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이상한 공약

때가 어느 땐데…장기집권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새마을금고 비상근 이사장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는 올해 3월 새마을금고중앙회장으로 선출된 박차훈 회장이 지지층인 현직 이사장들의 임기보장을 위해 내세운 ‘비상근 이사장 연임제한 폐지’ 공약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취임 이후 각종 금융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그를 둘러싼 구설도 계속되고 있다. 이사장 선출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해결책을 위한 조직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새마을금고법에 따르면 이사장의 임기는 4년 연임제로 2번 연임할 경우 최대 12년까지 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사장의 임기제한이 있기 전까지는 무려 40년간 이사장을 역임한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이상한 공약
사실상 종신직

지난 2007년 정부서 새마을금고법을 개정해 한차례 연임만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2011년 ‘이사장 연임횟수 연장’에 대한 금고법이 국회에 상정, 2회 연임으로 바뀌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올해 3월 제17대 새마음금고중앙회장으로 선출된 박차훈 회장이 선거공약으로 ‘비상근 이사장 연임제한 폐지’를 내세워 각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당선됐다.

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비상근 이사장 연임제한 폐지’ 에 대한 설문조사를 각 금고에 실시해 71.8%(822개 금고)의 찬성을 얻어 금고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 최근 관계자라고 밝힌 A씨는 “이번에 당선된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이 선거 공약으로 ‘전국 새마을금고이사장 동시선거’를 통해 ‘임기를 연장’하고 장기적으로는 연임제한을 폐지하고자 했으나, 선거 공약 지지층인 현직 이사장들이 임기연장 혜택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자 비상근이 이사장으로 전환 시 연임제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뢰받는 기관 만들 것” 포부로 취임
부정선거 의혹에 ‘종신직’ 추진 잡음

즉 연임 제한에 해당되는 이사장들이 새마을금고법 개정 이후 임기가 만료되기 전 상근에서 비상근으로 전환하는 경우 연임 제한 없이 이사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사실상 종신직으로 이사장을 할 수 있도록 새마을금고법을 개정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개정은 새마을금고의 발전을 저해하고 이사장들의 사욕을 채워주는 악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민금융을 선도한다는 새마을금고가 이사장들의 종신집권을 위한 금고법 개정에만 치중해 본인들의 사리사욕만을 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사장 선출 관련)선거법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난 3일, 연임 제한 폐지는 새마을금고 신임 회장의 단순 공약 사업일 뿐 법률개정은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회장의 공약사항은 부정혼탁 선거를 예방하기 위한 동시선거 실시였다. 비상근이사장 연임 제한 폐지는 현재 전체 금고의 의견 수렴을 거쳐 검토 중이다. 아직 구체화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최근 새마을금고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원천 차단하고 금고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금융권리 보호 강화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 새마을금고법 개정에 따른 시행령 개정을 최근 완료, 지난 6월27일부터 시행 중이다. 

정부 개입했지만…
내부적 자정 필요

시행령에 따르면,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과 기준을 정하고 과태료 부과기준을 신설해 금융기관의 우월적 지위 남용행위인 일명 ‘꺾기’를 상호금융권 최초로 법령으로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꺾기’는 새마을금고가 여신거래를 하는 경우 차용인의 의사에 반해 예탁금, 적금 등의 상품 가입 또는 매입을 강요하는 행위를 뜻한다. 

개정 시행령에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불공정거래행위의 구체적 유형 및 기준을 정하고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과태료 부과 기준이 신설됐다. 

여신거래와 관련해 차용인의 의사에 반해 예탁금, 적금 등 금고가 취급하는 상품의 해약 또는 인출을 제한하는 행위, 제3자인 담보제공자에게 연대보증을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행위 등을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과 기준으로 정했다.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금고에게는 최대 2000만원, 임직원에게는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되 행위의 정도·횟수·동기 등을 고려해 감경·면제 또는 2분의 1범위에서 가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새마을금고 내부 감시기구인 감사위원회의 위원을 이사회 선출에서 총회 선출로 개편하고 전국의 지역금고를 감사·감독하는 금고감독위원회를 신설하도록 법을 개정함에 따라 감사위원회의 외부위원과 금고감독위원회의 위원 자격 요건을 신설했다. 

감사위원회 외부위원 자격요건은 금고 또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검사 대상 기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을 것 등으로 정했다. 금고감독위원회 위원의 자격요건은 금고 또는 중앙회서 감사, 감독 또는 회계 관련 부문서 상근직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을 것 등으로 정해 전문성과 경험이 반영되도록 했다. 

이밖에 선거관리위원회 설치, 위원 결격사유 및 외부위원 자격요건, 위원장 선출방법, 관장 사무 등을 반영했다. 또 상호금융권 최초로 공명선거감시단을 법적 기구로 격상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설치하게 됨에 따라 그 구성과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정했다. 

변성완 행안부 지역경제지원관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새마을금고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금융 권리를 한층 강하게 보호하고 새마을금고 감독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속 터지는 논란
갑질에 횡령까지

정부가 새마을금고 전반에 대한 수술 칼날을 들이댔지만 내부적 자정 노력 없이는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새마을금고서 갑질, 비리 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정부가 지난해 12월 35년 만에 법개정을 통한 내부 감독체계 개선에 나섰지만, 이후에도 각종 논란과 의혹들이 터져 나오는 등 전혀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경북 구미의 한 새마을금고에서는 이사장이 결혼하면 퇴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각서를 여직원들에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실제로 압박을 받은 여직원들이 사표를 제출했고, 수년간 이 새마을금고서 일했던 여직원들 중 결혼 후 그만둔 이들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천 서구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직원들에게 회식에 쓸 개고기를 준비하도록 시키거나 회식 참석을 강요해 구설에 올랐다. 이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또 손님들 사이에 여직원을 앉게 해 술을 따르게 했고, 직원들은 해당 이사장을 집단 고소해 경찰에 입건된 사건도 있었다. 

또 경기 안양 북부지역의 새마을금고 전 이사장은 직원에게 폭언과 폭설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이사장이 직원의 뺨을 때리고 정강이를 차는 등 무차별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이 지난해 9월 공개됐고, 새마을금고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욱 확산됐다.


대전지역 한 이사장은 아들의 채용 특혜와 횡령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아울러 특정 정당 가입을 압박하고 후원금 납부를 강요한 수원 팔달지역 임원, 10여년 간 여직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이어온 부산 연제구 소재 새마을금고 임원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연달아 터지는 사건…신뢰 바닥
사실이면? 불명예 퇴진 가능성도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초 100억원 규모의 불법 대출 사건이 발생해 진통을 앓았다. 부산의 한 새마을금고서 자동차 담보대출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B씨는 지인 100여명에게 명의를 빌린 후 관련 서류를 위조해 100억원에 달하는 불법 대출을 받고 지난해 11월 잠적했다. 이 새마을 금고의 자본금은 160억원대이다.

비슷한 규모의 대형 금융사고는 2013년에도 있었다. 밀양 SM새마을금고 영업총괄부장 C씨는 3년간 30회에 걸쳐 고객이 예치한 돈 94억여원을 빼돌렸다. C씨는 컴퓨터 작업 등으로 잔액 증명서를 위조해 매 분기 실시되는 자체 감사를 피했고, 금고 총무 업무를 총괄해 동료가 이를 눈치채기도 어려웠다.
 

새마을금고의 금융사고액은 2013년 200억원을 넘어섰고 2014년 40억원대, 이후 10억원대로 줄어들며 개선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10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또 대구 지역 금고에서는 이사장과 간부의 횡령 혐의가 적발돼 경찰 조사가 이뤄지는 등 지역 곳곳에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박차훈 회장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박 회장은 기관 신뢰 회복을 중점 과제로 지목해왔다. 새마을금고는 잦은 금융사고와 지역 이사장들의 갑질 적발로 신인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다. 

그동안 지역 금고서 각종 논란과 비리 문제가 계속해서 터지면서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던 만큼 사상 첫 비상근회장인 박 회장에게 금융권서 기대하는 바는 컸다. 이에 부응하듯 박 회장은 취임 후 회장 직속 고충처리반 개설을 추진하는 등 지역 금고의 비리 차단에 나섰다.

불명예 퇴진?
좌불안석 이사장

하지만 제17대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전국 대의원들에게 선물세트를 보낸 혐의를 받으면서 취임하자마자 신뢰도와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만약 박 회장을 둘러싼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불명예 퇴진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