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의날 -싱글맘의 날을 아십니까?

5월 달력에도 없는 두 기념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5월 달력은 행사로 빼곡하다. 근로자의 날(1일),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등 굵직한 이벤트가 많다. 음력으로 계산해 날짜는 매년 바뀌지만 대표적인 5월 휴일로 꼽히는 부처님 오신 날(22일)도 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18일), 성년의 날(21일)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5월11일이 무슨 날인지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포털사이트서 5월 달력을 검색하면 10여개의 기념일로 달력이 꽉 차 있다. 하지만 5월11일은 공란이다. 매년 날짜를 5월11일로 정한 두 기념일에 대한 정보는 포털사이트서도 주지 않고 있는 셈이다. 5월11일은 입양의 날이자 싱글맘의 날이다. 올해로 각각 13회, 8회째를 맞았다.

정부가 정했는데…

입양의 날은 국내에 입양 문화를 정착시키고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서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보건복지부는 2005년 ‘시·도 입양실적 및 추진계획 보고회의’서 5월11일을 입양의 날로 정했다. 가정의 달 5월에 1가정이 1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으로 거듭난다는 취지서 정한 날짜다.

입양을 통해 가족이 된 아이는 흔히 ‘가슴으로 낳았다’고 표현한다. 2006년 제1회 입양의 날은 ‘입양은 가슴으로 낳은 사랑입니다’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과거 입양과 입양아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가웠다. 핏줄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정서상 밖에서 데려온 아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입양을 꺼리는 인식이 유지되는 동안 우리나라는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사이트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아동수출 상위 5개국 순위에 들었다. 2008년 1064명으로 5위, 2009년(1079명) 4위, 2010년(865명) 4위, 2014년(370명) 5위 등이다.


2015년에도 중국, 에티오피아, 우크라이나, 우간다 등과 함께 톱5에 올랐다. 매년 숫자는 줄고 있지만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기엔 역부족이다. 전 세계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을 빼면 경제성장에 성공한 중진국 중 지난 8년간 미국 입양아 수 상위 5개국 안에 든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그 이전에는 부동의 1위였다. 실제 1956년부터 1998년까지 한국은 해외입양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미국으로 해외 입양되는 아이 3명 중 1명이 한국 아이일 정도였다. 1953년부터 2016년까지 해외입양아 수는 공식통계 기준으로 16만8000여명에 달한다.

입양아와 싱글맘을 위한 날
5월11일로 같은 날에 진행

그래도 최근에는 입양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부드럽게 바뀌고 있다. 유명 연예인 부부의 공개입양이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배우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두 딸의 입양 사실을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입양 사실을 입양아 본인에게도 숨기는 문화가 강했던 과거에 비하면 놀랄만한 행동이다.

차인표씨는 “배 아파 낳은 아들이나 가슴으로 낳은 딸 모두 소중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유명 연예인 부부의 공개입양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국내 입양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입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실제 아이를 입양하는 사람이 늘기 위해선 입양법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입양 아동의 권리를 강화할 목적으로 친부모가 입양 전 의무적으로 출생신고를 하도록 개정한 입양특례법이 오히려 입양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개 입양의 길이 막히면 불법 입양과 낙태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이유로든 아이를 키울 수 없어 입양을 선택한 부모를 위한 체계적인 법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에서는 국내 입양 활성화와 인식개선을 위한 입양의 날 유치와 입양부모 지원, 입양 숙려기간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입양특례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지난 3월20일 입양특례법과 관련 각계 의견을 수렴해 개정안 초안을 수정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동의 입양이 민간기관인 입양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행 절차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2016년 대구서 만 3세의 아이가 입양하려던 예비 양아버지에게 폭행 당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비슷한 무렵 경기 포천서도 또 다른 입양아가 학대로 숨졌다. 양아버지는 아이의 시신을 암매장했다.

남 의원의 입양특례법 개정안 발의는 대구나 포천서 일어난 사건서처럼 학대당하는 입양아가 없도록 하자는 취지서 시작됐다. 하지만 입양특례법을 바라보는 시각은 팽팽하게 갈린다. 

입양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입장과 입양아의 양육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법 개정까지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입양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상황서 한편에서는 입양의 날을 반대하는 기념일을 지정해 행사를 갖는다. 바로 ‘싱글맘의 날’이다. 몇 년 전부터 일부 단체들은 5월11일을 싱글맘의 날로 정했다. 

이들은 미혼모에게 양육 기회를 주지 않는 현실을 고발한다. 사회 시스템이 잘 갖춰진 선진국에서는 미혼모가 자기 아이를 입양 보내는 일이 거의 없다는 지적에서 시작했다.

‘고아 수출국’ 오명 벗고 입양 권장
혼자서도 아이 키울 수 있는 사회

미혼모와 한부모, 해외입양인, 아동권리옹호 단체들을 주축으로 ‘혼자라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뜻에서 추진한 싱글맘의 날은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지난해 싱글맘의 날에는 대규모 컨퍼런스와 인권캠페인이 나눠서 진행됐다.

컨퍼런스를 주관한 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영아 유기·살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를 키울 권리가 있다’ ‘세상의 모든 아기들은 친부모 품에서 자랄 권리가 있다’를 주장하며 우리 사회에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싱글맘을 다루는 사례가 늘면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에 비해 많이 따뜻해졌다는 말이 많다. 하지만 실제 싱글맘들이 느끼는 체감 정도는 그렇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사회적 인식은 물론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 등에서 아이와 함께 매일 산을 넘는 느낌이라고 자신의 삶을 표현한 싱글맘도 있다. 싱글맘의 날을 만든 단체들은 이들이 아이를 포기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지난 2월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혼모를 위한 히트 앤드 런 방지법을 만들어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현황 및 문제점, 개선방안, 기대효과 등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A씨는 “2005년 생모가 아이 생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며 “그렇지만 ‘미혼모 양육 및 자립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아이 생부에게 양육비 지원을 받는 경우는 전체 응답자에 5%도 안됐다”고 지적했다.

미혼모 위한 청원

이 과정서 싱글맘들은 경제적인 빈곤에 시달리고, 일부는 입양을 선택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개선방안으로 덴마크서 시행 중인 ‘히트 앤드 런 방지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덴마크에선 싱글맘에게 아이의 생부가 매달 약 60만원을 보내야 한다. 생부가 돈을 보내지 않을 경우 생모가 시에 보고하고, 시는 그 돈을 충당해준다. 이후 시는 생부의 소득서 원천징수하는 방식으로 돈을 회수한다.

A씨는 “히트 앤드 런 방지법을 통해 남성들이 책임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말로 청원글을 맺었다. 지난달 25일 마감된 해당 청원에는 21만명이 넘는 국민이 동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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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