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쥔 ‘21개의 카드’

검찰만? 사법부도 물갈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 17일 문재인정부가 출범 100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적폐 청산과 개혁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으로부터 개혁 요구가 높았던 검찰과 방송은 이미 개혁 드라이브가 걸린 상태다. 문 대통령의 칼끝은 이제 사법부로 향하고 있다. 무기는 법관 지명 카드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산이 필요한 적폐 분야의 개혁을 시행할 때마다 인적 쇄신을 첫 번째 단추로 채웠다.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후임으로 앉힌 게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의 인사가 검찰개혁의 신호탄이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이효성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앉힌 것도 언론 개혁의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이효성 위원장은 후보자로 지명되자마자 “방송의 비정상 상태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사법개혁 시작
사람부터 바꿔

사법개혁 역시 같은 코스를 밟고 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우리나라 사법부 기조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손에 쥔 법관 지명 카드는 문재인정부의 사법개혁에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이미 사용한 5개의 카드 역시 사법개혁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김명수 현 춘천지방법원장을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점이나 강한 개혁 성향, 양승태 현 대법원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13기나 낮은 점까지 김명수 후보자의 지명은 파격의 연속이다. 이 때문에 김명수 후보자 인선은 문 대통령이 드러낸 강력한 사법개혁의 의지로 읽힌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서 “김명수 후보자는 춘천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법관 독립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사법 행정의 민주화를 선도해 실행했다”며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법부를 구현함으로써 국민에 대한 봉사와 신뢰를 증진할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문재인정부의 사법개혁 성공 가능성은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신임 대법원장에 김명수 후보자를 선택한 것처럼 문 대통령이 임기 중 꺼내들 수 있는 법관 지명 카드가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관 9명 중 8명,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중 13명이 문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교체된다.

조국 민정수석은 지난 3월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했을 당시 “법학자로서 박근혜 탄핵 관련 추가로 기쁜 점이 있다”고 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오는 9월26일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가 끝난다. 탄핵이 없었다면 박근혜가 지난 1월 퇴임한 박한철 헌재소장 후임자는 물론 후임 대법원장을 임명하게 돼있었다”며 “그러나 이제 새 대통령이 후임 대법원장을 임명한다. 물론 공석인 헌재소장도 새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적었다.

실제 19대 대통령선거가 예정대로 올해 12월에 치러졌다면 2018년 1월까지 퇴임하는 대법관 5명과 헌법재판관 2명은 박 전 대통령이 후임자를 임명하도록 돼있었다. 헌재소장과 대법원장 역시 박 전 대통령의 몫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하면서 두 기관의 수장을 포함, 고위 법관 7명의 임명 기회는 고스란히 문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헌법재판관 8명, 대법관 13명
임기내 21명 인사 직간접 관여

문 대통령은 지난 5월19일 신임 헌재소장으로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지명했다. 


이날 김이수 후보자 지명 소식을 직접 발표한 문 대통령은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는 헌법수호와 인권수호 의지가 확고할 뿐 아니라 공권력 견제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소수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는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왔다”며 “다양한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국민들의 열망에 부응할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인선 배경을 전했다.

2012년 9월 국회 야당 몫으로 헌법재판관에 임명된 김이수 후보자는 헌법재판관들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인사로 분류된다. 소수의견을 가장 많이 내 ‘미스터 소수의견’이라는 별명도 있다. 

특히 2013년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에서는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 주목을 받았다.

당시 8명의 헌법재판관들이 “통합진보당 주도 세력이 북한을 추종하고, 진보당 강령상 ‘진보적 민주주의’는 최종적으로 사회주의 실현 목적을 갖고 있다”고 한 반면 김이수 후보자는 “진보당 강령 내용인 진보적 민주주의에는 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배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고 소수의견을 냈다.
 

2015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법외노조로 만든 법률 조항 합헌 여부를 결정할 때도 “해직교사 등의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며 홀로 위헌의견을 냈다. 

올해 3월 탄핵 심판 선고에선 이진성 재판관과 함께 세월호 관련 보충 의견을 덧붙였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에도 집무실에 정상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머문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통령의 불성실함을 드러낸 징표”라고 일침을 가했다.

취임 100일 동안
5명 법관 지명

김이수 후보자의 지명은 이번 대법원장 인선과 맞물려 문 대통령의 향후 법관 인선 방향을 가늠케 하는 초석이었다는 설명이 나오고 있다. 사법부 양대 기관에 진보적 색채가 강한 인사를 앉히면서 개혁의 주춧돌을 깔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아직도 김이수 후보자가 ‘후보자’ 딱지를 떼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는 장기간 표류 중에 있다. 헌법재판소법 12조 2항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정하고 있다. 

지난 6월8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까지 완료됐지만 국회 동의라는 산을 넘지 못해 헌재소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있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소수 의견을 낸 사건을 문제 삼고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전교조 법외노조 합헌 등이다.

문 대통령은 국회가 김 후보자에 대한 동의안을 방치하는 동안 이유정 변호사를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지난 1월 퇴임한 박한철 재판관의 후임이다. 이로써 1월 이후 줄곧 8명이었던 헌법재판관 구성은 9명으로 완성됐다.

이유정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3기로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를 지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서울시 인권침해구제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이력이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유정 후보자는 호주제 폐지, 인터넷 실명제,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 다수의 헌법 소송을 대리하며 공권력 견제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헌법 및 성 평등 문제에 대한 풍부한 이론과 실무 경험을 갖춘 여성 법학자로서 헌법 수호와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재판관의 임무를 가장 수행할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사법부 무게 중심
보수서 진보로

하지만 이유정 후보자의 앞날도 험난하긴 마찬가지다. 야당이 이유정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을 짚고 나섰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은 이유정 후보자가 과거 노무현·문재인 대선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 민주노동당·진보신당 지지선언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며 부적격 인사로 규정하고 있다.

김이수 후보 임명동의안과 이유정 후보자 임명 철회를 연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전략을 수정하면서 오는 28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국회 일정에 가까스로 숨통이 트인 셈이다. 야당은 이유정 후보자에 대한 혹독한 검증을 통해 여론전을 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정부의 사법부 지형 바꾸기는 헌법재판소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6월에 임명된 조재연·박정화 대법관 역시 진보적 색채를 띤 법관으로 평가받는다. 두 대법관은 이상훈·박병대 전 대법관 자리에 임명 제청됐다. 먼저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각계각층에서 추천받은 36명을 심사해 8명을 골랐다. 이후 양승태 대법원장이 8명 가운데 조재연 변호사와 박정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대법관 임명을 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앞서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고른 8명의 후보군도 진보 인사와 여성이 대거 포함돼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조재연 대법관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보호, 인권신장 등 헌법적 가치 수호에 힘써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풍부한 실무경험과 능력, 균형 있는 시각을 갖췄다고 인정받는다.

조재연 대법관은 한국은행서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 성균관대 법대에 진학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1980년 22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 전두환 정권 때 판사로 근무하며 시국 사건서 소신 판결을 내려 주목 받았다. 
 

특히 1985년 저항의식이 담긴 ‘민중달력’을 만들어 배포한 피의자들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이적행위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된 사건서 표현의 자유를 중시해 영장을 기각했다.

헌재소장·대법원장 ‘진보 색채’
자유한국당 ‘정치적 편향성’ 반발

박정화 대법관은 서울행정법원 개원 이래 첫 여성 부장판사를 지내는 등 사법부 ‘유리천장’을 깬 법관이다.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징계해고 당한 쌍용자동차 직원에게 해고가 부당하다고 처음 판결했다. 

직업이 없는 구직자가 포함된 노동조합 설립이 적법하다고 인정한 판결도 있다. 노동관계 법률의 해석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사회적 약자의 법익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이외에도 아내상속 관습에 따라 재혼을 강요당하고 재산까지 빼앗긴 케냐 여성,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아 우리나라로 도피한 나이지리아 남성을 난민으로 인정하는 등 기본권 보호에 힘써왔다.

두 대법관은 인사청문회를 거쳐 지난 7월19일 취임식을 가졌다. 이날 취임식서 박정화 대법관은 “소수의 작지만 정당한 목소리가 다수의 큰 목소리에 가려 묻히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와 배려를 다하겠다”며 “공정한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에 헌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재연 대법관 역시 “전국 법관들의 판결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며 그 판단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며 “사회의 여러 목소리와 가치를 대법원 판결에 반영하고 사법부의 신뢰 회복에 힘써달라는 국민의 요로를 무겁게 받아들여 주어진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헌법재판관과 대법관은 임기가 각각 6년이다. 대통령(5년)이나 국회의원(4년) 임기보다 길기 때문에 진용을 갖추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한다. 사법권력 교체는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으로 5년 혹은 4년 만에 한 번씩 바뀌는 정치권력보다 훨씬 변화가 어렵다.

이런 상황서 문 대통령은 취임 100일 동안 5명의 고위 법관 인선을 통해 사법부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앞으로도 고위 법관 자리에 파격적인 인사를 연이어 단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장 내년에만 대법관 6명, 헌법재판관 5명 등 총 11명이 퇴임한다. 대법원에선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이 내년 1월에,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이 8월에 한꺼번에 임기 만료로 물러난다. 

11월에는 법원행정처장을 맡고 있는 김소영 대법관이 교체될 예정이다.

9명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는 내년 9월 5명의 재판관이 한꺼번에 바뀔 예정이다. 김이수·이진성·김창종·강일원·안창호 재판관이 임기 만료로 교체되면 헌법재판소는 사실상 재편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에 대한 지명권은 문 대통령이 선택한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에게 있다. 대법관 전원과 이진성·김창종 재판관의 후임이다. 김명수 후보자가 기수 등 서열에 얽매이지 않는 인사를 이어갈 경우 진보적 색채를 띤 법관들이 중용될 가능성도 높다.

2019년 4월에는 대통령 몫인 조용호·서기석 재판관이 퇴임한다. 이 두 재판관의 후임은 문 대통령이 지명한다.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 가운데 김재형 대법관을 제외한 조희대·권순일·박상옥·이기택 대법관은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 전에 임기가 끝난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하지만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뜻이 크게 반영된다.

야당은 강력 반발
임명까지 가시밭길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사법부 인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진보 색채가 강한 인사가 연이어 고위 법관직에 임명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우리법연구회 활동을 한 점,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 등을 들어 “지금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을 정치재판소로 만들고 정치 대법원화 될까 우려의 시각이 높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사법개혁 어디서부터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재조사?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3월 법원 내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의 권한 축소 필요성을 주제로 하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문제는 법원행정처 고위 법관이 이 대회를 축소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이다.

또 문제가 불거지는 과정서 법관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별도의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였다. 현직 판사들은 충분한 조사 없이 내려진 결론이라며 전국법관회의를 열어 추가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등 반발했다. 그러나 양승태 대법원장은 추가 조사 요구를 거부했다.

판사들 사표내고 단식하고

양 대법원장의 거부에 항의해 현직 부장판사가 법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또 인천지법의 한 판사는 지난 10일부터 물과 소금만 섭취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법원행정처 권한 남용 추가 조사와 인적 쇄신 등을 요구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신임 대법원장이 임명되면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사법개혁 과제로 블랙리스트 재조사를 꼽았다. 

노 원내대표는 “현재 대법원이 ‘탁하고 쳤더니 억하고 죽었다’ 식으로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걸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양 대법원장이 덮고 있는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재조사하는 것부터 사법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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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