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역상조각의 창시자’ 이용덕

음과 양, 안과 밖을 넘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아라리오 갤러리 관계자는 이용덕 작가를 만난 이후 기존의 인식들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역상조각의 창시자이자 교육자 등 실제로 그를 만나기 전 알고 있던 정보의 파편이 조각나는 순간이었다. 이용덕은 30년 넘게 활동한 베테랑 작가임에도 여전히 ‘다른 무엇’에 천착하고 있다.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은 지난달 23일부터 이용덕 작가의 개인전 ‘불가분 INDIVISIBILITY’을 열고 있다. 이용덕은 ‘역상조각의 창시자’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져 있다. 역상조각은 음각으로 새겨진 조각이지만 양감이 느껴지는 독특한 부조를 말한다.

이번 전시는 이용덕이 아라리오 갤러리서 선보이는 첫 개인전이다. 향후 서울과 상하이로 이어질 전시의 첫 걸음이기도 하다. 이용덕은 이번 전시서 모터, 전자석 등을 활용한 대형 신작들과 함께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기존 역상조각 작품들까지 총 27점을 소개한다.

신작 선보여

그는 추상화인 단색화가 화단을 풍미하던 1980년대 중반, 일군의 젊은 작가들과 함께 미술의 현실 대면을 추구하는 현상전에 참여하며 구상미술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했다. 음과 양, 안과 밖의 경계에 대한 인식과 모순적 요소들 간의 공존은 그의 관심사였다. 이용덕은 그런 관심의 대상을 꾸준히 작품으로 표현해왔다.

그 과정서 음각이면서도 양감이 느껴지는 역상조각에 창안, 국제무대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후 역상조각, 설치, 관객참여형 미디어 작품 등을 넘나들며 존재에 관한 철학적 사유를 담은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아라리오 갤러리 관계자는 “역상조각 외에 다양한 작업을 꾸준히 해왔음에도 2000년대 들어 이용덕 작가를 수식하는 표현은 ‘역상조각의 창시자’로 굳어진 듯하다”며 “이런 수식이 본의 아니게 작가에게 일종의 굴레가 된 것은 아닐까”라고 말했다.

30년 베테랑 다른 무엇에 도전
역상조각 외 설치·영상 소개

이어 “그렇기에 이용덕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지 더욱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용덕은 이번 전시서 이전부터 시도해왔지만 역상조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공간 설치뿐 아니라 영상, 움직이는 조각까지 대거 선보인다. 이로써 이용덕은 역상조각 작가로 부각된 이미지서 탈피해 세상 만물의 존재를 바라보는 변화된 시각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전에 역상조각으로 음과 양, 안과 밖과 같은 모순적 요소의 공존을 보여줬던 그는 이제 새로운 작품을 통해 세상의 모든 존재가 본질적으로 음양, 안밖과 같은 언어적 개념으로 양분되거나 나눠져 이해될 수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불가분이라는 전시 제목은 이 같은 맥락서 붙여졌다. 불가분의 사전적 정의는 ‘나눌 수 없음’을 뜻한다. 이용덕은 존재의 불가분성을 이야기한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파르메니데스를 소환해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한다.

전시장에서는 기계 또는 전자성을 이용한 움직이는 조각, 영상, 현장 설치 등 다양한 매체와 형태의 작품들을 통해 위에서 언급한 존재에 대한 사유를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인간이나 사물 등 우리에게 친숙한 대상들의 모습과 행위를 교묘하게 비틀어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시각화했다.

모순적 존재의 공존에서
‘나눌 수 없음’에 주목

예를 들어 서로 마주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내젓는 인물 두상 조각 ‘Self-Dialogue’를 보면, 그들이 마치 긍정과 부정을 표현하며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가에 따르면 이는 우리가 부여한 의미일 뿐이다. 두상 그 자체는 존재 방식과는 무관하다. 작가는 실존으로서의 삶에 대한 통찰을 작품에 담았다. 팽이 형상의 구조물 위에 불안정하게 회전하는 인물 조각 ‘Sway’, 반쯤 가라앉은 스펀지 배 조각 ‘Buoyancy’는 무심코 매일을 살아가며 간과했을 실존으로서 우리 삶의 숙명적 조건들을 상기시킨다.

전시작인 ‘I Am Not Expensive’는 네 개의 부분이 하나를 이루는 가로 길이 7m의 대형 역상조각으로, 같은 장소서 시간 차를 두고 전개된 4개의 다른 일화를 동시에 보여준다.
 

어딘가 낯익은 듯한 배경과 인물 이미지에 끌려 다가간 관람객은 볼록해 보였던 형상이 어느 순간 오목했음을 발견하는 특별한 시각적 경험에 동참할 것이다.

특별한 경험

아라리오 갤러리 관계자는 “이용덕 작가의 작품은 일상적인 사람들이나 주변 사물들처럼 친숙한 모습들을 소재로 삼는다”며 “이는 보는 즐거움을 선사함과 동시에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장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작품이 함의한 다층적 단서들을 발견하는 재미에 어느 새 빠질 것”이라며 “작가가 마치 수수께끼처럼 펼쳐놓은 수많은 질문들 사이서 거닐고 교감하며 관람객 스스로도 다양한 질문을 던져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전시는 내년 1월6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이용덕은?]

▲학력


베를린 예술종합대학 마이스터쉴러 졸업(1997)
베를린 예술종합대학 조소전공 졸업(1996)
서울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198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1982)

▲개인전

‘문신미술상 수상기념전’ 문신미술관, 마산, 대한민국(2017)
‘It Was Just There’ 7S Art Gallery, 잔트호벤, 벨기에(2011)
‘On the Threshold’ 표갤러리베이징, 베이징, 중국(2010)
‘On the Threshold’ 표갤러리, 서울, 대한민국(2009)
‘Depth of Shadow’ 표갤러리 LA, 로스엔젤레스(2009) 외 다수

▲수상

제15회 문신미술상 본상 수상(2016)
제25회 김세중 조각상 수상(2011)
제6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수상(1987)
제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수상(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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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