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미세먼지 ‘어쩌나?’

3일 춥고 4일 따듯? 3일 한파 4일 먼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삼한사온’은 우리나라의 겨울날씨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3일간 춥고 4일간 따뜻한 날씨가 반복된다는 뜻이다. 최근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혹한이 1주일 내내 이어지고 기온이 조금 올라간다 싶으면 미세먼지가 전국을 덮친다. 3일은 한파, 4일은 미세먼지를 뜻하는 ‘삼한사미’, 일주일은 춥고 일주일은 먼지로 뒤덮이는 ‘칠한칠미’라는 단어가 나오고 있다.
 

춥거나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최근 우리나라 겨울날씨를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 2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됐다. 이날 서울은 최고 기온이 영하 10도에 머물렀다. 노약자의 외출 자제와 동파방지를 당부하는 행정안전부의 안전 안내 문자가 휴대폰을 울렸다. 기온이 영상을 웃돌던 한 주 전 날씨가 혹한으로 돌변했다.

마스크 필수

역대 최강 한파는 그 많던 미세먼지를 몰아냈다. 지난 24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 수준을 기록했다. 한 주 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으로 치솟아 전국이 빨간색으로 뒤덮였던 것과 비교하면 공기질이 훨씬 좋아졌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는 겨울과 초봄에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기온에 좌우된다고 여기기 쉽지만 실제 미세먼지 농도는 대기정체와 강수량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겨울철에는 낮은 강수량과 중국발 미세먼지의 유입이 농도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아주 작은 크기의 미세먼지는 은밀한 살인자로 불린다. 숨 쉴 때 호흡기관을 통해 폐 속으로 침투해 기능을 떨어뜨리고 면역 기능까지 약화시킨다. 미세먼지는 국민 삶의 질을 깎아먹는 요소로 지목될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물질이다.


지난 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7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야외 초미세먼지 평균 노출도는 회원국과 비회원국 등 전체 41개 나라 중 가장 나빴다. 2013년 기준 27.9㎍/㎥로 OECD 평균 13.9㎍/㎥의 두 배 수준이다.

겨울날씨 삼한사온서 삼한사미로
전국적으로 한파와 미세먼지 반복

미세먼지의 위험성이 부각되자 국민들을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북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사전 점검을 위해 방남한 자리서 “왜 이렇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으냐”고 문의를 할 정도로 마스크는 겨울철 필수 아이템이 됐다. 

당시 우리 측 관계자는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역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40년 뒤인 2060년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 인한 우리나라 조기사망률이 OECD 국가 중 1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국회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회 업무보고서 2014년 세계보건기구 보고서를 인용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인구 100만명 당 1000명 이상이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오는 대책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없다는 점이다. 

2016년 정부는 “고등어를 구울 때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누리꾼들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고등어구이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로 정부의 발표를 비판했다.

최근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 3개 한림원서 정부의 미세먼지 대응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8일 3개 한림원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서 공동포럼을 열고 ‘미세먼지 문제의 본질과 해결 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이날 보고서 저자들은 “중국은 석탄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 만큼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상현상 역시 미세먼지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거로는 한반도 대기가 확산하지 않고 머물러 있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2013년 이후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은 “과학적인 이해에 바탕을 두지 않은 단편적인 배출원 관리만으로는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기 힘들다”며 “줄이더라도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껏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과 배출 기여도 사이의 불일치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도 서울시서 과감한 미세먼지 대책을 내놨지만 이 역시 실효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과 17일, 18일 3일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일환으로 정부의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함께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무료 이용 정책을 실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1일, 브리핑룸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엇보다 시급한 차량 의무 2부제를 실시하고자 한다”며 “현재 차량 의무제 시행은 시장의 권한이 아닌 만큼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차량 의무 2부제를 시장 특별명령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개정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대중교통 무료 효과 미미
150억이나 들였지만 ‘꽝’

서울시 정책을 두고 각계각층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의 ‘미세먼지 공짜운행’은 하루 50억원의 혈세 낭비일 뿐”이라며 “미세먼지 문제는 국가 차원서 저감 대책을 수립하고 지방자치단체는 당장 미세먼지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면서 정부 대책에 맞춰 협업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시장께 당부 드린다. 효과도 없는 혈세 낭비하면서 경기도와 인천시 탓하지 말라”며 “포퓰리즘이 아닌 진짜 대책을 위한 3자 협의는 거부하면서 거짓 주장으로 국민 혼란만 일으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발 스모그나 황사 유입이 원인인데 대중교통 무료 정책으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겠냐는 회의론도 대두됐다. 실제 정책 시행 3일간 대중교통 이용객이 뚜렷하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정책이 시행된 사흘간 출퇴근 시간 도로교통량은 직전 주 같은 시간대와 비교해 최대 1.73% 줄었다. 15일은 0.3%, 17일에는 1.73%, 18일은 1.7%이다.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위해 들어가는 예산은 하루 50억원이다. 

비용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수도권 먼지 총량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먼지 이산화항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제를 도입해 사업장 배출저감을 유도하고, 중대형 사업장 굴뚝자동측정기기 부착 대상을 2.4배로 늘린다.


돈 썼지만…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한중간 협력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한중관계 회복을 계기로 미세먼지 저감 실증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하남·강소·길림·흑룡강·북경·천진 등 6개 지역을 대상으로, 업종은 석유화학 시멘트, 기술은 휘발성 유기화합물 저감기술 등으로 확대해 가시적 사업성과를 창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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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