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주변’ 의문의 죽음들 추적

숨진 채 발견되는 그때 그 사람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도태호 수원 제2부시장이 지난달 26일 돌연 저수지에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오후 2시까지 정상 근무를 하다가 한 시간 뒤 저수지서 숨진 채 발견된 도 부시장의 죽음에 누리꾼들은 의구심을 품고 있다. 그는 최근 국토해양부서 근무할 당시 도로 공사와 관련된 비리 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칼날이 매섭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국가정보원의 방송 장악,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등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이 하나씩 파헤쳐질 기세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국정원의 광범위한 국내 정치 공작 의혹과 관련해 “윗선에 대한 수사 한계라든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세 몰린 MB
검찰 정조준

‘몸통’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에게까지 검찰 수사가 닿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2008∼2013년) 동안 벌어진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그 주변에서 일어난 죽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는 지난 8월 팟캐스트 <정치, 알아야 바꾼다>와의 인터뷰서 “박근혜 전 대통령 주변에 5촌 살인 사건도 있고 무수한 죽음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주변에 더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MB 주변서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먼저 2011년 3월26일 김태성 씨모텍 대표이사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노트북으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때 쓰는 데이터모뎀을 제조하는 업체인 씨모텍은 2007년 상장, 2010년 1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2009년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인수합병 전문기업 ‘나무이쿼티’를 통해 씨모텍을 인수했다. 씨모텍은 줄기세포 등 바이오사업을 영위하던 제이콤을 인수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가 무리한 M&A를 감행하면서 투입된 돈은 200억원 이상으로 예측된다.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김 대표는 1200만주 유상증자에 성공했지만 자금 조달 두 달 만에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 그는 담당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통보를 받은 지 이틀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그의 죽음은 무리한 M&A로 인한 자금 부담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김 대표의 자살 원인을 ‘주가 조작’과 연계시키는 시각도 있었다. 김 대표가 사망하기 한 해 전인 2010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조영택, 최문순 의원으로부터 나온 문제다. 

조·최 의원은 씨모텍 상근이사로 있던 전모씨가 씨모텍을 인수하고 제4이동통신사업에 참여하면서 주가를 띄워 개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전씨는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은씨의 사위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이사와 대우증권 국제조사총괄 등을 역임했다. 이 전 대통령에게는 조카사위가 된다. 


애초에 전씨는 나무이쿼티 설립자였고 씨모텍을 인수할 당시에는 나무이쿼티 대표이사였다. 씨모텍 인수 후 상근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 대표가 대표직을 맡았다.
 

씨모텍은 이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라는 배경을 가진 전씨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씨모텍 주가는 널을 뛰었고 이 과정서 전씨가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겨 개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논란이 주식사이트 등을 통해 제기됐다. 이 논란은 국정감사 때 거론되면서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문제를 제기했던 최문순 의원은 “전씨가 이 대통령의 형 이상은씨의 사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씨모텍 주가가 널뛰기했고 그 과정서 개미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국감 당시 전씨는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고 이후 논란은 가라앉은 상태였다. 

그러다 김 대표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전씨와 그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친인척 주변 인물 돌연 사망
자원외교 연루자도 갑자기 죽어

2012년 6월에는 MB 측근으로 분류됐던 김병일 전 서원학원 이사장이 홍콩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전 이사장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직할 때 서울시 대변인을 맡았다. 충북 청주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김 전 이사장은 대표적인 친MB 인사로 불렸다.

그는 19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3월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올라온 당시 정우택 새누리당 후보의 성추문 의혹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퍼날랐다.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정 후보에 관한 의혹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정 후보 측 역시 “의혹은 모두 거짓”이라며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충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3월 김 전 이사장을 소환해 1차 조사를 벌였다. 이 때 김 전 이사장은 “글을 본 적도 없다. 페이스북이 해킹당한 것 같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1차 조사를 마친 그는 2차 소환에 불응한 뒤 홍콩으로 출국했고 그곳서 불귀의 객이 됐다. 경찰은 김 전 이사장이 홍콩서 귀국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참이었다.

이 때문에 김 전 이사장의 죽음이 수사 중압감 때문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반면 경찰 수사를 김 전 이사장의 직접적인 자살 원인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문제의 글을 작성한 것도 게시한 것도 아닌 김 전 이사장이 이 정도 사안 때문에 홍콩으로 도망치듯 떠난 것은 물론 귀국도 못했다는 논리는 말도 안 된다는 것.

단순 명예훼손 정도로 끝날 줄 알았던 사안은 김 전 이사장이 사망한 후 흘러나온 공천 과정의 뒷얘기, 저축은행 등과 엮이면서 궁금증이 커졌다. 특히 김 전 이사장이 퍼나른 글이 원래 게시됐던 블로그의 개설자가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기업 대표 자살
조카사위 관련?


문제의 글이 올라온 야후 블로그 ‘크라임 투 길티’를 만든 장본인인 이모씨는 대검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이 수사 중이던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 블로그 글을 빌미로 수차례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이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김 회장을 협박하는 글을 여덟차례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

2013년 4월에는 임모 CNK 전 부회장이 갑작스레 목숨을 끊었다. 사망 당시 임 전 부회장은 CNK 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의혹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그의 시신 주변에는 타고 남은 번개탄과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임 전 부회장이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부풀리고 대량생산계획 등을 허위 유포해 9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봤다.

CNK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 등 MB정부 실세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스캔들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임 전 부회장의 죽음으로 검찰 수사 중이던 주가조작 의혹은 진상 규명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 12월 외교부는 ‘CNK가 아프리카 카메룬서 최소 4억2000만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후 CNK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장량이 과대평가 됐다는 주장이 수차례 나왔고, 급기야 외교부가 사실을 부풀렸다고 발표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사업은 2010년 외교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MB정부의 대표적 자원외교 성과로 꼽혀왔다.

올해 6월 대법원은 CNK 대표 오모씨에 대해 징역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 대표에게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이아몬드 광산의 추정매장량을 부풀린 보도자료를 작성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됐던 김은석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는 무죄가 확정됐다.

주가조작 혐의
번개탄 사망

MB정부 시절 가장 큰 화두였던 광우병 문제를 제기한 수의사가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 사망한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2008년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논란 당시 안전성 의혹을 꺼냈던 인물이다.

2014년 1월19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의 한 호텔 객실서 숨진 박 국장을 종업원이 발견했다. 그의 수첩에는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이 쓰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동물용 마취제와 주사기도 나왔다.

박 국장은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위생검역분과 정책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당시 미국은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 타결에 앞서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등급판정 결과를 전제로 한 ‘합리적 수준 개방’을 약속한 이후 줄기차게 무조건 개방을 요구해왔다. 

박 국장은 “모든 나라의 검역 기준은 OIE 기준보다 높다. OIE 기준은 그야말로 권고사항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박 국장은 2012년에도 CBS 라디오 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미국 광우병 조사를 진행한 민관 합동조사단이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날 박 국장은 “광우병 소의 귀에 찍었던 이표라는 게 있다. 민관 합동조사관에선 그 사진을 근거로 현지 조사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 사진은 미국에 가지 않아도 얻을 수 있다. 중요한 내용은 전혀 조사하지 않고 그냥 시간만 때우고 왔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광우병·숭례문 민감한 사안
관련자들 비슷한 시기 자살

인터뷰 말미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비리가 그렇게 많이 터지고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대처를 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들이 정부에 실망해서 도저히 이제 이 정부에선 더 기대할 것이 없다. 이런 정도의 자포자기 수준까지 간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1월18일에는 숭례문 복원 부실 공사를 조사 중이던 충북대 박모 교수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박 교수는 충북대의 한 학과 재료실서 재료를 쌓아놓은 선반에 목을 매 사망했다. 

시신을 발견한 것은 박 교수의 아내로 “평소 (남편이) 정신질환을 앓았던 적이 없고 우울해하거나 고민을 토로한 적도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박 교수의 옷에서 “너무 힘들다, 먼저 가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수첩을 발견했다. 박 교수의 지인들은 그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사망 직전까지 숭례문 복구 공사에 사용한 소나무 중 일부가 국내산 금강송이 아니라 값싼 러시아산이라는 의혹과 관련해 나이테 분석을 통해 진위 여부를 가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박 교수는 자신이 내놓은 결과물이 나무 바꿔치기 의혹을 받고 있던 신응수 대목장의 사법처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경찰은 박 교수가 어떤 전화를 받은 후 괴로워했다는 지인의 증언을 바탕으로 협박 받았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조사했다.

국보 1호 숭례문은 이 전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름 앞둔 2008년 2월 전소됐다. 숭례문 복원 사업은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많은 전문가 사이서 속도전을 벌이는 숭례문 복원 사업을 두고 “왜 이렇게 서두르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숭례문은 5년 4개월에 걸친 복원 공사 끝에 2013년 5월 공개됐다. 하지만 복원 공사를 마쳤다고 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나무 기둥이 갈라지고 뒤틀려 속이 드러나는 현상이 발생했다.

감사위원 투신
우울증 앓았다?

미국산 쇠고기 논란과 숭례문 복원 부실 공사 검증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룬 두 인물의 죽음은 수많은 의문을 자아냈다.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점, 자신의 수첩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 등을 두고 다양한 의혹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사회적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사안과 연관된 인물이 연이어 숨지면서 사망원인을 좀 더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같은 해 4월에는 ‘MB정부의 감사맨’으로 불렸던 홍정기 감사원 감사위원이 아파트 옥상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홍 위원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아파트 13층과 14층 사이 계단 창문을 통해 아래로 뛰어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은 홍 위원이 아파트 현관 지붕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해 신고했지만 경찰이 출동했을 땐 이미 숨진 뒤였다. 유족은 홍 위원이 우울증을 앓았다고 진술했다.

홍 위원은 이 전 대통령 재임기간인 2011년 7월부터 1년4개월여간 감사원의 실무를 총괄·지휘하는 사무총장을 맡아 민감한 사안을 다뤄왔다. 일각에서는 홍 위원이 MB정부의 숱한 비밀을 꿰고 있다는 말도 있다. 이 때문에 그가 ‘지난 정부의 감사원 사무총장’이라는 타이틀을 부담스러워했다는 말도 돌았다.

홍 위원은 투신 전 우울증 치료차 휴가를 낸 상태였다. 그의 자살을 둘러싸고 외압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홍 위원의 죽음을 두고 청와대서 조사 등의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의문을 품었다. 

당시 황찬현 감사원장은 “내가 아는 범위에선 (외압 의혹은) 없다”며 “병원에 입원해 잘 치료받고 있다고 파악했지만 안타깝게도 예상보다 병이 깊었던 모양”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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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