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③] ‘민생 파수꾼’ 자처한 송호창 당선자

“광우병 두고 말 바꾼 MB정부…또다시 광장으로 나가겠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30년간 장기집권이 이어지던 의왕·과천에서 새누리당의 아성이 깨졌다. 지난 4?11 총선에서 불모지 개척에 나선 송호창 당선자가 비로소 민주통합당의 깃발을 꽂은 것이다. 19대 국회 주역이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안고 국회가 개원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송 당선자를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지난 4?11 총선을 통해 첫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민주통합당 송호창 당선자는 인권변호사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대학을 갓 졸업한 송 당선자는 당시 인천의 한 공단에 위장취업을 했다. 열악했던 노동현장에서의 고된 경험은 향후 스스로를 인권변호사의 길을 모색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 2008년 촛불집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공권력에 무참하게 짓밟힌 시민들을 옹호하며 유명세를 탔다. 그의 이름 앞에 ‘촛불변호사’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그런 그가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혐오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낡은 정치를 바꾸고자 출사표를 던졌다.

탄탄한 조직 없이 맨땅에 헤딩하듯 도전한 그가 새누리당의 30년 독주를 깨버리는 기적을 일으켰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송 당선자는 향후 진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당선 소감은?

▲시민들이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저를 선택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특히 선거기간 동안 거리에서, 일터에서, 정말 많은 시민들을 만나고 그들의 고충과 바람을 들어왔다. 때문에 오히려 당선 확정 후 밤잠을 더 설치고 있다. 한 지역의 대표로 모든 분들의 생각을 모아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비전과 대안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낮은 자세로, 열린 귀와 마음으로 대화하고 소통할 생각이다.

-정치권 입문배경이 궁금하다.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경험이 계기가 되었다. 그 당시 민심 속으로 파고들며 국정 파탄의 정도가 심각한 지경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 이상 밖에서 목소리만 높이는 것만으로는 시대의 방관자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개인적 판단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다가오는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모든 희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결심을 굳히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정부 여당에 악재가 많았음에도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했는데.

▲정치 스킬 면에서 새누리당이 한 발 앞선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당명을 바꾸고 현 정부의 실정과 선긋기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민심을 얻는데 성공한 듯하다. 이에 반해 민주통합당은 여러 악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타이밍을 놓치며 부동층 흡수에 실패했다. 하지만 정치는 포장기술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저는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일시적?부분적 승리로 보고 있다. 대선까지 민주통합당이 민의를 살피며 심기일전해 MB정부의 부패 청산과 이를 통한 새로운 정치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다면 오히려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19대 국회에서는 주로 어떤 일들을 하고 싶으신지?

▲국회에서는 정무위 소속으로 활동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특히 MB정부에서 대기업 특혜가 두드러지며 경제부분에서 많은 후퇴가 있었다. 그 결과로 중소기업과 중소상인들이 고사 직전에 있다. 이러한 점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법안 마련 및 심사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 활동할 생각이다. 특히 제가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으로 있을 때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소액주주권 운동에 나선 적이 있다. 몇몇 재벌기업의 독식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여러 법안들에 대해 제재를 가해 경제민주화를 실현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민생문제들의 실마리를 풀어갈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수입중단 대신 검역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인데.

▲정부는 2008년 당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시 수입을 중단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민 앞에 약속을 해 놓고 이제 와서 수입 중단 대신 검역강화 만을 이야기 한다면 스스로 정한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정부 정책의 기본은 신뢰인데 이러한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정부가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 것인지 의문스럽다.

“대선 앞두고 네거티브 공방으로 국민적 피로도 높이면 모두 사퇴해야”
“MB정부의 도덕성 부재가 국민생활 파탄시키는 과정 똑똑히 봐왔다”

-‘촛불변호사’로 유명한데 광우병 발발로 다시금 촛불집회가 재개된 상태다.

▲원칙적으로 이 같은 대규모 시위는 민의가 제대로 국정에 반영되고 있지 못해 정부의 소통부재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당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어떠한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났던 촛불집회가 다시 재현된다는 것은 대단히 슬픈 일이다. 여전히 개선된 것이 없다는 뜻이니까. 저 역시 폭주하는 권력을 막아설 수 있는 힘이 여전히 촛불시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면 또다시 광장으로 나갈 생각이다.

-차기 당권은 어떤 인물이 적합하다고 보나?

▲현 정부로 인한 국민적 피로감을 들여다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지도자의 덕목으로 꼽을 수 있는 도덕성과 신의는 이제 더 이상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 도덕성과 신의의 부재가 국민생활을 어떻게 파탄으로 몰고 갔는지 지난 5년의 시간이 보여주었다. 때문에 차기 당권은 국민에게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도덕성과 권력자의 ‘말’이 가지는 위력을 신의로써 지킬 수 있는 인물이라야 할 것이다. 문제는 그 검증 과정이다. 이에 대해선 당 차원에서의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거라고 본다.

-언론사 파업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MB정부의 언론관에 대한 입장은?

▲저는 MB정부 들어 첫 번째 언론통제 사례라 할 수 있는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 및 형사고발 건을 변론했고, 작년에 무죄판결을 받아 정부 조치가 위법임을 입증한 바 있다. 개인적으로 지난 5년간 우리 국민이 잃은 것들 중 가장 뼈아픈 것이 바로 언론자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전례 없는 대규모?장기 언론사 파업은 현 정부가 얼마나 막무가내로 국민의 사고를 조정하려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언론통제를 통해서 유지되는 정부는 그 자체로 이미 실패한 정부이다.

-올 연말 대선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어려운 질문이다. 한국 정치의 역동성은 항상 예측치 너머에서 작동한다. 다만 이 시점에서 할 수 있는 말은 대선기간 동안 각 후보 진영이 당리당략이나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식의 경쟁보다는 민생을 보듬고 민의를 수렴해 가는 방향으로 선거전을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네거티브 선거로 국민들에게 피로감만을 선사한다면 저를 비롯해 정치인들 다 사표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정말로 바뀌지 않으면 다 죽는다는 절박함에 정말 중요하다. 때문에 저는 진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낼 수 있도록 전력할 것이다.

-총선 이전 ‘안철수의 지지’로 언론의 화제가 되었다. 어떤 인연으로 친분을 맺었는지? 또 ‘안철수 대망론’에 대한 입장은?

▲안철수 원장과는 한국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기본 시각 면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벗이자 동지라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사회를 위해 크게 공헌 할 수 있는 훌륭한 분 중 한 분이다. 우리 사회엔 안원장과 같은 훌륭한 지도자들이 더 많이 필요하고 그런 지도자들을 잘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총선을 치루면서 많은 것을 경험했다.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야 하는 소명이 주어졌다. 선거캠프에서 도와주었던 사람들 앞에서 제가 했던 말이 있는데 ‘정치는 곧 연애다’는 말이다.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우리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그 노력의 정점에는 ‘진심’이 있다. 진심이야 말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출발선에 선 자로서 시민들이 내게 확인시켜 준 그 진심의 힘을 가슴에 새기며 이 길을 걷고자 한다.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송호창 당선자 프로필>

▲ 부산동고등학교 
▲ 인하대학교 경제학 학사 
▲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차장
▲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대변인
▲ 제19대 국회의원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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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