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의 변심’ 거제에 무슨 일이…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6.26 10:47:14
  • 호수 11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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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배로 갈아탔는데 큰 파도가…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지난 대선 과정서 돌연 자유한국당 탈당을 선언한 권민호 거제시장. 내년 지방선거서 도지사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현재 민주당 입당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역 정가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권 시장의 입당 가능성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 이때 몇몇 유력 의원들이 권 시장 입당에 힘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가 거제시에 떠돌고 있어 그 내막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권 시장은 지난 4월18일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당시 권 시장은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탈당을 심각하게 고민해왔다”며 “자유한국당이 대통령 탄핵 이후 이렇다 할 반성의 뜻을 보이지 않아 유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입당설

그러면서 “이런 자유한국당의 정강과 이념이 나와는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 이번 대선서 자유한국당은 후보를 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권 시장의 행보에 거제 지역 정가는 술렁였다. 그가 타 정당행과 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입당설은 파다하게 퍼진 사실이다. 권 시장 입당설에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는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당내 반발, 시민여론 악화 등 권민호 거제시장의 민주당 입당은 당 이미지, 가치, 정신을 훼손시킬 우려가 크다”며 “지난 7년간 시정을 이끌면서 보여준 희망복지재단 부당해고 , 대규모 바다매립과 난개발, 여러 의혹, 서민노동자 정서에 반하는 시정 등은 당 정체성과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권 시장은 민주당 입당설에 대해 지난 12일 한 언론과의 통화서 “아직 입당한다거나 입당하면 언제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생각을 밝힌 게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거제 지역 정가에선 몇몇 유력 의원들이 권 시장 입당에 힘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여기에 거론되는 인물로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 김경수 의원 등이다. 

김두관 의원은 거제시장 민주당 입당설에 대해 지난 4월23일 “따로 접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문재인 후보가 권 시장에게 직접 전화한 것으로 안다”며 “거제 출신 대선 후보가 시장에게 전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지역 정가에 밝은 한 인사는 “권민호 시장 측근들 중 일부가 (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권 시장 민주당 입당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을 하고 다닌다”고 전했다. 그는 “거제지역 정가서는 공공연히 떠도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해당 이야기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일요시사>는 김경수 의원 측에 전화를 취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김 의원께서는) 대선 때 대통령 수행팀장을 맡으셔서 (권 시장과) 개인적 만남은 없으신 것으로 안다”며 “저희 지역도 아니기 때문에 확인도 안 되고 확인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게 직접 확인이 가능하냐고 묻자 “인사 관련해서는 중립적”이라며 “여쭤볼 기회가 있으면 여쭙고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돌연 자유당 탈당 민주당에 ‘기웃기웃’
다음은 도지사?…수상한 사조직 움직임

지역 정가에 밝은 한 인사는 권 시장의 입당설에 김 의원이 거론되는 것을 두 가지 측면서 설명했다. 우선적으로 권 시장 측에서 민주당 입당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김 의원의 이름을 팔고 다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그렇기 때문에 권 시장 측에서 의도적으로 김 의원의 후광을 이용해 민주당에 입당하고 나아가 시장 3선 또는 도지사를 노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만약 반대로 김 의원 측에서 실제로 권 시장의 입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김 의원이 도지사 출마를 고려한 행보로 보인다고 그는 분석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에 패해 낙선한 경험이 있다. 현재 내년 경남도지사를 노리는 후보군으로는 최대 20여명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김 의원은 ‘도지사 불출마’를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불출마 발언을 번복하고 도지사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두 사람의 지역구가 각각 거제와 김해로 다르긴 하지만 권 시장의 입당은 김 의원의 향후 정치 행보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권 시장이 입당을 하게 되면 김 의원 입장에선 자연스레 당내 정적을 제거하는 효과를 얻는다. 지역에선 두 사람이 민주당서 도지사를 놓고 싸우게 되면 당내 경선서 김 의원 측이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거제 지역의 한 정치 관계자는 “권 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한다고 해도 당내 반발이 심해 권 시장이 경선 통과 후 본선에 진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권 시장 사조직의 움직임도 감지됐다. 지역 정가에 밝은 인사에 따르면 “권 시장 사조직이라 불리는 ‘나다움’에서 지역 이장에게까지 민주당 입당원서를 받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나다움은 읍면동 단위로 구성된 권 시장의 사조직으로 알려진다.

그는 권 시장 사조직이 지역민들에게 민주당 입당원서를 받는 것에 대해 “권 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하기 위해 발판 다지기 행보가 아니겠느냐”며 “지금 민주당 지역위원회에선 권 시장 입당에 대한 반발이 심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난 19일부터 ‘권민호 시장 민주당 입당을 돕는 자들이 적페세력’이란 피켓을 들고 권 시장의 입당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권민호 시장이 민주당 입당을 포기할 때까지 무한정 계속할 것”이라며 “권 시장의 민주당 입당은 당의 정체성을 크게 훼손해 내년 선거서 민주당이 참패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누가 돕나?


거제적폐청산위원회(준)도 성명서를 통해 “권민호 시장은 19대 대선서 자유한국당 이름으로 홍준표를 지지했던 자”라며 “민주당 문재인 후보로 판세가 완전히 기울던 4월에서야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민주당 입당을 타진했다”고 밝혔다. 

또 “권 시장은 1000명이니, 2000명이니 하는 권리당원을 데리고 마치 점령군의 기세로 입당의 기회를 보고 있다고 한다”며 “적폐는 청산의 대상이지 통합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거제 시민단체 움직임은?

거제지역 시민단체들이 권시장과 관련된 권력형 비리에 대해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거제지역시민단체연대회의는 권민호 시장 고소·고발 건을 정식의제에 올려 논의했다. 비리 의혹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우선 무인도였던 사두섬이 국가산단 매립구역에 포함되는 과정에서 권 시장과 전 후원회장의 커넥션 의혹이다. 다른 하나는 지난 2013년 현대산업개발 관급공사 입찰제한 조치를 5개월에서 1개월로 경감해 준 특혜 의혹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때늦은 고발이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도 있지만 새 정부 들어 적폐청산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만큼, 그동안 숱하게 논란이 됐던 사안에 대해 속 시원한 의혹 해소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고발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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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신학원 이사의 수상한 영전

[단독] 한신학원 이사의 수상한 영전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한신학원 이사였던 A씨가 한신대학교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가 취하했다. 공교롭게도 고소를 취하하기 직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그는 교육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고소가 이뤄진 배경은 지난 5월22일 열린 한신대학교 이사회에서 비롯됐다. 이날 회의에는 총장을 비롯해 이사 17명이 참석했다. 당시 학교법인 한신학원의 감사가 “그동안 한신대에서 사내 공사를 한 금액이 70억원이 넘는데 모두 입찰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공사로,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했다”고 보고하면서다. 학원 감사 내부 폭로 당시 감사의 충격적인 발언으로, 한신학원 이사 A씨는 고민 끝에 업무상 배임 및 횡령으로 한신대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다. A씨가 지적하는 부분은 세 가지다. 첫 번째로 한신학원 재산인 거제도 땅과 관련한 배임을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학원은 거제시에 임야 약 55만평을 보유하고 있었고, 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맹지’로 분류된 해당 부지에 대해 논의 중이었다. 그 곳은 수익용 기본재산임에도 장기간 활용이 어려운 상태였다. 한신학원 측은 이 토지를 단순 보유할 경우 관리비만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가치 상승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었다. 당시 M 건설은 2016년부터 경남 거제시 아주동 일원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업 대상 부지 중 일부가 학교법인 한신학원 소유의 임야로 포함돼있었고, 한신학원 역시 해당 지역 임야를 공동개발 방식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 건설은 경상남도로부터 지구 지정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신학원 이사들은 당시 이사장이 학원 소유 토지를 공공임대주택 개발에 제공하는 대가로 2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용역업체 대표의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 이사회는 즉시 M 건설 측에 협상단을 파견해 토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한신학원의 상급기관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이하 기장총회)는 사업 자체를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M 건설은 한신학원 측의 토지 사용 승낙을 얻지 못하게 됐고, 결국 조건부 지구 지정이 취소될 위기에 놓이면서 개발사업은 사실상 좌초됐다. 이후, 한신학원 법인 산하 ‘한신영림운영위원회’는 열린 회의에서 해당 부지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로 개발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 회의에는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B씨와 C씨가 직접 참석해 사업 구조와 예상 수익, 한신학원의 참여 방식 등을 설명했다. 이들은 명함까지 주며 자신들을 “삼부토건 고문”과 “부사장”이라고 소개하며 접근했다. 한신대 상대로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 고소 불법 매각·쪼개기 공사·교비 횡령 의혹 제기 두 사람이 제안한 내용은 “삼부토건이 M 건설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해 시행하며, 한신학원은 부동산투자회사(REITs)에 현물출자하고 주식 지분을 배당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때 M 건설에도 B씨와 C씨가 접근했다. 이들은 “한신학원과 협의를 주선해 사업을 재개시키겠다”고 제안했다. M 건설은 이 제안을 믿고 2023년 8월 ‘사업시행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조건은 B씨 측이 같은 해 9월20일까지 한신학원으로부터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아오면 용역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M 건설은 계약금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해 이사회는 한신영림운영위원회의 보고를 바탕으로 관련 헌의안을 기장총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한신학원은 기장총회가 한신대 운영을 위해 설립한 법인으로, 모든 사업은 기장총회의 허가가 필요하다.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사업 예측치도 포함됐다. “지구 단위 승인을 거쳐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될 경우 평당 100만~150만원의 감정가가 예상되며, 현물출자 후 10년 임대 기간이 끝나 분양 전환 시 내부수익률(IRR)은 약 6.77% 이상”이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기장총회는 “한신학원 소유 토지는 공공개발 참여 대신 현금 매매로 전환한다”는 결의를 내렸다. 한편, 약속된 기한이 지나도 M 건설에 토지 사용 승낙서는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B씨 측은 “승낙서가 곧 발급된다”며 시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승낙서는 끝내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은 곧바로 계약을 해지하고, 실제 B씨가 대표로 있는 S사를 상대로 계약금 1억원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이 시기 한신학원은 삼부토건에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삼부토건은 “B씨와 C씨는 우리 회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 즉, 자신들을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밝힌 B씨와 C씨가 실제로는 삼부토건 관계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삼부토건 본사는 “이들과 별도의 위임이나 계약관계를 맺은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대형 건설사인 삼부토건의 이름을 내세워 사업을 추진하려 한 것이다. 실체 없는 부동산 리츠 이후 B씨는 자신의 배우자 명의의 P사로 이름을 바꿔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 B씨 일행의 만행을 알게 된 M 건설은 지난해 3월, 한신학원에 ‘토지 매수의향서’를 보내 “거제 아주동 임야를 평당 50만원에 매수할 의사가 있다”고 전달했다. M 건설은 인근 토지를 이미 평당 44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히며, 한신학원 토지는 “13% 이상 높은 가격으로 정당하게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B씨는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한신학원은 같은 해 5월30일, B씨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P사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총장과 이사장이 이 제안을 알고도 이사회나 총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M 건설의 제안이 있었음에도 총장과 이사장이 P사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로 지적한 점은 계약 내용이었다.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계약금 총액은 10억5000만원으로 명시됐지만, 실제 한신학원이 받은 금액은 1억원뿐이었다. 잔금 9억5000만원은 “4년 이내 부동산투자회사(REITs)와의 매매계약 재체결 시 지급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고, 심지어 한신학원은 받은 계약금 1억원을 매수인에게 반환하기로 명시돼있었다. 또 특약 사항에는 ‘매도인은 계약 체결 시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발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즉, 계약금 실수령액이 전체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상황에서 매수인이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셈이었다. 고소인은 이를 “매매계약을 가장한 사실상 사용 허가서”라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 시행세칙 제18조에는 “기본재산의 매도·증여·교환 또는 용도 변경 시에는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관할 관청 허가를 득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고소인은 “삼부토건으로 의결된 사업을 P사로 변경하면서 이사회가 새로이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토지 처분 신고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한신학원은 지난해 1월 교육부에 ‘수익용기본재산 처분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감정가 이상(16억7000만원 이상)에 토지를 처분하고 대체 부동산을 구입하겠다”고 보고했다. 이후, 교육부는 이 신고를 ‘처분 허가’로 정정해 승인했으며 “1년 내 매각 완료, 대금 완납 전 소유권 이전 불가”를 조건으로 달았다. 그러나 P사와의 계약서에는 잔금 지급 시점이 명확히 적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소인은 “교육부에는 단기 매각으로 보고하고 실제로는 장기 임대 형태로 계약했다”며 기망 가능성을 제기했다. 계약서상 ‘잔금 수령일’이 없고, 2차 계약금도 부동산투자회사와의 별도 계약 체결 이후로 미뤄져 있다. 쪼개기 공사? 교비도 횡령? 가장 큰 문제점은 잔금을 받기로 한 부동산투자회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당 회사는 현재 설립 예정으로 실체가 없는 곳이다. 게다가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토지 사용 허락서는 교육부의 허락을 받아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토지 사용 허락서가 교육부에 신고되지 않은 채 발급됐다는게 A씨의 주장이다. 실제 교육부는 민원 답변을 통해" 해당 토지의 사용 승낙 신청을 접수하거나 허가한 내역이 없으며, 우리부 허가가 없는 토지 사용 승낙은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았다. 두 번째로, 한신대가 진행한 각종 시설공사와 관련해 수의계약 체결 과정의 절차 위반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씨는 “학교법인 및 산하 대학이 사립학교법과 학내 재정세칙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해야 하는 공사계약을 다수 수의계약 형태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과 세칙에는 ‘2000만원 이상의 공사는 공고를 해서 경쟁에 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2인 이상의 견적서와 시방서, 설계서를 징수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한신대학교는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약 40억원 규모의 공사 57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절차를 대부분 생략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법인 내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도 교내 공사 57건이 40억원에 진행됐다. 동일 공사인데도 나눠서 계약을 하고, 2억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명목으로 쪼개기 공사와 공사 지정 업체의 중복이 발견되는 등 부실 흔적이 많다. 앞으로 전자입찰이 되도록 공사 입찰 규정을 반드시 만들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계약단가가 낮아져 수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어긴 업무처리로 한신학원 및 한신대에 수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며 이를 업무상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로 한신대학교 교비 회계 자금이 학교 운영과 직접 관련 없는 법률 비용으로 사용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는 “교비 회계는 학교 운영과 교육에 필요한 경비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음에도, 교비 자금이 법적 분쟁 비용으로 전용됐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것은 노무사 선임비용 약 6800만원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대 총장은 2023년 고용노동부에 진정이 제기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노무사 및 법률대리인 선임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했다. 해당 진정은 한신대 내부 인사·노무 관련 사안으로, 교직원 고용 문제 및 근로계약 분쟁에 대한 것이었다. 이사회 후 돌연 취하, 왜? 학원 교육인사위원장 임명 A씨는 이를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 행위로 판단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교비는 학생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로만 집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법인 소송이나 노무 분쟁처럼 학교 운영 전반과 직접 관련이 없는 항목은 교비에서 부담하면 안 된다는 것이 고소인 측의 입장이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비용 지출의 성격이다. 즉 ‘노무사 선임이 학교 교육활동에 직접 관련된 행위인가’가 판단 기준이 된다. 실제로 올해 대법원은 노무법인 자문 비용을 교비회계 자금으로 집행한 행위를 업무상 횡령으로 판단하는 판결을 내렸다. 제주의 한 대학교 총장 A씨는 소속 교수가 자신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그 비용 330만원을 포함해 총 1880만원의 변호사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며 “교수 및 노조 등과 관련한 분쟁 대응을 위한 변호사 비용은 학교의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현재 해당 고소 건은 취하된 상태다. 지난달 <일요시사>가 이 사건을 취재하던 과정에서 한신대 비서실을 통해 A씨가 고소를 취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제보자 역시 “해당 이사가 면직 압박을 받고 고소를 취하했으며, 그 직후 인사위원장 보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기자가 한신학원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달 10일 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고, 같은 달 11일부터 공식 업무가 시작됐다. 추가로 확보한 녹취에서 A씨는 고소를 취하한 이유에 대해 “이사회에서 강제로 면직시키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한신학원 인사위원회는 내부 교직원의 인사와 징계 등을 담당하는 핵심 기구로, 교육인사위원장은 실질적인 권한이 큰 자리로 알려져 있다. 통상 이사장은 교육인사위원장 출신 가운데에서 선출되는 경우가 많아, 해당 보직이 사실상 이사장 자리로 가는 주요 루트인 셈이다. 대가성 보직? 이사장 루트 한편, 한신대는 해당 고소 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한신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토지 매각 문제의 경우 한신학원의 문제고 한신대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수의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2억원 미만이면 가능하다”고 밝혔고, 교비 횡령 의혹은 “사건 조사 관련된 비용으로 지출된 부분이라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