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고액 연봉자 백태

월급이 많든 적든 뒷말 무성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의 임원들은 보수로 얼마나 받을까. 이들이 받는 연봉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많이 받으면 많이 받는대로 적게 받으면 그 나름대로 말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주요 그룹들이 논란의 고액 연봉 등기임원을 조명했다.
 

이달 초 경제개혁연구소는 ‘2016년 임원보수 공시 현황 분석’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주요 기업들의 임원 보수 수준을 비교했다. 해당 자료가 공개되자 재계의 눈길이 쏠렸다. 한편에선 생각보다 많이 받는다는 평가가, 다른 한편에선 생각보다 적게 받는 다는 말이 나왔다.

상장회사 5% 
 5억원 초과

경제개혁연구소는 고액연봉의 기준을 5억원 이상으로 판단했다. 현재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등기임원은 공시의무가 있다.

경제개혁연구소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년간 임원보수 공시를 분석한 결과 개인별 임원을 공개한 회사는 전체 상장회사의 약 25%다. 상장회사 전체 등기임원 중 불과 5% 만이 5억원 이상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임원의 보수총액은 자본시장법 제 159조 및 동 시행령 제 168 조에 따라 각 사업연도 재임 및 퇴임한 등기이사, 사외이사, 감사 등이 등기임원으로서 받은 소득세법상 근로소득, 퇴직소득의 총액을 의미한다.


이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고액등기임원은 일반 직원과의 임금격차가 큰 임원들이다. 직원들과의 임금격차가 가장 큰 고액 연봉 임원은 성기학 전 영원무역홀딩스 대표다. 

그는 영원무역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는 오너다. 그가 지난해 챙긴 보수총액은 141억6600만원으로 일반 직원의 연봉인 2300만원에 비해 무려 612배 많다. 

다만 그의 보수에는 41년간 근무한 데 대한 퇴직금 138억4400만원이 포함됐다. 최근 3개년간 영원무역홀딩스의 영업이익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2014년 2349억원, 2015년 2308억원, 지난해 2009억원으로 매년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연봉에 퇴직금을 제외하면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이 직원들과 가장 많은 연봉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82억1000만원을 보수로 챙겨 일반 직원의 5700만원보다 144배 많은 연봉을 받은 것.

141억 수령한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일반 직원에 비해 612배 많아 눈길

김상철 전 펩트론 부사장은 34억6700만원을 연봉으로 받아 일반 직원보다 81배 많은 급여를 받았다. 손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격차였다.

애경그룹의 사위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직원들과의 임금 격차가 주요 기업 가운데 세 번째로 컸다. 지난해 그는 31억원의 연봉을 챙겼다. 일반직원이 4200만원의 연봉을 받는 것에 견줘 74.74배 차이다. 


전문경영인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29억원을 보수로 챙겨 그 뒤를 이었다. 직원평균급여 4039만원 대비 71배 많은 보수를 챙겼다. 이는 주식매수 선택권 행사이익으로 23억원을 소득이 생긴 것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의 조석래 회장은 46억원의 연봉으로 일반 직원에 견줘 68배 많은 보수를 받았으며,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35억6500만원의 연봉으로 일반 직원 5500만원에 비해 64배 많았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50억4400만원의 보수를 받아 직원 평균보수 7900만원에 비해 63배 많은 임금을 받았다.

임원 간 임금격차도 존재했다. 최상위와 차상위 보수격차가 가장 큰 회사는 LS산전이다. 구자열 이사의 보수는 20억 5000만원, 차상위 수령자인 한재훈 이사와 격차가 15배에 달했다. 

이는 전문경영인 한재훈 이사의 보수 중 퇴직금을 제외한 급여및 상여가 1억2900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실질적으로 보수격차가 가장 큰 사례는 현대모비스로 지배주주 일가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급여 및 상여로 각각 39억7800만원, 5억8800만원을 수령하여 양자 간 격차는 6배였다. 정몽구와 정의선 부자는 현대자동차서도 최상위, 차상위 보수 수령자로 각각 53억원, 15억6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고액보수 임원이 2명 이상인 73개 회사의 최상위 수령자 중 38 명은 지배주주 일가인 반면, 차상위 수령자의 63명이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배주주 일가가 회사 내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경향이 높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하락
연봉은 상승

이른바 재벌 총수 일가 가운데 가장 많이 버는 오너 일가는 누굴까. 대기업집단 지배주주 일가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임원은 현대자동차 그룹 정몽구 이사다. 

정몽구 이사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로부터 약 93억원의 급여를 받아 2014년부터 3년 연속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경식 이사는 CJ제일제당 1개사로부터만 82 억원의 보수를 받아 두 번째 고액보수 지배주주 일가로 확인됐다. 손 이사는 단기 인센티브를 2015년 51억원 수령한 데 이어 2016년에도 52억8000만원을 받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칼서 상여없이 급여로만 26억5000만원을 받는 등 3개 계열사에서 66억원의 보수를 받았으며,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은 가장 많은 4개 계열사서 총 49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고액 연봉자 가운데 오너 리스크를 안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지배주주 일가 간 경영권 분쟁 외에도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70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등 오너 리스크를 겪고 있는 와중에 고액 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신 회장은 2016년 롯데쇼핑 등 3개 회사서 총 63억 7500만원의 고액보수를 수령했다. 

조석래 효성 회장도 오너 리스크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8900억원 분식회계를 통한 조세포탈, 해외 현지법인을 통한 횡령 및 배임, 위법배당 등의 혐의로 형사재판 1심서 유죄를 선고받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관련해 증권선물위원회는 2014 년 효성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표이사 조 회장과 이상운부회장을 해임권고 조치했다. 


그러나 효성은 이들을 해임하지 않고 2016 년 정기주주총회서 재선임했으며, 매년 여전히 고액의 보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2016년 급여로만 약 30억원, 성과급 16억원 등 효성 1개 계열사에서만 46억원을 받아 대기업집단 지배주주 보수 상위 10위 내에 들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 역시 2016년 효성서 약 11억원의 고액보수를 받았다.

2015년과 달리 2016년에는 고액보수 상위 10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그룹 유동성 위기에도 불구하고 현대엘리베이터서 29억9800만원의 고액보수를 받았다. 

한진해운 파산의 책임서 자유로울 수 없는 최은영 이사는 계열분리된 유수홀딩스의 대표이사로서 11억2200만원을 받아 여전히 고액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형사재판 유죄확정 후 사면된 김승연 한화 회장과 이재현 CJ 회장 등은 경영에 복귀했으나 등기이사로는 선임되지 않았다. 

따라서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는 한 2017 년까지 보수는 원천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2018년부터는 등기임원이 아니더라도 한 계열사서 5억원 이상 보수를 수령하고 보수총액 기준으로 상위 5명에 포함될 경우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지난해 대기업집단 지배주주 일가 중 퇴직금을 수령한 사례는 이승휘 세아홀딩스 이사와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이 실제 퇴직으로 인해 각각 29억원, 51억5900만원을 받은 두 건이다. 두 사람의 퇴직금은 각각 재직 기간 24년1개월과 29년을 반영한 결과다.

물의를 일으킨 오너 일가 임원의 보수가 크게 오른 사례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림산업의 이해욱 이사다. 이 이사는 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면서도 2015년까지 개별보수를 공개하지 않아 5억원 미만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16년에는 13억8700만원을 수령하여 최소 2배 이상 보수가 증가했다. 

2016년 보수는 급여 8억6700만원 그리고 5억2000만원의 상여금으로 구성되며 상여금은 경영성과를 기준으로 지급한다고 돼있다. 문제는 연봉이 증가한 이유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이사는 2016년 운전기사에 대한 폭행과 폭언 등으로 기소돼 2017년 4월 1심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 받는 등 회사의 이미지를 훼손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의 일으키고 
보수 크게 올라

그동안 연봉을 공개하다 지난해 연봉공개를 하지 않은 임원들에게 눈길이 쏠리기도 했다. 

이만득 삼천리 회장은 2015년 9억7500만원을 수령해 개별 보수내역을 공시했다. 2016년 3월 돌연 등기이사를 사임해 개별보수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사임 이후에도 미등기임원으로서 회장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이 회장과 같이 뚜렷한 이유 없이 등기이사를 사임하고 이후 미등기임원으로 회장직을 유지하는 경우, 개별보수 공시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등기임원을 사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장세주 동국제강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횡령 및 원정도박 등으로 2016년 11월 대법원 유죄가 확정됐다. 현재 동국제강 그룹의 경영권은 동생 장세욱 회장이 행사하고 있다. 

장 전 회장은 2015년 7월 형사재판으로 등기이사를 사임하면서 급여 및 퇴직금을 더해 40억7700만원이라는 거액의 보수를 수령한 바 있다.

장형진 전 영풍 이사는 2015년 3월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를 사임하며 16억2200만원의 퇴직금을 수령했다. 
 

구자홍 전 LS산전 이사는 2014년 말까지 이사회의장으로 재직해 2015년에는 등기이사가 아니므로 개별보수 공시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2015년 사업보고서에 개별보수 14억3900만원을 공시했으나 2016년에는 공시하지 않았다. 

2016년 구 전 이사는 공시의무가 없으므로 보수가 5억원 이상이지만 공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오너 리스크 주범이지만…
등기직 사퇴로 숨기기도

최상주 케이엠에이치 회장은 2015년 14억원의 보수를 수령했으며, 이 중 급여명목 수령액은 10억원이다. 최 회장은 15 년 간 등기이사로 재직하다 2016년 3월 임기만료 후 재선임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개별 보수 공시 의무가 사라졌다. 그러나 여전히 미등기임원인 회장으로 상근하고 있어 2016 년에도 고액의 보수를 수령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내역은 파악이 불가능하다.

중견기업 오너 일가 가운데 고액연봉자에 이름을 새로 올린 임원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해태제과의 신정훈 대표이사는 20억5600만원의 보수 중 4분의 3인 15억3200만원을 급여로 수령했다. 해태제과의 임원상여금은 이사회 결의로 만든 규정에 따라 이사회 및 보상위원회에서 결정하며, 영업이익 초과달성 시 매출과 영업이익을 고려해 연봉의 0∼200% 내에서 지급한다. 

회사는 2014년 대비 2015년 매출 16% 증가, 영업이익 86% 증가했고, 허니버터칩 등의 제품으로 전사 경쟁력을 제고한 공로 등을 고려해 신 대표에게 상여금 5억2400만원을 지급했다. 

신 대표는 크라운그룹의 지배주주인 윤영달 회장의 사위이다. 에스에이엠티의 이기남 이사는 대표이사가 아니지만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순수 보수로 10억7500만원을 수령했다. 이 중 6억원이 급여다. 

에스티큐브의 정현진 대표이사에게 2016년 지급된 보수 12억원은 모두 급여 명목으로 지급됐다. 회사는 산정기준에 대해서도 ‘이사 보수 기준에 따른 급여 지급’이라고 간략하게만 표기해 실질적으로 어떤 기준을 통해 보수가 지급되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곽민철 셀바스에이아이 대표이사는 11억2200만원을 수령했는데 이 중 급여 및 상여명목은 2억8000만원뿐이다. 나머지 8억4200만원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주식양수도 거래서 발생한 세법상 인정 상여다.

미등기로 
경영권 행사

경제개혁연구소는 “일부 고액보수를 수령하는 임원은 개별보수 공시제도 시행 이후 등기이사를 사임하여 공시의무서 벗어난 뒤 미등기임원으로 계속 경영권을 행사한다”며 “종합적 대안 마련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