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놀이’ 몰펀코리아 롱런 비결

머리 좋아지는 어린이 블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구 시장은 매년 팽창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장난감 시장의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에 달했다. TV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은 로롯 제품, 절대강자 레고가 버티고 있는 블록 제품 등이 치열하게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레드오션’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이 심화된 완구 시장서 어린이 블록 업체 ‘몰펀코리아’는 13년째 롱런 중이다. 그 비결을 알아봤다.
 

영국서 개발된 몰펀 블록은 ‘More(더)’와 ‘Fun(재미)’의 합성어로, ‘보다 재미있게’라는 뜻을 담고 있다. 1992년 영국의 존 모트가 평면 연결 사각블록 ‘Mottik’을 개발한 후 1995년 12톱니 링크와 삼각블록을 추가해 현재의 몰펀 블록으로 발전시켰다. 이후 바퀴블록, 블록끼리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의 링크, 연결방향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십자링크, 윗부분이 평평한 민사각블록 등 다양한 모양의 블록이 개발됐다.

연령별로 과정

몰펀 블록의 특징은 블록의 상하좌우를 모두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록 활동의 가장 기본은 위로 쌓는 것이다. 블록을 처음 접한 어린이들은 차곡차곡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데서부터 놀이를 시작한다. 

몰펀 블록은 수직 쌓기서 더 나아가 상하좌우앞뒤 3차원 입체조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블록 구성품 톱니를 이용해 무궁무진한 형태의 모형을 만들 수 있다.

몰펀 블록이 표현의 무한성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이를 가지고 노는 어린이는 표현하려는 주제와 상황에 맞는 모형을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물을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4∼5살 어린이들이 가지고 놀기엔 난이도가 다소 높다는 지적도 있다.


황준석 몰펀코리아 대표는 “아이들에게 전혀 어렵지 않다. 현재 어린이집서 생후 20개월 이상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에 따르면 ‘주머니 몰펀’이라는 제품이 전국적으로 약 4만개 정도 매달 어린이집에 공급되고 있다.

상하좌우 연결 무궁무진 변형
영유아 두뇌발달 돕는 데 효과

주머니 몰펀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서 진행되는 단계별 수업에 따라 12개월 동안 매달 새로운 몰펀 블록을 공급해 어린이들이 가정서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수업 시간이 끝나고 집에 가도 계속 제품을 가지고 놀 수 있기 때문에 놀이의 연속성이 보장된다.
 

몰펀 블록은 2002년 처음 국내로 들어왔다. 당시에는 변변한 교재조차 없어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몰펀코리아 대표와 연구원들은 영국서 들여온 외국 제품을 한국 현실에 맞도록 연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 블록 시장의 최대 고객인 학부모와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눈에 쏙 들 만큼 훌륭한 ‘한국식’ 몰펀 제품이 세상에 나왔다.

황 대표는 몰펀 블록 중에서도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제품 몇 가지를 그림과 함께 소개했다. 먼저 ‘몰펀 레인보우 엑스트라 600’을 선보였다. 

평면 모형은 물론 삼각블록과 링크를 활용한 원과 곡선, 3차원적 모형, 구멍 블록과 회색 바퀴블록 등을 활용해 다양한 구동을 표현할 수 있다. 주니어 사각블록과 삼각블록은 12가지 색상으로 확장 구성돼 다채로운 색깔을 표현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올해 야심차게 개발한 ‘베이비 몰펀’은 12개월 이상의 영유아도 사용할 수 있다. 큐브 형태의 블록이 다면으로 연결되고, 링크를 사용해 다양한 방법과 방향으로 조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유아의 두뇌발달을 돕는 데 효과적이다.

엔지노 하이테크 세트는 3D 다면체 융합 블록으로 기계공학 전문가들이 개발했다. 블록 자체에 커넥터가 있어 어린이가 원하는 대로 쉽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견고함과 특수성을 바탕으로 다른 블록보다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다. 

실물과 똑같은 움직임도 표현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국에서 최고의 창의교구상과 닥터 토이 베스트10에 선정된 바 있다.

몰펀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다. 몰펀코리아에선 몰펀 창의영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아∼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연령별 교육과정 개편에 발맞춰 표준 보육과정과 누리 교육과정에 따른 5개 영역을 통합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어린이집·유치원서 인기
영국·중국서도 직접 방문

매월 새로운 블록으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길러주는 주머니 몰펀 역시 이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어린이들은 워크북과 몰펀 블록 등을 이용해 집에서도 공부 같은 놀이, 놀이 같은 공부를 할 수 있다.

‘러닝 팔레트’는 독일서 개발돼 미국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된 사고력 증진 프로그램이다. 러닝 팔레트는 베이스, 디스크, 워크시트 등의 학습도구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한다. 
 

단계별로 기초개념형성, 사고력 증진, 논리 수리사고, 종합적 문제 해결 능력과 같은 중심 개요에 맞춰 활동할 수 있도록 구성돼있다. 어린이들은 단계별 활동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지능을 계발해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몰펀코리아에서는 아이들의 인성발달을 위해 그림책도 펴냈다. <마음밭 행복씨>는 누리과정의 핵심이 되고 있는 기본 생활습관과 바른 인성을 길러주는 인성 교육동화책이다. 어린이들의 인성 발달에 적합한 총 50가지 주제로 구성됐으며 흥미로운 줄거리를 통해 책 읽는 즐거움도 알려준다.

다양한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해 동화 속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몰펀코리아의 프로그램은 영국 본사서 직접 방문해 배워갈 정도로 수준이 높다. 

황 대표는 “영국 본사 관계자가 찾아와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에게 더 효과적일 수 있는지, 더 인기를 끌 수 있는지 묻곤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서도 프로그램을 배우기 위해 직접 수업에 참관하는 등 관심이 높은 상태다.


이용자가 어린이들인 제품 특성상 안전성 부분도 세심하게 챙겼다. 몰펀 블록은 국제 심사기준을 모두 통과해 CE 환경마크를 획득했고, 미국서도 안전기준을 충족시켰다. 국내서도 자율안전인증마크 KC를 획득해 유해한 물질이 아니라는 증명을 받은 상태다.

황 대표는 “제품 자체가 유럽서 생산돼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아시다시피 유럽은 안전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정말 까다로운 곳”이라며 “유럽서 안전도 테스트를 거치고 수입 과정서도 안전 기준을 체크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입에 넣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안전도 최고

황 대표는 “요즘에는 스마트폰이 워낙 발달했고 장난감 종류도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접할 수 있는 놀이 문화가 방대해졌다”며 “그런 와중에도 몰펀 블록은 여전히 학부모나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수한 제품 덕도 있지만 직원들이 노력해서 만든 프로그램이 정말 큰 강점인 것 같다”며 “프로그램 자체가 워낙 좋아서 학부모들이 믿어주시는 게 몰펀이 13년째 롱런할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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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