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넥슨 매각 시나리오

중국에 넘어가면 게임산업 폭망?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이 매각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넥슨 매각 금액이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 기업 인수설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 맏형 역할을 해왔던 넥슨의 매각설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게임산업의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는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 전량을 매물로 내놨다. 해당 지분은 김 대표(67.49%)와 부인 유정현 NXC 감사(29.43%), 김 대표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1.72%)가 보유한 물량이다. 현재 NXC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를 공동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게임산업 영향
경쟁력 저하?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 시가총액은 현재 13조원 수준으로 이 중 NXC가 보유한 넥슨 지분(47.98%) 가치는 6조원 규모다. 여기에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템프 등 NXC가 보유한 회사 지분 등을 감안하면 매각액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넥슨이 매각된다면 대한민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며 시장을 이끌어온 기업이 해외 기업에 매각된다면 그 상징성도 함께 사라진다. 

넥슨은 대한민국 게임산업 역사를 함께한 기업이다. 1996년 사상 첫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나라’를 출시했고, 이 게임은 기네스북에도 오르며 해외에 국내 게임산업을 알리기도 했다.

또 카트라이더와 메이플스토리 등 다수의 히트작을 서비스하며 현재의 PC온라인 게임 시장을 키웠다. 당시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함께 PC온라인 게임 시장을 함께 개척하며 산업 전반에 걸쳐 큰 역할을 해왔다.  


김 대표의 보유지분 매각이 현실화된 가운데 다양한 인수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게임업계에선 해외기업에 인수될 경우 국내 게임산업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또 넥슨 매각 주체에 따라 국내 게임산업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겸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모바일게임 전환 지연과 저조한 실적 때문”이라며 “김 대표가 국내와 해외서 넥슨의 성장성에 의문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김정주 NXC 대표

현재 넥슨 매각 시나리오는 크게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는데 중국기업 텐센트의 인수설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정부의 게임규제 정책으로 내수시장 확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중국정부가 내자판호를 발급하기 시작했지만 두 차례 진행한 허가목록에 텐센트 게임은 배제됐기 때문. 

텐센트가 넥슨을 인수할 경우 넥슨의 게임 지적재산권(IP)를 흡수하는 한편 매년 1조원에 달하는 로열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해외시장 가운데 유저 1인당 결제금액(ARPU)이 높은 한국과 일본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도 텐센트 입장에선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금액 10조 넘을 것으로 관측
해외기업 인수설도 모락모락

그러나 텐센트가 넥슨을 직접 인수할 경우 중국기업에 매각했다는 비난 여론을 피하기 어렵다. 텐센트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넥슨을 인수하는 다자간 콘소시엄 매각 방식이 대안으로 꼽힌다. 홍콩이나 미국 사모펀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텐센트가 배후에 존재하면서 인수하는 형태로 디즈니·사모펀드·텐센트 같은 다자간 협업이나 대리인이 개입하는 변형 방식도 가능하다.

국내 게임업계가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부분 매각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디즈니, 넷마블 등 국내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모델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디즈니는 10년 전 넥슨 인수를 검토한 사례가 있다. 당시 넥슨은 공식적으로 피인수설을 부인했지만 내부에선 인원 감축과 긴축 재정이 진행되기도 했다. 


EA에도 무게가 실린다. 넥슨 재팬 오웬마호니 대표는 넥슨에 오기 전 EA서 중추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만약 EA에 매각된다면 그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해야 한다.

이 경우 엔씨소프트나 넷마블 참여여부에 따라 3N사의 동맹체제를 구축할 수 있고 넥슨 개발력과 퍼블리싱 기능을 보존하는 형태가 가능하다. 게임사업 부분을 국내기업이 인수하는 한편 부가사업의 경우 해외업체에 매각해 산업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매각이 실패하고 현 체제를 유지하는 형태다. 기존 넥슨 지배구조는 한국 대기업의 구조와 유사하다.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은 98.64%로 지주사를 통한 직간접적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매각이 실패할 경우 김 대표의 심리적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고 넥슨 일본법인이나 넥슨코리아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EA사

전문가들은 이번 넥슨 매각사태를 통해 국내 게임업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전망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국내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세 번째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며 “김 대표는 한국 게임산업을 해외에 팔았다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신중히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정수 명지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결론적으로 당장 넥슨을 사갈 수 있는 곳이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디즈니나 비방디그룹 등 해외기업의 경우 게임분야에 대한 IP 소유욕이 적고 현실적으로 중국 및 일본기업이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넥슨이 이번 계기로 글로벌파트너를 끌어들인다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어디에 매각?
쉽지 않을 듯

김 대표가 몸값 10조원에 이르는 넥슨을 매각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그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창업주라고 하더라도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회사 매각을 개인이 결정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NXC는 외부 인사가 관여할 수 없는 지배구조를 가진 까닭에 김 대표가 경영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번 넥슨 매각 결정 또한 대주주인 김 대표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넥슨이 국내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개인 결정에 따라 10조짜리 회사가 좌지우지되는 게 정상적이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내부 쇼크 또한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내부서 아무리 대주주라 하더라도 갑작스럽게 이렇게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넥슨의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해온 직원들은 넥슨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돼 흉흉한 분위기라고 한다”고 전했다.
 

넥슨 노조 스타팅 포인트에 따르면 매각설 이후 넥슨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은 평소 주간 가입자 수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노조는 “직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한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 일방적일 수 있다는 점이 심히 우려된다”며 “함께 넥슨을 이끌어온 수천명의 고용안정을 위협하거나 국내 게임산업 위기를 불러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김 대표의 결정에 대해 경영구조나 사업전략에 있어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10조를 개인이?
벤처 1세대 고민

김정수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이번 매각설은 김정주 대표뿐만 아니라 성공한 게임 벤처 1세대들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고민”이라며 “게임을 발판으로 10조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다면 앞으로는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전략들에 대한 고민할 시기”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혼자 경영을 가져가기보다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외부 파트너들을 끌여들여 도움을 받으면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개인이 조 단위 대기업을 좌지우지하는 구조로는 기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긴 어렵다”며 “특정 개인과 상관없이 시스템 경영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견제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의 보유 지분 전량 매각 추진설이 나오면서 넥슨 직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넥슨의 올해 사업 전략은 예정대로 추진되면서 다시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넥슨은 네온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스피릿위시(SPIRITWISH)’를 지난 17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넥슨은 전날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스피릿위시 사전 다운로드를 실시했으며 이날 정식 출시와 함께 배우 신세경의 평범한 일상을 게임과 접목한 형식의 유튜브 광고와 론칭 이벤트도 공개했다.

업계는 충격…내부 쇼크도 상당
일단 사업 전략 예정대로 추진

산책, 요리, 친구 등 신세경의 일상을 활용해 만든 다섯 편의 광고는 30일까지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모바일 게임 출시를 기념해 세 종류의 이벤트도 진행한다. 다음달 7일까지 게임을 통해 달성한 팀 레벨에 따라 캐릭터, 승급석, 레전드 장비 상자, 마스터피스 장비 상자 등 아이템을 추첨을 통해 지급한다.

또 이달 31일까지 레이드와 난투장에 참여한 횟수에 따라 즉시 이동 주문서, 마스터피스 재련석 상자 등 아이템을 제공하며 공식카페 가입자 수에 따라 게임 내 재화인 10만골드, 칼레바의 장비 상자 등 아이템을 지급한다.

김민규 넥슨 모바일사업 A실 실장은 “국내 출시된 모바일 MMORPG 장르 중 최초로 세 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하는 멀티 전투 방식을 도입했다”며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가슴 뛰는 모험을 담아낸 스피릿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중국기업 텐센트

넥슨은 신규 게임 출시 이외에도 예정돼있던 주력 게임들의 콘텐츠 업데이트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는데 간판 PC온라인 게임인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던전앤파이터에서는 신규 전직 캐릭터 업데이트를 앞두고 이날 배우 여진구가 등장하는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메이플스토리에선 신규 궁수 직업 ‘패스파인더’ 업데이트를 앞두고 캐릭터 사전 생성 이벤트가 진행된다. 또 1인칭 슈팅 게임(FPS) ‘서든어택’과 액션 접속역할수행게임(MORPG) ‘클로저스’도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맡은 일은 계속
예정 사업 진행

넥슨 관계자는 “김정주 대표의 지분 매각설이 알려진 이후 적지 않은 직원들이 불안해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직원들 사이서 동요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의 결정이 어떻게 되든 일단은 맡은 업무와 예정된 사업 전략에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다시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