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여교사 울리는 학생들 백태

막 나가는 아이들 “선생님이 우습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우리 때는 선생님이 하늘이었다.” 

교편을 잡은 지 올해로 15년 된 인천의 한 고등학교 여교사가 말했다. 하늘같던 교사의 권위는 바닥으로 추락한 지 오래다. 여교사에 대한 교권 침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대전의 한 중학교서 일어난 남학생들의 집단 자위 사건은 여교사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경우다.
 

대전의 한 중학교서 여교사의 수업 도중 남학생 10여명이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한 사실이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A중학교 1학년 남학생 10여명은 여교사 B씨가 교과 수업을 진행하는 중 집단으로 자위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B교사가 학교에 이 사실을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교사는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의 자위행위를 미처 눈치 채지 못했다고 한다.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반 학생들을 통해 뒤늦게 알게 됐던 것.

겁없는 10대
추락한 교권

학교 측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22일 시교육청에 이 사실을 알렸고 학교교권보호위원회와 선도위원회를 열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B교사를 포함해 여러 교사들의 수업시간에 비슷한 일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B교사는 “(수업시간에)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지만 그런 일(집단 자위행위)이 있었던 것은 몰랐다”며 “담임을 맡고 있는 학생들이 말해주고 나서야 알게 됐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일단 피해 여교사에게 해당 학급에 대한 교과 수업을 중단하도록 조치했다. 해당 학생들에 대해서는 5일 동안 특별교육을 받도록 했다. 몇몇 학생들은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 관계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사건에 대한 시교육청의 안일한 대처다. 시교육청은 학교의 보고를 받고도 5일이 지나서야 담당과에 알린 뒤 조사에 나섰다. 시교육청의 늑장대응은 이번 사건을 학교 차원서 조용히 무마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샀다. 지난달 27일에 나온 시교육청의 해명은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시교육청은 해명자료서 “B교사를 대상으로 한 음란 행동이 아니라 영웅 심리에 따른 사춘기 학생들의 장난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체육복 바지 또는 속옷 위로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고 서로 음모 크기를 비교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듯 집단·고의적으로 한 행동이 아니고 장난삼아 한 행동으로 결론 내렸다”고 진상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중학교 1학년이 교실서 성적 행위
1년 전에도 비슷한 사례 ‘솜방망이’

시교육청은 해당 학생들의 행위를 ‘장난’으로 치부한 데 이어 “교사 몰래 개별적으로 하다가 교사가 근처로 오면 행동을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며 “피해 교사도 학생들이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며 장난을 치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의심해 수업 후 교권 침해 사안으로 학교에 신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집단적인 자위행위는 없었고 교사가 다가오면 행위를 멈췄기 때문에 B교사에게 직접적인 충격은 없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대전지부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시교육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교권침해 대응 매뉴얼도 없는 대전교육청’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사건 발생 5일이 지나도록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은 대전 시민과 학부모들에게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며 시교육청의 늑장대응을 꼬집었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선 학교서 학생 성교육이나 교직원 성희롱 예방 교육이 얼마나 내실 있게 잘 이뤄지고 있는지 면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되는 사회에 살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세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먼저 해당 중학교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보호와 치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일선학교의 성교육이 탁상 행정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실태를 점검하고 교권침해와 성폭력, 학교폭력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난 VS 성폭력
교육청은 ‘늑장’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시민단체와 지역사회도 발칵 뒤집어졌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지난달 28일 성명을 내고 시교육청의 엄중한 징계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명백한 성폭력”이라며 “시교육청은 근본적인 재발방지조치를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시교육청의 안일한 해명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가해 학생집단과 부모에게 이 문제를 젠더 폭력으로 인식하도록 강력한 조치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생이나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행위는 2012년 7971건, 2013년 5562건, 2014년 4009건, 2015년 3460건, 2016년 2574건 등 총 2만2576건에 달했다. 

이 중 학생의 교사 성희롱은 2012년 98건서 2013년 62건으로 약간 감소했다가 2014년 80건, 2015년 107건, 2016년 112건으로 늘어났다. 전체적인 교권 침해 건수는 줄고 있는 데 반해 교사 성희롱 건수는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이다.

치마 속 몰카
여교사 심리치료


교사 성희롱 같은 교권 침해 행위는 보통 문제 학교에서 발생한다는 편견을 갖기 쉽다. 그러나 집단 자위 사건이 발생한 대전의 중학교는 학원이 밀집한 도심 명문 학군에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 역시 “해당 중학교는 학력 면에서는 대전서 가장 잘나가는 곳 중 하나”라고 전했다. 교사 성희롱 행위가 특정 학교서 일어난 일회성 사건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월에도 대전서 일어난 사건과 꼭 닮은 일이 부산의 한 중학교서 발생했었다. 지난해 4월14일 부산의 한 중학교서 1학년 남학생이 여교사 수업 시간에 자위행위를 하다가 발각됐다. 

부산시교육청 조사 결과 해당 학생은 수업 종료 5분을 남기고 여교사가 다른 학생들을 지도하는 사이 교실 뒤편의 자신의 책상에 앉은 채로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벌였다.

피해 여교사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가까이 다가갔다가 행위를 목격했다. 피해 여교사는 학생의 행위를 제지하고 학교 측에 바로 이 사실을 보고했다. 학교장과 교감은 사건이 일어난 당일 보고를 받았지만 나흘이 지난 후에야 관할 교육지원청에 알렸다.

진상조사에 나선 시교육청은 피해 여교사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지 않는 점, 학생 지도를 원하는 점, 학생의 행위에 장난기가 발동한 부분이 있는 점 등을 들어 학생 선도차원서 사건을 매듭지었다. 


1년 전 사건서도 남학생의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치기어린 ‘장난’으로 보고 상황을 종료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충북의 한 중학교에선 2학년 남학생이 여교사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한 뒤 SNS에 올려 친구 10여명과 돌려봤다. 해당 사실을 안 피해 여교사는 학교에 신고했다. 학교 측은 이들 학생에게 출석정지, 교내 봉사 등의 징계를 내렸다. 

영상을 촬영한 학생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소년부에 송치됐다. 같은 해 6월에도 충북서 3학년 학생들이 여교사 두 명의 다리와 뒷모습을 찍어 스마트폰으로 돌려본 사실이 들통 나 관련자들이 처분을 받았다.

같은 달 부산서도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수업시간 도중 여교사의 치마 속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카카오톡을 통해 유포한 중학생이 징계를 받았다. 해당 사실은 같은 학교 학생이 생활지도부장에게 알리면서 경찰, 교육청 등에 전해졌다. 

가해 학생은 친구 7명에게 영상을 전달했다. 피해 여교사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으나 가해 학생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가해 학생은 10일간 출석정지 징계를 받았고, 영상을 전달받은 학생들은 사회 봉사와 교내 봉사 처분을 받았다.
 

2015년 11월 대전의 한 중학교서도 여교사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해 돌려본 중학생 28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여교사의 치마 속을 찍어 SNS에 올려놓고 서로 돌려본 것으로 드러났다. 더 충격적인 것은 또 다른 여교사의 치마 속을 촬영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점이다. 피해를 입은 여교사 두 명은 심리치료를 받는 등 후유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고창에선 한 고교생이 여교사 5명을 몰래 촬영해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학교 측은 해당 사실을 보고 받고도 도교육청에 알리지 않아 파문이 커졌다. 피해를 당한 여교사들은 25∼32세로 나이가 비교적 젊었다. 

도 넘은 일탈행위 제지 못해
피해 교사만 벙어리 냉가슴

가해 학생은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는 척 여교사를 부른 후 스마트폰을 이용해 치마 속을 촬영해 이를 웹하드에 보관해왔다. 해당 학교는 2012년에도 학생 3명이 여교사를 대상으로 몰카를 촬영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에도 가해 학생들은 교내 봉사 등의 가벼운 처벌만 받았다.

여교사를 향한 성희롱 발언도 심각하다. 2010년 12월에는 ‘개념 없는 중딩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포돼 대중을 경악하게 했다. 

1분37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남녀 학생들이 여교사를 두고 ‘첫키스가 언제냐, 첫경험은 언제냐, 초경은 언제 했냐’ 등 성희롱 발언을 줄기차게 던지는 장면이 담겨있다. 피해 여교사가 학생들을 제지하러 다가가자 한 남학생은 “가까이서 보니까 진짜 예쁘네”라고 거침없이 소리쳤다.

해당 영상은 2006년 경남 김해의 한 고등학교서 촬영된 영상으로 피해 여교사는 당시 기간제 교사로 처음 교단에 선 날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로 당시 재학생이었던 여학생을 입건했다.

2009년에도 비슷한 내용의 동영상이 ‘선생님 꼬시기’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유포됐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서 촬영된 영상에는 남학생이 여교사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신체 접촉을 하는 모습이 찍혀 있다. 

여교사는 불쾌한 표정으로 행동을 제지했지만 남학생의 희롱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여교사를 향해 “누나 사귀자”라며 다시 어깨에 손을 얹으려고 시도하는 등 대놓고 놀리는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 가해 학생들은 행위가 드러날 경우 ‘장난’ ‘호기심’ 등 대수롭지 않게 치부한다. 학교나 시교육청 측은 사건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은 생각에 가벼운 징계만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 사이 피해를 입은 여교사들은 치욕감에 심리치료를 받거나 심하면 전근을 가는 등 사건의 후폭풍에 시달린다.

숨기는 게 더…
피해 사례 증가

일부 교사들 사이에서는 ‘요즘 애들 짓궂다’ ‘그 정도쯤이야’ 등 별 것 아닌 일로 생각하거나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참는 경우도 있어 알려지지 않은 사례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우리나라도 교권 침해가 중대하다고 교사가 판단할 경우 수사 기관에 자동으로 고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가해 학생 강제 전학 처분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교사 수난시대’ 여교사 10명 중 7명 “성폭력 피해 당했다”

지난해 5월 전남 신안군으로 발령받은 여교사가 학부모 등 3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해 전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수사 결과 피의자들은 범행과정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등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신안군 사건이 벌어진 이후 오지로 발령받은 여교사를 상대로 누적됐던 사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도서벽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여교사들이 겪은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 등 알려지지 않은 일이 상당할 것이라는 증언이 이어졌다.

신안군에서 사건이 일어난 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산하기구 참교육연구소는 지난해 6월10일부터 사흘간 여교사를 대상으로 긴급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남 학부모·지역주민에 의한 집단성폭력 사건’ 즉 신안군 사건과 관련한 조사에 전국 여교사 1758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가해자 교장·교감, 동료교사

교직 생활 중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여교사는 70.7%에 달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응답 비율이 높았던 피해 경험은 ‘술 따르기, 마시기 강요’(53.6%)였다.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춤 강요’(40.0%), ‘언어 성희롱’(34.2%), ‘허벅지나 어깨에 손 올리기 등과 같은 신체 접촉’(31.9%) 순이었다. 

응답자의 2.1%는 ‘키스 등 심각한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가해자 유형을 묻는 질문(복수응답 가능)에는 ‘교장이나 교감 등 학교 관리자’가 72.9%에 달했고, ‘동료교사’가 62.4%였다.

올해 1월 강원도교육청은 교직원 송별회 자리서 여교사를 희롱한 교장을 해임했다. 울산에서도 학교 워크숍에서 술을 마시고 여교사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낄만한 발언을 한 교장이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기간제 여교사를 향해 “내 애인 할래”라며 성희롱한 50대 교감이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선 남교사 5명이 여학생과 여교사를 상대로 1년 넘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자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조사 과정서 한 남교사는 노래방서 30대 여교사의 옷을 찢는 등 강압적으로 성추행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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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