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푸릇푸릇 신토불이 오일장터 탐방-강화닷새장

  • 최민이 sisaboss@ilyosisa.co.kr
  • 등록 2012.04.16 11: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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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특산품과 넉넉한 인심이 잘 버무려졌어라

2일과 7일마다 강화풍물시장 주차장에서 열리는 ‘강화닷새장’은 수도권에서 아직 유명세를 잃지 않고 있다. 냉이, 달래 등의 봄나물과 순무, 속노랑고구마, 사자발약쑥, 강화인삼, 강화섬쌀 등 강화특산물을 팔러 나온 할머니들은 인심 좋은 낯빛으로 외지 손님들을 대한다. 섬 안의 장터라서 해산물도 풍부하다. 강화도가 ‘살아있는 역사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체험학습여행지도 많은 때문인지 장터에서는 초등학생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도 자주 눈에 띈다.

위치 :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중앙로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이나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로 시원하게 연결돼 있어서 육지나 다름없다. 계절마다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서해 낙조가 아름다워 수도권에서는 주말나들이 장소로 자주 추천받는다.

강화도 주민들 사이에는 복사꽃이 화사하게 필 무렵 서해에서 힘차게 한강으로 거슬러 오르는 숭어회를 맛보면 한 해 동안 건강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렇듯 역사와 맛을 함께 품고 있는 고장인 강화도. 살갗을 간질거리는 봄바람을 타고 입맛 당기는 특산물 탐방을 위해 강화오일장으로 떠난다.

예로부터 강화도의 다섯 군데에서 열렸던 닷새장은 현재 강화장, 화도장, 온수리장 세 곳만 남아있다. 2일과 7일마다 열리는 강화장은 강화풍물시장 주차장에서 열린다. 강화장 상인번영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옛날에는 강화읍내의 동락천을 중심으로 해서 하천 북쪽에는 웃거리장, 남쪽에는 아랫거리장이 섰다. 판매하는 품목도 달라 웃거리장에서는 곡식과 옷감(포목), 아랫거리장에서는 채소와 의류 등이 주를 이뤘다. 아랫거리장 옆에는 화문석장이 형성됐다고 한다.

역사와 맛을
함께 품고 있는 섬


봄날의 강화오일장 장터는 고개를 불쑥 내민 각종 나물들로 봄기운이 왕성하게 감돈다. 산과 들녘에서 자라나 비타민과 미네랄을 듬뿍 머금은 봄의 전령사인 셈이다. 바구니에 수북하게 담긴 냉이, 텃밭에서 자란 토종 근대, 새하얀 뿌리가 입맛을 돋우는 달래는 보기만 해도 생기가 느껴진다. 봄볕을 받으며 손톱 끝이 검게 물드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더덕을 까는 할머니의 손길은 바지런하기만 하다. 할머니의 손끝에서 변신한 새하얀 더덕이 금세 팔려나가자 할머니의 쌈지주머니가 불룩해진다.

봄나물 곁은 으레 지난 해 거둬들인 잡곡과 무말랭이, 참기름, 들기름, 고추 등 양념거리들로 푸짐하다. 겨우내 집안에서 보관해 온 속노랑고구마와 노란 싹이 보일락 말락 하는 보랏빛 순무도 강화의 대표적 특산물답게 곳곳에서 눈에 들어온다.

강화의 속노랑고구마는 여느 고구마보다 속이 더 짙은 노랑빛을 띠는데 당도가 높고 맛이 좋아 외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일명 호박고구마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강화에서는 속노랑고구마라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할머니 이 고구마 맛있어요?”라는 질문에 할머니는 대답 대신 과도를 꺼내 생고구마를 깎아 한 번 맛을 보라고 내민다. 아삭한 식감과 단맛이 한꺼번에 전해져 과일 맛처럼 여겨진다. 주저 없이 고구마 한 무더기를 장바구니에 담자 “생으로 먹어도 좋은 게 강화 속노랑고구마여”라며 할머니는 푸근하게 웃는다. 

어디 속노랑고구마 뿐인가. 강화장 상인들이 적극 추천하는 품목은 사자발약쑥이다. 생김새가 사자발처럼 넓적하다 해서 이름이 붙은 이 쑥은 마니산 주변 얕은 산자락에서 자란다. 강화의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사자발약쑥은 한의학에서도 피를 맑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등 각종 효능을 인정받아 찾는 사람들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 5월 단오 때 채취해서 바닷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말리면 시간이 흐를수록 은은한 박하향을 낸다. 달여서 즙으로 내려먹거나 쑥뜸용으로 많이 이용되는 사자발약쑥을 두고 강화사람들은 “이 쑥을 많이 먹어서 병치레를 덜 한다”고 자랑한다.

통통한 팽이처럼 생긴 강화 순무는 보기에도 옹골차지만 맛이 달고 소화가 잘 되며 암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여성들 피부미용에도 뛰어나다고 전해져 순무김치는 나이를 불문하고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대부분의 닷새장은 외지 상인들이 장날마다 물건을 갖고 들어온다. 이에 반해 강화장은 강화도 원주민들이 이끌어간다는 점이 돋보인다. 주민들이 직접 기르고 정성스레 보관한 곡식들과 산과 들에서 손수 캔 나물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선지 신선한 물건들은 값도 싸고 인심까지 후하다.

강화의 대표적인 특산품
속노랑고구마와 사자발약쑥

한편 강화장과 인연을 함께 해온 것은 바로 강화풍물시장이다. 강화읍 중앙시장 도로변에서 장사를 하던 노점 상인들은 1990년대 초 정부의 노점상 정리정책에 따라 현 풍물시장 건너편 복개천에 한동안 둥지를 틀었었다. 현재 강화읍 갑곶리에 들어선 풍물시장은 2005년에 새로 이주했다. 주차시설도 널찍하고 깨끗해서 나들이 때 들르기 좋다.


풍물시장 1층 안으로 들어서면 짭조름한 젓갈냄새가 진동한다. 붉은 양념을 뒤집어 쓴 칠게장과 먹음직스런 밴댕이젓갈, 새우젓에 막 버무려지고 있는 순무김치의 향이 입에서 군침을 돌게 한다. 강화도에서 제일 많이 생산되는 새우젓, 빛깔 좋은 강화청결고추로 버무린 순무섞박지를 시식하자 알싸한 맛이 온 입안에 전해진다. 강화 순무는 강화의 물로 담근 것이 제 맛이라고 반찬가게 주인은 자신 있게 말한다.

풍물시장 2층은 식당들이 자리한다. 그 중에서도 밴댕이회무침이 유명해서 외지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 밖에도 막걸리를 넣고 부풀려 만든 옛날 찐빵은 어르신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간식거리로 인기가 높다. 재래시장인 강화풍물시장은 매월 세 번째 월요일에 쉰다.

강화닷새장 구경을 마쳤다면 다음은 강화역사박물관을 둘러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화고인돌공원 내에 자리를 잡고 있다. 선사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강화도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2층부터 관람을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동선이다. 고인돌의 땅, 신나는 청동기시대 탐험, 강화의 열린 바닷길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고인돌의 땅 코너에서는 강화의 구석기·신석기·청동기 문화와 우리나라의 고인돌 등에 대해 흥미롭게 배울 수 있다. 고인돌 축조 모형 디오라마가 이해를 돕는다.

1층으로 내려오면 고려시대의 강화, 조선시대와 근대의 강화 그리고 강화인의 삶에 대해 배우게 된다. 병인양요와 정족산성 전투 모형, 광성보 전투 모형은 근대의 역사를 오늘의 우리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강화역사박물관 동쪽 편에는 ‘강화지석묘’라고 불리는 하점면 부근리 고인돌이 청동기시대 이래로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두 개의 받침돌이 무게 52톤의 덮개돌을 받친 모습으로 남한 최대 규모라고 한다.

조국 분단의 현실을 최전방에서 살펴보려면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아가면 된다. 3층 전망대에서는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들판과 개성의 송악산이 보인다. 문화관광해설사가 상주하면서 이 지역에 얽힌 이야기들을 설명해준다. 전망대 2층의 전시실은 강화도의 역사와 북한의 실상을 알려주는 곳이다. 1층 특산품매장에서는 들쭉술, 인삼술, 백로술, 장뇌삼술, 도토리술, 인풍술 등 북한의 주류를 판매한다. 옥외전시장에는 실향민들을 위한 망배단과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가 세워져 있고 성악가들의 이름이 적힌 버튼을 누르면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숨쉬는 
생생한 역사의 흔적들

강화읍내 권역에서 가봐야 할 답사지는 고려궁지, 갑곶돈대, 강화산성 서문과 북문, 남문 등이다. 몽고의 1차 침입 후 고려 고종은 1232년 강화 천도를 단행한다. 1234년 궁궐과 관아 건축물 공사가 모두 완료됐다. 그러나 고려 원종 11년(1270년)에 개경으로 환도한 이후 강화도의 고려궁궐과 성의 대부분이 무너지거나 불에 타버렸다. 조선 인조 때 고려궁지에 행궁, 전각, 강화유수부 등을 세웠으나 병자호란 때 함락되고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에 의해 불타버리는 등 심한 수난을 당했다. 현재 고려궁지에는 고려 시대의 건축 기단과 돌계단, 그리고 조선시대의 유수부 동헌과 이방청, 외규장각이 남아있다.

강화대교 가까운 곳 바닷가에는 갑곶돈대가 있다. 5진 7보 53돈대 가운데 하나로 몽고의 침입,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 나라에 변란이 있을 때마다 수도인 한양을 지키는 중요한 요새였다. 현재 갑곶돈대에는 불랑기, 소포, 대포 등이 남아 고난을 이겨낸 역사를 대변해준다. 강화나들길 가운데 바닷가 돈대길이 이곳에서 시작된다. 국방유적에 관심이 많다면 이어서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분오리돈대까지 답사하고 동막해변에서 해넘이까지 감상해본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코스
① 강화닷새장터→강화역사박물관과 강화지석묘→강화평화전망대→화문석문화관
② 강화닷새장터→고려궁지→갑곶돈대→광성보→덕진진→초지진→동막해변 낙조 감상

♣1박2일코스
첫째 날 : 강화닷새장터→강화역사박물관과 지석묘→강화평화전망대→고려궁지→숙박
둘째 날 : 석모도→강화갯벌센터→전등사→광성보→덕진진→초지진

♣대중교통편
강화 - 서울 : 10∼15분 간격 운행
강화 - 인천 : 20∼25분 간격 운행
강화 - 부평 : 10분 간격 운행
강화 - 일산 : 20∼40분 간격 운행

♣자가운전
88올림픽대로→김포한강로→강화대교→강화풍물시장
김포시 양촌읍→대곶면→초지대교→강화풍물시장

♣축제 및 행사
-고려산진달래예술제 : 매년 4월 개최
-강화고인돌문화축제 : 매년 5월 개최
-강화개천대축제 : 매년 10월 개최
-강화새우젓축제 : 매년 10월 개최

♣주변 볼거리
마니산 국민관광지, 석모도, 보문사, 교동도, 교동읍성, 주문도, 볼음도, 은암자연사박물관, 철종외가, 옥토끼우주센터, 함허동천야영장, 동막해변, 강화 아르미애월드, 정수사,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 삼별초항몽유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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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