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보다 뜨거운’ 6·13 민주당 대진표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2.11 10:58:24
  • 호수 11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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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면 당선? 박터질 집안싸움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선 이후 정국의 중심축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기울었다. 현 흐름대로라면 내년 6·13 지방선거서 여당이 주요 지자체단체장을 석권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요시사>는 유력 민주당 후보들을 추려 내년 지방선거를 예측해봤다.  
 

사실상 대권코스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이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현 서울시장인 박원순 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선 도전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서울시장으로서 역할을 강조하며 이미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사실상 대선코스 
치열한 서울시장

이밖에 민주당 내 서울시장 출마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박영선 의원이다. 박 의원은 인지도를 무기로 최근 ‘서울을 걷다’ 프로젝트를 통해 사실상 선거 캠페인에 돌입한 모양새다. 서울시민들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바닥민심 잡기에 힘쓰고 있다.

‘추다르크’란 별명으로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추미애 대표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여권성향의 정치권 한 관계자는 “추 대표는 사실 럭비공 같은 사람”이라며 “지금은 문 대통령한테 바짝 엎드린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의 본래 성향을 감추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서울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추 대표는 늦어도 내년 2월13일 전에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당직자(당 대표 및 최고위원)가 선출직에 출마하기 위해선 4개월 전에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말을 아끼고 있는 추 대표지만 본격적으로 지방선거 국면에 접어들면 ‘당 대표냐 서울시장이냐’를 두고 양자택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 박원순·박영선·추미애 3강 구도에 대적할 인물로는 민병두, 우상호, 이인영 의원등이 거론된다. 민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 헌정기념관서 ‘민병두의 문민시대-사람의 가능성을 크게 하는 서울탐구’라는 행사를 열어 서울 시정에 대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친구 사이인 3선의 우상호·이인영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우 의원은 이 의원의 결정을 보고 서울시장 출마를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서는 우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 의원은 서울시장보다는 당내서의 역할 확대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 의원은 경선 승리를 위해선 당내 입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대외활동보다는 서울시당 조직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울시장 다음으로 관심이 쏟아지는 지역은 단연 경기도다. 민주당서 경기도지사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재명 성남시장, 김진표 의원, 전해철 의원 등이다. 차기 경기지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 시장은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해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세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오는 1월 공식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시장은 본인을 지지하는 단체인 ‘손가락혁명군’을 중심으로 경기도 내 31개 시군별로 온·오프라인 조직을 강화해 경선에 대비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이 시장이 경기도지사 출마보단 성남시장 재선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시장은 재직시절부터 성남을 광역시로 승격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며 “성남이 광역시가 되면 사실상 차기 대선후보로 나설 때 중량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장이) 워낙 현실감각이 뛰어나 인지도만으로 경기지사 공천을 받는 것이 무리임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안전한 시장직을 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갈림길 선 이재명
다크호스 전해철

당내 이 시장 대항마로 떠오르는 인물은 김진표 의원이다. 경기도 수원서만 4선을 역임한 김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서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와 대결서 패배한 바 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만큼 정·관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김 의원의 출마는 민주당 내 경선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이 출마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그는 “사실 그를 진보인사로 보는 사람이 민주당 내에도 많지 않다”며 “출마 의지는 밝히지만 훗날 너그럽게 양호하는 모습을 보여줘 차기 총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 떠오르는 인물은 전해철 의원이다. 전 의원은 '3철' 중 한 명으로 대표적인 문 대통령 측근 인사다. 출마 여부에 대해선 “가능한 내년 1월 초·중순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민주당에 있어 경기도지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전 의원은 “지난 20년간 민주당이 경기지사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경기도에선 실질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으로서는 경기도서의 승리가 결국 완벽한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내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시장을 언급한 듯 ‘치열한’ 당내 경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고 하더라도 본선에 돌입하면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며 “당내 경선을 치열하게 진행해 충분히 검증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3선 도전 내비친 박 시장…추미애·박영선 출격
성남이냐 경기도냐…갈팡질팡 이재명 노림수는?

문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시장도 관심이 쏟아지는 지역 중 한 곳이다. 부산서 민주당은 정당지지도 48%를 기록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은 상황이다. 현재 후보군으로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 이호철 전 민정수석, 김영춘 해수부장관 등이 거론된다.

이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오 전 장관이다. 앞서 지난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는 오 전 장관은 서병수 시장과의 대결서 2만701표 차이로 석패했다. 지난 대선 과정서 오 전 장관은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문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한 바 있다. 

현재 오 전 장관은 민주당서 부산시장 후보로 추대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민주당 부산시당 내 남아있는 비토 분위기는 오 전 장관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경기도에 전해철 의원이 다크호스라면 부산에선 이호철 전 민정수석이 떠오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 전 수석은 PK지역서 상당한 결집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 전 수석은 2주간 부산을 떠났다가 지난달 30일 귀국했다.

지난 3일에는 이 전 수석이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한 1981년 ‘부림사건’을 재조명하는 토크콘서트를 갖기도 했다. 이 전 수석 지지자들 사이에선 그의 부산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지그룹 한 관계자는 “이미 이 전 수석이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거절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며 “연말·연초 여론조사 결과가 그를 추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영춘 해수부장관이 부산시장에 나설 것이란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계에 밝은 한 인사는 “이 전 수석이 있어 김 장관이 무리할 이유가 없다”며 “그의 품성으로 볼 때 무리하게 들이대지 않고 장관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뜨는 ‘3철’ 
뜨는 장관들

인천시장에 누가 나설지도 내년 지방선거의 관전포인트다. 1995년 민선으로 전환된 뒤 인천은 송영길 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보수색채의 인사들이 시장에 올랐다. 현직인 유정복 시장(자유한국당)이 재선을 노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 내 인천서 텃밭을 일군 이들이 전면에 나설 예정이다. 

유력 후보로는 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꼽힌다. 박 의원은 인천시당위원장으로 ‘1당원, 1당원 늘리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인천시민 300만명 가운데 1%를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현역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시장선거에 나선 다는 것이 부담이긴 하지만 지역 정가에선 유 시장에 대항하기에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 의원은 “그동안 올인했던 대선이 끝난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많이 듣고 신중하게 생각해 인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교흥 국회사무총장도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송영길 의원이 인천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낸 행정가로, 당 안팎으로 평이 좋은 인사다. 특히 인천시장 출마 경험과 당내 지역 정치인 중 인지도가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김 사무총장이 당장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후보로서 인천 정가는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인천시장 후보에 여풍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홍미영 부평구청장이다.
 

2010년 인천지역 최초 여성기초단체장을 시작으로 2014년에 여성 최초 재선 기초단체장으로 선출됐다. 홍 구청장은 3선 도전보다는 인천시장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홍 구청장이 의원도 역임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이력만 놓고 봤을 때 박 의원, 김 사무총장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민주당 출신인 권선택 대전시장의 중도하차로 무주공산이 된 대전시장 자리를 놓고 여권후보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민주당서 대전시장 후보로 유력하게 꼽히는 인물은 이상민 의원과 박범계 의원이다.

이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 중 출마가 유력하다. 4선으로 지역 내 탄탄한 정치 기반과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정부출연연구소가 밀집한 유성지역서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각종 지역 행사에 자주 모습을 보이면서 사실상 대전시장 출마를 굳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문 측근 3철 등장…예측불허 선거판 다크호스 
무주공산 대전시장…전남도지사, 여야 빅매치 

박 의원의 대전시장 출마도 예상된다. 박 의원은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을 지내면서 지역 정치기반을 다졌고, 문재인정부 출범에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당내에서는 ‘적폐청산위원장’과 ‘최고위원’을 맡아 여의도서의 활동 또한 활발하다. 

박 의원은 “현안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입장을 내놓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박범계-이상민 의원이 양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후발주자로는 허태정 유성구청장이 꼽힌다. 참여정부서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실·인사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허 구청장은 ‘친 안희정계’로 꼽힌다. 

때문에 ‘친문계’인 박 의원과 허 구청장이 경선에서 맞붙을 경우 여권 내 권력 추이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시장 후보군은 야권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여권서도 소수 인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재 민주당서 대구시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사람은 김부겸 장관이다. 민주당은 김 장관을 필승카드로 여기고 있다.
 

당장 김 장관이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당 차원서 막판까지 출마를 종용해 분위기를 띄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민주당 내부에선 무소속서 민주당에 입당한 홍의락 의원도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홍 의원은 뚜렷한 입장표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낙연 전 전남도지사의 국무총리 임명으로 공석이 된 전남도지사 선거는 각축전이 예상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유일한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인 이개호 의원은 지난달 6일 전남도지사 출마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여론조사도 제가 1위이고 권유하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 요즘 이런 상황이 거세게 일고 있어 출마 쪽으로 많이 기울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일한 현역의원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지 선수로 나가려고 하느냐는 말도 많다”며 “‘선거에 나가라’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고 설명했다. 

전남 난전 예상
이개호vs박지원

이 의원이 사실상 출마 의지를 밝힘에 따라 이미 출마 뜻을 밝힌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 등 전남도지사 후보군이 가시화돼 선거전이 조기 점화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서 주승용·황주홍 의원 등도 꾸준히 물망에 오르고 있어 여권 입장에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최근 ‘친문 차출론’이 등장하는 등 중량급 있는 인물들이 도전장을 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7대 비리’ 지방선거 적용?

청와대가 최근 고위공직자 임명 배제 7대 비리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가운데 내년 6·13지방선거 공천 과정서 해당 기준이 적용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화된 기준이 적용될 경우 공천 및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현역 및 출마예정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기존의 5대 배제 원칙(병역기피·부동산 투기·세금 탈루·위장 전입·논문표절)외에 음주운전과 성관련 범죄 이력을 가진 인사를 임용에서 원천 배제하는 안이다.

정치권이 이를 내년 6·13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적용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선 이후 지지율이 높이 올라가면서 예비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선 철저한 후보 검증에 박차를 가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민의당 역시 광역단체장의 경우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기사 속 기사> 울상 짓는 한국당 출신 단체장들  

내년 6월 실시될 지방선거서 국민 절반 이상이 현역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을 뽑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민일보>가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성인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지방선거서 현역 광역지자체장을 계속 지지하겠다는 답변은 26.2%에 그쳤다. 

반면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답변은 51.6%에 이르렀다. 

지역별로 보면 박원순 시장이 있는 서울시장은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비율이 43.5%였고, 윤장현 광주시장, 송하진 전북지사 등 민주당 소속 지역의 ‘다른 후보지지’ 응답은 40% 대를 나타냈다. 

반면,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등 자유한국당 소속 광역지자체장이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응답자의 64.5%가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서병수 부산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등 한국당 소속 광역지자체장이 있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응답자 중 61.4%가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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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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