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검증> ④별별 가족들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4.10 10:47:02
  • 호수 11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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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먼저냐? 핏줄이 먼저냐?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선정국의 막이 올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궐위 후 60일 이내 대선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오는 5월9일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된다. 대선일까지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상황서 <일요시사>는 후보 검증 시간을 준비했다. 그 네 번째 항목은 유력 대선주자들의 가족이다.

유력 대선주자들의 ‘가족’은 언제나 대선 때마다 주요 검증 대상이었다. ‘가족’은 주로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는 대선주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지난 대통령들이 가족 등 측근 비리로 불행한 최후를 맞았다는 점에서도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계속되는 의혹’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2남3녀 중 장남이다. 누나 재월씨와 여동생 재성씨는 주부고, 남동생 재익씨는 원양어선 선장이다. 막내 여동생인 재실씨는 모친인 강한옥씨와 함께 부산 영도서 살고 있다.

문 후보는 1981년 대학교 2년 후배인 김정숙씨와 결혼했다. 김씨와의 인연은 학생운동서 시작됐다. 시위 도중 문 후보가 최루가스를 맡고 실신하자 2년 후배인 김씨가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준 것이 계기가 됐다. 슬하에 준용씨와 다혜씨를 두고 있다. 현재 문 후보는 아들 준용씨 특혜채용 문제로 곤욕을 겪고 있다.

지난 2006년 말 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 5급 직원으로 채용되는 과정서 준용씨가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의혹은 ‘원서 마감 5일 뒤인 12월11일 졸업예정증명서를 제출하게 된 이유’ ‘문 후보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권재철 당시 고용정보원장과의 연관성’ ‘채용 시 2명 채용에 2명 지원해 사실상 단독 지원’ 등이다.

또 당시 공고된 지원 분야에 동영상 제작 전문가 모집이 없었음에도 준용씨가 동영상 제작 전문가로 입사했던 점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문 후보의 오락가락 해명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부산 사상구 TV토론회서 문 후보는 “특혜 취업은 사실이 아니다. 당시에 채용된 것도 저희 아들 혼자가 아니라 스물 몇 명 중에 한 사람으로 취업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경쟁률은 20대1이 아닌 사실상 1대1이었다는 점에서 문 후보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해당 의혹이 또 다시 불거지자 문 후보는 “2010년 감사 결과 제 아들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졌다. 만약 아들에 대해 특별한 감사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곧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에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문재인 후보, 거짓말 좀 그만해라! 2010년 노동부 감사에선 문 후보 아들이 퇴직한 상태라 감사 대상이 될 수 없었다. 또 거짓말을 한다”며 맹비난했다. 문 후보는 해당 의혹에 대해 이명박·박근혜정부서 감사를 받았기 때문에 특혜 채용 의혹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문 후보가 뚜렷한 해명을 하기 전까지 맹공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국회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대선 때 통과’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남1녀 중 장남이다. 남동생 상욱씨와 여동생 선영씨가 있다. 안 후보의 할아버지인 고 안호인씨는 일제강점기 시절 부산상고를 나와 금융조합서 일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조합은 식민지 수탈기구였기 때문에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고 안호인씨의 친일 행적을 의심키도 했다.

이에 친일인명사전을 만든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사 명단서 ‘안호인’이란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 관계자는 “일제시대 금융조합서 일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친일파라고 매도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2009년 펴낸 책에서 “할아버지께선 어린 내 눈에 비친 모습에도 무척 내성적이고 차분하신 편이셨다”며 “자손들 중에서는 내가 할아버지 성품을 가장 많이 이어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안 후보의 아버지인 안응모씨는 서울대 의대 출신 의사로 안 후보와 배우자인 김미경씨와 동문이다.

문재인 거짓 해명 의혹…과연 사실은?
안, 대학 선후배 인연 “논란은 없다”

안 후보의 부친은 1963년 부산 판자촌인 범천4동에 범천의원을 열었고, 50여년간 환자를 돌봤다. 안 후보의 모친인 박귀남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박씨가 안 후보에게 유년시절부터 “잘 다녀오세요” “식사하세요” 등 존댓말을 사용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에 안 후보는 “부모님께선 무슨 일을 하건 간에 남을 먼저 생각하고 존중하라고 하셨고 늘 그것을 몸소 실천하셨다”며 “그런 영향으로 군 대위로 복무하던 시절 하급자들에게 반말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후보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는 배우자 김미경씨는 성균관대 의대 교수 재직 중 늦은 나이에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카이스트서 서울대로 자리를 옮기는 채용 과정서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선 안 후보 딸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딸인 설희씨가 이중국적 취득자이며 호화 유학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당시 안 후보 측은 “설희씨는 1989년 서울서 출생해 대한민국 국적만 가지고 있다. 미국 영주권과 시민권을 신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서 초등학교를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에 안 후보 측은 “서울 가원초등학교를 지난 2002년 2월에 졸업했다”고 밝혔다.

고교시절 귀족학교를 다녔다는 주장에는 “설희씨는 김 교수(김미경)가 스탠퍼드 대학에 다니면서 팔로알토에 거주하게 됐고, 거주지에 따른 학교 배정원칙에 따라 스탠퍼드 인근의 일반 공립학교를 배정받았던 것”이라며 “공립학교는 등록금을 내지 않거나 실비만 받는다”고 반박한 바 있다.

현재 안 후보 가족을 둘러싼 의혹은 불거지지 않고 있다. 지난 대선 과정서 가족사항에 대한 검증은 일정부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골칫덩이 처남’ 홍준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1982년 이순삼씨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2명을 두고 있다. 홍 지사와 이순삼씨는 1976년 처음 만났다. 당시 사법고시생이었던 홍 지사는 국민은행 안암동 지점서 일하던 이씨에게 “나는 아가씨가 마음에 든다. 나와 앞으로 같이 살 생각이 있으면 다음 주 수요일까지 도서관 4층으로 찾아와라”고 말했다.

이씨는 월요일 저녁 도서관을 찾아왔고 두 사람은 사랑을 키운 것으로 알려진다. 이씨는 지난달 25일 한 인터뷰서 홍 지사에 대해 “남편이 막말을 잘하는 것으로 공격받는 게 억울하다. 남편은 팩트에 대해 바른 것을 말할 뿐이고 정치인은 늘 그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지사가 집에서 어떤 사람이냐는 물음에 “사람들이 ‘독하게 보인다’고 하던데 전혀 그렇지 않다. 해병대 간 아들에게 매일 아침 편지를 써줬던 자상한 아빠다. 지금은 부부가 둘이 알콩달콩 산다. 일할 때 정확하게 하려다 보니 ‘독하다’고 비친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지사의 큰아들은 현재 고시공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둘째는 해병대서 군복무를 마치고 올해 졸업해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 대표 시절 홍 지사는 “둘째아들이 해병2사단 8연대서 군 복무를 했다. 제 아들이 해병대 들어가기 전에는 대학 학점이 1.7 이었는데 해병대를 갔다 오고난 뒤에는 졸업할 때 학점이 4.3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근 이순삼씨는 홍 지사가 대선주자로 확정된 이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씨는 지난 5일 자유한국당 강원도당을 찾아 “우리당이 계속 좋았던 건 아니다. 순간순간마다 고비가 있었는데 올해는 최고의 고비를 맞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지사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아시다시피 일 굉장히 잘하는 사람이다. 국회의원 하며 상임위를 두루두루 해서 나라 살림살이도 잘 안다”며 “경남도지사를 할 때도 처음에는 도에 빚이 참 많았지만, 땅 하나 안 팔고, 예산도 안 줄이고 모두 갚았다”고 치켜세웠다.

이처럼 배우자의 외조에 힘입어 남부러울 것이 없는 가정이지만 홍 지사에게 처남은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홍 지사의 처남 이모씨는 “영등포교도소 철거공사 계약을 따게 해주겠다”고 속여 1억을 가로챈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씨는 고소인에게 “매형의 입김으로 영등포개발사업의 토목과 철거는 무조건 하기로 돼있다”며 자신이 대표로 있는 건설회사가 토목을 맡고, 고소인이 철거공사를 맡는 조건으로 1억원을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씨는 해당 공사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씨의 법정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같은 공사를 미끼로 다른 건설업체서 1억11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2월, 1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다. 이미 홍 지사는 이씨 기소 당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금수저 집안’ 유승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오선혜씨와 결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유 의원이 서울대학교 시절 교수님 집을 찾아갔는데 옆방서 과외수업을 하던 오선혜씨를 만나게 됐다.

당시 이화여대 학생이던 오씨와 훗날 인연이 돼 결혼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다. 오씨는 공식적인 자리에 얼굴을 비칠뿐 외부 활동에 적극 나서지 않고 유 의원에게 주변 여론을 전달하고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의 아버지는 판사 출신으로 대구 중구서 13대·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이다. 유 의원의 정치인생에 있어서 유 전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유 전 의원은 박정희정부 시절 부산지법 부장판사로 재직 당시 개표조작사건의 당사자에게 유죄판결을 내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

가족사랑 홍…처남 사기 의혹은 오점
유, 부친 따라 입문…주목받는 자녀들

이후 판사 재임용에 탈락한 뒤 변호사로 개업했고 총선에 출마에 정계에 입문했다. 훗날 자유민주연합 창당에 참여하면서 자민련 소속이 됐지만 15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계를 은퇴했다.

정치권에선 유 의원이 정계에 입문하는 과정과 불의에 항거하는 모습 등이 아버지를 닮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선 유 의원의 딸인 유담씨가 언론에 이름을 알렸다. 동국대학교 법학과에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진 유담씨는 빼어난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대학생인 유담씨가 재산이 2억원에 달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할아버지에게 용돈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식지 않았다. 이후 유 의원이 증여세를 냈다고 밝히면서 해당 논란은 일단락 됐다.

최근 유담씨는 바른정당 대선 경선에 어머니와 함께 참석해 또다시 화제가 됐다. 이에 공화당 신동욱 총재는 “단일화는 대선후보 유승민 안 보이고 딸 유담만 보인 꼴”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외조형 남편 둔’ 심상정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992년 이승배씨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다. 남편 이승배씨는 1956년생으로 서울대 동양사학과 75학번이다. 재학 당시 시위로 인해 무기정학을 당해 1983년에 졸업하게 된다. 두 사람은 같이 노동운동에 헌신하면서 운명공동체의 길을 걸었다.

결혼 후 이씨는 2000년대 초반까지 출판 기획일을 하다가 2004년 심 대표가 민주노동당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후 집안 살림을 도맡고 있다. 이씨는 “당시 심 대표는 뭐든 새롭게 만들어가야 하는 상항이어서 할 일이 정말 많았다”며 “그 일들을 잘할 수 있게 심 대표를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심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가장 잘한 일은 무엇이냐는 한 언론사의 질문에 이씨는 “재벌문제, 가습기 살균제 폐해 등 생활 속에서 당하는 국민의 고통에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며 “무엇보다 현대적인 민주 정당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추구하는 점에 방점을 찍고 싶다”고 답했다.

심 대표가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누구나 땀 흘려 일하면 보상이 이뤄지는 나라, 그런 사람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싶어한다”며 “또 전쟁의 위험 없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고 호혜적인 국제 관계 속에 있는 대한민국도 꿈꾼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아들로 인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SNS에 아들 사진이 공개된 뒤 심 대표 측은 “(의원실) 저희 심상정 캠프는 일부 자극적인 가족 마케팅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도 “물론 사진에서 진동하는 훈내는 어찌할 수 없다”라는 글을 남겼다.

심 대표의 아들은 대안학교인 이우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금은 경희대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씨는 아들을 대안학교에 보낸 이유에 대해 “어려서부터 부모의 보살핌을 못 받아서인지 초등학교 때 그다지 밝지 않았다”며 “그래서 일반 중학교 대신 대안학교에 보냈다”고 했다.

이어 “고등학교 과정도 이우학교서 마쳤는데 그 학교를 다니면서 아이가 많이 밝아졌다”며 “그때 인문학적 관심이 커져 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했는데 요즘은 사회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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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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