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설 끓는’ 최순실 저주설 내막

손석희까지…다음 차례는 누구?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2017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청문회 스타로 주목받았던 이용주 의원의 음주운전, 국정 농단 사건 제보자 고영태의 구속, 태블릿 PC의 존재를 밝힌 손석희 JTBC 대표의 폭행설 등 구설이 끊이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최순실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 국정 농단의 핵심 최순실씨

손석희 JTBC 대표와 프리랜서 김웅 기자가 각각 공갈미수와 폭행 건으로 서로를 고소한 가운데 일각에선 확인되지 않은 동승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손 대표는 논란이 일자 입장문을 내고 “2017년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과 일부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증명할 근거도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흥했다
망했다

손 대표는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고 “2017년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고 주장한 프리랜서 기자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이번 사안을 의도적으로 ‘손석희 흠집 내기’로 몰고 가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당사자 김웅씨의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안을 둘러싼 모든 가짜뉴스 작성자와 유포자, 이를 사실인 것처럼 전하는 매체에 대해서도 추가 고소를 통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김씨가 거액을 요구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김씨의 구체적인 공갈 협박의 자료는 일일이 밝히는 대신 수사기관에 모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는 김 기자가 지난 1월10일 오후 11시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본식 주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지역 파출소에 신고했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김 기자는 사흘 뒤인 13일 마포경찰서를 방문해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했다. 


김 기자는 손 대표와 단둘이 식사를 하던 중 네 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기자는 경찰에 전치 3주의 상해진단서와 당시 녹음했다고 주장하는 음성파일을 이메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가 김 기자를 공갈미수와 협박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경찰은 검찰 지휘하에 이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두 사람 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는 손 대표 측이 접촉사고를 빌미로 김씨가 채용 청탁을 했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김 기자는 오히려 손 대표가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일자리와 투자 등을 먼저 제안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청문회 스타서 뭇매 맞는 신세로
논란 중심 손 여론 도마 위 올라 

김 기자는 지난달 27일 문자메시지 한 통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손 대표 측이 자신에게 월수입 1000만원이 보장되는 용역 사업을 주겠다”는 회유성 제안을 했다며 “이는 (JTBC에 대한) 손 대표의 명백한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9일 김 기자 측에 수신된 해당 문자에는 손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월수입 1000만원을 보장하는 2년짜리 용역 계약을 제안하면서 “월요일 책임자 미팅을 거쳐 오후에 알려주겠다”고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세부적 논의는 양측 대리인 간에 진행해 다음주 중으로 마무리하겠다”라는 언급도 있었다.
 

▲ 손석희 JTBC 대표이사

김 기자는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2017년 4월16일 심야 시간에 손 대표가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인근 공터서 접촉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해 도주한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라며 “사고 직후 피해자들에게 추적당해 4차로 도로변에 정차했고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당시 사고 피해자들은 조수석에 젊은 여성 동승자가 있었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최 측근들은?
폭로하고 폭망


관세청 인사와 관련해 청탁을 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1심서 법정 구속된 고영태씨가 항소심서 더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고씨는 한때 최순실씨의 측근이었으나 최씨와 사이가 틀어진 뒤 언론에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제보한 인물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지난해 11월7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고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 2200만원도 명령했다. 고씨는 2015년 인천본부세관 직원으로부터 가까운 상관인 김모씨를 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은 뒤 사례금 명목으로 총 2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씨는 재판서 “2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은 단순히 최씨에게 전달하는 역할만 했고 2000만원은 받은 사실이 없다. 국정 농단을 밝히는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보복을 당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은 고씨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고씨는 항소심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고씨가 공무원 임명 알선에 대한 대가를 집요하게 요구한 데다 사적 이익도 도모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고씨는 2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받은 액수가 크지 않지만 죄질을 고려했을 때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최순실게이트’의 진상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장시호씨 역시 수감된 상태다. 장씨는 이모 최순실과 공모해 삼성그룹, 그랜드코리아레저(GKL)로 하여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총 18억2800만원의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국가보조금 7억1000만원을 부정 수령하고 영재센터 자금 3억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았다.

특히 그는 2016년 11월 구속 이후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검찰과 특검에 적극적으로 진술하면서 ‘특급 도우미’라 불렸다. 검찰은 1심서 장시호의 이 같은 역할을 고려해 징역 1년6개월의 가벼운 형량을 구형했다. 1심 법원은 그러나 “영재센터가 최순실의 사익 추구를 위해 설립됐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범행 즈음 가장 이득을 본 사람은 장시호”라며 지난해 12월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 장시호씨 ⓒ사진공동취재단

최순실 국정 농단의 핵심 내부고발자 가운에 한 명으로 꼽히는 노승일씨도 평탄치 못한 삶을 살고 있다. 노씨는 내부고발 후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직장을 그만둔 이후 경제활동을 거의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정 농단 조사특위’ 청문회서 ‘K스포츠재단의 국정조사 대응방침’이라는 내부 문건을 폭로하고 최순실씨가 독일서 귀국하기 전 사건을 조작, 은폐하려고 한 발언이 담긴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끊이지 않는 
논란과 의혹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 때 누구보다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들을 강하게 추궁했던 손혜원 의원은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여야의 공방전은 계속됐다. 손 의원 논란을 ‘손혜원 랜드 게이트’로 규정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목포를 찾아 투기 의혹이 불거진 역사문화거리와 도시재생사업 대상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22일 전남 목포시청서 업무보고를 받고 “사업 관련 실질적으로 노른자위 땅 28%는 외지인이 갖고 있고 노른자 땅의 18%가 손 의원 일가의 땅”이라며 “이 사업 구역 지정이 계속 변경되는 과정에서 손 의원 일가의 부동산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목포 시민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특정인과 특정인 일가를 위한 사업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선 “민주당서 대대적으로 손혜원 구하기가 진행 중”이라며 “민주당이 그렇게 당당하다면 국정조사와 특검을 못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손 의원은 야권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반격을 가했다. 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이 나 원내대표의 회의 발언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번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 감조차 못 잡으면서 어찌 4선 의원까지 되셨는지 의아하다”고 비꼬았다. 또 “곧 반전의 빅카드가 폭로된다. 방송 한 번 같이했던 정으로 충고한다. 부디 뒷전으로 한 발 물러나 조심하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최순실 측근 줄줄이… 
제보자서 피의자로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을 두고 가족들 간에 폭로 공방도 이어졌다. 남동생 A씨는 손 의원과 나머지 가족들이 의혹을 덮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지난달 30일 유튜브 생방송을 자청해 “제 남동생이라고 누가 말한다고 속아 넘어가면 여러분 잘못이다. 조심하라”고 말했다.

앞서 손 의원 동생이라 주장하는 A씨는 전날 한 인터넷 게시판서 “손혜원이라는 괴물을 누나로 두게 되고 전 국민을 거짓말로 속이고 여론을 호도하는 사람을 가족으로 두게 돼 죄송하다”며 투기·차명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손 의원은 “도박하는 사람들은 주변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돈을 끌어내려고 한다”며 “저와 가족이 동생과 만나지 않은 것이 한 20년 된 것 같다. 어머니 혼자서만 동생 옥바라지를 했다. 어머니가 4년 동안 한 달에 한 번 동생에게 가서 돈을 넣어준 것을 제가 알았다”고 동생과의 관계에 선을 그었다. 
 

▲ ‘아들 성매매 의혹’으로 입길에 올랐던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그러면서 그는 “언론에 나오는 가짜뉴스를 다 믿지 않겠지만, (제 동생의 말은) 더 이상 믿을 만한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른 청문회 스타들도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은 음주운전으로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31일 오후 10시55분께 술을 마신 채 7∼8㎞가량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강남구 청담공원 인근서 이 의원 차를 붙잡았고 운전자가 이 의원인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이 의원 혈중알코올농도는 0.089%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쏟아지는 비난
순간 나락으로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아들의 성매매 의혹으로 몸살을 앓았다. 장 의원의 아들은 2017년 방송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방송을 본 누리꾼들이 “장모군(장 의원의 아들)이 과거 미성년자를 상대로 ‘조건 만남’을 시도하는 등 인성에 적잖은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해 파장을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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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