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체제 강화한 손학규 VS 벼르는 대권·당권 잠룡들 속내

한판 제대로 붙자 ‘12월에’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손학규 2기 체제’의 막이 올랐다. 친정체제를 구축한 손 대표는 ‘야권통합’과 ‘FTA’ 를 놓고 리더십을 평가받을 전망이다. 대권 도전을 시사한 그의 임기는 민주당의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올해 12월까지다. 과연 그는 하락하는 지지율 속 야권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차기 당권이 ‘킹메이커’로 갈 것이라는 분위기 속에 손 대표 이후의 당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학규 2기체제 출범으로 당 장악 나서
떨어지는 지지율 손 대표 돌파구는?

민주당이 ‘손학규 2기 체제’로 개편됐다. 최후의 결전지인 ‘분당대첩’에서 승리해 탄력 받던 손 대표가 ‘한-EU FTA’의 역풍으로 삐거덕 거리는 사이 지지율 역시 3주 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손 대표는 ‘인적쇄신’을 통해 당을 추스르고 2기 체제를 구성해 본격적인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손 대표는 지난달 23일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당 살림을 맡는 사무총장에는 수도권 3선의 정장선 의원을, 비서실장에는 광주 재선의 김동철 의원이 선임됐다. 이들은 민주당내 친손학규계 의원으로 친정체제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책위의장에는 박영선 의원을, 당 대변인에 이용섭 의원을 임명했다.

인적쇄신 단행해
본격 친정체제 구축

박 신임 정책위의장은 정동영 최고위원과 가깝지만 2008년 당시 손 대표 체제의 통합민주당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되는 등 손 대표와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개편에 이은 후속타로 경험이 풍부한 전략·기획통 인사들의 전진배치가 이어졌다. 손 대표는 당의 홍보를 총괄할 홍보전략본부장에 비례대표 초선의 박선숙 의원을 임명했다. 유비쿼터스위원장은 IT 전문가로 촛불시위를 생중계한 문용식 나우콤 대표를, 당의 전략적 진로를 책임질 전략기획위원장은 선거판에서 잔뼈가 굵은 김헌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을 각각 임명했다.

손 대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혁신과 통합을 통해 거듭 태어나 수권정당을 갖춘 더 큰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요 당직자 인선결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4·27 재보선’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손 대표가 친정체제를 구축해 당 장악에 나섰다고 해석했다. 전문가의 영입은 ‘새로운 피’의 수혈을 통해 외연을 넓히면서 총선·대선 채비를 서두르는 것으로 읽힌다.

당내에서는 역량있는 전문가 발탁을 통해 혁신과 통합을 위해 기존 야당의 이미지를 바꿔보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계파 색채가 거의 없는 인사배치에 그의 정적인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도 일단 “무난하다”고 평가했다.

FTA협상과 통합이 난제
‘손’의 리더십 ‘잣대’ 될 것

손 대표가 직접 영입에 나서서 진행된 이번 ‘인적쇄신’을 두고 손 대표 측도 “물갈이가 아닌 국민이 공감할 수 있고, 당이 발전 할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쇄신을 마친 민주당은 앞으로의 행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이 FTA 문제를 어떻게 풀고 나가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과 대선의 운명을 가름할 수 있으며, 각 대권주자들의 운명도 결정지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손·정 대권, 박지원 당권 도전 시사
차기 당권은 ‘대선관리형’ 리더십 가져야 

손 대표의 의심받는 ‘리더십’ 과 흔들리는 ‘지지율’ 문제는  ‘FTA협상’과 ‘야권통합’ 해법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야권 한 인사는 “참여정부 시절에는 한-미FTA는 자동차분야에서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이익의 균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MB정부의 한-미 FTA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에서 한미군사합동이 이루어졌을 때 이루어 진 것”이라고 전하며, “이는 이익의 균형이 무너진 협상이었기에 회복을 위한 재협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 측은 FTA협상과 관련해 “보완할 부분이 많다. 차근차근 보완한 후에 국회에서 토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통합 문제에 관해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다방면으로 노력중이고, 그 방법론에 있어 민생을 중점적으로 염두하고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야권통합이 이루어져야 내년 총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야권 모두가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나서는 쪽이 없다”면서 “민주당이라도 주도적으로 나서 야권통합의 난제를 풀어 내년엔 꼭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통합방법론’ 제시
12월 창당대회냐 전당대회냐?

잠룡으로 꼽히는 정동영 최고위원 측에서는 통합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안했다. 핵심이 통합인 만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그 방법론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먼저 야권의 ‘정책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파했다. ‘야권연대연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통합위원회’를 발족시켜 9월까지는 ‘정책연합’에 합의를 이루고, 12월까지는 정책 실행을 위한 ‘단일정당 추진기구’를 창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공천방식, 총선, 당 운영원칙 등 창당을 위한 준비작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추진된 ‘민주진보 단일정당’은 각 당들의 대표성을 살려 반영한다는 취지다. 따라서 이를 진행시켜나가려면 무엇보다 신뢰를 쌓기 위한 ‘정책연합’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정책연합을 위한 원탁회의에서 긍정적 합의가 도출될 시 12월에는 전당대회가 아닌 창당대회가 될 수도 있다는 섣부른 전망까지 내놓았다.

이미 대권을 시사한 손 대표의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로 예상된다. 민주당 당규에 ‘당권·대권 분리규정’이 있어 대권 도전 시 대선 1년 전 지도부에서 사퇴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손 대표는 오는 12월 당대표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

이에 벌써부터 차기 민주당 당권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여파도 한몫했고, 당권이 곧 ‘킹메이커’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작용했다. 손 대표 이후가 관심 받는 이유다. 즉 누가 당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대권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대권구도는 ‘1손2정’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고,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당권 도전을 시사해, 당권과 대권을 놓고 명확한 선이 그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손 대표와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이 이미 대권을 시사한 상태. 이들은 지난 해 ‘10·3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빅3’로 혈전을 벌인 바 있었다. 이에 제2라운드 혈전이 예고되는 가운데 어떤 전략으로 나서서 누가 대권에 한발짝 다가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권은 ‘1손2정’ 구도
당권은 ‘킹메이커’ 가능성

근래에 처음으로 당권을 시사한 것은 박 전 원내대표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시고 정권 교체도 성공했고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정권 재창출,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선시킨 유일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며 “저의 모든 것을 정권 교체를 위해 한 번 일해 볼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당권도전에 불을 지폈다.

박 전 원내대표 외에도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과 박상천 의원 등이 당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외부인사 영입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대권 ‘잠룡군’ 중에서 경쟁 이탈자가 나올 경우 당권 도전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전당대회인 만큼 당권 역시 급격하게 ‘대선관리체제’로 무게중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돼 향후 6개월 동안에 벌어질 당권과 대권 다툼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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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