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분당 후폭풍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1.13 10:44:03
  • 호수 11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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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11명은 어디로 갈까?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바른정당이 분당을 맞으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보수 정통성 대결서 바른정당이 백기를 든 가운데 바른정당발 정계개편 파장이 여야 전반에 미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가능성부터 시작해 한국당 내 권력 암투에 이르기까지 여러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일요시사>는 바른정당이 쏜 정계개편 신호탄으로 향후 정국을 점쳐봤다.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9명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탈당을 선언했다. 이날 김영우 의원은 “대한민국 보수가 작은 강물로 나뉘지 않고 큰 바다서 만나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겠다”며 “우리가 보수대통합의 길로 먼저 가겠다”고 말해 탈당을 공식화했다. 

집단 탈당
보수대통합?

이로써 바른정당은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다. 탈당 행렬에는 원내 의원들뿐만 원외 인사들도 동참했다. 바른정당 원외 당협위원장과 기초·광역의원 48명은 지난 8일 동반 탈당을 선언해 바른정당은 사실상 공중분해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다만 잔류파 의원들의 중도보수 통합 추진 합의를 계기로 바른정당은 안정을 되찾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9일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당 대표 후보 연석회의서 권오을 최고위원은 “탈당 사태 이후 조금 혼란스러웠던 당내 분위기가 안정돼 간다”며 “13일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여러분의 기대 이상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해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중도보수통합 추진위 간사를 맡은 유의동 의원은 지난 8일 “당은 중도 플러스 보수대통합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며 “12월 중순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도보수통합 추진은 새 지도구 구성 이후 한 달 내로 추진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통합 방식은 추후 논의를 거쳐 정해질 방침이다. 일단 자강론을 외치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13일 전당댕회서 대표로 선출)이 통합 추진에 한발짝 양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당의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일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에 공식적으로 복당했다. 

바른정당 탈당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직후 “서로 간 생각 차이와 과거 허물을 묻고 따지기에는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 위중하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좌파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한 보수대통합의 대열에 참여하게 된 것을 크게,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을 반겼다. 

홍 대표는 “아직 정치적 앙금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제 그 앙금을 해소하고 좌파정부의 폭주를 막아달라는 국민적 여망으로 우리가 다시 뭉치게 됐다”며 “힘을 합쳐서 당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전날 홍 대표는 바른정당 잔류파 의원들의 ‘추가 복당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나머지 바른정당 분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득하기 어렵다”며 “이제 문을 닫고 내부화합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탈당을 선언한 바른정당 통합파 9명은 받아들이지만 나머지 11명은 추후 복당을 희망해도 받지 않겠다는 취지다. 

친박 청산 솔솔
친홍-친김 내전

정치권에선 김무성 의원 등 탈당파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이 어떤 정치적 시너지를 형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당은 친박 청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제명이라는 산을 넘었지만 서청원·최경원으로 대표되는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의 제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홍 대표는 연일 친박 진영에 대해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며 “잔박(잔류친박)들의 정치생명만 단축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하지만 두 의원을 비롯한 친박 청산이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높다. 

당내 의원을 제명하려면 의원총회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총 소집권한이 있는 정 원내대표도 이들 의원을 제명하기 위한 의총 개최에 소극적인 점도 친박 청산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홍 대표가 ‘여론전’을 통해 친박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바른정당서 복당한 의원들은 그의 훌륭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한국당에 복당한 황영철 의원은 TBS라디오에 출연해 ‘이들 의원 제명을 위해 복당파 의원 9명이 노력하겠느냐’는 질문에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 것 같다. 다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친박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당분간은 기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표적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은 김무성 의원을 겨냥해 “총선 참패, 대통령 탄핵 주도, 탈당으로 인해 대선까지 치렀다”며 “서·최 의원과 김 의원이 다른 것은 홍 대표에게 줄을 서냐, 안 서느냐일 뿐이다. 그래서 홍준표의 사당화를 우려하는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일각에선 내달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친 홍준표-친 김무성-친 박근혜’로 조각 난 계파들 사이에 혈전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달 1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의 경우 당내에서는 과거 비박(비 박근혜)계로 김무성 의원의 최 측근으로 거론되는 3선의 김성태 의원, 친박계 홍문종 의원 등의 출마가 거론된다.
 

친박 청산이라는 대의를 이루기 위해 홍 대표와 김무성 의원이 손을 잡고 김성태 의원을 지원하는 그림도 그려진다. 다만 앞서 한국당을 박차고 나가 바른정당을 세웠던 1등 공신인 김 의원이 한국당에 복당을 했지만 확장성은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9명 한국당 복당으로 정치권 요동
홍-김 연대전선…긴장하는 친박계 

이밖에 홍 대표와 김 의원이 현재는 친박 청산을 기치로 전략적 연대에 나서고 있지만 지방선거 공천권 및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양 계파는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도 높다. 

즉 김 의원의 복당이 당내 권력구도의 변화를 가져와 당이 내분에 휩싸일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홍-김' 두 사람이 권력을 놓고 싸우지는 않겠지만 당내 선거부터 시작해 지방선거까지 두 계파는 권력쟁탈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9명 복당으로 일단 한국당은 몸집 불리기에 성공했다. 116명으로 여당인 민주당(121석)과는 단 5석 차이다. 만약 바른정당 의원 중 추가 탈당자가 나오면 한국당은 민주당을 제치고 원내 제1당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특히 120석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국회선진화법의 신속처리대상 안건 지정을 독자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과제 관련 쟁점법안 상정을 사실상 모두 거부할 수 있는 숫자다. 또한 제 1당에 오르면 제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자리도 가져올 수 있다.

한국당 의원이 국회의장에 오르면 국회 운영 주도권도 자연스럽게 한국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관건은 지지율이다. 현재 민주당은 5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마디로 ‘독주체제’다.

한국당 내부서도 당장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메시지는 좋을지 몰라도 메신저가 좋지 않다”고 말해 에둘러 상황을 표현했다. 즉 홍 대표나 김 의원에 대한 보수층의 부정적 평가가 쉽게 바뀌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잔류파 과연
어디로 갈까?

이번 바른정당 탈당파의 한국당 복당은 국민의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른정당에 잔류파만 남음으로써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국민의당에선 친안(친 안철수)계를 중심으로 바른정당과 통합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발언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바른정당 잔류파도 국민의당과 통합의 문을 닫지 않았다고 화답했다. 
 

양 당 통합에 대해 안 대표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은 지난 9일 “여전히 (바른정당과의 통합)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오히려 바른정당 창당 정신 또는 개혁 지향성은 여전히 당에 남은 분들한테 정당성, 정통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해 합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도 두 당 의원들의 국민통합포럼 조찬 모임서 “국민의당과 정책 공조, 선거연대는 이미 하기로 했고, 실행만 하면 되는 것”이라며 “통합의 가능성까지 열어둔 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실질적 대주주인 유승민 의원도 “명분 있는 중도보수 개혁세력 통합은 오래 전부터 일관되게 한다고 얘기했었다”고 말해 통합론에 긍정적 의사를 밝혔다.

두 당 모두 ‘개혁’을 중도개혁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한국당과 바른정당 탈당의 재결합보다 통합 명분 싸움서 우위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론이 분출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바른정당은 원내 영향력, 국고보조금 문제 등 비교섭단체로 전락한 처지를 극복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안 대표 입장에선 바른정당 잔류파와 통합으로 중도·보수 대표주자로 거듭나고 지지 기반을 전국으로 확장하는 데 있다.

이는 당장의 정계개편이 아니라 차기 총선과 대선까지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보인다. 특히 햇볕정책에 대한 무언급, 대북 강경 기조 등 바른정당과 정책적 교집합을 넓히는 행보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원내 제1당 위협…민주당 플랜은?
국당-바른 잔류파 합당 논의 솔솔 

다만, 당내 반발은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해 넘어야만 할 산이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통합 움직임을 보이는 안 대표에 대해 “바른정당과 통합 추진을 중단키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고 같은 당 박주현 의원은 “사당화와 우경화를 초래한 안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바른정당 분당으로 민주당도 바짝 긴장한 모양새다. 

특히 한국당이 원내 1당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민의당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당과)이제는 서로 손을 잡을 때가 됐다. 그래서 당장은 못 해도 물밑에서 대화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지금 121석의 여당으로는 이번 정기국회서도 그냥 빈손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과거에 분당했었던 아픔은 있지만 문 대통령의 개혁 성공을 위해서는 정체성이 유사한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 모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국민의당 동교동계가 주축을 이룬 고문단이 민주당과 연대·통합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양당의 결합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 한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 전후로 국민의당 호남계 의원들이 개별적인 이동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긴장
국당은 내홍

모 대학 정치학과교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대해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당대당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아 있는 잔류파하고 무슨 당대당 통합을 하겠느냐”며 “안철수 대표 중심의 국민의당이 정체성을 확보하고 바른정당서 개별적으로 입당하는 것은 받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 앞에 국민의당 중심의 제3 중도 개혁 정당을 내놓고 국민들의 심판을 받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내교섭단체 지위는?

원내교섭단체란 국회서 의원이 의사진행에 관한 중요한 안건을 종합하고 합의해 사전에 교섭하기 위해 일정한 수 이상의 의원들로 구성된 의원단체를 말한다. 소속의원 20인 이상의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 정당 단위가 아니라도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20인 이상의 의원은 따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국회 총무회담에 참여, 국고보조금 지원, 국회 운영 및 의사일정 협의, 위원회 위원 선임 및 개선 요청, 발언자의 수·발언 시간 및 발언 순서 협의 등을 담당한다. 우리나라 교섭단체 구성요건은 국회의원 20인 이상으로 시작해 6∼8대 국회 때 10인으로 완화됐다가 유신체제 이후 국회부터 20인으로 바뀌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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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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