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오일머니 10조 쟁탈전

‘석유왕자’ 왔다 가니 재계가 들썩∼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압둘 아지드 알사우드 왕세자가 한국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그리고 5대 기업 총수까지 모두 붙었다. ‘기회의 땅’ 사우디를 향한 세일즈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산이 깔렸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국 기업에 10조원 규모의 파격적인 경제협력을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압둘 아지드 알사우드 왕세자가 지난 26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해 파격적인 경제협력 보따리를 풀었다.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라고 불리는 빈 살만 왕세자의 공식 직함은 사우디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이다. 

이유 있는 
극진 예우

그는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연로한 부친을 대신해 사실상 사우디를 지배하고 있는 인물이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를 통해 우버 등 세계적인 혁신 기업의 사실상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첫 방한한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큰 관심이 쏠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분야서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을 강조했다. 사우디는 사우디 최초의 상용원전 사업의 입찰에 한국이 계속 참여해온 것을 환영했다. 

또 양국의 경제 협력 수준 및 교역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상호 투자를 확대해나갈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다는 데 주목하고, 호혜적 투자가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상호 투자 가능성을 적극 모색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사우디가 진행 중인 네옴(NEOM) 프로젝트, 홍해 프로젝트, 키디야(Qiddiya) 엔터테인먼트 신도시 건설 등 대규모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 비전 2030’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지지를 표명했다. 양측은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가 상호이익이 된다는 확신을 재확인했다. 

서울과 리야드에 비전 오피스(Vision Realization Office) 개설 등과 같은 노력을 통해 한-사우디 비전 2030 파트너십의 실현을 위한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양국 협력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신산업 분야로 다변화하고 확대해나가는 것에도 합의했다. 

사우디 왕세자 방한…이례적인 환대 왜?
정부·기업 MOU 10건…미래차·수소 협력

또 양측은 친환경 자동차, ICT(정보통신기술), 5G(세대) 등 미래지향형 첨단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사우디는 세계 시장 내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보장하고 대한민국의 원유 및 석유 제품 수요를 충족하며 공급 교란 상황으로 인한 부족분을 대체한다는 약속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내 투자, 특히 에너지·정유 및 석유화학 분야의 투자 추진에 대한 사우디 측 관심을 평가했다. 이러한 관심은 최근 사우디 아람코의 현대 오일뱅크 정유 공장 투자와 SABIC과 SK 간 석유화학 합작투자로 이어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현대 중공업의 라스 알 카이르 지역 킹 살만 조선소 건설 참여 등 사우디 비전 2030 내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기업의 기여를 언급하며, 사우디 내 한국의 투자 건수 증가 및 관련 파트너십을 평가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반 살만 사우디 왕세자

문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양측 간 합의 사항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한-사우디 간 공동위원회,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 등 기존 고위급 소통 채널을 더욱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 특히 올해 신설된 차관급 국방협력 위원회를 통해 국방 분야 협력도 더욱 증진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날 양국 정부는 총 83억달러(약 9조6000억원) 규모 계약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수소차와 연료전지는 물론 수소생산·저장·운송 등 전 주기에 걸친 수소경제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친환경차, 수소에너지, 수소연료전지 등에서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정부 간 MOU 외에도 양국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기업들도 계약과 MOU를 총 8건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10조 규모 계약
노리는 기업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에쓰오일을 통해 2024년까지 6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5조원을 들여 이날 준공 기념식을 진행한 에쓰오일의 복합석유화학시설에 이은 대규모 추가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은 울산시 온산공장서 가까운 부지 약 40만㎡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매입했다.

현대자동차는 아람코와 수소에너지 및 미래차 분야의 기술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가 국내에 수소충전소를 건설하고 사우디 내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에 나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아람코, 사우디 산업투자공사와 함께 사우디 내 선박엔진공장을 설립하는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총 4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킹살만 조선소에 엔진공장을 세우게 된다.

SK가스는 사우디 석유화학기업인 APC의 자회사인 AGIC와 사우디 주바일에 프로필렌 등의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의 타당성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예상되는 합작투자 금액은 18억4000만달러다.

GS는 아람코와 석유 및 가스, 석유 화학 등 에너지사업뿐 아니라 건설, 무역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 (사진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효성은 탄소섬유 공장 설립 검토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효성과 아람코는 탄소섬유 생산 기술 개발과 적용에 협력해 향후 사우디아라비아나 국내 등에 탄소섬유 공장을 신·증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그 외 효성이 개발한 첨단신소재 폴리케톤, PPDH 등의 화학분야와 ESS, 송·배전 그리드 등 전력분야서도 상호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재계 총수들도 접촉면을 넓히는 데 적극적이었다. 빈 살만 왕세자와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은 지난 26일 밤 서울 한남동서 깜짝 회동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청와대 만찬을 가졌던 직후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 5명은 이날 오후 7시45분쯤 삼성의 영빈관 격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 도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었다. 대기업 총수들이 이곳에 한꺼번에 모인 건 9년 전인 2010년 7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9년 만에…
총수들 집결


빈 살만 왕세자가 승지원에 도착한 시간은 이날 오후 8시45분쯤. 왕세자가 도착하기 수십분 이전부터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호 인력과 경찰이 승지원 주변을 정리했다. 삼엄한 경비 속에서 사우디 왕실 소속 취재진 역시 승지원에 입장하지 못했다.  

사우디 왕세자와 5대 기업 오너는 승지원서 약 15분간 티타임을 가졌다. 앞서 청와대 오찬에선 짧은 대화밖에 나누지 못한 탓에 따로 마련된 자리라고 전해진다. 티타임이 끝나고 오후 9시20분을 전후해 정 수석부회장, 최 회장, 구 대표, 신 회장 등 4대 기업 총수의 의전 차량이 먼저 승지원 안으로 들어가 이들을 태우고 나왔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들 오너 4명이 나간 뒤 승지원의 주인 격인 이재용 부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 둘이서만 단독 면담을 했다고 한다. 

빈 살만 왕세자와 이 부회장은 사우디가 현재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 시티 사업인 ‘네옴(NEOM) 프로젝트’ 등을 놓고 약 1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스마트시티 및 경제자유구역을 골자로 한 네옴 프로젝트의 규모는 5000억달러(약 600조원)다.

재계 관계자는 “경호 문제도 있고 과거 승지원이 해외 귀빈들을 모시는 영빈관으로 사용됐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승지원서 대기업 총수들이 모인 건 2010년 7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만찬 이후 처음이다. 당시 사의를 표명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전경련 회장을 추대할 목적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을 승지원에 초청했다.


당시 만찬에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그로부터 9년 뒤 세대교체가 이뤄진 5대 기업 리더가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나기 위해 삼성 승지원에 모였고, 이 모임을 이재용 부회장이 주재한 성격이 짙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5대 그룹 총수 총출동…한밤 중 회동 내용은?
재산 1246조7375억…세계 1위보다 9배 많아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 기업과 손을 잡은 것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우선 1970년대 중동 건설 과정서 쌓은 한-사우디 관계를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수소경제·ICT 분야 협력이 가시화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양국은 원자력 기술·안전 분야서도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재계에선 빈 살만 왕세자의 대규모 경제협력 약속이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 영업이익 규모만 285조원(2018년 기준)인 ‘큰손’ 아람코의 직접투자뿐 아니라, 중동 등 신시장 개척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아람코와 협력하기로 한 대기업 관계자는 “미국의 이란 봉쇄로 사우디에 대한 원유 의존도가 높아졌고, 비전 2030을 통해 사우디가 국가적 투자계획을 내놓고 있어 다양한 사업이 가능한 기회”라고 말했다. 
 

한 무역학과 교수는 “중동 비즈니스엔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며 “사우디 안팎의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실질적 상호 이득을 끌어낼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리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문과 함께 그의 재산 규모에 대해서도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국내서 이름을 알린 맨체스터 시티 FC의 구단주 ‘만수르’보다 35배 많은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빈 살만 왕세자의 재산 규모는 8500억파운드, 한화로 1246조7375억원. 

2019년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1위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1310억달러보다 약 9배 가까이 많다. 

상상도 못할 재산
만수르보다 35배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의 재산은 사우디의 사생활 보호법으로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왕가의 재산과 분리하기 힘들어 억만장자 명단에는 오르지 못했다. 어마어마한 재산가이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을 쥐고 있는 그가 한국의 주요 기업체와 회동을 가지며 관심을 표한 이번 방한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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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