제연구원장이 쓴 책을 숙지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노 미팅·정보사 플랜 윤에 수시 보고 “윤, 흡족…김이 대통령 미팅 제안한 이유” 한 정보사 간부는 검찰 조사에서 “(노 전 사령관이)‘책과 유튜브를 보면서 만약 부정선거에 가담한다면 이 조직, 이 사람들일 것’이라는 취지로 정리해줬다”고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가 노 전 사령관에게 건넨 명단에는 임시 사무소 예산 담당 직원을 비롯해 선관위 전산 시스템 운영 직원, 전산 운영 실무자 등이 포함됐다. 이후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약 한 달 전 정보사 간부들을 만나 “언론에 특별한 보도가 나면 선관위에 가서 책에 나오는 사람들을 확인해야 한다”며 선관위 직원 30여명 명단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김 원장은 2022년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 캠프서 공명선거·안심투표 추진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원장이 2021년에 쓴 책은 부정선거 의혹 거점으로 임시 선거사무소를 언급한다. 각급 선관위와 임시 사무소 사이 설치된 통신망을 통해 사전투표 및 개표 통신망에 접속해 득표수를 조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책에는 부정선거 의혹 근거로 ‘사전투표지 QR코드 활용’에 문제가 있다고 적혀 있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 관계자들에게 “QR코드 증거는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관위는 QR코드로 사전투표지에 선거구별 일련번호를 부여한다.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은 선관위가 부여하지 않은 일련번호가 찍힌 사전투표지가 많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법원이 민경욱 전 국민의힘 의원 소송에서 4만5000여장 사전투표지 QR코드를 모두 판독한 결과 가짜 투표지는 한 장도 없었다. 노 전 사령관은 신인호 전 국가안보실 2차장과 김 전 장관과는 달리 윤석열 캠프 외곽서 활동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는 “외곽서 활동했기에 노 전 사령관이 윤석열 캠프 출신인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현재 군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김 전 장관이 노 전 사령관에 대한 칭찬을 윤 전 대통령에게 많이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윤 커넥션 캠프서 시작?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전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 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한 군 고위 관계자는 “노상원이 윤 전 대통령을 사실 굉장히 보고 싶어했다. 출세욕이 강한 만큼 김 전 장관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을 만나면 다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면서도 “성범죄 문제 때문에 윤 전 대통령에게 폐를 끼칠 수 있기에 김 전 장관의 제안을 여러 차례 거절했다”고 말했다. 주변 인맥 활용 국방사업 개입?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18년 1월 육군정보학교장으로 임명된 후 같은 해 10월1일 국군의 날 교육생 신분의 부하 직원을 술자리 등에서 수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역 장성 신분으로 구속된 그는 1심 보통군사법원서 징역 1년6개월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2심서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불명예 전역 수순을 밟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으로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모두 상실했다”는 걸 감형 이유로 댔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을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노, 윤 캠프 외곽 활동해 조언 일부 현실화 ‘김건희 비화폰’ 미스터리 “노와 교집합”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전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건희씨와 노 전 사령관의 소통을 의심한다. 민간인이었던 둘에게 비화폰(안보폰)이 제공됐고 무속이라는 교집합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같은 의혹 해소를 위해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공관촌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대통령경호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저지 및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연루 혐의 등이 대상이다. 경찰청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는 이날 공지를 내고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대통령실 및 공관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착수했다”고 알렸다. 압수수색 대상은 윤 전 대통령 및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관련 비화폰 서버, 대통령실 경호처 사무실, 경호처장 공관 등이다. 또 이 전 행안부 장관의 내란 혐의 관련 대통령 집무실 CCTV도 포함됐다. 다만 경찰은 “이 전 장관의 내란 혐의와 관련한 대통령 안전가옥 CCTV, 비화폰 서버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압수수색 영장을 3차례 신청했으나 모두 검찰서 불청구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알았나 앞서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경호처 내 비화폰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해 왔지만 경호처는 ‘군사상 기밀, 공무상 기밀’ 등을 이유로 협조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씨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이사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김 차장도 경호처 내부 반발에 최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조본 내부에서는 ‘지금이 기회’라는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