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4색 대변인 비교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0.16 10:31:13
  • 호수 11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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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에 나라가 ‘휘청’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정당의 목소리를 최전방서 전하는 ‘대변인’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변인 말 한마디가 당의 공식입장이 되고 당 이미지를 형성하기 때문. 그런 만큼 대변인들은 논평에 앞서 단어 하나에도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일요시사>는 4당의 대변인을 통해 각 당별 대변인특성을 살펴봤다.  
 

여당의 수석 대변인은 박완주 의원이다. 박 대변인은 지난 6월31일 당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재선 의원인 박 대변인은 민주당 내 대표적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으로 고 김근태 계열의 민평련서 활동했고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정당의 ‘입’

박 대변인이 민주당에 자리하면서 청와대와 여당, 여당의 원내 대변인을 모두 ‘충남’ 출신 전현직 의원들이 맡게 된 점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청와대 대변인으로 있는 박수현 전 의원은 충남 공주 출신이고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도 충남 아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밖에 민주당에는 현역 의원인 백혜련 의원과 김현 전 의원이 당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백 대변인은 검찰 출신으로 지난 5월15일 임명됐다. 임명 초기 백 대변인은 주로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논평을 주로 발표했다.

‘국정발목잡기’ ‘막말정치’ ‘선동정치’란 단어를 사용해 야당의 공세를 방어키도 했다. 최근에는 적폐청산의 주요 이슈인 ‘국정원-군 사이버사-십알단’의 대선공작에 대한 작심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백 대편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대선 캠프의 활동에 국정원 예산이 지원됐다면 이는 단순한 국정원장 차원서 결정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검찰은 대선 공장의 몸통을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며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대변인과 같은 날 임명된 김현 대변인은 참여정부 춘추관장 출신으로 친문(친 문재인)계열 인사로 분류된다. 정치권에 입문한 뒤 대변인실에서만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비례대표로 원내 입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대리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1심, 2심 법원서 무죄를 선고 받고 재기에 성공했다. 이번 대선에선 문 대통령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김 대변인의 논평은 주로 ‘자유한국당’에 맞춰져 있다. 특히 지난달 말 추석연휴를 앞둔 시점에 한국당 홍준표 대표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대변인은 국군의 날 행사에 불참한 홍 대표에게 유감을 표명했고 추석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연 것에 대해선 ‘면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변인들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인 현재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야당의 공세를 막아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대변인들은 현 정부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강효상, 전희경 의원이 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지난 7월 10일 임명된 강 대변인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초선 비례대표 의원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언론계 몫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 대선에선 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 본부장을 맡아 홍 대표를 도왔다. 대선 이후에는 한국당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문 정부의 언론정책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강 대변인의 논평을 살펴보면 여당 및 현 정부에 대해 다각도의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인사’ ‘안보’ ‘외교’ 등 전방위에 걸쳐있다. 지난 1일 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간 ‘운전자론’을 표방해왔던 문 대통령이 뒷자리에 조차 앉지 못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문 정부식 외교를 비꼬았다.

지난 11일에는 “추석민심을 듣고서도 정치보복을 계속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오기와 독선을 버리고 경제위기 극복과 민생안전에 올인 할 것을 충심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당내서 언론인 출신답게 ‘간결하고도 핵심을 잘 짚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원내·정 충남 출신으로 통일
정당별 논평 보니…창과 방패 대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어떤 인물이 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을까. 우선 국민의당은 손금주 의원이 대변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손 대변인은 판사 출신으로 지난 20대 국회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인물이다.

박지원 전 당대표 체제서 수석대변인을 맡기도 했던 그는 올해 1월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위원에 오르기도 했다. 대선 국면에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았다고 박주선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의해 또 다시 수석대변인으로 발탁돼 국민의당 안팎에선 ‘수석대변인’ 전문가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난 5월에 임명된 손 대변인이 내놓은 논평을 살펴보면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룬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 벌어지는 상황을 고려한 듯 외교·안보에 대한 정부의 현명한 대응을 요구했다.

이밖에 어떤 이슈가 터지면 이에 대한 진상규명이나 해답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 8월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을 두고 손 대변인은 “통상임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례적으로 바른정당 이혜훈 전 대표가 당 대표에 오른 당시 축하 논평을 내기도 했다. 손 대변인은 “여야가 뒤바뀐 후에도 서로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낡은 정치를 극복하고, 다당제를 실현하고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바른정당을 국회의 동반자로 인식한 논평이란 평가다. 

국민의당에는 손 대변인 이외에 김철근, 이행자 대변인도 국민의당의 목소리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로 지난 대선 과정서 안철수 국민캠프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이 대변인의 경우 전 서울시 의원으로 지난 8월 국민의당 대변인으로 합류했다. 이 대변인은 서울시의원시절 서울시의회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이 의원은 현재 당 최고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큰 틀의 이슈보다 각론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논평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에는 박정하, 이종철, 전지명 대변인이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난 8월 임명됐다. 지난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그는 이명박정부 시절 대통령실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19대 대선에선 유승민 대선후보의 ‘입’인 공동대변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유 의원과 날을 세웠던 박 수석대변인이 유 의원과 한배를 탄 것을 두고 정치권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인터뷰서 박 수석대변인은 오는 11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예정인 유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데 큰 변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우회적으로 유 의원을 지원사격한 셈이다. 이종철·전지명 대변인은 당의 색깔에 맞게 주로 현 정권을 저격하는 논평을 내고 있다. 
 
공격하고 막고

정치권 한 관계자는 각 당의 대변인에 대해 “당 대변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사실상 당의 이미지가 크게 좌우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각 당 대변인들은 논평을 낼 때 단어 하나하나를 신경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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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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