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리포트> 충암고 에이스 강효종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08.31 13:24:58
  • 호수 1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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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이 이렇게 잘 던져?"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현재 고교 1학년 투수 중 가장 핫한 선수는 역시 덕수고 장재영이다. 1학년이면서도 최고 구속 150km/h 이상을 던지고 있으며 메이저리그 신분조회까지 받은 투수니 그럴 만도 하다. 그렇다고 장재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재영 이상의 완성도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동년배 투수가 있다. 바로 충암고 1학년 강효종(181㎝/75㎏, 우우, 1학년)이다.
 

사실 1학년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인원수가 많은 서울의 명문고라면 더욱 그렇다. 서울의 명문고들은 3학년들의 숫자가 워낙 많은 데다 올 시즌은 투구수 제한까지 생겨서 3학년들이 대학진학을 위한 타석수, 이닝을 채우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입학 동시에
에이스 자리

웬만한 실력으로는 1학년이 경기에 뛴다는 것 자체가 언감생심이다. 거기에 아직 체격적으로 성장하지 않은 1학년이 팀의 명운을 짊어지기에는 그 부담감이 너무 크다. 양창섭도 1학년 때는 고작 5.2이닝 투구한 것이 전부였고 강백호는 달랑 6이닝이었다. 곽빈, 서준원, 송명기 등은 아예 1학년 때 등판 기록이 없다.

그런데 충암고 1학년 강효종은 이미 올 시즌 44이닝을 투구했다. 놀라운 것은 충암고가 올시즌 최악의 대진표를 받아들며 전국대회서 모두 1라운드 탈락을 했고, 대통령배에는 아예 나서지 못했음에도 이 정도 이닝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가 얼마나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지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강효종은 모든 면에서 1학년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이미 웬만한 3학년 선수들보다 낫다. 덕수고 장재영이 워낙 뛰어나서 그렇지 강효종이 찍은 최고 144km/h(평속 137∼140)의 직구도 결코 느린 스피드가 아니다.

강효종이 높게 평가받고 있는 이유는 기본기가 좋다는 점 때문이다. 기본기는 눈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향후 성장세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단기간에 교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본기가 좋으면 성장곡선은 훨씬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강효종의 중학시절 은사 충암중 배성일 감독은 그에 대해서 이미 중학교 시절에 135km/h를 찍었다고 증언한다. 강효종은 중학교 때 체인지업이 워낙 좋아 배 감독을 놀라게 했다. 체인지업에 지나치게 재미를 붙이며 자꾸 공을 밀어던지게 됐고 배 감독은 직구가 145km/h 이상이 되기 전까지는 체인지업을 던지지 못하게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탁월한 손재주와 야구 센스를 짐작해볼 수 있는 일화다.

강효종은 투구 폼이 예쁘고 투구 밸런스도 좋다. 투구 밸런스 또한 타고난 재능이다. 공을 던지는 데 있어서 크게 무리가 없다. 아직 근력도 부족하고 공을 채고 찍어 누르는 느낌은 약하지만 다리를 들어올리고 팔이 앞으로 넘어오는 일련의 과정들에 큰 불편함이나 걸림이 없다.

공을 가볍게 던지기 때문에 한 경기 100개 이상의 공은 쉽게 던진다. 이미 주말리그서 100개 이상의 투구를 선보였다. 4월7일 개막전 장충고 전서 5이닝 동안 105개 투구로 무실점투를 벌이더니 4월28일 경기고 전에선 8이닝 99개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선린고 전에선 7.1이닝 동안 고작 2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베어스 출신
아버지의 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강효종은 야구인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다. OB베어스 선수 출신 강규성의 아들이다. 뛰어난 기본기는 아버지를 통해서 만들어졌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캐치볼, 쉐도우를 하면서 만들어진 투구 폼이다. 1학년 같지 않은 야구센스는 아버지를 통해 전승된 것이다

“아버지는 옛날에 OB베어스 선수셨습니다. 좋은 기록을 남기시지는 못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중간에 군대를 다녀왔다가 다쳐서 야구를 바로 그만두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중학교 135km/h…지금은 144km/h
기본기 탁월한 야구인 2세 우뚝

강효종의 장점은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 견제능력 등이 두루 괜찮다는 것이다. 일단 44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이 15개, 사구가 5개다. 삼진은 46개를 잡아서 이닝 당 삼진율이 1을 넘어간다. 나쁘지 않은 볼삼비다.

“커브는 느린 커브를 던집니다. 슬라이더는 가다가 바로 떨어지는 궤적을 그리는 슬라이더입니다. 슬라이더는 직구와 똑같이 때리기보다는 약간은 비틀어서 던집니다. 체인지업은 중학교 때는 굉장히 잘 던졌는데 고교 때는 감독님의 지시로 던지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직구에 중점을 두고 있고 이번 동계 때 연습 예정입니다.”
 

견제능력도 탁월하다. 팀 내 최고 수준의 견제능력을 지니고 있다. 충암중 배성일 감독은 “1루주자가 3발 이상 가면 무조건 죽는다. 아직 중학교 선수 중 효종이보다 견제가 좋은 선수는 못 봤다”고 했다. 중학교 때 내야수였던 탓에 번트수비도 나쁘지 않다.

슬림한 체격
걱정은 없다

아쉬운 것은 역시 체격이다. 딱 봐도 왜소하고 슬림해 보인다. S라인의 몸매다. 일반인으로서는 매우 멋진 몸매지만 투수의 몸으로서는 많이 아쉽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체격으로 많은 공을 던지려니 힘이 부족한 것이 느껴진다. 

구속도 아직 올라오지 않았고 공 자체도 많이 가볍다. 배트에 공이 맞으면 앞으로 많이 뻗는다. 강효종 또한 체격이 현재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고백한다. 현재 그의 목표가 80kg까지 살을 찌우는 것이다.

충암고 이영복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아직 그는 성장기다. 거기에 부모님이 모두 크다.(아버지 187cm, 어머니 170cm) 만약 지금보다 강효종이 5cm만 더 크고 살이 좀 찐다면 그의 공은 훨씬 더 힘이 붙을 것이다. 구속도 당연히 지금보다 증가할 것이다.

올시즌 그의 투구이닝은 현재까지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타선에 비해서 충암고 마운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거기다가 올시즌 충암고의 성적이 안 좋아 내년 시즌 도약에 대한 부담도 크다. 

강효종은 팀의 명운을 책임지기 위해서 올해보다 훨씬 많은 이닝과 경기를 소화해야할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체력적으로 완전하지 않아 다소 힘들기는 했지만 감독님께서 저에게 좋은 기회를 주신 거니까 지금도, 앞으로도 열심히 던질려고 생각합니다(웃음). 저에게는 흔치 않은 좋은 기회입니다.”
 

강효종은 올 시즌 황금사자기서 호된 진통주사를 맞았다. 전국대회 데뷔전인 강릉고 전이다. 그 경기서 두 번째 투수로 등장한 강효종은 6피안타 4사사구로 7실점을 하는 최악의 투구를 했고 팀도 패했다.

“첫 대회라서 긴장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전국대회 데뷔전이라서 그런지 스트라이크를 넣을 라고 해도 잘 안 들어가더라고요. 그 경기를 통해 좀 더 정신을 많이 차리게 된 것 같습니다. 전반기나 후반기나 주말리그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전국대회는 느끼는 것이 조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 한 번 실패했으니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죠.”

괴물 장재영과
라이벌전 기대

고교 야구계에선 장재영이 화제다. 모든 관심은 장재영에게 쏠려 있다. 사실 빠른 공은 타고나는 것이라 만약 제대로 성장해서 진짜 160km/h를 던지는 날이 온다면 장재영은 이미 저 멀리 메이저리그에 갈 재능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속을 제외한 모든 부분서 강효종의 우위다. 제구력, 견제 능력, 변화구 구사 능력, 완투 능력서 그렇다. “재영이와는 친한 사이입니다. 다만 재영이랑은 중학교 때는 대결은 거의 안 해봤던 것 같습니다. 워낙 대단한 선수인 것 같습니다. 모든 면에서 훌륭한 투수지만 제구는 재영이보다 내가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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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