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모호’ 장애인 주차증 발급 기준

노란 구역에 댄 세단…내리니 멀쩡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나 혼자만 편하자’는 꼼수 주차 때문에 정작 장애인들이 전용 주차 구역서 내몰리고 있다. 걷기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배려인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하지만 이곳은 각종 편법과 이기심으로 얼룩져 있다.
 

최근 들어 친척, 가족 등의 명의나 정보를 도용해 장애인 주차증을 받아 차량에 부착하는 차량이 늘고 있다. 멀쩡한 두팔 두 다리를 가졌지만 장애인 주차증이 있다는 이유로 동 입구 앞에 주차를 하고 세금 감면까지 받는다. 

이 같은 일은 아파트 뿐만 아니라 병원 같은 편의시설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국가에선 불법주차의 경우 과태료를 내게 하는 등 단속을 하고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꼼수로 발급

운전자 본인이 장애인이 아니더라도 가족 중에 ‘보행이 어려운 장애인’이 있으면 자신의 차량을 장애인 동승차량으로 등록해 장애인 장애인주차구역 주차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실제로 장애인주차구역에 차를 주차하고 멀쩡히 걸어나오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그 사람이 장애인일 수도 있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장애인 복지법 시행규칙 별표(보행상 장애 기준표)에 따라 보행이 어려운 장애인에게만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를 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보는 건장한 체구의 성인 남녀들은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할 수 없다. 

또 장애인의 보호자 자격으로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를 하려면 반드시 장애인이 동승해 있어야 하기에 장애인 주차증이 부착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장애인 동승자가 없다면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하지만 단속기관에서는 가족 중에 장애인 주차증을 발급받은 장애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장애인 미동승시 불법 단속 어렵다”
컬러복사기로 위조에 주차증 절도까지

이 때문에 장애인이 누려야할 권리와 혜택을 훔쳐서 사용하고 있는 얌체족들의 장애인주차구역 침범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장애인 주차증을 차량에 부착하지 않은 차량을 신고하더라도 장애인 차량으로 등록만 되어 있으면 과태료 부과가 취소된다. 

회사원 A씨는 자주 장애인주차구역 위반 차량을 신고했다. 덕분에 장애인주차구역 위반차량이 확실히 줄기는 했지만 그 곳에 주차를 하는 차량의 운전자 역시 장애인이 아닌 장애인의 가족이었다. 

장애인 동승자가 없음은 물론이고 장애인 주차증도 부착하지 않다가 A씨의 신고로 과태료 통지서가 날아가서인지 요즘에는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를 한 후에 주차증을 올려두고 간다고 한다. 


A씨는 “아마도 장애인이 누려야할 혜택은 누리고 싶지만 장애인처럼 보이는 건 싫은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히려 발목을 접질리거나 다리가 다쳐 목발을 집거나 무릎 수술, 교통사고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일시적 장애나 수술 등의 이유로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은 장애인 딱지가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파트와 먼 쪽에 주차하거나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등 피해를 받지만 실질적인 해결방안은 없는 실정이다.
 

가짜 장애인 주차증을 이용한 비양심 불법주차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다른 사람의 장애인 주차증을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위조하거나 폐차장이나 재활용 분리수거장서 장애인 주차증을 주워 사용한다. 

실제로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불법주차 단속을 맡고 있는 한 지체장애인협회는 적발 사례 10건 중 1∼2건이 장애인주차증 위·변조건이라고 밝혔다. 주차증 위조뿐만 아니라 다른 차량에 붙어있는 장애인 주차증을 떼다가 일반인 차량에 붙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아예 위·변조를 막기 위해 장애인주차증을 전면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올해부터 휠체어 그림을 넣은 원형 스티커에 홀로그램을 추가할 예정이다. 본인용은 노란색, 보호자용은 흰색으로 만들어 구분하기 쉽게 제작됐다. 

쉬운 위·변조

현재 교체율은 15∼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장애인 운전자들은 올해 9월부터 과태료 10만원을 피하려면 반드시 새 주차증을 써야 한다. 

한 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장애인주차증이 교체되면서 불법 주차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일반인들은 장애인주차구역이 장애인을 위한 하나의 배려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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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