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조씨 일가 해외부동산 공개

저택·콘도·빌라…200억 하와이 쇼핑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한국타이어 세무조사를 두고 설왕설래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그 중 하나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오너 일가 해외 부동산에 대한 검증의 목소리다. 조양호 한국타이어 회장의 해외 부동산 사랑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 따라서 국세청의 칼날이 해외 부동산을 향할지 눈길이 모아진다. 조 회장 일가의 해외 부동산 사랑을 확인했다.
 

한국타이어는 그동안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 가운데 하나였다. 그 이유는 현 정권의 적폐청산 의지에 따라 가장 먼저 검증의 칼날이 미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각종 문제제기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국세청 4국 
관전포인트?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의 해외부동산 규모에 대한 부분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해외에 은닉한 재산이 적법하게 형성됐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는 해외 은닉 재산의 환수를 위해 강력한 사정을 예고했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불법으로 재산을 해외에 도피 은닉해 세금을 면탈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해치는 대표적인 반사회 행위이므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폐청산의 일환으로 검찰이 하는 부정부패 사건과 관련해 범죄수익 재산이 해외에 은닉돼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 모두 환수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달 뒤인 6월22일 해외은닉재산환수합동조사단이 꾸려졌다. 합조단 규모는 총 17명이다. 포함된 인사를 살펴보면 검찰,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에서 인력이 파견됐다. 문재인정부의 해외은닉 재산 환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특별 세무조사 두고 다양한 해석
오너일가 미국 재산 조사 선상에?

일각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 같은 상황서 국세청이 한국타이어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2014년 세무조사 이후 4년 만에 실시하는 정기 세무조사 성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계의 해석은 한국타이어의 생각과 달랐다. 이번 세무조사를 맡은 조사4국은 이른바 ‘국세청의 중수부’라 불린다. 통상 대기업의 탈루,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의 정황을 포착했을 경우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이 때문에 이번 세무조사를 두고 특별세무조사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정치적인 셈법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이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이수연씨가 조 회장의 차남 조현범 사장과 2001년 혼인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때부터 한국타이어는 ‘MB사돈 기업’이라는 호칭이 따라붙었다.

한국타이어는 국세청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에선 조 회장 일가가 해외에 많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단순히 해외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를 해외에 재산을 은닉한 경제사범으로 낙인찍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상당 부분의 자금을 투자해 해외부동산을 확보한 것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들도 매입
부인도 매입

특히 조 회장 일가가 해외부동산 매입 과정서 석연치 않은 의혹까지 나오면서 검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선데이저널> 편집인 안치용씨에 따르면 이명박 전대통령의 사위 조현범 사장은 ‘브라이언 현 조’라는 영어이름으로 1990년 8월30일 36만5000달러에 하와이 마우이 콘도를 매입했다. 

주소지는 하와이 마우이의 와이리아 아라누이드라이브 3300번지, 21C호였다.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은 조 사장이 이 곳을 매입한 시기가 해외부동산 취득이 전면 금지된 시점이라는 부분이었다. 조 사장의 친형이자 조 회장의 장남 조현식 총괄부회장 역시 같은 해 9월4일 하와이주 마우이의 하라마스트릿 1794번지에 위치한 단독주택 1채를 매입했다. 

매입가는 121만달러였다. 당시 조 사장과 조 부회장의 나이가 각각 18, 20세인 점을 감안하면 매입 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3개월 뒤엔 조 회장의 부인 홍문자씨가 영어 이름인 ‘낸시 문 조’ 명의로 콘도 1채를 매입했다. 조 회장은 1990년 12월18일 80만달러에 40평 규모의 하와이 마우이의 카팔루아베이빌라 24B 1-2호를 매입했다.

안씨에 따르면 매입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매입자인 홍문자씨의 이름은 ‘낸시 문 조’로 기재됐으며, 조 회장은 ‘챨리 조’로 나왔다. 또 매입계약서상 낸시 문 조의 주소지가 조 사장이 그해말 8월에 구입한 콘도로 돼있었다. 
 

홍씨는 이 콘도의 지분 50%를 1990년 12월31일 조 사장에게 0달러에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안씨는 “80만달러에 매입한 콘도의 지분 절반인 40만달러 상당을 차남에게 무상증여했다. 한국정부 몰래 불법 매입한 콘도 지분을 무상증여했으니 한국정부에 증여세를 내려야 낼 수 없었다”며 당시 증여는 명백한 불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의 해외부동산 매입은 이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2004년 5월20일 하와이 마우이의 라히이나 카팔루아 아이언우드레인 64호를 216만5000달러에 사들였다. 


안씨는 “이 당시 역시 투자용 해외부동산 취득이 전면 금지된 시절”이라며 불법매입 의혹을 제기했다.

조 회장의 큰딸 희경씨도 해외부동산 매입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소지는 5611 카라니아나올레 하이웨이 호놀룰루였다.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조씨는 2009년 5월19일 472만5000달러에 이 곳 부동산을 매입했다. 안씨는 “조씨가 매입한 시기는 투자용해외부동산 매입이 허용된 시기지만 조 회장 일가의 불법매입 사례를 볼 때, 국민정서상 용납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안씨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조 회장은 64아이언우드레인 주택의 재산세 청구주소를 56 밀부룩서클, 놀우드, 뉴저리로, 담당자를 조희경으로 기재했다. 조씨는 2004년 7월28일 125만달러에 매입했으며, 건평이 약 130평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에도 부동산 매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조 회장은 하와이 호놀룰루에 750만달러 상당의 콘도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콘도는 지난해 11월 완공된 하와이 호놀룰루 1108 아우아 히스트릿 소재 38층 규모다. 조 회장은 지난4월11일 해당 콘도 3700호를 749만9000달러에 매입하고 닷새 뒤(4월 16일) 소유권 등기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조 회장 일가
하와이 큰손?

안씨가 조회장의 콘도매입계약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조 회장의 영문이름인 ‘CHO YANG RAI’를 기록한 뒤 홍문자씨의 남편이며 주소는 ‘5611 카라니아나올레 하이웨이, 호놀룰루’로 기재했다. 

매매가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8만2489달러의 양도세를 납부한 것으로 기재된 점을 미루어 매매가는 749만9000달러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 회장이 매입한 것으로 파악된 아나하콘도는 호놀룰루 해변에 맞닿아 있으면서도 다운타운과 인접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회장이 매입한 3700호는 이 콘도서 맨꼭대기 층 38층인 펜트하우스 2채를 제외하고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매입 과정서의 석연치 않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계약서 조 회장이 대리인으로 내세운 인물이 한국타이어 직원이라는 의혹이다.
 

안씨는 “해당 매매계약서상 서명은 조 회장이 직접하지 않고 강대규라는 인물이 조회장의 위임을 받아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강씨의 신원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공교롭게도 한국타이어 인트라기획팀 팀장 이름인 강대규씨와 이름이 같아 동일인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회장이 한국타이어 직원을 개인비서처럼, 재벌 오너의 사적인 일에 투입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미성년 자녀 하와이콘도 매입
도대체 돈은? 자금 출처 의문

안씨는 “해외부동산투자가 전면 자유화돼 이(관련법)를 어겼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콘도 가격이 750만달러에 달한다는 점에서 조 회장이 적법한 투자절차를 거쳤는지 확인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조 회장과 조 회장의 부인 및 나차남 현범씨, 그리고 장녀 희경씨가 소유한 하와이 부동산의 평가가격만 1750만달러에 달한다”며 “망국적인 하와이 부동산 쇼핑”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조 회장 일가가 매입한 부동산이 불법 은닉재산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매입규모 등을 감안하면 적절한 절차를 통해 부동산 매입이 이뤄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타어이의 한 관계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 회장이 개인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고 회사와 관계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조 회장이 사적으로 직원에게 업무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름이 같은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이번 일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없다”고 전했다.

그동안 의혹만
검증의 목소리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의 해외부동산 매입과 관련해 불법은닉 재산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면서도 “규모가 상당한 만큼 매입 과정서 불법적인 요소가 없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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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