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림당 오너 일가 ‘수상한 부동산’ 추적

신통한 예지력…땅만 사면 대박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예림당 오너 일가는 투자의 신이었다. 평범한 논밭이었던 땅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이후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개발구역에 포함됐다. 상승분이 큰 토지의 경우 10배가량 올랐다. 토지 가격 상승 배경을 추적했다.

예림당은 독특한 회사다. 출판사를 주력으로 성장한 회사지만 재계에 이름을 알린 것은 투자였다. 예림당은 지난 2012년 티웨이항공을 50억원에 인수했다. 결과론적으로 저비용 항공사 전성시대라는 수혜를 입었다.

티웨이항공
50억에 인수

자본잠식에 빠져있던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기준 584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70억원, 397억원을 기록하면서 우량기업으로 거듭났다. 티웨이항공은 업계 호황을 업고 유가증권시장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예림당이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했을 당시 재계의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았다. 출판사와 항공사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서였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이 같은 평가는 180도 바뀌었다. 예림당의 투자 안목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로 반전했다. 

예림당 운영하는 나춘호 회장과 그의 가족들의 투자 안목은 부동산에도 있었다. 나 회장은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 상품리 ▲▲▲ 일대 토지를 매입했다. 처음 매입한 시기는 2001년이다. 이후 지속적으로 매입하면서 보유한 토지 수십 곳으로 늘어났다. 크기가 큰 곳은 6만㎡를 웃돌만큼 대규모 매입이었다.


나 회장 일가의 투자는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공시지가는 2005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경기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2001년 나 회장이 매입한 상품리 ○○○ 1만154㎡규모의 토지는 매입 당시 개별공시지가가 6110원 수준이었다. 2004년까지 7160원으로 소폭 상승에 그치다가 2005년 1만7200원으로 매입 당시의 가격보다 3배가까이 급등했다. 

이후에도 강한 상승세는 이어졌다. 2006년 3만6500원, 2007년 3만9200원, 2008년·2009년 4만3000원, 2010년 4만7000원, 2011년 4만1400원, 2012년 4만7300원, 2013년 5만1500원, 2014년 5만4200원, 2015년·2016년 5만7000원, 2018년 5만9800원 수준으로 대체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매입가와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대체적으로 나 회장이 매입한 땅들은 비슷한 시기에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가장 큰 규모의 토지인 상품리 ○○○-△. 이곳의 6만6507㎡ 규모다. 나 회장이 매입한 토지 가운데 가장 크다. 이곳은 2008년 분할로 인해 매입 당시의 개별공시지가를 확인할 수 없다. 
 

확인 가능한 가장 최근 개별공시지가는 2008년 이후부터다. 당시의 개별공시지가는 4만3000원 수준이다. 상승세의 추이는 나 회장이 매입한 또 다른 임야와 유사다. 올해 기준 개별공시지가 역시 5만9800원으로 같다. 

따라서 나 회장이 이곳의 토지를 매입했을 당시 개별공시지가 역시 6000원대였을 것으로 보인다.


아들 땅에서 
부친이 사업

특이한 점은 인근 임야의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토지 서쪽에 인접한 임야는 2001년 1710원을 기록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기준 6170원을 기록했다. 동쪽에 인접한 임야의 개별공시지가도 2001년 1880원을 기록한 뒤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9250원을 기록했다. 5배의 상승을 밑돈 수준. 

나 회장으로서는 투자의 안목이 탁월(?)했다고 풀이되는 대목이다. <일요시사>의 취재 결과 이곳은 2005년 제2종지구단위계획구역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나 회장이 매입한 상품리 지역의 토지 인근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슷한 추세로 올랐다. 

일부지역은 나 회장이 매입한 가격보다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기도 했다.

나 회장은 예림랜드라는 회사의 지분 60%를 확보해 식물원을 운영했다. 회사는 현재 나도연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법인 설립에 앞서 2001년 여주군 산북면에 식물원 조성공사에 착수했다. 

2004년 예림랜드 법인이 설립되면서 사업은 본 궤도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해여림식물원을 개원했다. 2014년에는 해여림빌리지로 식물원 이름을 변경했다.

일각에선 해여림빌리지가 특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해여림빌리지가 특정개발진흥지구에 지정된 취지에 무색하게 식물원이 운영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미였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1조제2항제8호에 따르면 특정개발진흥지구는 주거·공업·유통·물류·관광·휴양 외의 특별한 기능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지원하는 지구를 의미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해여림빌리지는 식물원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무색하게 펜션, 캠핑장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여림빌리지에 설치된 건축물은 ▲관리동 1동 ▲펜션 3동 ▲캠핑장 4구역 ▲교육체험실 1동 ▲카페 2동 ▲식당 1동 ▲매표소 1동 ▲매점 2동 ▲기타 주차장 및 간이휴게 시설 등이다. 본래 사업인 식물원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오히려 관광 휴양의 목적에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캠핑장과 펜션은 관광 진흥법에 의거해 설치돼야 한다.

지자치 단체와 회사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그 근거는 해당 지역이 특정개발진흥지구에 포함된 것과 더불어 계획관리지역과 제2종지구단위계획구역에 포함되면서 지자치 단체의 인가에 따라 해당 건축물을 설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투자인가 
투기인가

계획관리지역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6조제1항제2호에 의거해 관리지역 중 하나로서 도시지역의 편입이 예상되거나 자연환경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지역에 지정한다. 

제2종지구단위계획구역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1조제3항에 의거해 토지이용의 합리화 및 기능 증진을 위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거나 수립할 구역에 지정된다.

여주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특정개발진흥지구에 포함된 것과 더불어 계획관리지역과 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되면서 해당 건축물에 대한 허가를 받으면 합법적으로 건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령 해당지역이 특정개발진흥지구의 취지에 무색하더라도 관광단지를 위한 허가를 받으면 더 많은 혜택이 갈 텐데 굳이 (시 차원서)혜택을 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건축물의 허가가 여주시장의 재량권인 만큼 허가의 기준이 높낮이는 확인이 어렵다는 취지를 밝혔다.


눈길을 끄는 점은 또 있다. 예림랜드는 나 회장의 지배력 아래에 있는 사실상 개인회사로 해석된다. 그런 예림랜드가 가족들이 대거 매입한 땅 위에 건물을 짓고 지료를 내는 것을 두고 의혹의 시선이 나온다. 

토지 가운데는 나 대표의 땅도 있는데 건축물들을 설치하면서 지료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나 대표 소유의 상품리 466-4 토지 위는 예림랜드 소유의 건물이 세워졌다. 해당 건물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콘크리트 지붕 2층 문화 및 집회시설 용도로 2015년 6월10일 건축됐다. 

지하 1층 84.09㎡, 1층 530.83㎡, 2층 522.03㎡, 옥탑층 58.76㎡ 규모다. 물론 예림랜드 측이 정당한 지료를 내고 토지를 이용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지료를 주변 시세 대비 과다하게 내고 있다면 증여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해여림빌리지 측에 해당 사업을 통해 내는 지료에 대한 내용을 질의했지만 지난 17일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해당 건축물이 세워진 토지에 지상권 설정이 돼있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의무사항이 아니기에 별 문제가 될 사항으로 읽히지 않는다면서도(지상권 설정이 안 돼 있는 점은)통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림당 관계자도 “해당 사항은 법률적인 검토후 진행된 사업으로 관련 부서에 문의해 본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해여림빌리지
특혜 의혹도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을 위해 매입한 토지의 가격이 급등하는 것이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면서도 “나춘호 예림당 회장이 티웨이항공을 인수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가면서 재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배경에는 남다른 투자 감각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의혹의 투자왕?

나춘호 예림당 회장이 티웨이항공을 품으면서 재계에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그 과정에 의혹의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티웨이항공을 노리고 있던 회사가 꽤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티웨이항공은 매각됐다. 

당시 인수를 희망하던 회사 가운데는 저비용항공사 1위 기업인 제주항공도 포함됐다. 당시 기사를 참조하면 제주항공은 티웨이항공의 운항 기종이 B737-800으로 동일해 규모 확장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이 외에도 이스타항공을 비롯해 몇 군데의 기업이 티웨이항공에 대한 인수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곳은 예림당이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애초에 예림당에 유리하게 짜여진 경쟁입찰의 결과가 아니겠냐는 의혹이 있었다.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예림당은 인수전 이전에 이미 티웨이항공 3대주주로서 이미 지분 9.7%를 가지고 있는 3대주주 신분이었다. 예림당은 당시 자사의 임직원을 파견하고 티웨이항공의 자금 운용까지 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회사가 티웨이항공을 인수하는데 부담은 또 있었다. 

대주주 보유주식 매각 시 동반매각할 권리인 ‘태그얼롱’을 예림당 측에 부여했다. 당시 대주주인 신보종합투자의 주식 72.38%의 지분만으로 경영권을 매각할 수 있음에도 이 같은 매각권리를 준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해관계가 없는 대주주가 3대주주의 권리를 지켜주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때문에 예림당 인수 내정설까지 나오기도 했다.

한편 대구공항을 기반으로 티웨이항공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구서 태어난 나성춘 회장의 꿈이 대구를 통해 이뤄지는 모양새가 됐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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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