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검증> ⑥종교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4.24 10:40:51
  • 호수 11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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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 종교인 표심 잡아라!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선정국의 막이 올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궐위 후 60일 이내 대선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오는 5월9일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된다. 대선일까지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상황서 <일요시사>는 후보 검증 시간을 준비했다. 그 여섯 번째 항목은 유력 대선후보들의 종교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은 종교를 갖고 있다. 대선철만 되면 대선후보들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 수장들을 방문해 조언과 지지를 구한다. 종교인들의 ‘보팅파워’를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선주자의 종교 및 종교관은 정치관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검증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천주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천주교 신자로 알려진다. 문 후보는 천주교를 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자서전인 <운명>에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초등학교 1~2학년 때 배급날이 되면 학교를 마친 후 양동이를 들고 가 줄 서서 기다리다 성당서 나눠주는 전지분유를 배급받아 오기도 했다”며 “싫은 일이었지만 그런 게 장남 노릇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수녀님들이 수녀복을 입고 있는 모습은 어린 내 눈에 천사 같았다”며 “그런 고마움 때문에 어머니가 먼저 천주교 신자가 됐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세를 받았다. 영도에 있는 신선성당이었다”고 언급했다.
 


문 후보는 성인이 된 후 부인 김정숙씨와 영도에 있는 신선성당서 결혼식을 올려 인연을 이어갔다.

문 후보의 세례명은 ‘디모테오’다. 디모테오는 ‘하느님을 공경하는 자’를 의미한다. 문 후보는 매주 일요일 오전 성당 미사에 꼭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부산 영도에 가면 유년시절부터 인연이 있는 신성성당을 찾고, 양산 자택에 머물때는 양산 덕계성당을 다녔다.

19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종로구 ‘세검정성당’을 주로 찾았다. 지난 18대 대선서 안철수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한 다음 날인 지난 2012년 11월24일 문 후보는 세검정성당 찾아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당시 캠프 대변인은 “세검정성당서 후보 등록을 앞두고 안 후보의 결단에 따른 정치적 책임과 선거에 임하는 각오을 다졌다”고 밝힌 바 있다.

문 후보는 최근 부활절을 맞아 명동성당서 열린 ‘예수부활 대축일 미사’에 참석했다.

그는 같은 날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해 세월호 참사 3년간 아픔이 더욱 커졌다고 언급했다. 이에 염 추기경은 “구 악습과 숨은 사실을 확인하고 새롭게 빨리 재편해 새로운 사회가 돼야 많은 사람이 평화를 누리면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문 후보는 천주교뿐만 아니라 불교와도 인연이 있다. 문 후보는 40년 전 땅끝마을 해남 대흥사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그는 한 언론과 인터뷰서 “대흥사에서 공부하면서 불교적 세계관에 매료돼 잠시 스님이 될까 생각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때의 인연으로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남 대흥사를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 후보는 불교철학과 사상에 대한 관심이 많아 서재에 불서가 많다고 했다. <벽암록>과 같은 선어록을 주로 탐독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 후보는 기독교(개신교)와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부산YMCA 이사직을 오랫동안 맡았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문 후보는 천주교인이지만 장로교 목사와 사돈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 후보의 아들 준용씨는 지난 2014년 2월 목사의 딸을 아내로 맞아 혜화동성당서 결혼할 당시 목사와 신부가 함께 순서를 맡는 특별한 방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정치권은 주요 종교와 인연이 있는 문 후보가 종교계인사들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표심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교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특별히 믿는 종교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대선 과정서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종교를 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외가는 독실한 불교신자고 처가는 독실한 가톨릭인데 나는 딱히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부인인 김미경 교수와는 학생시절 가톨릭학생회 봉사활동을 하며 만났다. 부인은 여전히 가톨릭교회에 출석해 신앙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 후보는 종교관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면서 민주적 결정을 받아들이는 게 통합의 기본”이라며 “나와 생각을 같게 만들려 하다 보니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 통합이 가장 중요한데 종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종교가 없지만 ‘화합’ ‘통합’의 메시지를 주로 전달하며 기독교계 포용에 나섰다.

지난달 13일 종교개혁 500주년 국제포럼에 참석한 안 후보는 “종교개혁은 종교적 측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종교를 중심으로 세계관,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가치 체계에 경종을 울리고 혁신을 이끈 사회 개혁”이라며 “종교 지도자들께서 화합 정신으로 온 국민이 하나 되게 이끌어주시고 정치권도 갈등 완화와 치유를 위해 온 힘을 다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외가의 불교와 인연을 들며 불교계와의 스킨십도 높이고 있다. 안 후보는 한 언론과 인터뷰서 “외가가 독실한 불교집안”이라며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부산 폭포사 불사에 동참했고, 어머니도 지장재일이면 항상 절에 가셔서 기도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경북 한 사찰을 방문한 일화를 들면서 “가는 데마다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늘 고맙다”며 “처가가 여수라 향일암도 자주 방문했고, 순천 선암사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절”이라고 말했다.

[문] 유년 시절부터 천주교 인연
[안] 외가는 불교 부인은 천주교

최근에는 안 후보의 부인 김 교수가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김 교수는 지난 10일 국민의당 의원들과 서울 조계사 경내에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찾아 자승 총무원장을 만났다. 김 교수는 이 자리서 안 후보에 대한 불교계 관심과 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안 후보는 신천지와 국민의당 연관설로 곤욕을 치렀다. 신천지 신도 수백명이 조직적, 집단적으로 국민의당에 입당한 것으로 의심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그 보도를 접하고 굉장히 놀랐다. 만약에 그렇다면 조사를 해서 출당 조치를 한다든지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신천지 연관설에 대해 “이번 대선은 정말 중요하다. 치열한 후보자 검증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렇지만 국민들은 이것이 검증인지 근거 없는 네거티브인지 다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개신교 홍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개신교 신자로 알려진다.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홍 후보는 종교관에 대해 “1997년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때 서울 광성교회에서 김창인 목사를 만나 교류하면서 개신교 신자가 됐다”며 “개신교 신자지만, 헌법이 규정한 대로 정교분리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정치 지도자가 자기가 가진 종교를 맹목적으로 지원하고 맹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소신도 밝혔다.
 

최근 그는 기독교계를 예방하면서 종교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지난 9일 홍 후보는 여의도순복음교회서 조용기 원로목사와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을 만났다. 이 자리서 “좌파들이 박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라며 “그것을 어떻게 판단할지는 국민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 원로목사는 “박 전 대통령을 대우하는 게 국민적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가 투표로 대통령을 뽑았으니 우리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번 예방은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첫 종교계 활동이었다.

부활절을 맞이한 지난 16일에는 ‘교회 순회’ 전략을 짰다. 지난 16일 오전엔 수원 안디옥교회를 찾았다. 안디옥 교회는 군 장성 출신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기독교 정신, 호국 정신을 강조한 행보로 풀이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 명일동의 명성교회서 부인 이순삼씨와 함께 예배를 보며 기독교 표심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홍 후보는 <불교신문>과 인터뷰서 불교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네 살, 홍역에 걸렸을 당시 부모님은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고, 어머니는 하도 억울해서 저를 담요에 돌돌 말아 업고 절에 갔다”며 “어머니는 독실한 불자였는데 초저녁부터 동틀 때까지 12시간 넘게 부처님께 절을 하고 보니 내가 담요 속에서 꿈틀거리면서 눈을 뜨고 있었다고 했다”고 말해 불교와 얽힌 일화를 공개했다.

홍 후보는 지난 11일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했다. 이 자리서 홍 후보는 경남지사 당시 체험했던 해외 불교문화를 소개했다. 홍 후보는 “티베트자치구와 경상남도가 우호교류 협정을 맺은 이후 티베트 측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수도인 라사 등을 참배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자승 스님은 “자신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화답했다.

또 자승 스님은 “많은 보수들이 갈 길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데, 홍 후보가 확실한 중심이 돼서 좋은 결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격려했다.

홍 후보는 조계종 총림 8곳 가운데 3곳인 영축총림과 해인총림, 쌍계총림 등을 품고 있는 경남도지사를 역임해 불교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서 홍 후보는 종교계 접촉면을 늘리면서 숨은 표심 잡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 유승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불교 신자로 알려진다. 유 의원은 특히나 불교와 관계가 깊다. 어머니 강옥정 여사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강 여사는 대구 청수사에서 신도회장을 맡아 매달 초하루, 초이틀, 지장재일, 관음재일 등 법회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열혈 신자로 알려진다.

유 후보의 아내가 갑자가 쓰러져 수술을 받게 됐을 때 강 여사는 청수사를 찾아가 묵묵히 1080배 한 뒤, 기차를 타고 아들 내외가 있는 서울로 올라갔다는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강 여사의 깊은 불심에 청수사의 효민 스님은 “이웃에게 늘 아낌없이 베풀고 희생하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표상 같은 진정한 보살”이라고 전했다.

유 후보는 올 초 대선 출마를 앞두고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해 환담을 나눴다. 자승 스님은 “대선 출마를 앞두고 많이 바쁘겠다”며 “후보의 마음에 구름이 일어나면 국정에는 비가 내린다. 국민과 소통하면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이라며 격려했다.

이에 유 후보는 “최근 나라가 어지러운데 보수가 건강하게 바로 서야 나라도 바로 선다.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유 후보는 본인의 종교관에 대해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처럼 여러 종교들이 자유롭게 지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평화와 사랑, 자비를 얘기하는 종교인들이 배타적으로 지내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홍] 97년 개신교로
[유] 불교 인연 강조
[심] 세례명 마리아

이어 “정치인들은 본인 종교를 떠나 갈등을 없애야 한다”며 “광역시장, 도지사의 노력도 중요하다. 자기 종교에서 벗어나 양쪽 의견을 두루 들어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지난달 1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를 예방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예방 및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목사님과 정치권 종교 지도자가 나서 분열과 혼란을 막자, 화해와 통합을 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며 “정치권도 이제 편 가르기 안 하고 위대한 하나의 대한민국 만들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유 후보는 지난 16일 부활절에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의 온누리교회 예배에 참석해 기독교계와 접촉면을 늘렸다. 유 후보는 예배를 마친 후 교인들과 만나 적극적으로 인사를 했다. 이후 담임목사와 비공개로 면담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천주교 심상정]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천주교 신자로 세례명이 마리아다. 심 후보는 지난달 27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했다. 심 후보는 “지난해 미혼모 보호시설을 찾아 아기들과 엄마들에게 세족례를 거행하시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이번 공약 중 한부모가정 지원 내용을 정성껏 마련했는데 응원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염 추기경은 “한 가정이 아이를 키우는 것은 그 가정, 특히 부부에게 아주 큰 몫이며 나라에도 중요하다”며 “인간 존중과 생명 존중을 위해 애써달라”고 당부했다. 심 후보는 천주교 신자 답게 지난 16일 부활절에는 명동성당을 찾아 미사를 드리기도 했다.
 

심 후보는 한 언론과 인터뷰서 종교관에 대해 “모든 종교는 존중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고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돼있다”며 “어느 종교를 홀대하거나 어느 종교를 우대하거나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정치 지도자는 더욱더 신중해야 한다”며 “모든 종교를 존중하려는 마음가짐, 특정 종교에 경도되지 않는 처신, 종교 간 소통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하기 위해 언제나 자중자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불교와 인연도 공개했다. 그는 “파주에 있는 보광사에 어머님이 오래 다니셨다. 저도 마음이 복잡할 때 종종 찾곤 한다”며 “부처님 오신 날에는 빠지지 않고 어머님과 보광사에 연등을 달기 위해 간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지난달 22일 자승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선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차별금지법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앞세우는 국가에선 당연히 이뤄져야 하는데, 일부 종교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자꾸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자승 스님은 “차별금지법의 근본은 인권 보호에 있다”며 “특정 종교나 단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면 법을 못 만들고 인권을 최우선으로 하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첫 ‘스탠딩 토론’ 이모저모

지난 19일 오후 10시 KBS 주관 대선후보 2차 TV토론회가 열렸다. 대선후보 5인은 모두발언과 공통질문, 마무리 발언을 제외하고 원고 없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토론회 이후 반응은 크게 “흥미진진했다”는 반응과 “어수선했다”는 반응으로 갈렷다.

이날 후보들은 메모지와 필기구만 갖고 토론에 참석했다. 원고가 없었기 때문에 후보들의 시선은 상대 후보를 향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후보들은 얼굴뿐만 아니라 어깨까지 상대방에게 돌려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대화하는 듯한 인상이 들어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는 평가다.

질문자와 답변자를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자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대북송금 사건’으로 공방을 펼치는 모습을 보자 “아직도 (대북송금 사건을) 우려먹고 있느냐. 국민들이 실망하실 것”이라고 호통을 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만, 총 발언시간이 제한돼 있어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노출됐다.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가 모두 문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질문을 하면서 ‘문재인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양자 토론회가 아닌데 굳이 스탠딩 토론을 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후보들도 이 부분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문 후보는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왔다 갔다 해야 의미가 있는데 제자리에서 가만히 서서 응답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도 “앉아서 하는 것과 서서하는 것의 큰 차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TV토론은 대선 전까지 4회를 남겨두고 있다. 오는 28일 토론회를 제외하고 모두 스탠딩토론으로 진행된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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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