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포스트시즌> 전국체전 관전포인트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10.15 10:05:19
  • 호수 11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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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고교야구의 포스트시즌이 시작됐다. 고교야구의 가을야구이자 최후의 승부, 바로 전국체전이다. 전국체전은 사실상 고교야구의 한 시즌 자체를 마무리하는 대회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고교들은 모교의 명예뿐만 아니라 지역의 명예를 걸고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때문에 고교야구의 포스트시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체전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자면 3학년들이 마지막으로 총출동을 하는 대회다. 이미 프로에 지명된 서준원·변우혁·노시환·김창평·고승민·이정훈·이병헌·양우현·김범준·박영완 등 고교시절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대회다. 이 대회가 끝나면 3학년들은 공식적으로 고교야구의 모든 경기를 마무리하고 팀에서 퇴단한다.

[프로행 확정]
[3학년 출격]

전국체전은 선수들의 진로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국체전이 의미가 있는 것은 모교의 명예와 여러 가지 실익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일반 전국대회보다 학교 측에 더 많은 실익과 명예를 가져다주는 것은 전국체전이다.

모 고교 관계자는 “사실 일반 전국대회는 학생들의 진학 및 프로입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학교에 실질적으로 더 큰 이익이 가는 것은 전국체전이다. 일단 전국체전서 좋은 성적이 나면 학교 운동장 사업, 혹은 숙소 완공 같은 숙원사업을 하기위한 예산집행에 매우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 교직원들의 승진에도 가산점이 붙는다. 일례로 교감 선생님의 교장 승진 등에도 마찬가지”라며 전국체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3학년들까지 총출동해서 전국체전을 준비하는 이유다.


이번 전국체전에선 각 지역의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다수 출전했다. 서울 충암고, 경기 야탑고, 광주의 광주일고, 대구의 대구고, 부산의 경남고, 인천의 인천고, 홈팀인 전북 전주고 등이 출전했다. 

특히 웬만한 전국대회 16강전 보다 더더욱 박진감 넘치는 대진이 형성돼 고교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6개교 참가]
[우승후보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16개교 중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를 꼽아보자면 역시 대구 대표 대구고, 부산 대표 경남고, 광주대표 광주일고를 꼽을 수 있을 듯 하다. 

3개교는 베스트전력으로 붙으면 누가 이길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의 막상막하의 전력을 지니고 있다. 서로가 만나기 전까지 투수를 어떻게 아끼고 당일 어떤 컨디션을 지니고 있는지가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승후보1 = 대구고는 자타공인 2018 최강의 팀이다. 투·타·수비·주루 등에서 빈틈이 없다. 적어도 2018년 새로 적용된 투구 수 제한 시스템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팀이고 그에 대한 대비가 잘 돼있는 팀이다. 일단 투수진이 탄탄하다. 작년 영입된 김태석 투수코치의 지도하에 누가 나가도 일정 수준 이상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투수진이 형성돼있다.

에이스 김주섭을 비롯해 좌완 에이스 이승민·여도건, 사이드암 한연욱, 우완 백현수·박영완 등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은 양에서 타 팀들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전국 76개교 중 이 정도로 많은 즉시 전력감 투수를 구비하고 있는 팀은 대구고뿐이다.


타선도 나쁘지 않다. 지난 대통령배부터 미친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옥준우와 대통령배·봉황대기 MVP 서상호의 테이블세터진에 롯데 자이언츠의 박영완, NC 다이노스에 입단이 확정된 미스터 풀스윙 김범준, 공격형 포수 현원회로 이어지는 타선도 마찬가지다.

16강전 모두 최고의 빅매치
강력한 우승후보 대거 포진

무엇보다 대구고의 가장 큰 강점은 센터라인의 수비다. 2번의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은 바로 센터라인의 강력한 수비다. 대구고 포수 현원회는 어깨가 나쁘지 않은 포수다. 최근 송구가 약간 불안한 것이 눈에 띄지만 전체적인 수비력은 좋다는 평가다.

유격수, 3루수를 번갈아가며 보고 있는 신준우·조민성의 수비력은 이견이 없는 고교 최강이다. 결승에서 상대였던 경기고 감독이 엄지를 치켜들 정도다. 중견수 서상호는 고교야구 전체로 봐도 한손가락에 꼽힐 정도의 빠른 주력을 자랑하는 외야수다.
 

문제는 대진운이다. 대진운이 ‘최악 of 최악’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객관적인 전력으로만 판단하면(물론 전력으로 모든 것이 경기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16강서 야탑, 8강에서 경남, 4강서 광주를 만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투수진이 양적으로 아무리 풍부해도 이정도 대진이면 투수진이 고갈되고도 남음이 있는데다가 질적으로 보면 광주나 경남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것이 대구고다.

▲우승후보2 = 두 번째 우승후보는 역시 경남고다. 선수 면면이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시다. 에이스 서준원을 필두로 내년 1차지명 강력 후보 최준용과 kt위즈 2차 2라운드 이정훈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은 고교 최고다.

여기에 김민수·노시환·김현민 등 프로입단이 확정된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타선도 매섭기는 매한가지다. 2루수 이주형·포수 전의산 등 2학년 선수들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 아직 우승타이틀이 없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호화군단이다.

우승 징크스도 전국체전에서는 다르다. 경남고는 작년 시즌 챔피언이기 때문이다. 만약 3학년들이 졸업 전에 반드시 우승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덤빈다면 경남고를 감당할 수 있는 팀은 거의 없다. 결승무대서 자꾸 주저앉는 심리적인 부담만 탈피한다면 이번 대회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우승후보3 = 세 번째는 광주일고다. 광주일고 또한 위의 두 팀에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좋은 짜임새를 지니고 있다. 광주일고도 대구고의 김주섭-이승민, 경남고의 서준원-최준용에 전혀 뒤지지 않는 조준혁-정해영이라는 원투펀치가 있다. 올 시즌 고교 기준으로만 봤을 때에는 조준혁-정해영을 능가하는 원투펀치는 경남고 외에는 없다.

비록 이번에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프로의 기준이 아닌 고교야구의 기준에서 조준혁은 서준원·김기훈과 비교해도 전혀 뒤쳐짐이 없는 원탑 좌완 에이스다. 그의 우타자 바깥쪽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몸 쪽서 떨어지는 슬라이더 그리고 낮은 팔각도서 나오는 스리쿼터의 직구는 알면서도 치기 힘들다. 

아직 고교생의 타격기술로는 이를 쳐내는 것이 쉽지 않다.


정해영은 우타자들에게는 저승사자로 군림하는 명품슬라이더를 지니고 있는 장신 우완 투수다. 이 두 명의 투수가 황금사자기에서 경남고와 대구고를 각각 4강과 결승서 격파하고 우승을 일궈냈다. 광주일고에는 김창평·유장혁이라는 고교 최강의 테이블세터가 있다.
 

박시원·정건석·박준형 등이 받치고 있는 타선도 매섭기는 매한가지다. 다만 광주일고는 정해영, 조준혁 외에 제 3의 투수들이 대구고·경남고에 비해 너무 약하다. 대통령배서도 경기고에게 정해영이 105개 투구로 내려가자마자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다크호스 = 마지막으로 굳이 다크호스를 한 팀만 꼽아보자면 천안북일고다. 천안북일고는 지난 봉황기서 준우승을 하는 등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무엇보다 대진표가 워낙 좋다. 1회전서 만날 울산공업고는 분명 객관적인 전력서 북일고에 비해 한수 아래다. 거기에 제주고 vs 용마고의 승자 또한 까다롭기는 하지만 대구고, 야탑고, 광주일고 등에 비해서는 그나마 상대하기가 나쁘지 않다.

북일고의 가장 큰 장점은 장타력이다. 변우혁·고승민이 중심이 된 중심 타선이 폭발하면 말릴 수가 없다. 특히 2018년 홈런왕 변우혁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라있어 과연 투수진이 이번 대회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초반부터]
[4강급 대진]

이번 전국체전의 대진표가 나타내는 경향은 명확하다. ‘좌저우고’다. 좌측 대진보다 우측 대진에 너무 강한 상대들이 많이 몰려있다. 물론 고교야구는 워낙 변수가 많아 전력만으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올해 3학년들이 모두 나오기 때문에 올 시즌 4개 전국대회 기준으로는 우측에 너무 많은 강자들이 몰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빅매치는 역시 대구고 vs 야탑고다. 야탑고에는 절대 에이스 안인산이 있다. 거기에 강민, 김성진, 안인산, 김태원 등이 포진한 타선은 고교정상급이다. 전력이 100%의 상태서 붙기 때문에 우완 안인산, 좌완 오원석, 사이드암 박명현이 초반부터 대구고 타선을 봉쇄하기 시작하면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대진이다.

2018년 고교야구 대미 장식
3학년 고교시절 마지막 대회

강릉고 vs 경남고의 대진도 흥미롭기는 마찬가지다. 명장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는 자이언츠 킬러다. 황금사자기서 충암고(7회 콜드게임), 청룡기에선 광주일고를 꺾어낸 전력이 있다. 특히 광주일고의 2018년 21연승의 광폭행진을 종료시킨 것이 바로 강릉고다.

최재호 감독의 지휘 아래 강릉고는 점점 강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장민이 출격하게 되는 1회전은 워낙 변수가 많아 충분히 경남고를 잡아낼 수도 있다(물론 객관적인 전력은 경남고가 많이 앞서기는 한다).

광주일고와 포항제철고의 대진도 흥미롭기는 매한가지다. 야탑고 vs 대구고만큼이나 박빙이다. 청룡기 준 우승팀 포항제철고는 모든 팀들 가운데서 가장 팀워크가 좋은 팀으로 알려져 있다. 토탈 야구를 구사하고 끈끈하다.
 

선수층이 고작 30여명이 조금 넘어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최상의 상태서 붙으면 이준·이형빈·이희윤이 중심이 된 마운드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1학년 최예한의 성장세도 무섭다. 이들이 동시에 가동되면 어느 팀과 붙어도 3점 이내로 틀어막을 수 있는 힘이 있다. 여기에 프로에 지명이 된 유격수 김동규를 비롯해 고교야구 최고급의 중견수 조일현, 조율, 최인호, 정준영 등의 타선은 장타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기관총 타선을 자랑한다.

청룡기에선 봉황대기 준우승에 빛나는 천안 북일고를 콜드게임으로 누른 전력도 있다. 전체적으로 좌타자들이 중심이 되고 있고 굉장히 공을 잘 보며 팀 전체적으로 배트컨트롤이 능하고 작전 수행능력이 좋다.

삼성라이온즈에 지명된 강견 포수 이병헌이 버티고 있는 제물포고와 내년 시즌 충청권 1차지명 후보이기도 한 좌완 홍민기가 버티고 있는 대전고의 대결도 기대된다. 전국체전 고교부는 10월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군산월명야구장서 펼쳐진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고교야구는 사실상 모든 대회를 마무리하게 된다. 과연 이번 대회서 어떤 팀이 우승 깃발을 품에 안고 따뜻한 겨울을 준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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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