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의 도시 접수한 ‘춘천식구파’ 대해부

너희가 춘천 조폭을 아느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경찰이 강원 춘천지역 4개 토착 세력이 합쳐진 ‘통합춘천식구파’ 두목과 조직원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이로써 이들은 결성 7년 만에 사실상 와해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불법으로 지역 내 각종 이권 사업을 독점하고 범죄단체를 구성해 폭력을 행사했다. 손가락을 잘라 충성을 맹세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생존권을 위협하는 조직폭력배 와해 소식에 시민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지난 27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통합춘천식구파’ 두목 A(48)씨와 고문 B(48)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범죄단체 구성·활동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4개 조직 동맹
단지로 충성맹세

통합춘천식구파는 2011년 춘천 승택파와 동기파, 생활파, 식구파 등 4개 조직이 뭉쳐 탄생했다. 경찰은 소규모로 해체와 재결성을 반복하며 힘을 잃은 토착 폭력조직이 재기를 위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조직은 2011년 6월 홍천군 모 리조트서 결성식을 개최하고 A씨를 두목으로 추대했다. ‘선배를 만나면 90도로 인사한다’ ‘선배가 부르면 즉시 출동한다’ 등의 행동강령도 갖췄다. 

이들은 이후 유흥업소·보도방·사채업 등 각종 이권 사업을 독점하며 다른 조직폭력배들과 대치했다. A씨가 이끌었던 통합춘천식구파는 직종을 가리지 않고 세력을 확장해나갔다. 


먼저 지난 2011년 두목으로 추대된 이후 A씨는 장례식장 조화 납품 사업을 시작했다. 조직원을 동원해서 기존 사업자들에게 사업을 포기하도록 협박했다. 결국, 조직은 춘천·홍천지역 일대 사업을 독점했다. 

2012년에는 보도방 영업에 손을 뻗어 독점을 시도했다. A씨는 조직원들을 시켜 노래방서 도우미를 불러 술을 마시게 한 다음 경찰에 ‘불법 영업’으로 신고해 가게 문을 닫게 했다. 

2013년부터는 고수익을 위한 사채업에 눈길을 돌렸다. 이들은 각종 흉기를 이용해 다른 지역 사채업자들을 협박해 영업하지 못하도록 위협했다. 

A씨는 춘천지역의 소위 ‘밑바닥’을 장악해 나가는 한편 필리핀에 근거지를 두고 도박사이트도 운영했다. 2015년 3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운영된 16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해 2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필리핀 리조트서 일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유인해 도박사이트 관련 일을 시키고 여권을 빼앗아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도록 철저히 관리했다. 

일부 조직원들은 조직에 충성한다는 명목으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다. 핵심 조직원 6명은 모두 자신의 새끼손가락 한마디씩 잘랐다. 맹목적 충성을 맹세한 이들은 탈퇴한 조직원을 그냥 두지 않았다. 

전국구 범서방파와 ‘조직 빼가기’ 갈등
칼부림 집단패싸움 벌이면서 실체 드러나


야산으로 끌고 가 구덩이에 묻고 휘발유를 뿌릴 듯이 위협하고, 술집 등에서 조직원들을 동원해 흉기로 위협하는 등 위력을 과시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핵심조직원들은 두목인 A씨 보호에 열을 올렸다. 조직원들은 “‘큰 형님에 대해 진술하면 나중에 가만히 두지 않겠다. 무조건 모른다고 해라’고 협박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의 눈을 교묘히 피해가던 통합춘천식구파는 2015년 11월 춘천시 효자동 주점과 송암레포츠타운 등지서 범서방파와 집단 패싸움을 벌이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당시 범서방파와 통합춘천식구파 조직원들은 미리 준비한 흉기와 야구방망이 등으로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집단 패싸움의 원인은 ‘조직 빼가기’에 대한 갈등이었다. 지난해 11월9일 새벽 3시 춘천의 한 주점서 춘천생활파 조직원이 범서방파 조직원에게 “서울에 왔다갔다 하지 말고 춘천서 생활해라’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게 발단이 됐다. 

이 이야기는 곧바로 춘천 생활파에 있다 범서방파로 이적한 조직원에게 전해졌고 양측은 전화로 욕설을 하며 크게 다퉜다. 

결국 두시간 뒤 양측 조직원은 춘천 도심서 만나 흉기와 둔기 등을 사용해 집단 패싸움을 벌였고 경찰이 출동하자 도주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7시 외곽지역인 송암스포츠타운 주변 공간서 또다시 만나 싸움을 벌였다. 

검찰은 집단 흉기 등 상해와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이들을 기소했다. 이후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조직원이 조직과 관련된 사실을 누설하지 않도록 협박을 일삼고 일부 조직원에게 변호사 비용을 지원하면서 회유하는 등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 

손가락 자르고 
야산에 파묻고

이들의 마수는 학생들에게까지 뻗어나갔다. 2012년 춘천경찰서는 불량서클인 ‘강후파’를 결성한 뒤 지역내 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품을 빼앗고 폭행과 협박을 일삼은 혐의로 청소년 19명을 검거했다. 강후파의 배후에는 통합춘천식구파 행동대원들이 있었다. 

강후파에 가입한 학생들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동급생 35명을 대상으로 810회에 걸쳐 21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고 27회에 걸쳐 골프채, 과도 등으로 집단·보복폭행을 했다. 

이들은 팔과 등에 문신을 새기고 인터넷 블로그 등에 단체로 회합하는 사진을 게시해 “우리들은 조직폭력배의 비호를 받고 있다”고 과시하며 피해 학생들을 협박하고 자신들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수시로 보복 폭행을 가했다. 

통합춘천식구파 행동대원과 그 추종세력들은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불량서클 학생들에게 춘천 모 대학교 근처서 호떡 장사를 시키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불법 게임장의 종업원으로 일하게 하는 등 825만원을 빼앗고 편취했다. 


또 피해학생들에게 과외를 해준다면서 부당한 과외비를 챙기고 호떡 장사를 하다 매일 10만원 이상의 매출을 못 올릴 경우 보복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들은 호떡 장사를 하며 반죽을 망치거나 호떡을 태웠다는 이유를 핑계 삼아 피해학생 부모들을 찾아가 500원짜리 호떡을 태운 값을 물어내라며 5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수시로 피해 학생들을 괴롭혔다.  
 

통합춘천식구파의 세 조직들은 통합되기 전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통합춘천식구파가 만들어지기 직전인 2011년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보호비 명목으로 보도방 업주로부터 금품을 갈취하고 폭행한 혐의로 동기파 행동대장 조직폭력배 B씨 등 7명을 구속하고, C씨 등 1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B씨는 동기파 행동대장으로 4명이 운영 중인 보도방 영업이 불법인 점을 이용해 “더 이상 다른 보도방이 생기지 않도록 해주고 미수금을 해결해 줄테니 함께 먹고 살자”고 협박, 수익금의 25%를 보호비 명목으로 챙기는 등 48차례에 걸쳐 6개 업소로부터 1억9000만원을 갈취했다. 

또 일명 ‘바지 사장’을 고용하는 방법으로 직접 보도방 영업을 한 동기파의 또 다른 행동대장 C씨는 2009년 1월부터 1년간 여종업원 13명을 고용해 유흥주점에 소개하는 등 무등록 직업소개소 영업으로 1억8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또 승택파의 D씨는 2009년 12월 보도방 업주들을 집합시켜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흥주점에 여종업원을 제때 공급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시로 협박과 폭행을 일삼았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세력을 키우기 위해 홍천 A콘도서 단합대회를 가지는 등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전국 ‘식구파’
하나둘 사라져

현재 통합춘천식구파의 부두목은 달아난 상태다. 경찰은 부두목과 조직원 4명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다른 조직폭력배에 대한 첩보 수집도 강화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각종 사행성 사업으로 조직 운영 자금을 확보한 만큼 조직 와해를 위해 몰수보전 조치 등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통합춘천식구파는 와해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폭들이 와해된 후 재건하는 경우가 허다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통합춘천식구파에 속해 있는 ‘춘천생활파’만 하더라도 2004년 경찰 단속으로 와해된 일명 ‘신생활파’ 조직원들이 모여 다시 만든 조직이다. 

전국적으로 ‘식구파’라는 이름의 조직은 수십개가 넘는다. 보통 지역이름을 앞에두고 식구파라는 이름을 붙인다. 

대부분의 식구파들이 통합춘천식구파와 같은 결말을 맞았다. 2015년 경기도 남양주와 구리 일대를 몰려다니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업주들을 상대로 돈을 갈취해온 ‘구리식구파’ 조직폭력배 70명이 무더기로 잡혔다. 

당시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폭력 행위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리식구파 두목 김모(42)씨 등 13명을 구속하고 행동대원 최모(34)씨 등 조직원 5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0∼2015년 남양주와 구리 일대 유흥가·도박장 10여곳서 업주들을 협박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보호비 명목으로 총 73회에 걸쳐 2억7000여만원을 빼앗았다. 구리식구파는 1996년부터 활동하다 2001년 조직원이 대부분 검거된 후 세력이 약해졌지만 2010년 행동대원이었던 김씨가 남아 있는 세력을 모아 조직했다. 

이후 2013년 조직원 홍모(33)씨 등 4명이 구리시의 한 유흥주점서 업주가 술값을 달라 하자 맥주병으로 때리고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등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렸다. 또 ‘조폭 대우를 하지 않고 인사를 안한다’는 이유로 같은 동네 주민을 집단 폭행해 기절시키는가 하면 차에 싣고 가다 길에다 내팽개치는 등 일대를 공포 속에 몰아넣었다. 

토착 4개 조직 동맹 맺고 협력관계 유지
업소, 보도방, 사채업 등 이권사업 독점

구리시의 한 빌라서 공동생활을 해온 이들은 공원서 30여명이 웃옷을 벗어 등에 있는 문신을 드러내며 단체 사진을 찍는 등 세력을 과시했다.  

같은해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일대를 주름잡던 일명 ‘봉천동식구파’의 두목도 경찰에 붙잡혔다. 봉천동식구파 두목 양모(48)씨는 조직 강령에 따라 조직서 탈퇴한 간부 이씨가 운영하던 주유소 운영권과 재산 등을 빼앗고 살인까지 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양씨는 2009년 2∼9월 사이 이씨가 운영하던 주유소 3곳에 조직원을 보내 영업을 방해하고 위협을 한 끝에 주유소 운영권을 빼앗았다. 
 

이듬해 그는 강도상해죄 등 전과가 있는 김씨에게 “이씨가 주유소 사업을 하다 갈라섰는데 생각이 있으시면 이씨를 제거해달라”는 취지의 부탁까지 했다. 

그러나 착수금 등을 놓고 의견이 맞지 않아 실제 살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양씨는 또 봉천동식구파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2005년 1월∼2010년 12월까지 이 씨로부터 빼앗은 주유소 등 25곳서 톨루엔과 메탄올 등을 섞은 ‘가짜석유’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가짜 석유로 약 20억여원을 벌어 조직원에게 200만∼500만원의 월급과 보너스 등을 지급하며 조직을 운영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봉천동식구파서 탈퇴한 간부의 재산 등을 빼앗고 살해 하려한 혐의(살인예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양씨를 구속기소했다.

2016년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폭력을 휘둘러 신흥 유흥가 상권을 접수한 폭력조직 ‘음성식구파’ 조직원 정모(33)씨 등 5명을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이모(33)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정씨 등은 지난해 유흥업소가 밀집된 충북 음성군 금왕읍 일대에 여성 도우미를 공급하는 이른바 ‘보도방’을 통합하면서 폭력을 행사했다. 이들은 이 과정서 한 보도방 업주를 야산으로 끌고 간 뒤 야구방망이로 마구 때리고 대로변서 무차별로 폭행하는 등 수차례 폭력을 행사했다. 

이렇게 금왕읍 일대 보도방을 장악한 정씨 등은 자신들이 지정한 유흥업소에 도우미를 공급 받으라고 강요했다. 

2008년부터 폭력을 행사하고, 불법 게임장을 운영하던 음성식구파는 2013년 검찰의 수사로 30여명의 조직원 중 두목급을 포함해 15명이 구속되며 세력이 다소 약해졌으나 음성유흥상권이 커지면서 활동을 재개했다가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10대들에 마수
불량서클 운영 

한편, 선량한 시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조직폭력배 와해 소식에 네티즌들은 반색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2018년에도 조폭이 있었다니”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인권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악의 무리에 대해서는 칼 같은 강력한 공권력이 투입되길 원할 것”이라며 “요즘에도 조폭이 설칠지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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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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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