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불려가는’ 사장님 각양각색 사연

앉아만 있어도 따끔따끔 ‘바늘방석’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올해의 국정감사가 지난 10일부터 시작됐다. 증인 채택을 두고 눈길이 쏠리고 있는 상황. 재계도 마찬가지다. 증인석에 모습을 드러낼 기업인들에게 벌써부터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국감서 증인으로 불려갈 ‘후보들’을 확인했다.
 

2018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부를 시작으로 이달 31일까지의 일정이다. 여야는 증인신청을 놓고 이미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올해에도 국회상임위원회에선 주요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망신주기
누가 가나?

재계서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국감 기간 동안 자사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이 증인석에 설 경우 잠재적인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

각 상임위에서는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간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정무위원회에선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 윤호영 카카오뱅크 은행장과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이 증인 으로 채택됐다. 

이들을 대상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절차와 관련한 특혜 의혹에 대한 검증이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금융권 채용비리,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과정 특혜 의혹 등을 국감서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금융지주사와 인터넷은행 대표 등 관련 인물들을 증인과 참고인 명단에 포함했다”고 전했다.

한국GM 부사장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한국GM은 법인 분리 및 철수 의혹과 관련해 올해 논란이 일었던 업체다. 

이와 관련해 이번 국정감사에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GM지부 지부장도 참고인으로 채택되면서 격론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외에도 박상신 대림건설 대표와 임병용 GS건설 대표가 증인석에 오른다. 박 대표와 임 대표는 하도급 위반 여부를 두고 현미경 검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정준철 현대건설기계 영업본부장, 신동구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본부장, 전중선 포스코 가치경영실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증인신청 과정서 재계 총수가 이번 정무위 증인 명단서 제외되면서 여야 간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전 이것이 여야 간 신뢰라고 생각한다”며 “증인 신청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재고를 요청한다. 정무위는 대한민국의 산업을 다루는 곳이다. 많은 부품업체 하도급 업체들이 있는데 이 하도급 문제는 기업 총수들이 나오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지만 결과적으로 총수들은 증인석을 피해갔다.


채용 비리부터
환경 문제까지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선 황창규 KT 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소환됐다.

방통위원회엔 서수길 아프리카 TV대표와 남득현 팝콘TV 대표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최근 일고 있는 1인 미디어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자극적인 방송으로 1인 미디어는 논란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이례적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가 인터넷방송서 과도한 욕설로 물의를 일으킨 BJ A씨에 대해 ‘이용정지 7일’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양대 포털의 상징인 이해진 네이버 GIO,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증인으로 채택돼 눈길을 끌었다. 이 의장은 지난해 국감서도 증인으로 출석된 바 있다. 이들은 지난해 뉴스편집 조작 등의 논란과 관련해 집중 추궁을 받았다. 올해도 야당에선 드루킹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방통위 위원들은 증인 채택을 두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은 “한국당 과방위원은 특검을 통해 실체의 일부가 드러난 드루킹 관련자 8명을 증인 신청했다”며 “드루킹 사건 몸통으로 지목되는 김경수 경남지사,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드루킹 김동원, 초뽀 김보중, 서유기 박선민, 트렐로 강기대, 네이버 이해진 총수, 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여론조작에 적극 가담한 양대 포털 사이트 총수들을 비호하느라 여념이 없다. 포털과 민주당 간 정경유착, 정언유착 의혹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네이버 이해진 총수는 지난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뉴스편집 조작, 소상공인 사이버갑질 관련해 국회에 이런저런 약속을 했지만 지금까지 어떤 약속도 이행하고 있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출석도 하지 않아 검찰에 고발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드루킹 사건은 무려 1억의 댓글조작을 통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사건이다. 드러난 것만 1억번이다. 드러나지 않은 여론조작은 그 실체를 짐작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브랜든 윤 애플 코리아 영업대표, 데미안 여관 야오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이사,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이사,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등이 방통위의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번 국감이 눈길을 끄는 것은 편의점 업계 CEO들이 대거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점이다. 우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에선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CU 서유승 상무는 정무위서 증인으로 채택돼 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받아야 한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맹점주들을 중심으로 본사와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핵심은 근접 출점 논란이다. 법적 규정이 없어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 갈등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994년 편의점 업계에서는 점포 간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80m 이내 출점을 금지하는 ‘근접출점자율규약’이 존재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편의점 업계 내 자율 규약을 ‘카르텔(부당한 공동행위)’로 보고 2000년 시정조치 명령을 내려 근접 출점이 가능하게 됐다.

이후 공정위는 2012년 편의점 출점 간의 거리를 도보거리 250m 이내로 제한하는 모범거래기준을 세웠다가 2014년 폐지하면서 근접 출점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사라지게 됐다. 

이후 편의점 업계가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편의점이 우후죽순 생겨남에 따라 가맹점주와 본사와의 갈등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내년도 최저시급이 전년대비 10.9% 인상한 8350원으로 책정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가맹점주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점검도 이뤄진다. 격전이 예고되는 분야는 홈쇼핑 부문이다. 조성구 GS홈쇼핑 대외본부장, 조항목 NS홈쇼핑 부사장, 이동현 홈앤홈쇼핑 경영전략본부장 등이 증인석 출석을 요청받았다.
 


그동안 TV홈쇼핑 업계에선 연계 편성과 관련해 잡음이 나왔다. 연계 편성은 종편의 건강정보프로그램 인근 시간대에 홈쇼핑 제품을 편성해 홍보효과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건강정보프로그램이 광고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방통위가 4개 종편과 7개 홈쇼핑의 지난해 9·11월 방송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해당 기간 종편 4개사(MBN, TV조선, 채널A, JTBC)의 26개 프로그램서 110회 방송한 내용이 7개 TV홈쇼핑의 상품판매 방송(총 114회)과 연계 편성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막바지 작업
창과 방패는?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선 가습기살균제 사고 피해 논란 관계자들이 대거 소환될 예정이다. 김철 SK디스커버리 대표와 이운규 애경산업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가습기 살균제 논란은 수년째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에 따르면 SK케미칼은 가습기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를 제조하고 애경은 판매를 맡았다. 1994∼2001년 SK케미칼이 직접 제조하고 판매한 가습기메이트의 판매량은 35만5000개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2∼2011년 시중에 유통된 물량은 163만7000개로 집계된다. 가습기넷은 이들 제품의 유해성분 때문에 폐 질환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격화됐다.

수년 째 환경훼손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 문제도 다뤄진다. 이와 관련해 영풍그룹의 이강인 대표 등 15명을 증인석 출석을 요구받으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석포제련소가 위치한) 낙동강은 1300만 영남인의 식수이자 젖줄인 만큼 어떤 오염인자도 가볍게 넘겨서 안 된다”며 “필요하다면 영풍그룹 회장을 이번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불러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의 김상훈 의원도 “낙동강 수질 문제에 대한 시도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시도민 건강권과 직결된 오염 의혹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영풍석포제련소 사업장 대표의 책임 있는 답변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임업계도 긴장감이 감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블루홀 의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 대표의 엔씨소프트는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와 모바일 게임 <리니지M> 등은 확률형 아이템 등을 통해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여전하다.

게임 유저는 좋은 아이템을 나올 것이란 희망에 수차례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확률이 낮을뿐더러 아이템이 뽑힐 확률에 대한 공개가 자율방식으로 이뤄짐에 따라 게임유저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되기도 했다.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주식회사 ‘펍지’의 모회사인 블루홀의 장 대표는 핵(게임 내 불법 프로그램)과 관련된 피해사례에 대한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배틀그라운드는 게임 내 핵 문제로 외국계 게임과의 경쟁에 힘이 부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고용노동청 국감도 치열한 검증이 예상된다. 

박상현 바디프렌드 대표가 명단에 포함됐다. 바디프랜드 내부 부조리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가자 바디프랜드는 언론 등의 제보한 직원에 대한 직원을 색출해 징계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대표가 이번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면 해당 부분에 대한 의혹 검증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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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국감서 재계 총수가 증인석에 출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국감서 대거 빠지면서 검증 수위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올해 논란이 불거졌던 이슈에 대한 강화된 검증이 예상되는 만큼 증인과 상임위원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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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