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일과의 시작과 끝에는 ‘집’이 있다. 잠자리를 넘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이치. 특히 의식주 가운데 가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많은 환상이 있다. 재계를 이끄는 리더의 보금자리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들은 어디서 재충전할까. <일요시사>에서 확인했다.
오늘 살펴본 회장님 자택은 국내 사무용 가구업체 1위 그룹을 이끌고 있는 손동창 회장의 집이다. 그는 1983년 회사를 창업해 오늘날의 퍼시스그룹을 만들었다. 지난해 주력 계열사 퍼시스는 2894억원의 매출을 시현했다.
잠실 사랑
퍼시스그룹은 퍼시스홀딩스를 통해 주요 사업회사인 퍼시스를 지배하고 있지만 그 외 주요 계열사인 일룸과 시디즈는 손태희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현재 퍼시스그룹은 손 회장 체제에서 손태희 부사장 체제로 거의 넘어간 상태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손 회장이 35년 만에 경영 일선서 물러났다. 손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 이사직을 사임했다. 퍼시스홀딩스의 지분은 손 회장이 80.51% 가지고 있지만 그의 인생은 이제 황혼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황혼기에 접어든 그의 보금자리는 어디일까. 손 회장은 회사 성장기인 1989년 2월17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를 매입해 2010년까지 살다가 장녀 손희령씨에게 증여했다. 이곳은 1981년 준공해 입주민을 받았다.
15층 26개동, 총 1842가구 규모다. 손 회장이 살았던 곳은 131.08㎡ 규모로 역세권이기도 하다. 인근에는 2, 9호선 환승역인 종합운동장역이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삼성동이 위치해 있어 각종 편의시설에도 가깝다. 삼성동 현대자동차 신사옥이 완성되면 집값에 호재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성아파트는 재건축 이슈가 있어 향후 가치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06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재건축을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손 회장이 살았던 같은 평형대 잠실동 우성아파트는 현재 매매가 7억3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공공주택 공시가격은 좀 더 높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1일 기준 이곳의 공시주택가격은 10억3200만원이다. 처음 공시를 했던 2006년 같은 기간의 가격 7억1600만원에 비해 30% 이상 상승했지만 가격은 오름세와 내림세를 반복했다.
2007년 10억2400만원을 기록하면서 이미 10억원대의 가격을 돌파했지만 2008년 9억8400만원, 2009년 8억1600만원으로 대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4년 6억9200만원으로 저점을 찍고 2018년 10억원 수준을 다시 회복했다.
살던 아파트 딸에게 주고 이사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 거주
눈길을 끄는 점은 손 회장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도 재개발 기대감이 있다. 손 회장은 잠실동 우성아파트를 장녀에게 증여한 뒤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제○○동 △△△△호로 전거(거주지를 옮김)했다. 그가 살고 있는 호실은 178.325㎡ 규모다.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는 1986년 준공됐다. 18개동, 1356세대 규모다.
손 회장은 이곳을 29억7000만원을 주고 2006년 12월6일 매입했다. 우성아파트와 도보로 10분 내외의 거리에 있는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도 입지조건이 준수하다. 지근거리에 아시아공원이 있고 탄천이 흐르고 있는 점이 생활수준을 높인다. 종합운동장역이 인근에 있고, 삼성동으로의 접근성이 높아 투자가치 역시 높다.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잠실동의 터줏대감으로 전통적인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1990년대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서초동 삼풍아파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준공된 지 30년을 넘어감에 따라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올해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재건축 절차를 위한 안전진단을 진행했지만 정부가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을 5월부터 강화하면서 재건축에 대한 말이 들어갔다. 하지만 오래된(?) 아파트인 만큼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이 이곳을 재건축 투자를 목적으로 구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가 이곳을 집을 매입하고 집값은 급격히 떨어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손 회장이 살고 있는 곳의 현재 공동주택가격은 21억4400만원이다.
손 회장이 지불한 29억7000만원을 크게 웃돌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장녀 손씨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집을 꾸린 것에 눈길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회장님(?)들과는 달리 아파트를 선호하는 점도 특징이다.
이는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부터 중견기업 수준으로 회사를 일군 그이기에 가능한 선택으로 보인다.
아파트 선호
재계의 한 관계자는 “손동창 퍼시스그룹 회장이 창업주다보니 실용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며 “거주 목적이라면 잠실동의 우성아파트나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모두 괜찮을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