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1월의 가볼 만한 곳(2)강원 고성

바위, 파도, 철새의 군무가 어우러지다 ‘옵바위 일출’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리>

한국관광공사는 ‘일출도 보고, 소원도 빌고’라는 테마하에 2012년 1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제주 서귀포, 강원 고성, 전남 순천, 경남 하동, 충남 태안, 경기 파주 등 6곳을 각각 선정, 발표하였다. 그 두 번째로 바위, 파도, 철새의 군무가 어우러지는 강원도 고성의 ‘옵바위 일출’을 소개한다.

고성 공현진 포구는 새해를 맞는 겨울여행의 삼박자를 갖춘 곳이다. 일출, 철새관람, 겨울풍경 깃든 전통마을 나들이가 가까운 공간에서 이뤄진다.
공현진 포구는 방파제 옆 옵바위 너머로 펼쳐지는 일출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옵바위 일출은 추암, 정동진 등 강원도의 일출명소와 견줘 손색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게 매력이다. 인파로 북적이는 명소를 피해 호젓하게 사색을 즐기며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옵바위와 여명
송지호 철새 전망대


옵바위 일출이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겨울시즌이다. 한겨울이면 공현진 방파제와 나란히 붙은 옵바위의 소담스런 빈 공간 사이로 해가 뜬다. 공현진 해변은 이 때쯤이면 일출사진을 찍으려는 출사객들이 찾아든다. 숙소를 해변에 잡았다면 창가에 서서 방안으로 밀려드는 붉은 기운에 취할 수도 있다. 해돋이의 광경은 숙연하면서도 장관이다. 해가 뜨기 전부터 앞바다는 여명으로 채워진다. 새벽 일찍 바다로 나선 고깃배들이 검붉은 바다 위를 고즈넉하게 가로지른다. ‘끼룩’거리는 갈매기들의 신호와 함께 해는 떠오르기 시작한다.

얼굴을 사뿐히 내밀던 태양은 옵바위가 토해낸 듯 바위 틈 사이로 힘차게 떠올라 붉은 자태를 뽐낸다. 순식간에 온 바다가 붉게 물든다. 때마침 인근 송지호에서 날아오른 철새 무리가 붉은 하늘을 현란하게 채운다. 이곳 일출이 더욱 장관인 것은 뜻하지 않은 손님인 철새들의 겨울 군무가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해가 떠오른 뒤 공현진 방파제로 나서면 일출의 배경이 됐던 옵바위에 직접 올라설 수 있다. 방파제 뒤편으로는 오가는 길이 뚫려 있다.

덩그러니 솟아 있는 갯바위에는 아직도 붉은 기운이 아련하게 전해진다. 이른 아침부터 배가 드나드는 인근 공현진 포구는 어부들이 그물을 손질하는 일상의 풍경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해 옵바위 일출여행이 의미 깊은 것은 인근에 송지호와 왕곡마을이 들어서 있어서다. 겨울 송지호에서는 철새구경을 할 수 있고, 왕곡마을에서는 아랫목 뜨끈한 전통가옥에서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 전날 왕곡마을에서 잠을 청한 뒤 옵바위 일출구경에 나설 수도 있다. 옵바위, 송지호, 왕곡마을 등은 모두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왕곡마을에서 하룻밤
전통한옥 체험도 일품


울창한 송림과 청명한 물빛이 인상적인 송지호에는 큰 고니, 민물 가마우지, 청둥오리 등의 겨울철새가 날아온다. 호수 한편에는 철새들을 찾아볼 수 있는 철새 관망타워가 우뚝 솟아 있다. 호수에는 도미, 전어 등 바닷고기와 숭어, 황어 등의 민물고기가 함께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지호에서는 호숫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서 호젓한 산책을 즐기면 좋다. 호수 한가운데는 송호정이라는 정자가 들어서 있어 운치를 더한다.

송지호 산책로 끝에는 전통한옥마을인 왕곡마을이 자리 잡았다. 왕곡마을은 양근 함씨, 강릉 최씨, 용궁 김씨의 집성촌으로 19세기를 전후해 건축된 북방식 전통가옥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된 곳이다. 마을길에 접어들면 초가지붕 위로 하얗게 눈이 쌓여 있고 수십여 채의 전통가옥 사이로 실개천이 흘러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시골 향취 가득한 이곳에서는 전통 민박 체험도 가능하다.

고성 나들이는 공현진항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서 더욱 옹골차진다. 공현진과 맞닿은 가진항은 규모는 작지만 북적거리는 아침 어촌풍경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포구에서는 고깃배에서 막 쏟아진 도루묵 등의 생선이 거래되고 그물 손질하는 어부들의 손길도 신명나고 시끌시끌하다. 간성읍을 지나 고성의 제1항구인 거진항은 예전 명태 잡이로 명성을 날렸던 곳이다.

최근에는 명태 잡이가 뜸해졌지만 항구 상가에 널린 창란젓, 명란젓만 봐도 군침이 돈다. 거진항 뒤편으로는 화진포까지 해안드라이브길이 뚫려 있다. 길 중간 언덕 위 거진 등대에서 내려다보는 항구와 바다의 정취도 압권이다. 겨울 상념에 젖기 위해서는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해진 화진포로 향하는 것이 좋다. 겨울이면 호수 뒤로 병풍처럼 늘어선 설산이 수묵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송지호와 함께 겨울 철새의 서식지로도 명성 높다.

화진포 호수 인근 명소
김일성·이승만·이기붕 별장

화진포 호수 인근으로 화진포의 성(김일성 별장), 이승만 별장, 이기붕 별장 등이 들어서 있어 풍취를 더한다. 이 일대 최고의 전망 포인트는 김일성이 묵고 갔다는 화진포의 성이다. 이곳에서는 활처럼 휜 화진포 해변과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별장은 단아한 호수와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적소에 들어서 있다. 기념관과 함께 유품들도 전시돼 있어 옛 호흡을 더듬기에 좋다. 별장들은 2000원짜리 공용 입장권으로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일출과 호수, 해변 감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진부령길에 위치한 건봉사에 들른다. 사찰은 화진포 너머 자태를 뽐냈던 금강산 줄기에 소담스럽게 담겨 있다. 고성팔경 중 1경인 건봉사는 전국 4대 사찰 중 한 곳이며, 부처님의 진신치아사리가 봉인돼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새해 바다에서 느꼈던 숨 막히던 일출의 감동을 눈 덮인 산사를 거닐며 차곡차곡 추스르기에 좋다.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옵바위 일출→송지호→왕곡마을→거진항→건봉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옵바위 일출→송지호→왕곡마을→천학정→가진항
·둘째 날 : 화진포→이승만 별장→거진항 등대→건봉사
♣대중교통 정보
동서울터미널~거진, 간성행 버스(약 3시간 소요)
♣자가운전 정보
경춘 고속도로 동홍천IC-44번 국도 인제방향-한계령 내설악-진부령-간성읍내-공현진항(도로결빙 시 진부령 대신 미시령 터널-속초-7번 국도-공현진항)
♣주변 볼거리
천학정, 통일전망대, DMZ박물관, 청간정, 울산바위, 대진항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