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흔드는’ 국민청원 사연들 공개

회사 이름 나올라 노심초사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이 오는 17일 운영 1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말 못 할 고충을 하소연할 데 없는 청원인들이 청원 게시판을 이용하면서 많은 사연들이 세상에 알려졌다. 평가는 긍정적이다. 재계도 마찬가지만, 국민청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일요시사>서 관심이 필요한 게시글들을 모아봤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이하 청원 게시판)에는 많은 글들이 올라온다. 정책 제안부터 자신이 당한 억울한 일까지 국민이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을 게시판은 허용한다. 이에 따라 자신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호소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벌벌
임원들 긴장

기업에 대한 적폐 역시 국민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분야다. 직간접적으로 의식주를 제공하는 직장을 제공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자사 관련 내용이 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면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동안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청원인들의 목소리이기에 피할수 없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진행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서도 갈등의 목소리가 청원 게시판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한 비정규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청원인은 현재 IBK기업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작년 가을 기업은행에서는 정부서 실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발맞춰 정규직 전환을 실시했다”며 “하지만 무늬만 정규직 전환일뿐 기업은행은 지금의 파견용역과 다름없는 자회사로의 동의없이 일방적인 자회사로의 전환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표단 선출회의 문제제기 ▲협의기구 외부전문가의 일방적인 선정 ▲기업은행의 자회사 강행을 위한 억지주장과 꼼수 ▲근로자대표단 단장 김모씨의 기업은행과의 커미션 의혹 ▲김모씨의 기행과 악행 등을 주장했다.

그동안 말 못한 고충 하소연
사내서 당한 억울한 일 폭로

실제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보다는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호텔서도 갑질 의혹이 나왔다. 지난 19일 청원 게시판에는 ‘롯데호텔 장xx 직원의 갑질을 제발 좀 멈춰주세요’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장xx라는 롯데 시그니엘 호텔의 헤드매니저를 고발하고 싶다"며 청원글을 게재했다. 

그는 “(장모씨가) 한 여직원이 임신을 했는데 ‘바쁜데 임신했다고 미친X’이라 소리 지르면서 직원들 다 있는데 모욕을 줘서 결국은 더 일하지도 모하고 휴직 쓰고 들어가게 만들었다”며 “성적인 농담이나 음담패설은 기본이다. 같이 일하는 다른 직원들도 정신병에 우울증 약까지 먹고 있고 심지어 자기 맘에 안드는 직원이라고 고객 게시판에 그 직원을 사칭하는 글이 올라오면 ‘돈 줘서 글 쓰게 한거냐’ ‘냄새 난다’ ‘그렇게 살지 말라고 모욕을 주곤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롯데호텔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롯데호텔 측은 해당 부서 전직원 인터뷰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허위·과장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이미지 치명타
게시글 관리 중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부동산앱 업계 1위 ‘직방’도 청원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게시된 ‘부동산앱 직방의 갑질 행태 신고합니다’ 제하의 청원글에는 직방의 과도한 광고비 책정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청원인은 “직방은 광고비 한개의 값외에 안심추천매물이라는 매물순위를 위로 올릴 수 있는 형태로 두배 넘는 광고비를 걷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부동산경기도 열악한 상황서 갑질은 정말 참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한달 전 부터는 2개월 단위로 광고비를 결제하라는 불공정하다고 느껴지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1개월 단위는 결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며 횡포라고 주장했다.

숙박앱 ‘야놀자’ 역시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26일 청원 게시글 ‘숙박앱 야놀자의 갑질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에는 야놀자의 성장에 담긴 숙박업 대표들의 고통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해당 청원인은 “야놀자는 숙박업 대표들이 내주는 예약 수수료 10%서 15%를 받는다”며 “지역별로 250만원서 300만원 하는 광고비를 지불해야 상단에 올라간다. 소상공인이 매월 이를 부담하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광고를 내지 않으면 15%의 징벌적 수수료를 징수한다”며 “야놀자가 TV나 버스 등에 막대한 광고세례를 퍼붓는 것은 숙박업 대표들의 눈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야놀자가 인터넷 숙박 예약업을 넘어 직접 사업에 진출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숙박업 대표들을 화나게 하는 것은 막강한 자금력과 인터넷 예약망을 기반으로 직접 프랜차이즈를 하는 것”이라며 “숙박업소 덕분에 회사가 커졌는데 이제 직접 선수로 뛰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 제품 및 서비스의 소비자 불만도 청원 게시판에 상당수를 차지했다. 

보안시스템 서비스를 설치했으나 도둑이 들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청원글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30일부터 청원을 받기 시작한 해당 청원에 따르면 청원인은 2년전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오면서 LGU+IOT 보안서비스를 설치했다. 

유상(2만원 상당)으로 제공되는 해당 서비스는 문 열림 감지 서비스 즉 창문이나 출입문이 열릴 경우 서비스 신청인에게 해당 사실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문제는 최근 청원인의 집에 도둑이 들면서부터다. 


청원인은 최근 도둑이 들었으나 보안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범인이 창문을 통해 출입했으나 알림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이었다.

청원인이 생각한 문제는 사후 대처였다. 청원인은 “보상관련 합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공이 안 되니 쓰지 마라. 시스템을 확인해 정상화시킬테니 기다려달라는 등 수습방향 제시는 물론 이렇다할 대안을 주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SK매직 역시 소비자의 불만이 나왔다. 지난 1일 올라온 ‘SK매직 대기업횡포 고발합니다’ 게시글에는 정수기 렌탈과 관련된 문제점이 지적됐다. 청원인은 자신을 정수기 렌탈 사용자라고 소개하며 “2016년 6월 렌탈 계약 후 만 2년을 사용한 시점서 부품이 없다며 계약해지 혹은 새계약(3년 약정)을 (회사가)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을 목소리 대변
허위·과장 난무

이어 “1년만 사용하면 계약이 만기에 추가 2년(총 5년)을 사용하면 명의이전까지 약속한 상황이었다”며 “계약 유지경우 현재 3만9900원인 금액에 1만원이 추가된 4만9900원에 이용하라고 (회사측이)얘기했다”고 주장했다. 

해석에 따라서는 좀 더 높은 렌탈 비용을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청원인은 “새제품이 나올 때마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소비자의 골을 빼먹는 대기업의 갑질은 없어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간 갈등의 목소리도 청원 게시판을 통해 나왔다. 지난 1일 게시된 ‘롯데월드의 갑질과 소상공인의 눈물!!’ 청원글에 따르면 청원인은 작년 8월쯤 롯데월드에서 갑자기 매장 공실 생겼다면서 네일샵 입점을 요청받았다. 

롯데월드 측 요청이라서 다른 매장보다 저렴한 수수료로 입점했다. 

청원인은 “매장 위치는 옆 식당가 공사를 인해 어수선했고 유동인구가 적은 모서리 쪽이라서 직원들 월급 주기도 벅찬 상황이었다”며 “3개월 후 안쪽 식당 공사가 마무리됐고, CJ푸드가 입점하면서 매장 앞 유동인구는 늘어나게 됨에 따라 매출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갑자기 새로 온 롯데월드 담당 매니저가 운영한지 1년도 안 되는 시점서 갑자기 나가라고 했다”며 “힘들때는 ‘투자해서 들어오라’ 하고 이제 좀 잘 되니까 ‘나가라’니 너무 황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롯데월드 측에) 부당함을 호소하자 롯데월드의 모든 매장들은 계약서상 3개월 갱신으로 돼있기 때문에 롯데월드가 원하면 무조건 나가야 하는 것”이라며 “어느 매장이 1년도 안되는 곳에 시설을 투자하고 들어 가겠느냐”고 반문했다.

꼼수 마케팅 고발
갑질 사례에 분노

해당 청원글은 게시글이 작성된지 이틀만인 3일 기준 현재 254명이 참여하면서 관심도가 고조되고 있는 양상이다. 향후 롯데월드 측의 대처가 주목되는 대목.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서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청원인의 목소리도 있다. 해당 청원글은 지난달 27일 게시됐다.

‘코웨이콜센터면접’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글에 따르면 청원인은 지난 26일, 경기도 부천 중동에 있는 코웨이 A/S접수 콜센터 직원 공고 면접을 보게 됐다. 

45세인 한 청원인은 4명씩 앉아서 면접을 보는데 면접관으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이력서를 보던 여성 면접관은 “40대 이상의 아줌마들이 득실거려서 본인이 이 센터를 하면서 거르는 중이라며 지금도 40대 아줌마들은 골라내고 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면접관이 40대 이상의 아줌마들은 전산도 느리다면서 근거 없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가 하면, 면접보던 사람들 중 유일한 40대 중반의 저에게 수치심과 모욕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면접공고 당시 나이제한을 두든지 왜 코웨이라는 이름을 걸고 나이제한 없다고 직원모집 공고를 해서 면접 보게 해놓고 그런 말(40대 여성을 비하는 말)을 하는지 너무 억울하고 창피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같은 수치를 똑같이 겪을 절실히 직장을 구하려고 면접보실 다른 분들을 나이든 분들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이같은 차별 압박면접에 대한 규정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홍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는 바이지만 사실 관계 확인이 어려운 내용이 다수 포함돼있어 자사가 홍보하는 매체가 거론될 경우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부고발자 
보호는 글쎄∼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기업들로부터 이른바 ‘갑질을 당했을 경우 호소할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활성화 되면서 청원인들이 자신이 겪은 부당함을 호소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청와대가 정의한 국민청원 의미는?

국민청원은 그 존재 자체로 논란이 되기도 한다. 명예훼손·허위사실 공표·욕설·비방 등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엄격하게 이 같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글을 관리한다며 순기능에 주목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청원 게시판이 국민의 놀이터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국민 청원 책임자인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 <11:50분 청와대입니다>를 통해 “(청원 게시판이) ‘놀이터’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국민의 놀이터로 가능할 수 있다. 장난스럽고 비현실적인 제안도 이 공간에선 가능하고, 국민들이 분노를 털어놓을 곳도 필요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그 과정서 공감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욕설, 비방, 허위사실 공표, 명예훼손, 선정적인 내용과 청소년에게 유해가 될 내용은 삭제할 수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며 “모든 제도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순기능이 크다고 보고 있고, 세심하게 대응하면서 가겠다”고 말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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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