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덮친’ 문화예술계 막전막후

양반만 있는 줄 알았더니…“조용한 날이 없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화·예술계에 바람 잘 날이 없다. 2016년 SNS를 중심으로 ‘문단 내 성추행’ 폭로가 이어지면서 문학계가 쑥대밭이 됐다. 박근혜정부서 특정 문화·예술인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홍역을 앓았고, 그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올해도 연초부터 영화계, 문단 할 것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사건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12일 제18회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행사가 열렸다. 2000년 처음 시상을 시작한 이 상은 영화계 전반에서 활동 중인 여성 영화인들이 선정하고 수여하는 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을 받아왔다. 매년 최고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연기상 등 각종 부문에서 주목할 만한 활약을 펼친 여성 영화인에게 준다.

빛바랜 수상
감독상 박탈

이날 감독상의 주인공은 이현주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여성간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영화 <연애담>으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1월 제38회 청룡영화상과 10월 제26회 부일영화상에서 역시 <연애담>으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면서 대중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 감독이 연출한 <연애담>은 성소수자의 사랑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이 감독이 연루된 성추문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감독상의 의미가 퇴색됐다. 추문의 내용이 동성 성폭행으로 드러나면서 그 파장은 더욱 커졌다. 또 사건이 이미 대법원 선고까지 종결된 시점에 알려졌기 때문에 놀라움은 배가됐다.

이 사건은 ‘미투(Me too)’ 운동을 통해 알려졌다. 미투 운동은 SNS에 ‘나도 그렇다’는 뜻인 Me Too에 해시태그(#Me too)를 달아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고백하면서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 사건 이후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처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피해자인 여성 영화감독 A씨는 지난 1일 SNS를 통해 이 감독과의 일을 세상에 알렸다. 2015년 4월 이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A감독은 “2015년 봄 동료이자 동기인 여자감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가해자가 재판을 수십 번 연기한 탓에 재판은 2년을 끌었고 지난해 12월 드디어 대법원 선고가 내려졌다”고 적었다. 

A감독에 따르면 이 감독은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A감독에게 유사 성행위를 했다.

사건 발생 한 달 뒤 A감독은 이 감독을 준유사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2년간의 재판 끝에 대법원은 이 감독에게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 성범죄예방교육 40시간 이수 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유사강간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해 구강, 항문 등 성기를 제외한 신체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성기를 제외한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말한다. 형법에는 유사강간죄를 저지르면 2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한다고 돼있다.

또다시 불거진 성범죄로 ‘얼룩’
동성 성폭행·성추행 의혹·폭행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이 감독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동성애자라는 성 정체성에 대해 피해자 등 몇몇 지인들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다. 

동성애자임을 밝혔을 때 부모님께서 받으실 충격, 영화 시장서 저를 바라볼 곱지 않은 시선,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이 처한 상황 등을 생각하면 당당히 커밍아웃할 용기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A감독은 내가 동성애자임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일 정도로 나와 친분이 깊었고 많은 감정들을 공유하고 있었다”며 “당시 술자리서 피해자가 만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일행들의 부탁을 받아 피해자와 함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성폭행 논란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잠든 줄 알았던 피해자가 어느 새 울기 시작하더니 오열했다. 피해자가 자신의 고민을 얘기하고 내가 달래는 과정서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가지게 됐다”며 “당시 나로서는 피해자가 저와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감독의 해명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A감독은 같은 날 ‘가해자 이현주의 심경고백 글을 읽고 쓰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SNS에 글을 올려 이 감독의 공식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A감독은 “다시 떠올리기 끔찍하지만 그날의 일을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가해자가 먼저 그날의 일을 말해버렸으니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심경고백 글에서 사건 이후 ‘밥 먹고 차 먹고 대화하고 잘 헤어졌는데 한 달 뒤에 갑자기 신고를 했다’고 하지만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사과를 받기 위해 두 차례 더 먼저 전화를 했지만 사과는커녕 내 잘못이라고 탓하는 얘기만 들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A감독은 1심 판결문을 일부 발췌해 공개하고 “끝으로 당신의 그 길고 치졸한 변명 속에 나에 대한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한 영화팬들에 대한 사죄의 말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몹쓸 짓을 당했던 그 여관이 당신의 영화에 나왔던 그곳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을 때 느낀 섬뜩함을 당신의 입장문을 읽으며 다시금 느꼈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사건에 대한 이 감독과 A감독의 입장, 법원의 판결 등이 알려지자 영화계는 발칵 뒤집혔다. 여성영화인모임은 이 감독의 감독상을 박탈했고, 한국영화감독조합은 그를 제명했다. 또 영화진흥위원회는 사건 관련 진상조사팀을 꾸렸다.

내부위원과 외부위원으로 팀을 구성해 1∼2주 안에 사건의 진상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소속 교수 역시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이현주 감독 개인의 이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비슷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투 운동
대대적 확산


영화계서 현재 진행 중인 성추문 사건은 또 있다. 배우 조덕제씨와 여배우 B씨 간의 진실공방이다. B씨는 지난 2015년 4월 저예산 영화를 촬영하던 중 상호 합의되지 않은 상황서 상대 남배우가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며 조씨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조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이 내려졌다. 조씨는 2심 판결이 나온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2년 6개월간 기나긴 송사를 벌여왔고 이제 대법원에 가게 됐다”며 “이렇게 힘들고 고달픈 송사 과정에서 억울함과 답답함에 무너지려 하는 마음을 다잡고 허위와 거짓 주장에 갈기갈기 찢긴 가슴을 추스르며 걸어가면 곧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고 버텨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씨는 1심과 2심에서 판결이 갈린 것은 재판부의 시각과 관점의 차이라고 주장했다. 1심에서는 조씨의 행위를 업무상의 정당행위로 판단하고 촬영 중의 연기로 판단한 반면, 2심은 감독의 지시에 따랐던 연기를 연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회의 일반적인 성폭력 상황으로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이어 “영화인에게 물어봐 달라. 20년 이상 연기한 조·단역 배우가 그 많은 스태프가 있는 현장에서 연기하면서 일시적으로 흥분할 수도 없을뿐더러 흥분 상태서 연기자임을 망각하고 성추행하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다는 점을 잘 알 것이다.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법정 공방
입장 평행선


여배우 측도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여배우의 대리인인 이학주 변호사는 “조덕제는 자신의 주장과 달리 13번 신 처음 장면부터 감독의 연기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며 조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 항소심도 조씨의 행위가 감독의 연기지시에 충실히 따르거나 정당한 연기를 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했다고 덧붙였다. 공은 대법원으로 넘어가 있는 상태다.

조씨와 B씨의 입장 차이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이 과정서 B씨는 조씨에 대해 명예훼손, 모욕,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달 중순경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B씨를 향해 악의적인 글을 지속적으로 올린 누리꾼 73명도 같은 혐의로 고소했다.

김기덕 감독이 연루된 폭행 사건도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지난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장에서 여배우 C씨에게 상대 남배우의 주요 부위를 만질 것을 주문하고 수시로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가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김 감독은 검찰 조사 과정서 “뺨을 때린 사실은 인정하지만 연기 지도를 위해서였을 뿐 고의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6부는 촬영현장에서 김 감독이 고소인의 뺨을 세게 내리치며 폭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해 폭행죄로 500만원 약식기소했다. 나머지 고소사실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김 감독에 대한 고소 결과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명 원로시인 의혹 폭로
문단은 찬반 갈려 격론중

C씨는 지난달 19일 ‘위키트리’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에 항고 이유서를 접수했다고 전했다. 또 정신과 치료와 트라우마 치료센터 심리 상담을 함께 받고 있다는 근황을 밝혔다. 

C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감독과 있었던 사건 경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기덕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계에 입문한 이후 폭력, 성폭력을 수도 없이 당했다. 내가 풀어야 할 숙제라는 걸 깨달았다. 물러서지 않을 거다. 물러서면 이자가 붙는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2016년 연이어 터진 문인들의 성추행 의혹으로 몸살을 앓은 문단은 최근 거물급 문인에 대한 폭로글로 또 다시 혼란 상태에 빠졌다. 발단은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이다. 최 시인의 시는 지난해 12월 계간지 <황해문화>에 실렸다. 

최근 미투 운동이 바람을 일으키면서 2개월이 지나 수면 위로 올라온 것.

시 ‘괴물’에는 ‘En선생’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해당 인물이 문단의 거물로 불리는 원로시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순식간에 불타올랐다. 

최 시인은 ‘괴물’서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중략)…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내가 소리쳤다/“이 교활한 늙은이야!”/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박고 나는 도망쳤다 …(후략)…

최 시인은 지난 7일 SBS와의 인터뷰서 자신이 겪었던 또 다른 성추행에 대해 언급했다. 시에서 다룬 것보다 더한 성폭력을 휘둘러온 문단 권력자들이 있다며 그들의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문단의 권력을 쥔 남자들이 어떤 자리에 부를 때 안 가면 소위 ‘찍혀요’, 그런데 대개 술자리에서 저는 늘 불쾌한 일을 당했어요. 이미 등단하고 시집을 낸 저 같은 사람보다는 더 약한 여자 문인들, 아직 등단하지 않고 원고만 투고한 상태의 그들이 가장 취약하죠”라고 설명했다.

최 시인의 폭로에 문인들은 찬반 의견을 내세우며 논란에 가담하고 있다. 이승철 시인은 최 시인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7일 최 시인이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진행한 인터뷰를 두고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 문단에 만연한 성추행이라니, 최영미는 참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잣대로 마치 성처녀처럼 쏟아냈다”며 “메이저 출판사와 무소불위의 평론가들의 묵계를 강조하면서 그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고 자신의 SNS에 적었다. 또 ‘싸가지 없다’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 최 시인의 최근 행보를 맹비난했다.

시인의 폭로
거장의 몰락?

반면 류근 시인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몰랐다고? 고○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이라며 “놀랍고 지겹다. 1960∼1970년대부터 공공연했던 고○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하는 문인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고, 하필이면 이 와중에 연예인 대마초 사건 터뜨리듯 물타기에 이용당하는 듯한 정황 또한 지겹고도 지겹다”고 문단과 언론의 행태를 지적했다.

이어 “소위 문단 근처에라도 기웃거린 내 또래 이상의 문인 가운데 고○ 시인의 기행과 비행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되나”라며 “심지어는 눈 앞에서 그의 만행을 지켜보고도 마치 그것을 한 대가의 천재성이 끼치는 성령의 손길인 듯 묵인하고 지지한 사람들조차 얼마나 되나. 심지어는 그의 손길을 자랑스러워해야 마땅하다고 키득거린 이들 또 얼마나 되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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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