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안철수의 큰 그림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8.21 11:00:09
  • 호수 1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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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찍고 청와대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당 대표 도전을 선언했다. 대선 이후 칩거할 것이란 정치권의 분석과 달리 안 전 대표는 빠르게 몸을 풀었다. 안 전 대표의 깜짝 행보에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구원투수론’을 꺼내든 그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지난 3일 안 전 대표는 오는 8·27전당대회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기자회견을 연 그는 “8월27일 치러질 국민의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안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으로 대표직서 물러난 뒤 1년2개월 만에 당 대표에 다시 도전하는 셈이다. 

“당 구하겠다”
 깜짝 재등판

당초 정치권은 안 전 대표가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당분간 칩거에 들어가 몸을 낮출 것이라 예상했다. 일각에선 대선으로 내상을 입은 안 전 대표가 정계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란 조심스런 관측도 나왔다. 

정가의 예상을 뒤집고 안 전 대표는 조기 등판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의 등판에 국민의당은 물론 정치권은 술렁였다.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와 동시에 당내 비안계로 꼽히는 박준영·조배숙·장병완·이찬열 의원 등 10여명은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와 증거 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성명을 냈다.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의사를 밝힌 정동영, 천정배 의원도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당은 지난 1년 반 사당화의 그림자가 지배했다”며 국민의당 사당화의 중심이었던 안 전 대표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당 건설은 지체됐고 시스템은 작동되지 않았다”며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 아무 때나 출마할 수 있고 당선될 수 있다면 이것 또한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다. 사당화는 패배의 길이며 공당화가 승리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도 안 전 대표 공세에 가세했다. 천 의원은 “안 전 대선후보의 당 대표 출마는 구태 중의 구태정치”라며 “누울 자리, 누워서는 안 될 자리조차 구분 못 하는 몰상식, 몰염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예상 깬 깜짝 등판…곳곳 반발 기류 
명분 없는데 “당 생존이 중요하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도부를 대체하기 위한 보궐선거다. 가장 큰 책임은 안 전 후보 본인에게 있다”며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 대표 자리를 대선 패배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대선후보가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안 전 후보가 그렇게 부르짖던 새 정치인가”라고 꼬집었다. 

당내 당권주자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는 전대서 승리해 당권을 거머쥔다는 복안이다. 당초 안 전 대표의 조기복귀를 가로막는 걸림돌로는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 파문’ 두 가지가 꼽혔다.

안 전 대표는 선거라는 전장서 패배한 패장이기 때문에 이에 마땅한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제보조작 파문은 안 전 대표가 직접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사실은 당내 조사 및 검찰 조사를 통해 드러나지 않았지만, 안 전 대표의 측근이 벌인 일이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책임이 무거웠다. 

이 때문에 명분도 없이 당 대표에 도전한다는 비판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근 안 전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상돈 의원도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인지부조화나 나르시시즘이 있는 것”이라며 “충격요법 운운하는데 그게 맞는 말인가. ‘내 미래보다 당의 미래’라고 강조했는데 ‘당의 미래보다 내 미래’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비꼬았다. 

절체절명 국당
친안vs비안 혈투 

그렇다면 정치권의 비판을 무릅쓰고 안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당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안 전 대표를 정치 일선에 복귀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 이후 제보조작 파문으로 좌초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서 정당 지지율은 5%대에 머무르며 원내교섭단체 중 꼴지를 달리고 있다. 정치적 기반인 호남서의 지지율도 좀처럼 반등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 전 대표는 고심 끝에 지금이야 말로 나서야 할 때라고 인식한 듯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출마선언을 통해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며 출마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인사는 “창당이후, 대선을 위한 경선이나 대선 과정서 안 전 대표의 창당정신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고 당 조직은 계파별로 나눠먹기가 됐다”며 “대선 패배 직후부터 당 정체성을 고민하게 됐고 이게 출마로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당권 도전에 나선 만큼 안 전 대표 입장에선 당 대표에 당선되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이다. 현재 전대 분위기는 안 전 대표가 다소 앞서 있고 정 의원과 천 의원이 뒤따르는 ‘1강 2중’구도라는 것이 정치권 중론이다. 다만 단일화와 결선투표 등 변수가 남아 있어 안 전 대표 입장에선 판세를 낙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안 전 대표의 출마로 자연스럽게 ‘친안’ 대 ‘비안’ 구도가 형성됐다. 안 전 대표의 당권 저지를 위해 정 의원과 천 의원이 대승적 차원에서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초 친안계로 분류된 이언주 의원의 출마도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이 의원은 당내 후보들을 견제하면서 독자적 입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7일 광주시의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여러 번 실패한 정동영, 천정배 두 호남 출신으로는 미래 가치를 만들 수 없다”며 “당의 희생을 위해 밀알이 돼 당의 버팀목으로서 역할을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를 겨냥해서는 “대표가 되면 우려되는 게 굉장히 많다. 당의 갈등 상황을 수습하려는 노력, 절박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당을 살리는 게 아니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유로 내년 지방선거서 친안계를 당내 주류에 포진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상 친안-비안 대결구도서 친안계가 당을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장악하고 넘어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서 안 전 대표는 친안계의 전폭적 지지로 손학규 전 고문과 박주선 비대위원장을 무난하게 물리치고 대선후보로 우뚝 섰다. 당내 지분율을 대선 국면에선 빛을 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친문 패권주의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당내 친문계의 든든한 지지로 대선후보에 올랐다. 결국 당내 권력지형이 유력대권 주자의 향후 정치행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안 전 대표가 비안계로 구성된 당권 주자들의 견제를 뚫고 당권을 잡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는 쌓여있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일이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비안계는 친안계에서 촉발된 제보조작 파문으로 당의 위상이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서 갈등 봉합 없이 단순이 또 국민의당이 안 전 대표의 질서대로 움직이면 내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가 대표에 오른 뒤 가장 먼저 오를 본격적 시험대는 내년 6·13지방선거다.

현재 국민의당은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등 핵심 지역에 딱히 내세울만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안 전 대표에게는 다시 당 대표가 될 경우 인재영입을 통해 유력주자들을 발굴해내야만 하는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

6·13지방선거
본격적 시험대 

이밖에 현재 당내 경선 과정서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론’도 불거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6일 라디오 인터뷰서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묻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놓겠다”며 “(내년 지방선거 때) 어떤 역할을 하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될지 그때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가 끝난 자리에선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다는 뜻”이라며 톤을 높였다.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당권주자들은 뿔이 난 모양새다.
 

지난 17일 이언주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론에 대해 “당이 원하면 당연히 나가야 한다”며 “현재 안 전 대표가 출마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는데 당 대표가 된 뒤 출마하게 되면 당이 혼란에 빠지는 만큼 서울시장을 출마한다면 차라리 당 대표 후보를 사퇴하고 지방선거에서 기여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장 출마여부에 대해선 안 전 대표도 고심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울시장에 출마하게 된다면 당 대표에 나서는 명분이 약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섣부르게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 우뚝 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서울시장 출마설 솔~솔
결국 대권행 수순 밟기?

안 전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지금 제 머릿속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가 차기 대선에는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은 지금 당대표에 출마하는 것이 사실상 차기 대권을 노린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안 전 대표가 당대표에 오른 뒤 서울시장에 나서지 않고 지방선거 총책임자 역할에 머무른다면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입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당 창당 이후 첫 지방선거라는 점에서 총선서 보여줬던 저력을 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나서지 않더라도 지방선거서 선전을 거둔다면 향후 당 대표서 자연스럽게 물러난다 하더라도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고 대선주자로 자연스레 거듭났다. 이처럼 안 전 대표가 지방선거를 통해 위기의 당을 구해낸다면 사당화 논란서도 자유롭게 될 전망이다. 

시장은 YES
대권은 NO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선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도전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리더는 위기 때 나타나야지 자기가 살려고 나와서는 안 된다”며 “지방선거 결과가 좋을 수도 있지만 나쁠 경우 위기 돌파를 위해 나오는 것은 모르지만 이번에는 너무 조급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안철수가 아니면 국민의당이 독자적인 자강 노선을 걷기가 어렵다고 하는 현실이 있는 것 같다”며 “명분은 없지만 정치 현실적으로 강행되는 것으로 본다”고 말해 정치현실 상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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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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