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딜’ 뒷말 나오는 내막

파킹딜 의혹부터 매각 지연설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시장에 증권사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금산분리 원칙에 저촉될 우려가 되는 증권사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셈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요시사>에서 이들 증권사에 대해 조명했다.
 

증권사 다수가 매물로 나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골든브릿지 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SK증권 등이 현재 매물 리스트에 올라있다. 그중 지주사 전환에 따라 매각이 불가피하게 된 증권사에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줄줄이 매각

최근 증권업계의 상황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는 5월10일 사상 최초로 2300선을 돌파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유지되고 있다. 우상향의 흐름을 유지하다 장중한때 2400포인트를 돌파한 것. 

1983년 코스피 지수를 처음 집계한 이래 최고치였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기분 좋은 흐름에도 시장에 매물로 나온 증권사의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우선 대형사들의 반응이 미지근하다.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은 각각 대우증권,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한 이후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하는 쪽으로 경영방침을 정했다. 


사모펀드 쪽의 뚜렷한 흐름도 감지되고 있지 않고 있다. 더욱이 매각 주체와 인수 주체 간 가격 괴리가 커 선뜻 매각협상이 진행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배경에서 눈길이 쏠리는 매물은 금산분리 원칙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다. SK증권, 하이투자증권이 그렇다. 현대차투자증권은 현대자동차 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할 경우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법 조항에 따라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소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그룹의 지배구조가 지주사로 전환하면 그로부터 2년 내에는 증권사의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 같은 배경서 이들 증권사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뜨거운 증권사는 SK증권이다. 현재 SK증권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SK가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주사 전환에 매물
역할 따라 갈린 셈법

SK증권은 이들 지분을 8월내 매각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진정성에 의심을 갖는다. 알짜 회사로 평가받는 SK증권을 SK그룹이 매각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SK증권의 1분기 기준 자본은 4232억원이다. 시가총액은 4994억원 수준이다. 10% 지분의 가치는 500억원 가량이다. 

따라서 500억원 돈으로 증권사를 인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붙는다고 해도 인수자 입장에서는 적은 지분을 출자해 시총 5000억원 규모의 회사의 경영권을 갖는다. 이점 때문에 SK증권 인수에 대해 남는 장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SK증권은 매수 희망자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기업은 케이프투자증권, 호반건설, 큐캐피탈 등 3곳이다. 하지만 이들 세 곳 모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지 여부를 장담하기 힘들다.

사모투자펀드(PEF)인 큐캐피탈은 그 모회사 큐로컴이 최근 일반지주회사 전환의 기준요건을 충족하면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에 걸릴 우려가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역시 그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매물로 나온 아이엠투자증권을 시작으로 리딩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의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행보는 업계서 긍정적으로 읽히지 않는 모습이다. 

여러 증권사 인수전에 참여해 증권사의 영업비밀 등을 확인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이 점이 대주주적격성 심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호반건설의 경우도 인수전 참여 의도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부호가 달렸다. 호반건설은 2014년 말 금호산업 지분 인수로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금호산업의 지분 5.16%를 매입했다가 3개월만에 되팔아 300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특히 SK증권 매각과 관련해서 파킹딜(일정 기간 후 지분을 되사는 조건)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서 호반건설의 이 같은 전력은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계열사 현대미포조선이 대주주로 있는 하이투자증권도 입길에 올랐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으로 매각에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하이투자증권의 매각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일단 하이투자증권 쪽에서 원하는 매각가와 인수희망자 사이서 발생하는 가격 사이에 괴리가 크다. 시장서 보는 하이투자증권의 매매가는 5000억원 이하지만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그룹사 차원에서 1조원 이상 투입된 하이투자증권을 선뜻 매각하기 아쉬운 상황이다.

파는 사람 복심은?
사는 사람 진심은?

이 때문에 하이투자증권의 매매가 장기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지주사 전환이 아니더라도 유동성 문제 때문에 하이투자증권 매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 현대중공업은 연결재무 기준 영업이익 618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90% 넘게 증가했다. 따라서 2년 유예기간 동안 하이투자증권의 체질 개선 작업을 통해 매각가를 높이면서 매수자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투자증권도 증권가의 관심을 꾸준히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현대차투자증권(옛 HMC투자증권)은 현재 당장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없다. 현대차그룹이 공식적으로 지주사 전환 계획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투자증권은 사명을 이달 1일부터 HMC투자증권서 현재의 사명으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계획 아래에서는 감행하기 힘든 행보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야 하기 때문에 증권가의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6월 취임하면서 4대 그룹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압박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가 불가피하게 지주사 전환에 들어가면 불가피하게 현대차투자증권도 매물에 나올 수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투자증권에 대한 시나리오가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

결과는?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사실상 포화 상태기 때문에 매각 자체가 쉽지 않다”면서 “그룹 내에서 맡고 있는 증권사의 역할에 따라 매각 시나리오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