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국회 청문회 총정리

‘강심장’ 앞에 국회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한진중공업 사태가 현재 노사갈등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시민단체까지 가세한 최대 시국 현안이 됐다. 정치권까지 합세해 사태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그간 해결의 열쇠를 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해외로 도망치며 행방이 묘연했다. 단단히 벼르던 의원들은 우여곡절 끝에 조 회장을 청문회장에 세웠고, 총부리는 단연 그를 정조준했다.

한진중 청문회 모습 드러낸 조남호 회장
정치권·시민 가세로 국가적 이슈로 번져

한진중공업 사태는 지난해 12월15일 사측이 노조에게 400명의 정리해고자 명단을 통보한 것이 발단이 됐다. 사측은 업무량 고갈, 수주 경쟁력 저하, 매출액의 현저한 감소, 경영 실적 악화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특히 지난 2010년에 기록한 적자와 2~3년 남짓 이어진 수주 공백 상태 등을 주요 원인으로 들었다.

졸지에 ‘해고자’ 신세가 된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2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연초(1월6일)부터 영도조선소 내 85호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 6월27일 노사는 합의점을 찾았다. 노동자들은 6개월간의 총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했다. 이에 따른 해고대상자 170명 가운데 76명은 희망퇴직을 했고, 94명이 남았다. 이후 추가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 난항을 겪고 있다.

정리해고자 통보 본격 총파업 돌입

노사분쟁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바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다. 민주당, 민노당, 참여당 등 진보색채가 강한 야5당 대표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조 회장을 국회 청문회에 출석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국회 환노위는 지난 6월17일 회의에서 그에게 닷새 뒤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조 회장 측은 해외출장 때문에 국회 출석이 어렵다고만 통보했다. 이후 조 회장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한진중공업 측 관계자는 외국 선주사 및 선박 기자재 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수주활동을 하고 있지만 동선까지는 파악할 수 없다는 입장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해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피성 장기외유’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도피성 해외출장에 나선 기업인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불미스런 사건이 터지거나 검찰수사가 시작됐을 때, 국회가 부를 때면 어김없이 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유도 한결같이 ‘해외수주’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조 회장이 7월13~26일까지 국내에 머물러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당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탑승한 ‘희망버스’가 부산영도에 내려갔고, 사회각계 각층에서 조 회장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성화를 몰래 숨어서 지켜봤단 뜻이다. 안 그래도 자취를 감춰 조 회장에게 단단히 성난 국회의원들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지난 18일 국회 환노위에서 한진중공업 청문회가 10시간 넘게 진행됐다. 청문회장에 나타난 조 회장에게 회장직의 ‘아우라’는 온데간데 없었다. 청문회 연기지침이 담긴 대본을 들고 커닝을 해대는 신인배우의 굴욕만 있을 뿐이었다.

청문회가 시작되자 국회의원들의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김성순 환노위원장과 청문위원 12명의 전방위적 압박은 그야말로 ‘조남호 난타전’을 방불케 했다. 여야는 조 회장을 포함한 사측의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한진중 사태를 더욱 키웠다며 조 회장과 경영진에 맹공을 퍼부었다.

청문회의 주요 쟁점은 정리해고의 정당성 문제를 비롯해 3년간 선박 수주를 못한 가운데 대주주에 대한 174억원의 주식배당과 임원급여 8000만원 인상의 문제점, 필리핀 수빅조선소 물량 몰아주기 등에 집중됐다. 여기에 조 회장의 해외도피 의혹과 거짓 출국 해명에도 날선 비난이 쏟아졌다.

김 위원장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사태 과정에서 보여준 조 회장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이 문제는 한진중공업 한 개의 기업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데 여야 의원들의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 모두 한목소리로 맹공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0년간 4200억원 정도의 이익을 남겼는데 지난해 517억원의 적자를 봤다고 1300여명을 정리해고 할 수 있냐”며 “다른 회사들보다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데도 경영상의 이유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조선부분은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지만 한진중공업의 수익성은 건설부문의 실패, 부실 계열사 부당내부거래, 수빅조선소에 대한 무리한 투자비용으로 인해 악화된 것이다”며 경영진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조 회장 측의 거짓 해외체류에 장 의원은 “부산에 있으면서 (사태 해결 노력은 안 하고) 무슨 일을 했냐”고 조 회장을 비판했다.

무엇보다 한진중 사태 해결에 ‘고군분투’하던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치생명’까지 불사하며 비장한 각오로 청문회에 임했다.

정 최고위원은 청문회에 앞서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진중공업은 국가와 국민이 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 조 회장을 절대 용서해서는 안된다”며 “조 회장이 무릎을 꿇을 때까지 간다”고 결의를 드러냈다.

정 최고위원은 50여일이 넘어서야 힘겹게 청문회에 출석한 조 회장에 “그렇게 국회에 나오기 싫으셨냐”며 “민주주의 권리, 재벌 특혜는 누리면서 민의의 전당은 무시해도 되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는 조 회장에게 고(故) 김주익·곽재규·박창수씨의 사진을 보여주며 한진 노조위원원들의 사망경위를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고인이 된 이들의 장례식 당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준비해 조 회장에 보여주며 인간으로서 한마디 해보라며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린다. 그 당시 상황을 본인이 제대로 인지를 못했다”며 “오늘 의원님의 질타를 받아들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푹 숙였다.

정치생명 불사 비장한 정동영

이어 정 최고위원은 필리핀 의회가 조 회장 체포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사태가 국제적으로 비화되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그는 “필리핀에 진출한 한진중공업을 좋은 회사인줄 알고 취직했던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금 2만명이지만 모두 비정규직인 점과 35명의 사망자를 냈다”며 “이래서 대한민국 기업이 존경받을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정 최고위원은 “해고는 살인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며 조 회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라며 이는 정리해고 철회에서 시작한다”며 “(해고철회를) 다시 한번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야 의원들은 한진중 사태 해결 방안으로 조 회장이 지난 10일 “회사를 빨리 정상화시켜 3년 내 퇴직자들을 다시 모셔오겠다”고 밝힌 점을 들어 부산 경실련이 제안한 ‘선 복직 후 3년간 무급휴직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정진섭 한나라당 의원은 “그럼, 청문회에 뭐 하러 나왔느냐. 협상이 되게끔 하는게 바람직하지 나는 변화가 없다는 얘기만 한다면 뭐 하러 나왔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의 맹포격에도 조 회장은 먼저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만 반복했고, 정리해고는 불가피했다는 주장도 굽히지 않은 채 청문회를 마무리 지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2차 청문회 추진 및 국정조사추진 의지까지 불태웠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청문회 뒷날인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남호 회장이 보인 것은 경영상 어려움이 아니라 대기업과 재벌의 탐욕경영과 욕심이다”며 “조 회장은 정리해고 철회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시민단체가 제의했던 복직 후 무급휴직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결코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다”면서 “필요하면 2차 청문회, 국정조사를 할 것이고 이번 기회에 정리해고에 대한 법적 요건을 확실히 하는 안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최고위원 역시 비판에 동참했다. 그는 “결국 어제 청문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 돼 버리고 말았다”며 “민주당이 주가 되고 야5당이 결합해 2차 청문회와 정기국회 국정조사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이 이날 주장한 국정조사 근거는 ▲한진중공업이 필리핀에 투자한 과정의 탈세 의혹 ▲조남호 회장이 자기 회사 지분을 확장한 과정의 의혹 ▲처남 회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었다.

굽히지 않는 ‘키맨’  이 갈고 있는 국회

시국 최대 이슈로 번진 한진중 사태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온적인 해결태도를 보이는 조 회장에 뿔난 국회는 단단히 벼르고 있고, 노조도 이를 갈고 있다.


여기에 시민들까지 합세하며 한진중 사태로 반기업 정서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태 해결에 열쇠를 쥔 ‘키맨’ 조 회장이 자신을 겨누는 총부리들에 추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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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