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 ‘미투 운동’이 낳은 신풍속도

“여자 보기를 돌 같이 하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해 미국서 발생한 메가톤급 ‘허리케인’이 올해 1월 한국에 상륙해 온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미투(#Me too)운동’ 얘기다. 최근 유력 정치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등장하면서 미투 운동의 범위가 정계까지 확산됐다. 미투는 한국서 시작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사회 전반에 걸쳐 여러 변화를 야기했다. <일요시사>가 미투 운동이 바꾼 사회 분위기를 들여다봤다.
 

지난해 10월 미국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이 불거졌다. 하비 와인스타인은 전 세계 영화산업의 메카이자 유명 배우들이 넘치는 할리우드서 무려 30년간 성폭력을 저질렀다. 한 세대에 걸쳐 감춰져 있던 진실은 단 한 사람의 목소리로 인해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에 용기를 얻은 피해자들의 연대가 영화계 거물의 가면을 완전히 벗겨내기에 이른다.

사회 전반에
미투 운동

전 세계를 뒤흔든 미투 운동은 배우 알리사 밀라노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나도 그랬다’는 뜻의 Me too에 해시태그(#Me too)를 달아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공유하고 경각심을 갖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영향력은 대단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7년 ‘올해의 인물’로 미투 운동을 선정했다. <타임>은 이 운동을 촉발한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침묵을 깬 사람들(The Silence Breakers)’로 명명했다.

한국의 미투 운동은 지난 1월 서지현 검사로부터 촉발됐다. 서 검사는 2010년 한 장례식장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성추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현직 검사의 성폭행 피해 고백은 사회 전반을 뒤흔들었다. 


법조계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문화‧예술계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엄청난 기세로 번져나갔다.

문화‧예술계는 시작이었을 뿐, 두 달 만에 방송연예‧종교‧정치 등 각계각층에 미투 바람이 불었다. 지난 5일에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현직에 있던 자치단체장이면서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던 유력 정치인이 몰락히는 데는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미투 운동의 핵심은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미투 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관계서 우위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도지사-비서, 연출가-배우, 감독-배우, 협회 고위 간부-코치, 중견배우-신인배우, 원로시인-신인 작가 등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쪽이 피해자가 됐다.

두 달 만에 가해자 40여명 지목
문화예술계에서 정계까지 확산

이 때문에 미투 운동을 통한 피해자들의 고발은 ‘용기 있는 행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갑질 문화가 만연한 현 사회 구조상 약자가 강자의 행위를 외부에 폭로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투 운동과 함께 이에 지지를 표명하는 ‘위드유(#With you)’ 운동이 함께 진행되는 이유다.


실제 안 전 지사와의 관계에서 약자였던 김씨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그(안 전 지사)가 가진 권력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늘 수긍하고 그의 기분을 맞추고 지사님 표정 하나하나 일그러지는 것까지 다 맞춰야 하는 수행비서였기 때문에 아무 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뷰 말미에 “저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안희정 지사다. 제가 오늘 이후에도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했고 그래서 저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게 방송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방송을 통해서 국민들이 저를 좀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월26일 서 검사의 검찰청 ‘이프로스’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7일 기준으로 41일째를 맞았다. 현재까지 가해자로 지목돼 언론에 오르내린 인물은 각계각층의 40여명이다. 하루에 한 명 꼴로 터진 셈이다. 먼저 터진 사건이 뒤늦게 거론된 일에 묻히는 형국이다.
 

미투 운동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문제 제기를 넘어 사회 운동으로 발전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 확고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달 2일 전국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미투 운동에 대한 입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지지를 표명한 응답자가 74.8%로 나타났다. 모든 지역과 계층서 지지 여론이 우세했고, 여성(76.2%)에서 지지 응답률이 다소 높았지만 남성 역시 73.3%가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8일 고양 일산킨텍스서 열린 ‘제50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미투 운동으로 드러난 여성들의 차별과 아픔에 대해 다시 한 번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하는 등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재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들은 대부분 엄청난 후폭풍에 휘말린 상태다. 당장 지위를 잃은 것은 물론 그동안 쌓아온 명성이나 명예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성범죄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어서 향후 회복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각계각층서
하루 한 명꼴

이 때문에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들은 폭로를 인정할 경우 빠른 사과와 자숙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름만 거론돼도 입장문이 나올 정도로 대응이 빨라졌다. 반대로 고발이 사실이 아니라면 강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그만큼 미투 운동에 가해자로 거론되는 게 평판이나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미투 운동에 대응하는 반대급부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의 이슈를 모조리 빨아들이는 초대형 블랙홀로 확대된 만큼 반작용 역시 커지는 모양새다. 이른바 ‘펜스 룰(Pence Rule)’의 등장이다.
 

마이클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2002년 미국 의회 전문지 <더 힐>과의 인터뷰서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는 단둘이 식사하지 않고, 아내 없이는 술자리에 참석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성추행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을 사전에 방지하는 차원서 아내 외의 여성들과 교류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안 만나고
말 안하고

이처럼 성 관련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여성과의 교류 자체를 꺼리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중이다. 일부 기업에선 펜스 룰을 과하게 해석해 채용 과정서 여성을 배제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는 “여자 직원과 밥 먹기도 무섭다” “괜히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큰일날까 봐 말도 안 걸고 있다” “가끔 동료들과 퇴근 후 맥주 한 잔 마시는 게 낙이었는데 이제 바로 집에 가야할 것 같다” 등의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상황1. A씨는 전 직원이 10명 정도인 중소기업서 일한다. 외근 나갈 때를 제외하곤 전 직원이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미투 운동 이후 남녀 따로 식사를 하게 됐다. 어쩌다 같이 먹더라도 상을 나눠 쓸 정도로 데면데면해졌다.
 

#상황2. 대학생 B씨는 조별 수업을 위한 조 편성을 남성으로만 구성했다. 남녀 섞어서 조를 구성하라고 권유했던 교수님도 남학생 또는 여학생만으로 조를 짜는 데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남녀가 섞인 혼성 조는 카페 등 탁 트인 곳에서 만난다. 도서관 스터디 룸을 남녀 둘이 사용하는 일은 많이 줄어들었다.


#상황3. C씨는 전 직원이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방서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하다 말실수를 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상사의 공지 전달과 직원들의 의견 공유, 경조사 인사 등 여러 주제의 대화가 버무려졌던 단톡방은 사무적인 이야기로만 채워지고 있다.

반작용으로 ‘펜스 룰’ 등장
“여성차별” vs “자기방어”

#상황4. 노래방 주인 D씨는 요즘 갑자기 끊긴 손님에 어리둥절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여러 회사에서 회식을 하러 왔는데 최근 급격하게 뜸해졌다. 알고 보니 회사서 단체회식을 자제하고 있던 것. 회식을 하더라도 1차서 가볍게 먹고 헤어지는 일이 늘어났다고 했다.

#상황5. 평소 E씨는 부하 직원의 업무는 물론 사적인 고민 상담도 잘해주는 상사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카카오톡이나 사내 메신저, 이메일 등으로만 업무 지시를 내리고 있다. 고민 상담을 요청하는 직원들이 있지만 가능하면 짧게 얘기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상황6. 중소기업 사장인 F씨는 채용 과정서 여성을 뽑아야 할지 고민이다. 미투 운동에 연관되면 기업 이미지가 망가지는 건 순식간인데, 애초에 불안요소를 만들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위에 언급된 상황들은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사례로 올라왔거나 이후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재구성한 것이다. 현재 일부 남성들은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처럼 여성과의 관계 단절을 통해 미투 운동을 피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차별과 방어라는 논리가 팽팽하게 맞선다. 펜스 룰이 여성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과 문제가 되기 전에 먼저 조심하겠다는 데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
 

펜스 룰에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쪽은 “여성에게 과도한 경계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예비 성범죄자로 인정하는 것이냐”고 반문한다. 반면 펜스 룰을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선의로 한 말이나 호의를 표현하는 것도 성희롱으로 비쳐질 수 있는 민감한 상황서 여성과 거리를 두는 게 자기방어 차원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미투 운동이 처음 불거졌던 미국서도 펜스 룰 논란은 뜨겁다. 남성 고위 임원급 간부들이 여직원을 피하거나 업무에서 배제하면서 여성들의 유리천장이 더욱 공고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대부분의 기업서 고위급 간부는 남성이 월등히 많다. 이 때문에 미투 운동의 반작용으로 등장한 펜스 룰이 여성의 사회 진출, 승진 기회를 앗아가는 등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 책임자는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성희롱을 한 몇몇 권력층 남성들이 직장을 잃었고, 일부 남성들은 펜스 룰을 따르는 선택을 했다”고 했다. 이어 “여성들과 일대일로 마주하는 시간을 피하는 게 성희롱을 방지하는 방법이라면 이는 여성들에게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펜스 룰은 여성들이 직장서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줄어들게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전문가와 정치인들은 펜스 룰이 문제 해결의 근본이 아니라고 비판한다. 문제의 본질을 그저 피하기만 하는 방법은 결국 남녀 갈등의 골만 깊어지게 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유리천장
두꺼워질까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당황한 일부 관리직 혹은 남성 직원들이 예방책이랍시고 채용이나 업무 등에 여성을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불법적 행위들을 한다고 한다”며 “이는 그들이 여성 가까이에 있으면 성폭력을 해왔고 할 수 있는 잠재적 성범죄자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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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