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 2월에 가볼만한 곳 : 경북 문경

사격하고 짚라인 타고~ 문경의 겨울은 즐겁다

쌀쌀한 날씨 때문에 몸이 움츠려드는 계절. 진부한 운동보다 이색적인 레포츠로 몸과 마음을 동시에 깨우는 활력을 되찾기 위해 경북 문경으로 떠나보자. 문경관광사격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몇 안 되는 클레이사격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클레이사격을 주 종목으로 하는 문경관광사격장은 일반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최신식 장비를 갖춘 곳이다.


클레이사격이란 날아가는 새를 맞추는 영국 귀족들의 사냥에서 유래됐다. 귀족들과는 달리 일반인들은 비둘기를 날려 사격을 했다. 이것이 동물학대라는 비판이 일자 점토로 만든 접시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비둘기 대신 점토접시를 맞추는 클레이사격은 인기 높은 스포츠로 발전해왔다. 클레이사격은 트랩방식과 스키드방식 두 가지가 있는데 문경관광사격장에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영국 귀족들 사냥에서
유래된 클레이사격 만끽

문경관광사격장은 풍광이 아름다운 산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겨울 경치를 즐기면서 주황색 클레이접시가 날아가는 순간 집중력을 발휘해 방아쇠를 당긴다. 접시가 공중에서 분해되는 순간 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감싼다. 그동안 몸 안에 숨어있던 각종 스트레스도 함께 분해되는 듯한 쾌감이 느껴진다. 클레이사격은 계절의 구애를 받지 않고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스포츠지만 차가운 겨울 공기를 마시며 할 때 더욱 상쾌하다.

문경관광사격장은 클레이사격 외에도 권총사격, 공기총사격을 저렴한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다. 사격장에서는 반드시 귀마개와 조끼를 착용하고 안내인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이번에는 짚라인체험장으로 이동해보자.
‘아~아~아~’ 밀림의 왕자 타잔이 나무줄타기를 하며 밀림 속을 공중 질주한다. 이것은 더 이상 만화나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문경의 불정자연휴양림 내에 위치한 짚라인체험장을 찾으면 사계절 어느 때나 즐길 수 있다. 백두대간의 중심인 해발 487m의 불정산 정상에서부터 시작,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을 지나 수많은 수목 위를 날아다니는 짜릿한 공중비행. 짚라인에 몸을 실으면 모험이 넘치는 흥분과 자연을 즐기는 해방감에 흠뻑 빠진다.

짚라인이란 열대 우림지역의 원주민들이 정글 바닥에 있는 뱀이나 독성식물을 피하기 위해 나무와 나무 사이를 줄로 타고 다니며 이동한 것이 기원이다. 줄을 타고 이동할 때 ‘지잎~’하고 소리가 난다고 하여 ‘짚라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자연을 새롭게 즐기는 신개념 레포츠인 짚라인은 고가의 장비나 극기훈련이 따로 필요치 않다. 탑승 시 주의사항과 탑승방법에 대한 설명을 10분 정도만 듣게 되면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짚라인문경의 장점은 계절이나 날씨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폭우가 내리는 날을 제외하고는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문경에서 만나는
새로운 레포츠 ‘짚라인’

 
짚라인은 가족과 친구는 물론 연인들, 직장동료와의 원활한 소통과 친목도모가 필요할 때 안성맞춤인 레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짚라인문경의 프로그램은 총 9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몸풀기 단계인 초급코스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 스피드와 난이도를 높여가며 다이내믹한 쾌감을 증대시키도록 구성돼 있다. 2인의 가이드가 동행해 더욱 안전하고 각 코스마다 재미있는 퀴즈풀기 코너가 있어 한층 즐겁다.

걷기를 좋아하는 여행객들은 문경새재 트레킹에 나선다. 백두대간 조령산을 넘는 문경새재는 사계절 어느 때나 좋지만 하얗게 얼어붙은 계곡과 앙상한 가지 사이로 산의 속내가 드러나는 겨울도 좋다.

주흘관(제1관문)에서부터 조곡관(제2관문), 조령관(제3관문)에 이르기까지 흙길을 걷다보면 옛 선비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많은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단순히 겨울 공기만 마시는 산행이 아니라 새재길 군데군데 남아있는 선비들의 자취와 명망 높았던 옛 학자들의 시까지 음미하며 걷는 길이라서 재미가 쏠쏠하다.

눈썰매타기는 겨울놀이의 대명사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이라면 눈 내린 다음날부터 동네 뒷산에 올라 비닐 장판을 깔고 내리막을 달리던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문경새재 입구 왼편에 위치한 사계장썰매장은 슬로프의 길이가 120m나 된다. 눈썰매타기는 동심으로 돌아간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 레포츠로 여전히 인기가 높다. 여름이면 이곳은 물썰매장으로 변신하여 시원함을 선사한다.

문경의 철로자전거는 석탄을 실어 나르던 철길이 쓸모 없게 된 것을 관광자원으로 변모시킨 사례이다. 진남역과 불정역, 가은역이 철로자전거 타기의 출발지이다. 제1코스는 진남역∼불정역(왕복 4km), 제2코스는 불정역∼주평(왕복 3.6km), 제3코스는 진남역∼고모산성(왕복 1.6km), 제4코스는 가은역∼먹뱅이역(왕복 4km) 구간에서 운행된다. 계절에 따라 일부 코스는 운행하지 않는다.

문경 여행 중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온천욕이다. 문경종합온천에서는 지하 900m의 화강암층과 석회암층 사이에서 분출되는 칼슘중탄산 성분의 온천수와 지하 750m의 화강암층에서 뿜어진 알칼리성 온천수를 이용한 온천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칼슘중탄산천은 산소와 접촉되면서 붉고 끈끈한 황토색으로 변하는데 이 온천수는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각종 질병인 통풍, 심장병, 알레르기성 피부염, 관절염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칼리성 온천수 역시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소화기 및 비뇨기 질환에 효과가 있는 보양온천수다. 겨울철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아 만성 류마티스나 동맥경화, 만성피로가 심해질 때 부모님과 함께 찾는다면 효도여행으로 더없이 좋다.

온천욕도 즐기고
상설재래시장도 들르고

 
문경에서 전통시장을 가보고 싶다면 점촌중앙시장을 찾아간다. 문경과 상주, 영주 등지의 주민들이 즐겨 찾던 상설재래시장이다. 1950년대에 문을 연 점촌중앙시장은 몇 번의 개량을 거쳐 현재 최신식 아케이드 형식으로 말끔히 단장했다.

120여 개에 이르는 점포에서는 일상생활용품인 옷, 그릇, 이불, 공산품과 문경사과, 오미자, 산나물 등 문경시의 특산물을 주로 판매한다. 봄이면 신선한 산나물이 쏟아져 나오고 가을이면 맛좋은 사과와 곶감 등을 살 수 있어 주변 사람들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문경시에서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시장 안 어느 점포에서나 원하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점촌역도 문경의 새로운 나들이 명소 반열에 들었다. ‘아롱이’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명예역장을 맡아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점촌역에는 2010년 이색적인 기차전시공간도 들어섰다. ‘아트 트레인-예술과 기차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점촌역 2층에 3개의 전시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점촌역을 방문하는 가족들에게 기차여행과 예술의 꿈을 함께 안겨주려는 뜻이 담겨있는 곳이다.

제1전시관은 ‘명화와 함께 떠나는 기차여행’, 제2전시관은 ‘장난감들의 숨겨진 비밀’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세계 명화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패러디한 디오라마를 감상하면서 기차를 기다리는 지루함을 덜어낼 수 있다. 전시관 관람을 하려면 역무실에 문의하면 된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코스
문경관광사격장 → 짚라인체험 → 철로자전거체험 → 고모산성 답사
문경새재 트레킹 → 눈썰매장체험 → 문경도자기전시관 → 문경관광사격장

♣1박2일 코스
①첫째 날 :  문경관광사격장 → 짚라인체험 → 철로자전거체험 → 문경종합온천
②둘째 날 : 문경새재트레킹 → 눈썰매장체험 → 문경도자기전시관 → 점촌역 아트트레인 관람

♣대중교통
동서울터미널-점촌 30분 간격 버스 운행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여주분기점 →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나들목 → 문경관광사격장
경부고속도로 김천분기점 →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나들목 → 문경관광사격장

♣먹거리
소문난식당 : 문경읍, 묵조밥, 054-572-2255 새재할매집 : 문경읍, 산채비빔밥, 054-571-5600
목련가든 : 문경읍, 두부, 054-572-1940 진남매운탕 : 마성면, 민물매운탕, 054-552-7777
문경온천한우 : 문경읍, 한우, 054-572-0824

♣주변 볼거리
대야산자연휴양림, 용추계곡, 선유동계곡, 쌍룡계곡, 운달계곡, 봉암사, 김룡사, 대승사, 의병대장 이강년기념관, 문경석탄박물관, 가은오픈세트장, 전통문화마을 성보촌, 경천호, 고모산성, 하늘재, 문경활공랜드, 문경도자기전시관, 유교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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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