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정읍시 행정보복 논란

서둘러 허겁지겁 어설픈 복구작업

[일요시사 취재 1팀] 박호민 기자 = 정읍시와 잔디로골프텔의 행정폭력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읍시가 잔디로 사업을 방해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는 대행복구 마무리 공사를 두고서다. 양측 간 입장은 첨예하다. 주요 쟁점과 과정을 살펴봤다.
 

잔디로골프텔은 지난 2007년 4월 정읍시와 민자유치사업기본협약(MOU)을 체결하고 유스호스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해당 부지는 정읍시 부전도 1065-14 외 6필지로 정읍시가 잔디로의 사업을 적극 도와준다는 것이 골자였다.

감리기술사 
실사는 했나

그러나 사업 내용과 진척 속도에 대한 이견이 나오면서 둘 사이는 극도로 나빠졌다. 급기야 정읍시는 2013년 9월 공사 지연을 이유로 투자협정 파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잔디로는 그 과정서 정읍시가 행정절차를 무시하는 등의 행정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잔디로는 유스호스텔 사업의 수익성이 맞지 않아 2011년 온천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 정읍시에 허가를 요청했다. 정읍시는 2011년 온천공 신고에 적합 판정을 내렸지만 2013년 9월 돌연 온천개발 사업은 불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잔디로 측은 적절치 않은 행정절차라고 주장했다. 정읍시는 온천공 개발계획 승인신청이 지연됐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러나 잔디로측은 반발했다. 


온천법에 따르면 시장·군수는 온천발견신고를 수리했을 때 수리한 날로부터 일정기간 이내에 온천공보호구역 지정 등을 해야하는데 정읍시는 온천공보호구역 지정을 하지 않았다. 여기에 대해 잔디로 측은 행정절차상의 문제를 내세우며 온천발견신고 수리 취소 처분 및 대집행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양측 간 갈등은 정읍시가 사업 취소 후 명령한 적지복구 명령을 내리면서 극으로 치달았다. 특히 정읍시가 적지복구 기한 내 복구를 완료하지 않았다며 적지복구비용을 잔디로로부터 강제 유치시키면서 양측 간 견해 차이는 더욱 팽팽해졌다.

이후 정읍시는 대행사를 선정해 적지복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잔디로 측은 복구작업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는데 보험공사로부터 11억3000만원을 유치시키고 복구를 허술하게 마무리 지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관련 소송은 이미 진행 중이다. 잔디로가 제기한 대행복구 무효확인 소송(본안소송)과 복구집행정지 신청이다. 지난해 7월에 나온 1심 판결은 정읍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서는 복구집행 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지난 1월 광주고등법원은 대행복구 무효 확인 소송 판결일로부터 14일이 지난날 까지 효력, 집행 및 절차의 속행을 정지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1심과 달리 본안 소송은 잔디로 측이 유리하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본안 소송에 대한 선고가 있기까지 복구작업은 멈춰졌다. 그러나 정읍시 측은 현재 준공계를 받아 서둘러 복구 작업을 마치려고 하는 모양새다.

소송 잔디로에 유리하게 흘러가자
선고 앞두고 준공계 당겨 마무리


정읍시가 행정처분의 취소나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서 그 변론이 종결되기 전에 행정처분 실행이 완료된 경우, 그 행위가 위법한 것이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별론으로 들어간다. 이럴 경우 그 처분의 취소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사라지기 때문에 정읍시가 서둘러 복구진행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잔디로 측은 봤다.

따라서 복구작업 완료 여부도 쟁점 가운데 하나다. 정읍시는 지난 1월2일 대행복구를 맡은 정읍산림조합으로부터 준공계를 받고 복구를 마무리한 것으로 봤다.

잔디로 측은 복구작업이 마무리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잔디로가 이처럼 주장하는 것은 2심 결정문을 근거로 한다. 법원은 정읍시가 제시한 증거만으로 복구대행공사가 완료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잔디로 측이 전문 업체 측에 복구 실행이 제대로 됐는지 여부를 확인해 본 결과 상당부분 기준에 미달한 부분이 발견돼 복구 완료로 보기는 힘들다는 주장이다. 

잔디로 측 자료에 따르면 복구 부지에 식재된 소나무, 이팝나무, 단풍나무, 능소화 등은 규격 미달이었다. 회화나무는 수량이 부족했다. 줄떼식재(잔디)는 괴사를 하거나 시공이 돼있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전석은 부실시공이 의심됐다.

잔디로 측은 대행업체가 복구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실제 감리기술사가 실사를 하지 않고 복구가 완료됐다는 준공계를 낸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행정 시스템상 
불가능한 이론

정읍시 측은 “준공계를 낸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 법원의 결정문과는 별개로 정읍시 측은 복구가 완료된 것으로 봤다”며 “다만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잔디로 측은 복구공사를 대행업체에 넘기는 과정 역시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잔디로에 따르면 정읍시는 잔디로의 적지복구 기한(2014년 4월30일∼2015년 5월31일)이 끝난 후 이틀 만인 지난 6월3일 사전 공지 없이 11억3000만원의 예치금을 유치시켰다. 

잔디로 측은 적지복구공사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였음에도 이를 감안하지 않고 전액을 청구해 유치시켰다는 점에서 다분히 감정적이고 보복적인 조치로 판단했다. 실제로 2015년 5월 정읍시에 제출된 제7차 감리보고서에 따르면 적지복구공사는 ▲토공 85% ▲부대공 100% ▲식재 20%가 진행됐다.

반면 정읍시는 충분히 기회를 줬다는 입장이다. 예치금 유치를 위한 공문을 수차례 보냈고 1년1개월의 공사기간을 줬는데도 공사가 지연됐다는 것. 수차례에 걸쳐 복구를 촉구하면서 ‘기일까지 완료하지 못할 경우 대행복구를 할 계획’임을 고지했다고 반박했다. 

정읍시 측은 “잔디로가 고지한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별다른 차도가 없는 데다 기간 내에 공사를 끝내지 못해 예치된 복구비로 충당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잔디로는 정읍시의 일방적 산지 대행복구를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하기도 했다. 권익위는 잔디로의 손을 들어줬다. 정읍시에 시정 권고한 이유에 대해 산지관리법, 행정절차법 등을 들었다. 

산지관리법 제41조 제1조에 따르면 기간 내에 복구를 완료하지 않으면 대행하게 하고 비용을 예치된 복구비로 충당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권익위는 이 규정이 일반적 원칙만 정하고 구체적인 절차는 정하고 있지 않다고 해석했다.

행정목적을 위해 국민의 신체·재산 등에 실력을 가해 행정상 필요한 상태를 실현하고자 하는 침해적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는 게 권익위의 판단이다. 따라서 행정절차법에 따른 처분 절차가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잔디로가 복구공사를 50% 정도 진행했고, 복구공사를 수행할 의사를 내비친 점도 권고 이유로 꼽혔다. 권익위는 “허가지의 대행복구 중지를 구하는 잔디로의 주장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이 같은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허가지의 대행복구를 실시한 정읍시의 처분은 위법·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역경제 개발 
발목잡는 행정

또한 복구에 들어간 비용을 두고도 양측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미 50% 이상 진행된 복구작업에 예치금 11억원을 전부 유치시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공사비용이 많이들어갔다는 주장도 있다. 50%가량의 복구공사가 진행되는 데 드는 공사 비용은 대략 3억원 정도였는데 정읍시가 나머지 복구 공사에 들어간 비용은 6억7300만원이다. 


잔디로 측은 이 같이 복구 비용이 많이 들어간 것 역시 잔디로를 괴롭히는 ‘하나의 방법’으로 판단했다. 

정읍시는 예치금을 유치한 것은 당연한 절차라는 설명이다. 정읍시청 관계자는 “내장산 유스호스텔 건에 들어간 복구 비용 11억원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며 “관련 비용이 늘어난 것은 복구 대행 업체가 진행한 공사 과정서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잔디로와 정읍시의 관계가 나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잔디로는 김생기 시장이 원인이 됐다고 봤다. 잔디로에 따르면 정읍시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현 김생기 시장 당선후 시장이 이 토지를 헐값에 넘기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이를 거부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정읍시가 공문을 통해 해당 토지 매각과 기부채납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잔디로에 따르면 이후 정읍시가 행정적으로 어깃장을 놓기 시작했다. 잔디로 측은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사업을 하는데 정읍시가 행정적으로 보복을 가하는 것 같다”며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관련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곳이 있었는데 정읍시 측은 행정적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치열한 소송전 계속될 전망
상생의 길 도모의 목소리도

잔디로 측은 자신들이 유스호스텔 사업서 손을 뗄 경우 전북지역에 거점을 둔 다른 건설업체가 이 사업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즉, 정읍시가 잔디로를 의도적으로 몰아내고 사업권을 친 정읍시 성향의 제3자에게 넘기려는 게 아니냐는 것.

잔디로는 “정읍시가 제대로 된 행정지원만 해줬어도 사업이 지금처럼 좌초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잔디로가 손을 떼면 다른 건설사가 이 사업을 넘겨받기로 돼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떠돈다”고 지적했다.

정읍시는 공문을 보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잔디로 측에 토지매각과 기부채납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낸 것은 잔디로 측이 땅 사용과 관련해 향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문의해와 일종의 제안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행정폭력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없었다”며 “잔디로 측이 사업 진행 의지가 안 보여 절차를 밟아갔던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읍시는 대행복구 지연의 실질적 이유로 잔디로 측이 해당부지를 청소년수련시설(야영장) 건립을 위한 의도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막 속에 현재 2심 본안소송이 한창 진행 중이다. 잔디로는 복구공사의 재판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 등의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양측간 법정 다툼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양측 간 소모적인 법정보단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로에게 필요한 중재안은 없는 것일까. 

“적법 절차”
말만 되풀이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정읍시는 적극적으로 법인 유치를 나서는 것이 일반적인데 법인과 각을 세우는 모습은 정읍시에 사업을 벌이려는 다른 사업자에게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원만한 해결책 모색이 이제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간당간당’ 김생기 시장, 왜?

김생기(70) 전북 정읍시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시장직을 잃을 수도 있다. 

앞서 총선 과정서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시장에게 직위상실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2형사부(재판장 박노수 부장판사)이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시장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것이다. 

이 형이 확정되면 김 시장은 시장직을 잃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선거운동에 개입할 때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른 공무원들에 비해 훨씬 크다”며 “피고인이 공직선거법의 입법목적을 이해하지 못하고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취지의 발언을 계속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김 시장은 1심 선고 사흘만에 변호인을 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변호인 측은 “1심 재판부의 판단에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김 시장은 고법으로의 항소를 통해 시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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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