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4색 대변인 비교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0.16 10:31:13
  • 호수 11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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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에 나라가 ‘휘청’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정당의 목소리를 최전방서 전하는 ‘대변인’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변인 말 한마디가 당의 공식입장이 되고 당 이미지를 형성하기 때문. 그런 만큼 대변인들은 논평에 앞서 단어 하나에도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일요시사>는 4당의 대변인을 통해 각 당별 대변인특성을 살펴봤다.  
 

여당의 수석 대변인은 박완주 의원이다. 박 대변인은 지난 6월31일 당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재선 의원인 박 대변인은 민주당 내 대표적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으로 고 김근태 계열의 민평련서 활동했고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정당의 ‘입’

박 대변인이 민주당에 자리하면서 청와대와 여당, 여당의 원내 대변인을 모두 ‘충남’ 출신 전현직 의원들이 맡게 된 점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청와대 대변인으로 있는 박수현 전 의원은 충남 공주 출신이고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도 충남 아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밖에 민주당에는 현역 의원인 백혜련 의원과 김현 전 의원이 당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백 대변인은 검찰 출신으로 지난 5월15일 임명됐다. 임명 초기 백 대변인은 주로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논평을 주로 발표했다.

‘국정발목잡기’ ‘막말정치’ ‘선동정치’란 단어를 사용해 야당의 공세를 방어키도 했다. 최근에는 적폐청산의 주요 이슈인 ‘국정원-군 사이버사-십알단’의 대선공작에 대한 작심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백 대편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대선 캠프의 활동에 국정원 예산이 지원됐다면 이는 단순한 국정원장 차원서 결정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검찰은 대선 공장의 몸통을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며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대변인과 같은 날 임명된 김현 대변인은 참여정부 춘추관장 출신으로 친문(친 문재인)계열 인사로 분류된다. 정치권에 입문한 뒤 대변인실에서만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비례대표로 원내 입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대리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1심, 2심 법원서 무죄를 선고 받고 재기에 성공했다. 이번 대선에선 문 대통령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김 대변인의 논평은 주로 ‘자유한국당’에 맞춰져 있다. 특히 지난달 말 추석연휴를 앞둔 시점에 한국당 홍준표 대표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대변인은 국군의 날 행사에 불참한 홍 대표에게 유감을 표명했고 추석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연 것에 대해선 ‘면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변인들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인 현재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야당의 공세를 막아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대변인들은 현 정부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강효상, 전희경 의원이 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지난 7월 10일 임명된 강 대변인은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초선 비례대표 의원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언론계 몫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 대선에선 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 본부장을 맡아 홍 대표를 도왔다. 대선 이후에는 한국당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문 정부의 언론정책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강 대변인의 논평을 살펴보면 여당 및 현 정부에 대해 다각도의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인사’ ‘안보’ ‘외교’ 등 전방위에 걸쳐있다. 지난 1일 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간 ‘운전자론’을 표방해왔던 문 대통령이 뒷자리에 조차 앉지 못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문 정부식 외교를 비꼬았다.

지난 11일에는 “추석민심을 듣고서도 정치보복을 계속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오기와 독선을 버리고 경제위기 극복과 민생안전에 올인 할 것을 충심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당내서 언론인 출신답게 ‘간결하고도 핵심을 잘 짚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원내·정 충남 출신으로 통일
정당별 논평 보니…창과 방패 대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어떤 인물이 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을까. 우선 국민의당은 손금주 의원이 대변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손 대변인은 판사 출신으로 지난 20대 국회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인물이다.

박지원 전 당대표 체제서 수석대변인을 맡기도 했던 그는 올해 1월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위원에 오르기도 했다. 대선 국면에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았다고 박주선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의해 또 다시 수석대변인으로 발탁돼 국민의당 안팎에선 ‘수석대변인’ 전문가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난 5월에 임명된 손 대변인이 내놓은 논평을 살펴보면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룬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 벌어지는 상황을 고려한 듯 외교·안보에 대한 정부의 현명한 대응을 요구했다.

이밖에 어떤 이슈가 터지면 이에 대한 진상규명이나 해답을 촉구하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 8월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을 두고 손 대변인은 “통상임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례적으로 바른정당 이혜훈 전 대표가 당 대표에 오른 당시 축하 논평을 내기도 했다. 손 대변인은 “여야가 뒤바뀐 후에도 서로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낡은 정치를 극복하고, 다당제를 실현하고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바른정당을 국회의 동반자로 인식한 논평이란 평가다. 

국민의당에는 손 대변인 이외에 김철근, 이행자 대변인도 국민의당의 목소리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로 지난 대선 과정서 안철수 국민캠프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이 대변인의 경우 전 서울시 의원으로 지난 8월 국민의당 대변인으로 합류했다. 이 대변인은 서울시의원시절 서울시의회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이 의원은 현재 당 최고위원회 결과 브리핑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큰 틀의 이슈보다 각론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논평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에는 박정하, 이종철, 전지명 대변인이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난 8월 임명됐다. 지난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그는 이명박정부 시절 대통령실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19대 대선에선 유승민 대선후보의 ‘입’인 공동대변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유 의원과 날을 세웠던 박 수석대변인이 유 의원과 한배를 탄 것을 두고 정치권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인터뷰서 박 수석대변인은 오는 11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예정인 유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데 큰 변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우회적으로 유 의원을 지원사격한 셈이다. 이종철·전지명 대변인은 당의 색깔에 맞게 주로 현 정권을 저격하는 논평을 내고 있다. 
 
공격하고 막고

정치권 한 관계자는 각 당의 대변인에 대해 “당 대변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사실상 당의 이미지가 크게 좌우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각 당 대변인들은 논평을 낼 때 단어 하나하나를 신경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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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