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금융권 4대천왕’ 묻힌 이야기 속으로

MB 따라 가는 희비쌍곡선 “아~옛날이여!”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온갖 비리 의혹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동시에 자금줄 역할을 했을 것으로 의심받는 금융권 MB라인도 결코 순탄치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른바 금융권 4대천왕으로 불리는 이들은 사정당국의 칼날 위에 서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MB정부서 득세했던 금융권 4대천왕에 묻힐 뻔 했던 이야기 속으로 <일요시사>가 들어가봤다.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 혐의에 대한 압박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특수2부, 첨단범죄수사1부)은 지난 6일, 이 전 대통령에게 14일 오전 9시30분에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소환 통보에
위기감 고조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요구에 응하겠지만 일방적인 통보인 만큼 협의를 거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검찰은 예정대로 소환에 응할 것을 재차 통보하면서 강력한 소환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그의 자금줄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이른바 ‘금융권 4대천왕’에게도 눈길이 쏠렸다. 그들은 바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이다.

가장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는 인사는 역시 이팔성 전 회장. 


검찰은 최근 이 전 회장에 대한 수사력을 총 집중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MB정부 시절 활약했던 대표적인 금융인이다.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그는 경남 하동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한일은행(현 우리은행)으로 입행했다. 63학번인 그는 이 전 대통령의 대학교 2년 후배다. 

그는 1999년 한빛증권 대표이사 사장, 2002년 우리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 주로 은행 계열사가 아닌 증권 계열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 전 회장과 이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2002~2006년)인 2005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취임했던 해에 우리금융지주의 회장으로 발탁되면서 금융맨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은행권 말단 경력의 소유자인 그의 금융지주 회장 취임은 당시 많은 뒷말을 남겼다. 이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 따른 ‘낙하산’ 꼬리표가 재임기간 내내 따라다녔음은 물론이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우리금융 설립 이후 처음으로 회장 연임에 성공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그는 박근혜정부가 들어서자 2014년 3월까지인 임기를 끝까지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검찰은 과거 이 전 대통령과 이 전 회장의 관계를 복기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연임을 청탁하며 돈을 건넨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현재 그는 이 전 대통령 측에 22여억원의 불법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가운데 3억원을 이 전 회장의 회장직 연임 청탁용 자금으로 해석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검찰이 이 전 회장 자택서 압수한 메모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MB ‘4인 금융실세’ MS·YD·SY·PS
‘금권’ 쥐락펴락 ‘자금줄’ 역할 의혹  

문제는 검찰의 칼날이 이 전 회장의 목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검찰 조사결과 이 전 회장이 대선 직후 이 전 대통령을 만나 기업 민원 등을 얘기했고,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상의하라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보도내용은 다음과 같다. 검찰이 확보한 이 전 회장의 비망록에는 17대 대선 직후인 2008년 1~2월 이 전 대통과 만난 자리서 이 전 회장이 성동조선해양의 사업청탁 등을 말하자, 이 전 대통령이 ‘이 부의장(이상득 전 의원)을 만나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력은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도 이 전 회장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MB의 또 다른 측근으로 불리는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 역시 쉽지만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강 전 회장은 이명박정부의 이른바 ‘MB노믹스’ 설계자로 통했다. 그만큼 MB정부서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는 얘기다. 

강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소망교회서 만나 인연을 키웠다. 이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맡았으며, 대선에선 일류국가비전위원회 부위원장 겸 정책조정실장을 역임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MB정부의 국정 과제인 747구상과 4대강사업, 규제 완화 등이 그의 손끝서 완성됐다. 그는 대통령자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과 대통령경제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하며 이 전 대통령 지근거리서 경제자문을 도맡았다. 
 

이후 2011년 산은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으로 취임하며 MB정부 정책에 지원사격을 했다.

그러나 MB정부가 끝나면서 영광의 순간도 함께 마감됐다. 그는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이자 임기를 1년 남긴 시점인 2013년 3월, 돌연 회장직서 물러났다.

검찰의 칼날은 4대천왕 가운데 가장 먼저 그를 엄습했다. 실제로 강 전 회장은 검찰로부터 지인에게 부당한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수감 중이다.


그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 및 대통령경제특보 재임 기간인 2009년 11월 지식경제부 공무원들에게 지시해 B사에 66억7000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지급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사는 이후 경영난을 겪었고 정부 지원금 전액을 손실처리했다. 

산업은행 회장 시절의 문제도 불거졌다. 

2011년 6월~2012년 2월 사이 남상태 전 대우조선사장을 압박해 대우조선해양 자금 44억원을 B사에 투자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이 부분에 대한 자금 역시 대우조선해양의 손실로 처리됐다. 

강 전 회장은 재판과정서 2012년 11월 W사에 490억원 상당의 특혜대출을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관련 재판 선고는 지난해 11월에 있었다. 현재 2심까지 재판이 진행됐는데 1심보다 형량이 높게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지난해 11월17일 열린 강 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의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서 징역 5년2개월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8800여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가 선고한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9000여만원보다 무거운 형량이다. 다만 1심 재판부는 대우조선해양과 관련된 혐의는 무혐의로 판단했다. 

강 전 회장은 항소했고 현재 대법원의 판단만 남아있다. 그러나 대법원서 판단이 뒤집히는 일이 많지 않은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검찰 수사망에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도 포함되는 분위기다. 사실 김 전 회장도 금융권서 김 전 회장은 ‘MB맨이었다가 문재인정부의 금융맨으로 변신에 성공한 인사’로 평가됐다.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에 관치금융 논란이 일었을 때도 거론된 인물이 김 전 회장이다. 지난달 김 회장은 회장직에 내정되면서 3연임에 성공했는데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이른바 ‘셀프 연임’으로 비화되면서 그 배경에 김 전 회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하성(청와대 정책실장)-김승유-최종구(금융위원장)로 이어지는 고려대 금융권 인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이 같은 상황서 김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돌연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그 배경에 눈길이 쏠렸다. 

비자금 수사
자금줄 의혹

그동안 검찰의 이 전 대통령 수사 길목마다 김 전 회장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얘기가 돌았다. 김 전 회장과 이 전 대통령 역시 고려대 동문이다. 그 역시 MB정부서 실세로 통하는 이유이다.

금융권에선 그가 이번에 검찰의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비리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KEB하나은행이 다스의 불법자금을 2008년 대선자금으로 세탁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 과정서 김 전 회장이 조력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는 ‘BBK’에도 하나은행의 흔적이 나오면서 김 전 회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2000년 BBK에 5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당시 은행장이 김 전 회장이었다. 
 

김 전 회장은 2011년에 이상득 전 의원의 청탁을 받아 당시 부실화돼가고 있던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하나캐피탈이 참여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당시 이와 관련해 김 전 회장에게 ‘주의적 경고’를 내렸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도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여러모로 이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밀접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일간 김 전 회장을 소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한국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일본의 고령화사회 대응전략을 시찰하기 위해 지난달 출국했다. 당초 그는 3월에 출국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한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화려한 초년
불운한 말년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일본에 체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그에 대한 소환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청와대에 밤에도 자주 들어가 MB를 독대했다’고 자랑하고 다녔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과연 MB의 금융계 최순실’이라고 불리는 김승유 전 회장은 이팔성 우리은행장이 연임 대가로 22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건넸음이 밝혀지는 등 수사망이 좁혀 오자 도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다스 비자금 세탁의 혐의를 받고 있었음에도 검찰이 그를 출국금지하지 않았던 탓에 많은 이들이 염려했던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스 비자금을 국외법인을 통해 불법 세탁해준 혐의만 해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의 조세포탈과 횡령 및 배임에 해당해 5년 이상의 중형이 가능한 중범죄”라며 구속 수사와 강제소환을 촉구했다.
 

어윤대 전 회장 역시 4대천왕에 이름을 올리며 MB정부의 실세로 통했다. 그 역시 이팔성 전 회장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2년 후배다. 

검찰 수사망 좁혀오자 국외 도피
이미 먼지 털려 구속수감 되기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위원, 국제금융센터 초대 소장, 고려대 총장 등을 거쳐 2010년 MB정부 시절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됐다.

그러나 한국은행 금통위원으로 지낸 경력을 제외하면 금융 관련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 역시 박근혜정부 출범 후 1년을 못 버티고 회장직서 물러나야 했다.

현재 어 전 회장은 4대천왕 가운데 가장 무난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MB정부서 득세한 그 역시 안심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어 전 회장의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이 정당한가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어 전 회장은 2008년 MB정부가 출범한 뒤 이듬해인 2009년에 당시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1년여 만에 자리서 물러나면서 회장직에 올라, 청와대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KB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관련해 청와대 정책실장이 개입해 ‘대통령의 뜻이니 다른 후보들은 사퇴하라’고 압박해 어윤대 회장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 회장은 직접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을 찾아가 ‘청와대서 내가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했다더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이팔성 전 회장이 뇌물을 준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통령과 금융지주 회장을 놓고 벌인 거래”라며 “이런 거래가 이 건만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그 시절의 금융지주 회장 등을 대상으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불십년
새옹지마

금융권 한 관계자는 “MB정부서 실세로 군림한 금융권 4대천왕의 위력은 금융감독 당국의 수장도 쉽게 보지 못할 만큼 대단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검찰청 포토라인에 섰던 만큼 4대천왕의 운명도 이미 기울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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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