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리포트> 충암고 에이스 강효종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08.31 13:24:58
  • 호수 1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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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이 이렇게 잘 던져?"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현재 고교 1학년 투수 중 가장 핫한 선수는 역시 덕수고 장재영이다. 1학년이면서도 최고 구속 150km/h 이상을 던지고 있으며 메이저리그 신분조회까지 받은 투수니 그럴 만도 하다. 그렇다고 장재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재영 이상의 완성도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동년배 투수가 있다. 바로 충암고 1학년 강효종(181㎝/75㎏, 우우, 1학년)이다.
 

사실 1학년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인원수가 많은 서울의 명문고라면 더욱 그렇다. 서울의 명문고들은 3학년들의 숫자가 워낙 많은 데다 올 시즌은 투구수 제한까지 생겨서 3학년들이 대학진학을 위한 타석수, 이닝을 채우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입학 동시에
에이스 자리

웬만한 실력으로는 1학년이 경기에 뛴다는 것 자체가 언감생심이다. 거기에 아직 체격적으로 성장하지 않은 1학년이 팀의 명운을 짊어지기에는 그 부담감이 너무 크다. 양창섭도 1학년 때는 고작 5.2이닝 투구한 것이 전부였고 강백호는 달랑 6이닝이었다. 곽빈, 서준원, 송명기 등은 아예 1학년 때 등판 기록이 없다.

그런데 충암고 1학년 강효종은 이미 올 시즌 44이닝을 투구했다. 놀라운 것은 충암고가 올시즌 최악의 대진표를 받아들며 전국대회서 모두 1라운드 탈락을 했고, 대통령배에는 아예 나서지 못했음에도 이 정도 이닝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가 얼마나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지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강효종은 모든 면에서 1학년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이미 웬만한 3학년 선수들보다 낫다. 덕수고 장재영이 워낙 뛰어나서 그렇지 강효종이 찍은 최고 144km/h(평속 137∼140)의 직구도 결코 느린 스피드가 아니다.

강효종이 높게 평가받고 있는 이유는 기본기가 좋다는 점 때문이다. 기본기는 눈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향후 성장세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단기간에 교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본기가 좋으면 성장곡선은 훨씬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강효종의 중학시절 은사 충암중 배성일 감독은 그에 대해서 이미 중학교 시절에 135km/h를 찍었다고 증언한다. 강효종은 중학교 때 체인지업이 워낙 좋아 배 감독을 놀라게 했다. 체인지업에 지나치게 재미를 붙이며 자꾸 공을 밀어던지게 됐고 배 감독은 직구가 145km/h 이상이 되기 전까지는 체인지업을 던지지 못하게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의 탁월한 손재주와 야구 센스를 짐작해볼 수 있는 일화다.

강효종은 투구 폼이 예쁘고 투구 밸런스도 좋다. 투구 밸런스 또한 타고난 재능이다. 공을 던지는 데 있어서 크게 무리가 없다. 아직 근력도 부족하고 공을 채고 찍어 누르는 느낌은 약하지만 다리를 들어올리고 팔이 앞으로 넘어오는 일련의 과정들에 큰 불편함이나 걸림이 없다.

공을 가볍게 던지기 때문에 한 경기 100개 이상의 공은 쉽게 던진다. 이미 주말리그서 100개 이상의 투구를 선보였다. 4월7일 개막전 장충고 전서 5이닝 동안 105개 투구로 무실점투를 벌이더니 4월28일 경기고 전에선 8이닝 99개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선린고 전에선 7.1이닝 동안 고작 2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베어스 출신
아버지의 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강효종은 야구인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다. OB베어스 선수 출신 강규성의 아들이다. 뛰어난 기본기는 아버지를 통해서 만들어졌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캐치볼, 쉐도우를 하면서 만들어진 투구 폼이다. 1학년 같지 않은 야구센스는 아버지를 통해 전승된 것이다

“아버지는 옛날에 OB베어스 선수셨습니다. 좋은 기록을 남기시지는 못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중간에 군대를 다녀왔다가 다쳐서 야구를 바로 그만두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중학교 135km/h…지금은 144km/h
기본기 탁월한 야구인 2세 우뚝

강효종의 장점은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능력, 견제능력 등이 두루 괜찮다는 것이다. 일단 44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이 15개, 사구가 5개다. 삼진은 46개를 잡아서 이닝 당 삼진율이 1을 넘어간다. 나쁘지 않은 볼삼비다.

“커브는 느린 커브를 던집니다. 슬라이더는 가다가 바로 떨어지는 궤적을 그리는 슬라이더입니다. 슬라이더는 직구와 똑같이 때리기보다는 약간은 비틀어서 던집니다. 체인지업은 중학교 때는 굉장히 잘 던졌는데 고교 때는 감독님의 지시로 던지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직구에 중점을 두고 있고 이번 동계 때 연습 예정입니다.”
 

견제능력도 탁월하다. 팀 내 최고 수준의 견제능력을 지니고 있다. 충암중 배성일 감독은 “1루주자가 3발 이상 가면 무조건 죽는다. 아직 중학교 선수 중 효종이보다 견제가 좋은 선수는 못 봤다”고 했다. 중학교 때 내야수였던 탓에 번트수비도 나쁘지 않다.

슬림한 체격
걱정은 없다

아쉬운 것은 역시 체격이다. 딱 봐도 왜소하고 슬림해 보인다. S라인의 몸매다. 일반인으로서는 매우 멋진 몸매지만 투수의 몸으로서는 많이 아쉽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체격으로 많은 공을 던지려니 힘이 부족한 것이 느껴진다. 

구속도 아직 올라오지 않았고 공 자체도 많이 가볍다. 배트에 공이 맞으면 앞으로 많이 뻗는다. 강효종 또한 체격이 현재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고백한다. 현재 그의 목표가 80kg까지 살을 찌우는 것이다.

충암고 이영복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아직 그는 성장기다. 거기에 부모님이 모두 크다.(아버지 187cm, 어머니 170cm) 만약 지금보다 강효종이 5cm만 더 크고 살이 좀 찐다면 그의 공은 훨씬 더 힘이 붙을 것이다. 구속도 당연히 지금보다 증가할 것이다.

올시즌 그의 투구이닝은 현재까지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타선에 비해서 충암고 마운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거기다가 올시즌 충암고의 성적이 안 좋아 내년 시즌 도약에 대한 부담도 크다. 

강효종은 팀의 명운을 책임지기 위해서 올해보다 훨씬 많은 이닝과 경기를 소화해야할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체력적으로 완전하지 않아 다소 힘들기는 했지만 감독님께서 저에게 좋은 기회를 주신 거니까 지금도, 앞으로도 열심히 던질려고 생각합니다(웃음). 저에게는 흔치 않은 좋은 기회입니다.”
 

강효종은 올 시즌 황금사자기서 호된 진통주사를 맞았다. 전국대회 데뷔전인 강릉고 전이다. 그 경기서 두 번째 투수로 등장한 강효종은 6피안타 4사사구로 7실점을 하는 최악의 투구를 했고 팀도 패했다.

“첫 대회라서 긴장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전국대회 데뷔전이라서 그런지 스트라이크를 넣을 라고 해도 잘 안 들어가더라고요. 그 경기를 통해 좀 더 정신을 많이 차리게 된 것 같습니다. 전반기나 후반기나 주말리그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전국대회는 느끼는 것이 조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 한 번 실패했으니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죠.”

괴물 장재영과
라이벌전 기대

고교 야구계에선 장재영이 화제다. 모든 관심은 장재영에게 쏠려 있다. 사실 빠른 공은 타고나는 것이라 만약 제대로 성장해서 진짜 160km/h를 던지는 날이 온다면 장재영은 이미 저 멀리 메이저리그에 갈 재능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구속을 제외한 모든 부분서 강효종의 우위다. 제구력, 견제 능력, 변화구 구사 능력, 완투 능력서 그렇다. “재영이와는 친한 사이입니다. 다만 재영이랑은 중학교 때는 대결은 거의 안 해봤던 것 같습니다. 워낙 대단한 선수인 것 같습니다. 모든 면에서 훌륭한 투수지만 제구는 재영이보다 내가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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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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