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 카드’ 문재인 딜레마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2.05 08:58:49
  • 호수 1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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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 되고 누군 안 된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문재인정부가 조만간 정부 취임 이후 첫 특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정부는 출범 3개월째 8·15 광복절 특사를 추진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준비 기간의 물리적 한계 등을 이유로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일요시사>는 문 정부서 거론되는 특사 명단을 추려봤다. 
 

역대 정부가 특정 종교와의 연관성 등 논란을 의식해 성탄절 특별사면을 대체로 자제해 온 점을 감안하면 설을 앞두고 특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법무부가 지난달 22일, 각 검찰청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집회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 ▲서울 용산 화재 참사 관련 시위 ▲사드 배치 반대 집회 ▲세월호 관련 집회 등 5가지 대상자들이 특사 대상자에 오르고 있다. 

법무부 주도
특사 만지작

박상기 법무부장관 명의 공문에는 “공무집행방해, 폭행, 상해, 집시법 위반 등 해당 집회와 관련해 처벌을 받은 이 모두에 대해 특별사면을 검토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내부에선 법원의 해당 지시에 대해 “현 정권의 코드에 맞춘 편향적 특별사면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정치적 색채가 강한 집회 사범에 대해 특사를 하는 일이 드물지는 않지만 이번처럼 특정 주제 집회 참가자 전원을 사면 대상에 올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 검찰 간부는 “집회로 처벌 받은 이들 중에는 이른바 ‘전문 시위꾼’도 적지 않은데 이들 전부에 대해 사면을 검토하라고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단순한 집회, 시위 참가자뿐 아니라 폭력을 휘둘러 처벌을 받았던 이들까지 사면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성토했다. 

반면 이 문제는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 적폐 청산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관계자는 “강정마을이나 밀양 주민들은 한마디로 우리 사회가 끌어안지 못해 범죄자가 된 분들”이라며 “그분들을 다시 사회로 끌어들이는 ‘사회통합형’ 특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서민 등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민생특사’ 가능성도 크다. 

지난해 광복절에 박근혜정부가 생계형 범죄자 등 4612명을 특별사면하며 국민 142만49명의 운전면허 행정제재와 어민 1715명의 어업면허·허가 행정제재 등도 함께 감면해준 뒤 1년 넘도록 특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운전이 아니면 생계유지가 힘든 서민들의 제재 감면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재벌의 중대한 경제범죄에 ‘무관용’ 원칙을 세우겠다”며 “중대한 반시장 범죄자는 시장서 퇴출하고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강력한 재벌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서 재벌 총수 일가 구성원이나 전·현직 대기업 임원 등 경제인들을 특사 대상에 포함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줄줄이 
다 나온다?

문 정부의 첫 특사에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어떤 정치인들이 특사에 포함될지 여부다. 정치권서 회자되고 있는 인물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정봉주 전 의원,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 등이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15년 8월,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지난 8월 만기 출소했다. 2027년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 상태다.

지난 8월 한 전 총리 출소 현장에는 이해찬 전 총리와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 등 원로는 물론해 우원식 원내대표, 민병두, 정성호, 홍영표, 유은혜, 전현희 의원 등이 마중나왔다. 당시 민주당 한 관계자는 “한 전 총리가 그만큼 당내 인사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한 전 총리가 특사로 복권된다면 친노(친 노무현) 진영서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지사의 경우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1년 1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형이 확정돼 도지사직서 물러난 바 있다.
 

이 전 지사의 피선거권은 오는 2021년 1월 회복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정치인들 중 가장 먼저 형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특사에 포함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성탄·내년 초…특사 가능성↑
법무부, 5대 대상자들 만지작   

지역 정가에선 이 전 지사가 특별사면될 경우 당장 내년 지방선거서 민주당 도지사 후보로 출마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특사 실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이 전 지사는 국내 최대 싱크탱크로 평가받는 ‘여시재’를 이끌고 있다. 지사직서 물러난 뒤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침잠의 시간을 보냈던 이 전 지사는 여시재를 통해 활동 공간을 마련하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양상이다.

이 전 지사는 여시재와 관련해 “보통 싱크탱크의 포럼과 다른 점은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현장서 뛰는 현역이 참석자의 90%를 차지한다는 점”이라며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정치인이 채택하지 않으면 정책이 될 수 없고 경제인이 참여하지 않으면 지도를 변화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전 지사의 활동을 놓고 정치 재개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앞으로 여시재 일과 대학 강연을 하면서 동북아 지역의 번영을 위한 현실적 방안을 계속 찾는 것이 일차적 목표”라며 “현 상황서 정치에 대해선 별다른 구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한 측근은 언론을 통해 “이 원장이 5·9 대선 때도 법적 제약 때문에 특별한 역할을 못해 안타까움이 컸다”며 “정치적으로 손발이 묶여 있는 상황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정치권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인물은 정봉주 전 의원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 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 받아 복역했다.

오는 2022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정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이와 관련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MB와 BBK로 싸우다 1년 감옥 갔다 온 죄로 선거출마 자격은 물론 투표권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정 전 의원 복권을 위해 여야 의원 125명은 탄원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야 의원들은 탄원서에서 “정권교체가 되자 이 전 대통령이 BBK 실소유주라는 정황과 증거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정 전 의원 복권은 적폐 세력이 압살한 민주주의, 정치적 자유를 회복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호소했다. 

논란 인사들
정치권 시끌

정치권의 쏟아지는 특사 바람에 정 전 의원은 뚜렷한 입장표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 특사 가능성도 정치권의 화두다. 이 전 의원 사면 여부는 통진당 해산 심판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을 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인 2014년 12월 통진당 해산 심판 선고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한 뒤 2015년 1월 내란선동 혐의로 징역 9년을 확정했다. 
 

이 전 의원은 2003년 3월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구성 혐의로 2심서 징역 2년6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상고를 취하하고 형을 받아들인 이 전 의원은 당시 노무현정부로부터 광복절 특사로 선정되면서 풀려나게 된다. 공안사범으로는 유일한 가석방이었다.

2년 후인 2005년 8월15일 광복절 특사 때 복권까지 이뤄져 공무담임권 및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당시 노무현정부서 두 번이나 특사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별사면의 경우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으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청와대 민정수석이 특사 대상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법무부가 실무를 진행한다.

이 전 의원에 대한 두 번의 광복절 특사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 일부 보수진영에선 “이석기 의원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에 따라 당시 노무현정부 관련자들이 모종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즉 문 대통령이 이 전 의원 석방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서 성탄절 혹은 내년 초에 진행될 특사에 이 전 의원이 이름을 올릴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광재 사면 받고 도지사 출마?
이석기·한상균 어쩌나…고민중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사면 여부도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쌍용자동차 직원 출신인 한 위원장은 1987년 쌍용차 노조 추진위원장을 역임했고 2008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이 됐다. 2009년 77일에 걸친 평택공장 점거파업을 주도해 3년을 선고받아 2012년 8월까지지 복역했다.

이후 2015년 11월 민노총 최초로 치러진 직선제 선거서 ‘박근혜정부에 대항해 노동자 총파업을 조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수사기관이 불법 폭력 집회로 규정한 ‘대한민국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아 조계사에 피신해 있다가 2015년 12월10일 자진 퇴거해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해 7월4일 1심 법원은 집시법 위반 혐의로 한 위원장에게 징역 5년 및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한 위원장은 진보·노동자 진영의 상징적 인물인 만큼 그의 사면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청년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양심수를 성탄절 특별사면으로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서 “촛불정권의 첫 사면은 과거 정권에서 탄압받은 이석기 전 의원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양심수의 석방이 돼야 한다”며 “적폐 청산을 위해 적폐 피해자를 모두 석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올 연말 대통령 특별사면을 검토 중이라고 들었다”며 “양심수 전원 석방 없이는 민주주의와 인권도 없다. 성탄절 특사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종 검토 중
성탄 or 신년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12월 사면이 예정돼있느냐”는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질문에 “현재 단계로서는 사면이 예정돼있지 않다”고 답했다. 성탄절 사면 가능성에 대해선 “사면을 한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어려움이 있고 다음 사면을 언제 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며 “(사면) 대상자를 심사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실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석기 의원은 어디에?

현재 이석기 의원은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 11월10일 <일요시사>는 이 전 의원의 건강상태와 특사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묻기 위해 면회를 요청했다. 

구치소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이 4급 수형자이기 때문에 매월 4회밖에 면회가 허용되지 않는다”며 “면회 요청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의원 면회는 보통 A보좌관을 통해 이뤄진다”며 “A보좌관과 일정 조율을 통해 면회 날짜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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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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