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수 1순위’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승진 후일담

회사 어려워도 빛나는 금수저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이 회장으로 올라서며 그룹 접수에 한발 더 다가섰다. 재계에선 수년 내 구자은 회장이 총수직에 오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관식을 앞둔 구 회장을 둘러싼 고민을 살펴봤다.
 

▲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LS그룹이 연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연말 승진을 통해 구자은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사촌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LS그룹의 전통상 차기 총수 자리는 구 회장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현재 LS그룹은 구자열 회장이 총수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깜짝 인사

구자은 회장은 LS 조직 내 신설 조직인 디지털혁신추진단을 이끌게 된다. 그는 구두회 전 예스코 회장의 장남이다. 구인회 LG창업주의 조카이기도 하다.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베네딕트대학 경영학 학사를 받았다. 이후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1990년 LG정유에 입사해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1월 LG전선(현 LS전선) 중국지사 상무로 임원직에 올랐다. 이후 2008년 1월 LS전선 사출시스템사업부, 통신사업본부 전무, 2010년 1월 LS니꼬동제련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2년 1월엔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으며, 2015년 1월 LS엠트론 부회장직에 오른 후 4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업계에선 구자은 회장이 차기 그룹의 총수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서 계열분리한 뒤 사촌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룹 계열분리 당시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들인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구평회 E1 명예회장,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아들들이 돌아가며 총수 자리에 올랐다.


계열분리 후 첫 수장은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맡았다. 차기 총수는 구자열 회장이 받아 현재까지 그룹을 이끌고 있다.

그룹 접수 초읽기… 차기 가능성 고조
 “굳이 지금 왜?” 경영 능력은 물음표

구자홍 회장이 회사를 이끈 시기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다. 9년간 그룹을 이끈 셈인데 이를 감안해 보면 3년 뒤에는 구자은 회장 체제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구자은 회장의 이번 진급은 시기상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LS엠트론의 실적은 부진하다. 우선 외연이 축소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누적 연결기준 LS엠트론의 매출은 7162억4591만원을 기록해 전년 7336억1475만원 대비 173억6883만원 축소됐다.

매출감소는 영업적자로 이어졌다.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28억7465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7억5074만원의 영업이익서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 이에 따라 일각에선 그의 회장 진급을 두고 시기가 부적절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구자은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한 부분도 아쉽다는 평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LS 총수 일가가 통행세 수취회사를 설립해 원재료를 시중보다 저렴하게 매입한 뒤 계열회사들에게 비싸게 파는 식으로 통행세를 걷어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제재를 가했다. 대상 법인은 LS니꼬동제련, LS전선, LS글로벌 등 3개사다.

이들 법인에는 26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LS 111억4800만원, LS니꼬동제련 103억6400만원, LS전선 30억3300만원, LS글로벌 14억16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총수 일가들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 조치됐다. 고발장 명단에는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과 함께 구자은 회장이 포함됐다. 공정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LS총수 일가 지분이 투입된 통행세 수취회사를 설립하고 그룹 차원의 부당지원이 있었다.  

LS그룹 측은 공정위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LS 측은 언론 등을 통해 통행세 수취회사로 의심받고 있는 LS글로벌에 대해 설명했다.

LS의 한 관계자는 “LS글로벌은 LS그룹의 전략 원자재인 동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로, LS글로벌을 통한 동 통합 구매는 통행세 거래가 아니다”라며 “정상거래를 통해 모두 이익을 본 거래므로 피해자가 없다”고 말했다.

오너 일가의 지분 참여와 관련해서는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지분 참여를 했고 2011년 대주주의 지분은 모두 처분됐다”며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법적대응을 하고 있다.
 

관련 회사들이 공정위의 처분에 반발해 서울고등법원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따라서 관련 내용은 향후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검찰에 고발 조치된 상황과 실적이 악화된 시기에 구자은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것을 두고 눈길이 쏠린다.

-사촌경영 모범?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구자은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서 다음 LS그룹의 총수자리에 대한 윤곽이 잡혔다”며 “하지만 실적이나 올해 통행세에 따른 제재 등이 있었던 시기라 뒷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LS그룹 최초 여성 임원, 이유미 (주)LS 이사

이번 임원인사에서 눈길을 끈 것은 회사 창립 이래 첫 여성 40대 임원이 탄생한 것. 이번에 신규 임원으로 승진한 이유미 ㈜LS 이사(사업전략부문장, CSO)는 맥킨지컨설팅과 (주)두산 등을 거쳐 2010년부터 LS그룹 지주사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디지털 전환 등을 추진해온 공을 인정 받아 LS그룹 첫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LS는 그룹 창립 이래 처음으로 70년대생 40대 여성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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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