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미세먼지 ‘어쩌나?’

3일 춥고 4일 따듯? 3일 한파 4일 먼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삼한사온’은 우리나라의 겨울날씨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3일간 춥고 4일간 따뜻한 날씨가 반복된다는 뜻이다. 최근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혹한이 1주일 내내 이어지고 기온이 조금 올라간다 싶으면 미세먼지가 전국을 덮친다. 3일은 한파, 4일은 미세먼지를 뜻하는 ‘삼한사미’, 일주일은 춥고 일주일은 먼지로 뒤덮이는 ‘칠한칠미’라는 단어가 나오고 있다.
 

춥거나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최근 우리나라 겨울날씨를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 2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됐다. 이날 서울은 최고 기온이 영하 10도에 머물렀다. 노약자의 외출 자제와 동파방지를 당부하는 행정안전부의 안전 안내 문자가 휴대폰을 울렸다. 기온이 영상을 웃돌던 한 주 전 날씨가 혹한으로 돌변했다.

마스크 필수

역대 최강 한파는 그 많던 미세먼지를 몰아냈다. 지난 24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 수준을 기록했다. 한 주 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으로 치솟아 전국이 빨간색으로 뒤덮였던 것과 비교하면 공기질이 훨씬 좋아졌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는 겨울과 초봄에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기온에 좌우된다고 여기기 쉽지만 실제 미세먼지 농도는 대기정체와 강수량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겨울철에는 낮은 강수량과 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이 농도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아주 작은 크기의 미세먼지는 은밀한 살인자로 불린다. 숨 쉴 때 호흡기관을 통해 폐 속으로 침투해 기능을 떨어뜨리고 면역 기능까지 약화시킨다. 미세먼지는 국민 삶의 질을 깎아먹는 요소로 지목될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물질이다.


지난 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7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야외 초미세먼지 평균 노출도는 회원국과 비회원국 등 전체 41개 나라 중 가장 나빴다. 2013년 기준 27.9㎍/㎥로 OECD 평균 13.9㎍/㎥의 두 배 수준이다.

겨울날씨 삼한사온서 삼한사미로
전국적으로 한파와 미세먼지 반복

미세먼지의 위험성이 부각되자 국민들을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북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사전 점검을 위해 방남한 자리서 “왜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으냐”고 문의를 할 정도로 마스크는 겨울철 필수 아이템이 됐다. 

당시 우리 측 관계자는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역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40년 뒤인 2060년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인한 우리나라 조기사망률이 OECD 국가 중 1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국회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회 업무보고서 2014년 세계보건기구 보고서를 인용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인구 100만명 당 1000명 이상이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오는 대책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없다는 점이다. 

2016년 정부는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누리꾼들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고등어구이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로 정부의 발표를 비판했다.

최근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 3개 한림원서 정부의 미세먼지 대응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8일 3개 한림원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서 공동포럼을 열고 ‘미세먼지 문제의 본질과 해결 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이날 보고서 저자들은 “중국은 석탄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 만큼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상현상 역시 미세먼지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거로는 한반도 대기가 확산하지 않고 머물러 있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2013년 이후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은 “과학적인 이해에 바탕을 두지 않은 단편적인 배출원 관리만으로는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기 힘들다”며 “줄이더라도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껏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과 배출 기여도 사이의 불일치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도 서울시서 과감한 미세먼지 대책을 내놨지만 이 역시 실효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과 17일, 18일 3일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일환으로 정부의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함께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정책을 실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1일, 브리핑룸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엇보다 시급한 차량 의무 2부제를 실시하고자 한다”며 “현재 차량 의무제 시행은 시장의 권한이 아닌 만큼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차량 의무 2부제를 시장 특별명령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개정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대중교통 무료 효과 미미
150억이나 들였지만 ‘꽝’

서울시 정책을 두고 각계각층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의 ‘미세먼지 공짜운행’은 하루 50억원의 혈세 낭비일 뿐”이라며 “미세먼지 문제는 국가 차원서 저감 대책을 수립하고 지방자치단체는 당장 미세먼지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면서 정부 대책에 맞춰 협업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시장께 당부 드린다. 효과도 없는 혈세 낭비하면서 경기도와 인천시 탓하지 말라”며 “포퓰리즘이 아닌 진짜 대책을 위한 3자 협의는 거부하면서 거짓 주장으로 국민 혼란만 일으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발 스모그나 황사 유입이 원인인데 대중교통 무료 정책으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겠냐는 회의론도 대두됐다. 실제 정책 시행 3일간 대중교통 이용객이 뚜렷하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정책이 시행된 사흘간 출퇴근 시간 도로교통량은 직전 주 같은 시간대와 비교해 최대 1.73% 줄었다. 15일은 0.3%, 17일에는 1.73%, 18일은 1.7%이다.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위해 들어가는 예산은 하루 50억원이다. 

비용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수도권 먼지 총량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먼지 이산화항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제를 도입해 사업장 배출저감을 유도하고, 중대형 사업장 굴뚝자동측정기기 부착 대상을 2.4배로 늘린다.


돈 썼지만…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한중간 협력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한중관계 회복을 계기로 미세먼지 저감 실증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하남·강소·길림·흑룡강·북경·천진 등 6개 지역을 대상으로, 업종은 석유화학 시멘트, 기술은 휘발성 유기화합물 저감기술 등으로 확대해 가시적 사업성과를 창출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