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선정> 금주의 국감스타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0.23 11:04:09
  • 호수 11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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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시작됐다. 추석 연휴를 뒤로 한 국회는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국감을 진행되며 16개 상임위원회(겸임 상임위 포함)에서 701개 기관을 상대로 치러진다. 
 

이번 국감은 큰 줄기에서 ‘적폐청산’ 대 ‘무능심판’의 대결 구도로 흐를 예정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이명박근혜정권 때 행해졌던 각종 비리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감을 이틀 앞둔 지난 10일 개혁과 적폐청산을 화두로 꺼내며 여당을 지원사격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부의 지난 5개월간 무능을 심판하는 이른바 무심 국감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5대 신(新) 적폐를 파헤쳐 국민들이 정부 실상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의 강대강 대립에 국회 일각에선 파행으로 인한 ‘부실 국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정치 논리에 흔들리지 않고 송곳 같은 문제제기로 눈길을 끈 의원들이 있다. <일요시사>가 금주의 국감스타를 선정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산자부 출자회사 누적적자 10조9000억”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훈 의원은 지난 18일 산자부 산하 21개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각 기관들의 출자회사 149곳이 설립 이후 현재까지 기록한 적자규모가 총 10조9508억원에 이르러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기업별로 보면 석유공사가 6조7934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전체 적자규모의 70%를 차지했다. 뒤이어 가스공사가 1조9270억원, 광물자원공사가 1조5206억원, 한전이 226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 의원은 출자회사들이 막대한 규모의 적자를 본 데에는 우둔한 회사 운영 실태가 한몫을 했다고 지적했다. 

2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가스공사는 2010년부터 우즈베키스탄에 CNG충전소 운영사업과 실린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스공사의 사업목적과 연관성이 낮아 최근 5년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서부발전의 경우 고유목적사업인 석탄개발사업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도 않고 부대사업인 석탄터미널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PT Mutiara Jawa를 설립했다. 하지만 2014년 준공 이후 선적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지속적인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에 이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들이 출자회사를 아주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면서 “공공기관이 출자한 기업 149곳서 11조원에 육박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낭비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또 “공공기관은 감시와 견제 대상으로서 지속적인 관심을 받지만, 이러한 출자회사들은 존재감이 미약해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어 출자회사야말로 세금의 보이지 않는 하수구”라며 “무책임하고 아둔한 운영을 방지할 수 있도록 출자회사에 대해 공공기관 못지 않게 제도적 감시와 견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복지위원회] 송석준 의원(자유한국당)
“진료비 허위청구 급증”

최근 4년간 진료비를 허위로 청구한 의료기관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허위청구로 인한 부당금액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은 최근 4년간 진료비를 허위로 청구한 의료기관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허위청구로 인한 부당금액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진료비를 허위로 청구한 의료기관이 2013년 658개서 2016년 741개를 늘어남과 동시에 허위 청구로 인한 부당 지급 금액도 2013년 119억원서 2016년 381억원으로 3.2배 증가했다.

진료비 허위 청구 중 진료행위를 거짓으로 작성해 의료보험금을 부당하게 편취한 금액은 2013년 17억2400만원서 2016년 47억4400만원으로 2.8배 증가했다. 

이 같은 불법을 적발하기 위해 심평원은 진료비 부당청구의 유형을 거짓 청구, 산정기준 위반, 대체 초과 청구, 본인부담 과다징수, 기타 항목으로 분류해 현지실사를 통해 적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A병원의 경우 천식이나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증기흡입치료를 하지 않고도 한 것으로 진료기록부에 기재해 772만원을 더 받아냈다.

B약국은 낮에 조제투약을 하고도 밤에 투약한 것으로 허위 기재해 421만원을 부당하게 청구해 지난해 11월 심평원 현지조사서 적발되기도 했다. 

환자 본인부담금을 과다하게 청구한 경우도 늘고 있다. 2013년 15억5500만원이던 본인부담금과다청구액은 2016년 53억1900만원으로 3.4배 늘었다. 지난해 1월 심평원 현지조사서 한 병원은 요양급여대상인 트리돌 50mg을 주사한 후 건강보험으로 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환자 본인에게 직접 3000원을 받는 등 149만원을 부당하게 청구해 덜미를 잡혔다.

지난해 5월 E요양병원은 간호사가 장기휴가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담 간호 인력으로 신고하는 수법으로 ‘간호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요양병원 입원요 차등제’ 적용 등급을 실제보다 높게 산정해 666만원을 더 청구했다가 발각됐다. 

이에 송 의원은 “진료비를 허위청구하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을 좀 먹는 일”이라며 “현지실사를 강화해 건강보험 재정이 새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동섭 의원(국민의당)
“매장문화재 관리 엉망”

문화재청의 발굴조사 후 문화재 가치가 인정돼 보존조치 결정이 내려진 유적 수백 곳이 훼손·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매장문화재 보존조치유적 관리현황’을 파악한 결과 지난해 보존조치유적 점검대상 585곳 중 절반가량인 250곳의 점검기록이 없어 부실한 관리 실태를 지적했다. 

발굴조사의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 제23조(보존조치 매장문화재 관리)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매년 보존조치유적 관리 실태를 점검해야 하고, 지자체는 관할지역 내 보존조치유적을 연 1회 이상 점검해 그 결과를 문화재청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지자체서 점검한 보존조치유적 관리대장에는 안내판이나 보호시설 없이 방치되거나 경작지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돼 훼손된 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 미점검 지역 250곳은 상태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남지역은 전체 59곳의 보존조치유적 가운데 80%에 달하는 47곳이 점검 기록이 없으며, 제주지역은 지역 내 유적에 대해 점검기록이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존조치 결정이 내려진 유적이 개인사유지인 경우 관리가 어려울 수 있지만 지자체가 매입한 유적조차 관리되지 않고 있어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문화재청이 제 역할을 다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국정감사서 “보존조치유적서 발굴된 유구나 유물은 역사기록이 없거나 부족한 시기의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살펴보는 데 중요한 자료”라며 “문화재청은 유적 사후관리를 지자체나 개인에게 일임할 것이 아니라, 유적 소유주가 자발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무위원회] 유의동 의원(바른정당)
“문정부, 정규직전환 문제 많다”

문재인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국민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가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유의동 의원은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문제를 비판했다. 

금융위 산하 금융공기업 내 비정규직 전체 5975명 중 내년도 정규직 전환대상은 ▲기간제 근무자 300여명 ▲파견 용역 근무자 중 올해 말 계약이 만료되는 290여명이다. 즉 총 600여명에 못 미치는 규모로 전체 금융위 산하 공기업 비정규직(6975명)의 10.2%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파견용역 근무자 290명은 계약만료 시점인 연말 협상결과에 따라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정규직 전환까지는 변수가 남아있다. 유 의원은 자료 분석을 통해 민간 금융기관의 정규직 전환 역시 큰 호응이 예상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마중물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서 그런지 아니면 시장 상황을 도외시한 일방적 추진이라서 그런지 정규직 전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매우 냉정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시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정규직 전환 계획은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들만 정부시책에 따른다고 돼있을 뿐, 대부분 ‘성과에 따라’ 또는 ‘일부 전환’ ‘검토 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진다. 은행권 이외의 다른 업권은 뚜렷한 전환계획조차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7월 정부는 비정규직 전환을 놓고 범부처 공동으로 가이드라인 발표 후, 9월 중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삼고 실태조사 등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10월 중순이 지난 현재까지도 로드맵은 발표되지 않았다. 

유 의원은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한 정책인 만큼 많은 근무자가 혜택을 볼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첫 해의 전환 예상율은 국민기대를 훨씬 하회하는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국민기대를 크게 만들어 놓고 구체적으로 구현하지 못해 국민들을 상대로 희망고문 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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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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