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 황태자’ 미국 국적 논란

아버지는 나라사랑 아드님은 미국사람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S&T그룹 최평규 회장이 입길에 올랐다. 방산기업을 운영하는 오너답게 평소 국가 산업에 대한 소신을 밝혔는데 정작 그의 아들은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자연스럽게 병역을 피하는 모양새가 됐다. 논란에 휩싸인 S&T그룹을 조명했다.
 

최근 재계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슈가 있다. S&T그룹의 오너이자 대표인 최평규 회장의 아들이 미국 국적을 취득한 사실이다. S&T그룹 측은 최평규 회장의 장남 최진욱(23)씨의 미국 국적 취득 사실을 인정했다.

23세의 장남
병역회피 의혹

S&T그룹 측은 지난 14일 “최씨는 관련 법 절차를 거쳐 시민권을 취득했다. 6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올해 퍼듀공과대학을 졸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란은 최씨의 병역회피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23세인 최씨는 징집 대상이다.

최씨가 국적을 취득한 시점은 2016∼2018년으로 알려졌다. 병무청은 만 19세부터 징집대상으로 하고 있다. 최씨가 병역회피를 위해 의도적으로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은 이 같은 배경서 나왔다. 


병역법 제3조1항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특히 S&T그룹이 방산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어서 논란이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였다. S&T그룹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S&T그룹은 방위산업을 비롯해 자동차부품사업, 플랜트사업, 금융/서비스사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T중공업의 경우 1959년 설립돼 고신뢰성 방위산업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T모티브는 1981년 설립돼 방위산업을 모태로 사업을 시작했다.

방위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의 특성은 국가의 세금으로 성장한다. 이번에 나온 실망감은 국가의 세금에 기대 성장세를 이어간 S&T그룹의 오너 일가의 행보에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세균 의원은 과거 “현직 공무원과 유수 기업체 임원, 대학교수 등이 자녀의 국적을 포기한 것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응당 책임을 묻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도 여론을 악화시키는 분위기다. 최 회장은 국가에 대한 생각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학파 최평규 회장 아들 미 시민권 취득
군대 갈 나이인데…의도적으로 한국 포기?


최 회장은 “정도경영과 현장경영, 기술보국 등 기업가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최악의 상황 대응 시나리오로 위기를 더 큰 기회로 변화시켜왔다”며 국가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그의 경영행보를 인정하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2002년에는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금탑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03년 11월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산진흥회) 회장을 맡으면서 국내 방산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 3월 공군회관서 열린 2018년 방산진흥회 정기총회를 통해 최평규 회장은 제16대 방산진흥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전임 방산진흥회 회장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었다.

방산진흥회의 권위는 높다는 평가다. 방산진흥회는 1976년 출범했다. 현재 한화, KAI, LIG넥스원 등 250여개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유일한 협의체다. 대한민국의 국방이 이들 기업의 손에 달렸다는 말이 어떤 측면에서는 결코 과장은 아니다.

방산진흥회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그러나 국내 유일의 방산기업협의체 수장으로서 방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방산진흥회의 회장직을 최 회장이 맡으면서 그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흙수저로 시작해
굴지의 기업으로

당시 최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군 전력증강과 국가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의 성장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의 어린 시절은 이른바 ‘흙수저’였다. 

최 회장은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서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을 안 했다. 공부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 정도로 못 살았다는 것. 그래서 전 유년시절 얘기하는 걸 싫어한다. 어떻게 살았는지도 모르겠고”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공부를 재능이 있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는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의 학사모를 쓴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그는 에어콘 업체 센츄리에 입사해 5년간 직장생활을 경험한다. 

이 기간 가운데 1년간은 일본 히타치제작소에 기술연수를 갔다왔는데 거기서 만난 미국인 맥얼로에게 열 교환기 소재인 ‘핀튜브’를 만드는 피닝머신을 수입했다. 최 회장은 이 기계를 기반으로 삼영열기공업을 1079년 설립했다. 당시 그의 나이 27세였다. 


남자 기준 27세면 취업 준비생이 한참 많을 나이 그는 기업을 설립해 경영에 나섰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창업할 때 내 나이 스물일곱이었다.너무 어리다 보니 초기엔 명함을 두 개씩 갖고 다녔어요. 하나는 ‘부장 최평규’고 다른 하나는 ‘대표이사 최평규’. 장사하러 갈 때는 부장 명함 들고 가고, 수주하면 대표이사 명함 보여줬죠. 그래도 열심히 하다보니 사업한 지 1년 만에 은행 빚을 다 갚았어요.”

이후 수차례 기업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웠다. 2003년 S&T중공업(옛 통일중공업), 2006년 S&T대우(옛 대우정밀), S&T모터스(옛 효성기계) 등을 차례차례 인수하면서 S&T그룹은 완성돼 갔다. 2006년 7월 S&T그룹을 출범시키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하지만 겉만 봐선 순탄하게 그룹의 외연이 성장한 것으로 보이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인수 과정에서 노사간 갈등이 불거졌다.

최 회장은 ‘강골’ 그 자체였다.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요구에는 물러섬이 없었다. 노사간 갈등으로 폭행까지 당한 최 회장은 “노조는 한 번 부당한 요구사항을 들어주기 시작하면 끊임없이 더 달라고 한다”며 원칙을 고수하기도 했다.


2005년 5월 최 회장은 강성노조로 알려진 통일중공업(현 S&T중공업) 노조 집행부와 해고자들의 요구를 거절하고 원칙을 지키려다 그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 최 회장은 당시 폭행으로 전치 6주의 부상을 입고 병원 신세를 졌다. 최 회장은 당시 사고로 경추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기도 했다.

최 회장은 S&T대우를 인수한 후인 2007년 7월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S&T대우 본사 건물과 사내식당을 점거하는 과정에서도 집단폭행을 당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최 회장은 당시 집단폭행을 당하고서도 단식투쟁에 들어간 일화는 유명하다. 최 회장은 장기화되고 있는 S&T대우의 노사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조가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 S&T대우 사내 식당을 찾았으며 하루가 넘은 지금까지 농성장을 떠나지 않고 단식을 하고 있다. 

세금으로 성장
군대는 남의 일?

성난 노조 옆에서 그들을 달래기 위해 단식투쟁을 하는 회장은 재계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그는 대화의 창구는 열어뒀다. 

최 회장은 “노동조합의 지속적인 불법행위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 조합 사무실 바로 아래에 있는 사내식당서 단식 농성을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놀라운 것은 한번더 최 회장은 한 번 더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최평규 S&T그룹 회장은 S&T기전 사업장 내에 설치한 천막에 현수막을 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180여명을 직접 찾아가 회사 밖으로 나가 달라고 요구하다 멱살이 잡히고 목이 졸리고, 심지어는 둔기로 맞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적인 외연확장에 대한 성장통이었다. 현재 노조와의 관계는 이 시기를 거치면서 그룹은 정상화됐다.

하지만 그의 강골기질은 여전하다. 지난해에는 S&T중공업에서 임금피크제, 휴업휴가 등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불거졌다. 입장차에 따라 노조는 농성을 했다. 최 회장은 집회 중인 노조를 혼자 찾아가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비록 당시 대화가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회장 혼자 노조가 집회중인 농성장을 찾은 것을 두고 강골 성향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외연 성장만큼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능력도 준수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S&T그룹의 지주사 S&T홀딩스의 자산은 연결기준 2조146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규모는 1조5081억원 규모다.

방산사업으로 그룹 일궈
국가에 헌신 강조하더만…

한편으로는 최근 최 회장의 아들 국적포기로 역차별을 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일각에선 최 회장을 문재인 대통령 라인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최 회장은 문 대통령의 경희대학교 한 학번 선배다. 

둘은 같은 해 경희대 총학생회 임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 대통령의 재계라인으로 분류됐다. 문재인정부 입장에선 국방 사업서 S&T그룹에 일감을 몰아주기에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결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나랏돈을 들여 기업에 일감을 제공해줬더니 해당 오너 자식은 미국 국적을 취득해 국방의 의무를 피한 모양새가 됐으니 어쩔 수 없는 것.

현재 S&T그룹의 실적이 잘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올해 2분기 S&T그룹의 주요기업 실적은 줄줄이 하락했다.
 

지주회사인 S&T홀딩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463억1600만원, 영업이익 166억 원, 순이익 299억4400만원을 시현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29.1%, 순이익은 15.3% 줄었다.

S&T모티브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572억2000만원, 영업이익 163억5200만원, 순이익 302억9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기간 대비 매출은 12.1%, 영업이익은 26.1%, 순이익은 8.8% 감소했다.

S&TC는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매출 362억원, 영업이익 12억원, 순이익 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4.8%, 영업이익은 75.9%, 순이익은 22.9% 줄었다.

S&T중공업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015억5300만원, 영업손실 3억4700만원, 순이익 80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5.0%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5.4% 증가했고, 순이익은 69.6% 감소했다.

원칙주의자?
반전의 회장님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평규 회장은 재계서 원칙주의자이자 강골로 유명하다”며 “평소 올바른  길을 걷는 경영인으로 잘 알려진 그이기 때문에 장남의 미국 국적 선택에 일종의 배신감(?)을 국민이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내부가 혼란스럽다. 소속 수사관들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 공수처의 자체적인 감찰을 통해 확인된 사안이다. 수사관 4명 중 3명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상태다. 이들 중 일부는 보복성 징계라는 입장을 내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내부 감찰을 통해 수사관 4명의 비위 정황을 확인해 발표한 건 지난 6일이다. 3명은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됐고 1명은 경징계 대상이다. 징계 대상자였던 한 수사관은 채 해병 특별검사팀에 오동운 공수처장에 관해 참고인 신분으로 진술했다. 공수처는 별개의 건으로 이번 징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상태다. 출장 중 비위 정황? 징계를 받은 수사관들은 공수처가 발주한 디지털 포렌식 관련 사업 담당자들이었다. 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와 수사관들 사이에 사적인 친분이나 유착이 있었는지가 핵심 감찰 대상이었다. 지난 6일 공수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내부 감찰 과정에서 일부 직원의 비위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관 4명 중 3명에 대해서는 금일 인사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 요구를, 1명에 대해서는 경징계 의결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징계 요구를 한 3명에 대해선 뇌물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 조치를 했다고도 부연했다. 해당 수사관 3명은 최근 직위해제돼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기관이 내부 직원들 징계를 이처럼 선제적으로 공지한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공수처는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찰과 복무 점검을 강화해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징계 대상자 중 1명은 지난해 채 해병 특검팀에 오 처장 등 지휘부 관련 진술을 했던 인물이다. 이 수사관은 오 처장 등의 재판에 특검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해당 수사관을 비롯한 징계 대상자 4명의 ‘비위 정황’이 확인됐다는 사유를 이유로 댔으나, 대상자들은 특검 조사와 증인 채택 등을 근거로 ‘보복성 징계’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과장급 A씨는 다음 달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로 열리는 오 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피고인 측이 공판준비기일에 공소 사실 일체를 부인해 A씨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재판 중계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특검법은 중계 신청이 있을 경우 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담당 수사관 사업체와 유착? 공수처, 자체 감찰 통해 확인한 4명 징계 처리 재판부는 신청서를 검토한 후 재판 중계 허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등은 2024년 8월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거나 이첩하지 않고, 수사도 하지 않는 등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수사외압 의혹을 들여다보던 시기에 각각 공수처 처장·차장직을 대행하며 2024년 2∼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관련 소환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2024년 6월 윤석열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채 해병 특검팀이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할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오 처장 등의 혐의 관련 내용을 진술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징계 대상자인 공수처 수사관 B씨는 <세계일보>와의 연락에서 “(새로 도입하기로 한 포렌식 기기 판매업체에서) 장비 운용교육을 해서 해외 출장을 갔는데, 공수처가 그쪽(업체)에서 부담한 식사 비용 등이 ‘뇌물’ 아니냐며 징계하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교육은 당연히 받아야 해서 그 비용은 사실상 도입 비용에 포함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것 아니냔 의혹에 대해선 “조달계약으로 한 것이고, 단독입찰을 했기 때문에 그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징계 대상자 중 한 명(A씨)이 (채 해병) 특검팀 (참고인) 조사에서 오 처장 관련 진술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일 때문에 보복성으로 지금 이렇게 (징계를)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B씨는 지난해 말 공수처에 사표를 냈으나, 감찰과 징계 등을 이유로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한 인력난 공수처는 최근 현직 부장판사와 변호사 간 재판 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해 두 사람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19일 공수처에 따르면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전날(18일)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 소속 김모 부장판사에게 뇌물수수 혐의, 정 모 변호사(48)에게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고교 동문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가벼운 형을 선고해 준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정 변호사의 건물을 무상으로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김 부장판사가 2023년 지방 소재 법원에 부임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정 변호사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김 부장판사는 이후 1~2년간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 20여건을 맡아 1심에서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이 선고된 형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에게 현금, 고급 향수 등 금품과 자신이 소유한 건물 일부 공간을 1년간 무상으로 김 부장판사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판사는 친분으로 받은 단순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 변호사 측은 김 부장판사 가족이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을 다시 강제수사 중이다. 이 수사는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가 지휘한다. 지난 18일 오후 공수처는 직원 5명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파견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법률상 요건 긴박한 상황 다만 공수처가 요청한 자료를 대검이 임의제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시절 불법적으로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했다며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은 출국금지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면서도 당시 긴박한 상황 등을 고려해 직권남용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차 의원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는 지난 8일 김건희 특검팀에서 통일교 수사를 지휘한 채희만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다. 채 지청장은 민중기 특검과 박상진 특검보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은 수사 대상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을 당시 조사에서 진술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포함한 5명의 정치인이 교단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진술을 듣고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만 조사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특검팀은 수사보고서만 작성한 뒤 지난해 11월 내사 사건번호를 부여해 뒀지만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특검팀이 편파 수사를 했다며 민 특검과 해당 수사팀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로부터 의혹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함께 고발된 파견검사의 공범으로 민 특검을 수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 사건을 배당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공수처가 과거보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특히 지난달 법원이 잇달아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적법성을 인정한 것도 공수처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증명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전날 윤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에서 “공수처는 내란죄에 관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서 “특검에 오 처장 진술에 대한 보복” 특검, 오 재판 중계 신청 공수처엔 부담될 듯 지난 1월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도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까지 함께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바 있다. 다만 수사력 논란은 여전히 물음표다. 올해 출범 5년을 맞은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은 6건,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선고유예 1건뿐이다. 인력도 출범 이후 매년 결원 상태가 유지되다 지난해 말에야 검사 정원(20명)을 겨우 채웠다. 공수처의 한 관계자는 “검사의 경우 3년 단위 임기제다 보니 우수한 인적 자원을 모으기 힘들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바뀌게 될 수사기관의 지형도 공수처에게는 부담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관해 중수청에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며 중수청 법안 58조 2·3항에 ‘(공수처는 제외한다)’를 추가할 것을 주장했다. 공수처와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텅) 간 수사 범위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의 관계를 못 박은 공수처법 24조 1·2항과 유사해 보이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접수되는 사건 대부분이 공직자 범죄인 공수처는 민원성 고발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중수청에 인지 통보해야 하는 결과가 된다”며 “이는 인지 통보 제도 취지에도 반한다”고 우려했다. 단, 공수처는 중수청 법안 58조 3항 중 ‘공수처법이 적용되는 범죄수사에 대해 공수처에 이첩을 요청한 경우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삭제’하자면서 “공수처와 중수청 간 사건 이첩 처리는 중수청장의 일반적인 수사 협조 요청과 공수처장의 사건 이첩 규정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 24조 3항엔 ‘공수처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돼있다. 공수처는 중수청법 제정과 맞물려 관련 법령들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지 통보제 취지에 반해” 공수처는 “검사의 수사 권한을 전제로 한 현행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의 검토 및 정비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게 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각 기관 수사 범위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불필요한 경쟁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 등 통일적·체계적 정비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3급 이상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공수처법상 공수처 수사 범위에, 4급 이하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경찰법상 국가수사본부 수사 범위로 명시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