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갤러리도스 기획공모전 ‘시선의 자취’

7명의 작가가 본 세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도스가 2019년을 맞아 7명의 작가들과 함께 릴레이 전시를 준비했다. 7명의 작가들은 시선의 자취를 주제로 12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순차적으로 개인전을 소개한다. 장예지, 신채희, 박지현, 윤지현, 최희은, 강민지, 이초희의 작품을 만나보자.
 

▲ 바람이 부는 곳. 159.5x91, 화선지에 먹, 2014

갤러리도스는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의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있다. 공모전은 매번 새로운 주제로 진행된다. 작가들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참신하게 풀어내는 자리에 선다. 이번 상반기 주제는 시선의 자취다.

상반기 공모전

첫 번째(128) 주자는 장예지 작가다. 홍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회화과에 재학 중이다. 조각보를 모아 꿰매고 엮는 작업을 통해 작품을 완성한다. 그는 조각보는 쓰다 남은 천을 활용한 것으로, 실로 연결해 하나의 형태를 만드는 것이라며 “(조각보는) 당장에 쓰이진 않아도 그때그때 만들어 보관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쓰일 수 있는 유용한 재화는 아니지만 손수 꿰매고 엮어가는 일은 품과 노력이 많이 든다”며 그것이 내가 작업을 수행하는 기조와 그 맥을 이어가는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장 작가는 자칫하면 무의미하게 지나쳐버리는 장소나 거리 등을 붙잡고 엮어나가면서 자신이 발 디딘 장소에 대한 기록의 의지를 드러낸다. 또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지각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같은 주제로 릴레이 전시
각자 풀어내는 방식 달라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는 신채희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그는 이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서양화과 석사 과정 중이다. 사람과 어떤 대상이 만나는 과정서 발생하는 불순한 감정에 대해 표현했다. 여기서 불순이란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순수의 반대를 뜻한다.

신 작가는 어떤 것을 향한 한 사람의 감정은 항상 복합적이고 양가적이라며 두 개 혹은 세 개, 그 이상의 감정을 계속해서 넘나들며 헷갈리지만 어떻게든 감정의 총량서 가장 우위를 점하는 하나의 감정을 골라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이런 미묘한 감정의 혼합 덕분에 사람과 사람 사이서 오롯한 감정의 일치는 찾아보기 힘들다. 신 작가는 또 다른 감정에 의한 단일 감정의 오염과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에 주목한다.

세 번째(11622) 주자는 박지현 작가다. 미국 뉴욕 스쿨오브비쥬얼아트 순수미술전공 학사로 졸업했다. 박 작가에게 그림은 어려운 마음의 유일한 위로이자 표현 그리고 영원한 대변인이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지나간 감정도 되살릴 수 없다. 박 작가는 어떤 순간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기듯 감정을 기록하고 표현하고 담아낸다.
 

▲ 09.MARKS_21, 53.0x45.5(cm), acrylic on canvas, 2018

그는 그리는 행위를 통해 타인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공유할 수 없는, 전달의 한계에 부딪치는 이해와 공감에 대해 토해낸다”며 그 속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나만의 비밀이 있는데, 간접적으로 그 비밀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으로부터 채워질 수 없는 부분들 혹은 말로써 다하지 못하는 것들을 작업을 통해 채운다(그림)만은 변하지 않고 나를 알아주겠지라는 말을 되뇌며 작업과 하나가 돼간다고 덧붙였다.


중앙대서 한국화를 전공한 윤지현 작가는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전시회를 진행한다. 옅은 물감으로 겹겹 쌓아올린 레이어와 스케치 구조를 통해 사물에 대한 고찰의 흔적을 남긴다. 화면의 도상은 결국 시선을 통해 인식된 사물이다. 화면에 재배치된 도형들은 작가의 기억을 수집해놓은 하나의 거대한 기억이다.

윤 작가는 화면을 통해 드러나는 단순함은 낱말 맞추기와 같이 여러 이야기를 수반한다. 사람들이 가진 삶의 역사를 하나의 형태로 귀결 지을 수 없는 만큼, 작업을 읽는 관람객들의 속내는 복잡하고 다양하리라 생각한다결국 내 작업은 기호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기표로서의 의무만 책임진다. 수많은 기표들을 공간에 나열해놓음으로써 지나가 버린 현재, 박제된 기억들의 축적된 시공간 속에 관습적으로 남아 있는 도상의 탈피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다섯 번째(130212)에는 최희은 작가가 나선다. 미국 시카고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이대 대학원 서양화과에 재학 중이다. 최 작가는 시에 자극을 받으며 눈으로 읽고 머리로 생각해 회화적 이미지로 그려낸다. 평범한 일상서 만난 한 편의 시는 최 작가에게 신선한 자극으로 작용한다.

최 작가는 언어의 의미는 개인의 기억이나 상상이 개입될 수 있는 이미지의 작용이 있어 해석이 다양하고 감각적이라며의미가 고정돼있지 않은 시에서의 세계처럼 그림서도 온전하게 다 보여주지 않으면서 내가 마주하는 환경과 문자언어로 만들어진 세계의 어떤 모호한 경계를 결합하려 한다고 밝혔다.

시선을 잡아끄는 어떤 것
작품에 담긴 사유의 과정

강민지 작가는 여섯 번째(21319) 주자다. 서울대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조소과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강 작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매체의 결합에 관심을 기울인다.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과도기라는 현 시대성을 작품에 반영하고자 했다.

인간의 손때가 묻은 전통매체와 뉴미디어 매체의 결합을 통해 인간성과 기계성에 대한 고찰에 천착한다. 다양한 매체의 결합을 통해 다채로운 시선의 자취를 남기려고 시도 중이다.

그는 전시의 제목을 라고 지은 것은 다의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며 한자로 시()일 수도 시()일 수도 있다. 시간과 시각을 동시에 드러낸다. 또 영어로도 see(보다)”라며 시간을 통해 경험한 것은 시각을 통해 발현되는 동시에 관점을 경험한 것은 시간을 통해 다시 시각으로 표현되는 무한 순환과정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 시선의 자취 표지

이어 내 시선의 자취는 고통스럽고 괴로우며, 슬픈 나의 경험을 나만의 고유한 관점과 시선으로 해석해 아름답고 달콤한 향기를 남긴다고 부연했다.

이초희 작가가 마지막(22026)을 장식한다. 이대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연안은 이 작가에게 어릴 적 체험이 녹아 있는 장소다. 그는 성인이 돼서도 연안을 그리워하고 그곳서의 추억을 동경했다.

이 같은 정서적 유대가 창작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켰다. 연안의 풍경을 담는 작업을 통해 장소에 대한 특별한 감상을 회고하고 정서를 축적해왔다. 이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이 연안의 정서를 대리적으로 경험했으면 한다내가 나타내고자 했던 정서를 함께 나누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시선


갤러리도스 관계자는 우리는 일상서 무수히 많은 것들을 시각을 통해 보고 느끼지만 모든 것이 오래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중에서도 자신조차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유독 시선을 붙잡는 것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예술가들은 주변에 조금 더 예민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수성을 지니고 작품에 임한다이처럼 작가의 해석이 덧붙여진 작품에는 대상에 시선이 머물렀던 시간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난 사유의 과정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상반기 기획공모전 시선의 자취 전시가 작가들이 가진 다양한 시선을 자유롭게 펼쳐놓음으로써 관람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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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