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세태> 혼놀족이 노는 법 ‘천태만상’

왕따? 혼자 노는 게 대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혼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부정적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너 왕따야?” “왜 혼자 놀아?” “친구 없어?” 등 혼자를 향한 날카로운 말은 단독 행동을 택한 ‘나홀로족’을 상처 입힌다. 그럼에도 최근 혼자 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른 사람과 의견 충돌 없이 나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혼놀족의 시대가 오고 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발언이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 4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서 혼자 먹는 밥, 혼밥 문화를 두고 한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황씨는 “혼자 밥 먹는 분들이 많다. 혼밥이라는 게 인간 동물의 전통으로 보면 위험한 일일 수 있다. 여느 동물과 달리 인간은 음식을 쾌락으로 만들었다. 입 안에 음식을 넣고 맛을 즐기는 동물이다. 다른 동물은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혼밥 문화 두고
누리꾼 갑론을박

이어 “혼자서 밥을 먹는 건 인간 전통서 벗어나는 일이다. 혼밥은 소통하지 않겠다는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 소통을 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한 예를 본 적이 있는데 노숙자”라고 설명했다. 또 “밥을 혼자 먹는 것은 소통의 방법을 거부하는 거다. 싫다고 해서 나는 나 혼자서 어떤 일을 하겠다, 점점 안으로 숨어드는 건 자폐”라고 덧붙였다.

황씨의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한 언론사서 이 발언을 두고 ‘혼밥인(人)은 자폐아…황교익, 위험한 발언’이라는 제목을 달아, 황씨가 장애인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논란이 계속되자 황씨는 자신의 SNS에 해당 언론의 기사를 “쓰레기 언론의 기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서 “(사회적 자폐는) 자본의 횡포로 혼밥에 내몰리게 된 산업사회 노동자들의 현실이 그럴듯한 삶의 태도인 것처럼 자본에 의해 포장되는 현상을 드러내고자 사용한 용어”라고 부연 설명했다. 

해당 언론사는 문제의 기사를 삭제 처리하고 황씨에게 사과했다.

황씨는 지난해 5월에도 혼밥에 관한 생각을 SNS에 게재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혼자 밥을 먹을 것인가요?’ 혼밥의 이유를 찾자면 이 질문부터 던져야 한다. 혼자 밥 먹는 것에 대한 ‘여유롭다’느니 하는 긍정의 의사표현은 혼밥을 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그 상황의 심리적 불편을 회피하려는 전략으로 던지는 말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황씨의 발언과 SNS를 중심으로 혼밥 문화에 대한 누리꾼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서 “황교익씨의 발언이 논란이 된 건 혼밥 문화가 그만큼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또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보기 힘들었던 과거엔 황씨의 발언에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보다는 내가 우선
자발적 ‘솔로’ 늘어


문화라고 불릴 만큼 사회적으로 확산된 현상이기에 논란이 빚어졌다는 주장이다.

실제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을 비롯, 영화를 보는 혼영족, 술을 마시는 혼술족 등 ‘혼자 살아가는’ 혼놀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가구 구성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가는 만큼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2030 젊은 세대의 개인주의 성향이 강화되면서 다른 사람의 눈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도 혼놀족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인 가구 수는 520만 3000가구로 전체 1911만1000가구 중 27.2%를 차지했다. 지금 추세면 앞으로 1~2년 안에 가구 셋 중 하나가 1인 가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1인 가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나홀로족을 겨냥한 마케팅이 힘을 얻고 있다. 1인 가구를 노린 제품을 집중 개발해 판매하는 현상을 일컫는 ‘솔로 이코노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산업연구원은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가 2010년 60조원서 2020년 120조원으로, 두 배 정도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가 다른 유형의 가구보다 구매력이 왕성하다고 분석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원하는 취미 생활이나 자기 계발에 돈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혼놀족은 대부분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라이프를 즐긴다. 욜로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현재에 집중하는 행태를 가리킨다. 자기만족을 위해 과감한 소비도 주저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1인 가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빗대, ‘1인’과 ‘이코노미’를 합해 ‘1코노미’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시간이 갈수록 1인 가구 수는 늘어날 테고, 소비 성향 또한 왕성한 편이라 시장이 그들의 소비력에 따라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혼놀족은 대체로 뭘 하고 놀까? 최근 혼밥이나 혼술, 혼영 등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초기 혼밥 문화가 조금씩 확산될 무렵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서 혼자 먹기(1단계), 고기집서 혼자 고기 구워 먹기(6단계) 등 단계를 구분해 도전하던 것도 무색할 정도다. 

1인 가구 증가
개인주의 성향↑

처음엔 혼자 오는 손님을 꺼리던 음식점은 이제는 1인 테이블과 1인 메뉴를 만드는 등 그들을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드라마나 영화서 자주 나오는 포장마차 혼술 장면은 이제 가게 속으로까지 들어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홍대서 가볼만한 혼술집 Best 7’ 등 혼자 술 마시기 좋은 장소를 추천하는 글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이 마실 사람이 없어서’ ‘약속 맞추기가 귀찮아서’ 등의 이유로 술 약속을 거절했던 사람들은 취향에 맞는 술집을 찾아 혼술을 즐긴다.


1인 관객이 많아지면서 영화관도 혼영족 모시기에 나섰다. ‘CGV리서치센터’가 CGV 회원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2년 7.7%에 불과했던 혼영족은 지난해 13.3%까지 늘어났다. 

한 번이라도 혼자 영화를 본 경험이 있는 고객의 비율은 2012년 20.8%서 32.9%로 증가했다. 혼자 영화를 보면서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2015년 62.5%서 지난해 75.1%까지 높아졌다.

나홀로 여행을 떠나는 혼행족도 급증했다. 지난 2월 국내여행기업 ‘모두투어네트워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혼행족은 지난 2015년부터 늘어나기 시작, 지난해에는 여행상품 예약 건수 5건 중 1건이 개별여행일 정도로 급증했다. 
 

국내 온라인 항공권 판매 1위 업체인 인터파크 투어가 분석한 해외 항공권 구입 소비자 구성도 흥미롭다. 성별로 구분하면 남성은 20대 초반, 여성은 30대 후반에 혼자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았다.

해외여행뿐 아니라 혼자 국내 여행을 하는 사람의 비율도 늘고 있다. 

지난 4월 산업연구원의 ‘1인 여행객의 국내 여행 행태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국내를 여행한 1인 여행객이 10.3%였다. 2013년 4.7%에 불과했던 국내 혼행족은 두 배 넘게 늘었다. 


이들은 대부분 당일치기 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행족의 당일 여행 비중은 75.6%로 숙박 여행(24.4%)을 크게 웃돌았다. 대신 숙박을 하게 되면 2인 이상 여행객보다 관광지에 오래 머물렀다.

밥·술은 기본
여행·레저까지

최근에는 고속철도(KTX)와 고속버스를 타고 관광지를 순회하는 여행이 아닌,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해 가까운 곳에 들러 몸과 마음을 식히는 여행객이 늘었다. 지하철의 경우 노선별로 각 역마다 둘러볼만한 곳을 추천하고 있다.

국내, 해외여행뿐 아니라 1인 캠핑을 즐기는 혼캠족도 늘었다. 캠핑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국 각지에 캠핑장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캠핑이라고 하면 텐트를 짊어지고 온 가족이 함께 움직이는 그림을 떠올리기 쉽다. 단체 캠핑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지만 솔로 캠핑에 대한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다.

최근 최소한의 장비로 도심 속에서 캠핑을 즐기는 이른바 캠프닉(캠핑과 피크닉의 합성어)이 혼놀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캠핑용품 브랜드들은 혼캠족을 겨냥한 솔로캠핑 아이템을 발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한 온라인 쇼핑몰서 지난해 상반기 1인용 캠핑용품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매출이 171%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는 혼놀족이 사랑하는 아이템이다. 한 때 자전거 동호회는 직장인들 사이서 큰 인기를 누렸다. 주말이 되면 도로가를 달리는 자전거 부대를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혼자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누비는 라이딩족이 늘었다. 

여럿이 달리면 자칫 분산될 수 있는 신경을 혼자 집중해서 탈 수 있기 때문에 사고 위험도 줄어들 뿐 아니라 페이스 조절도 자유로워 각광받고 있다.

특히 국내 자전거 시장의 대세였던 산악 자전거의 수요가 줄어든 대신 로드 자전거를 구매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졌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이전에는 전체 자전거 구매자 중 70.7%가 산악자전거를 샀지만 2015년에는 그 수치가 29.7%로 크게 줄었다. 대신 로드 자전거는 1.8%서 24.9%로 늘었다. 자전거 업체들은 다양한 로드 자전거를 출시해 혼놀족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쉬는 날이면 실내 클라이밍장을 찾아 암벽을 타는 사람도 있다. 클라이밍이라고 하면 단순히 벽을 오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암벽을 타는 데도 다양한 단계와 과정이 있고 때로는 스스로 과제를 설정해 퀴즈를 풀듯 머리를 써야 한다. 

1인 가구 증가, 경제 ‘큰손’
레저·스포츠 산업까지 영향

실제 실내 클라이밍을 즐긴다는 대구의 30대 한모씨는 “처음에는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하다 보니 몸도 건강해지고 집중력도 높아졌다”며 “머리가 복잡하거나 잊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암벽을 타고 나면 기분이 풀린다”고 했다.

서핑도 혼놀족 사이서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한국서핑협회 조사 결과 국내 서핑 인구는 2016년 기준 3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수치로,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피서객이 빠지고 파도가 큰 가을은 서핑족에겐 최고의 계절로 꼽힌다. 서핑족의 증가는 서핑 의류와 용품 매출로 직결됐다. 특히 래시가드의 시장 규모 확대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300억원에 불과했던 래시가드 시장 규모는 불과 1년 새 1022억원으로 3배 이상 뛰어 오른 데 이어 2016년과 올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는 소득의 많은 부분을 자기 자신과 여가활동에 투자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국내 레저·스포츠 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건설사들 역시 혼놀족들의 등장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소형 오피스텔에 커뮤니티 시설을 들여 혼놀족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피트니트 센터, 실내 골프연습장, 옥상 정원뿐 아니라 북카페, 조깅 트랙, 게스트 하우스, 스카이 가든, 캠핑장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대학가 오피스텔에는 실내 암벽 등반시설과 자전거 보관소를 만들어놓는 경우도 있다.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 수요를 잡기 위해 그들의 문화를 집과 그 주변으로 옮겨놓는 셈이다.

동전노래방은 혼놀족 덕분에 재조명된 아이템이다. 동전노래방은 그동안 오락실이나 찜질방서 그 명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동전노래방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일반 노래방과 비교해 값싼 가격으로 노래를 즐길 수 있고, 혼자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적은 비용으로 부담 없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어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덩달아 성장세를 탔다.

인형 뽑기 역시 동전노래방과 그 궤를 같이 한다. 한 때 열풍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전국에 인형 뽑기 방이 빠르게 늘었다. 뽑기 조작, 가짜 인형 등의 사건으로 그 열기가 많이 식었지만 인형 뽑기는 혼놀족에게 여전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형 뽑기는 적은 비용으로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인형 뽑기에 몰입하는 혼놀족을 취업난과 장기 불황이 만들어낸 청춘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표현한다.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어른이 늘어나면서 완구 시장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키덜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고가의 완구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키덜트는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의 합성어로, 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하는 말이다. 저출산으로 전체 완구 매출은 줄었지만 키덜트 완구 매출은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혼놀족들의 문화가 단순히 놀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요즘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비혼을 선택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비혼식, 싱글웨딩 등이 유행하고 있다. 비혼식과 싱글웨딩은 결혼식의 반대 개념으로 ‘결혼 없이 살겠다’는 뜻을 기념하기 위해 치르는 의식을 말한다.

잊혀진 산업 살리고
놀이 넘어 문화 정착

실제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남기는 일이 늘고 있다. 이들의 행위는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는 배경서 비롯된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싱글웨딩을 검색해 보면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여성이나 남성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예쁜 모습을 간직하고 싶다는 바람이 투영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혼자 뭔가를 한다는 게 사회적 관계 거부, 외부와의 단절 등으로 비쳐졌지만 이제 젊은 층에게 혼놀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예전에는 주변 사람에게 양보하고 맞추는 게 미덕처럼 여겨졌다면 지금은 개인의 취향이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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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