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져 올린’ 세월호 가라앉은 의혹들

떠오른 ‘검은 역사’ 묻혀 있는 수수께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승객 304명과 함께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떠올랐다. 세월호는 참사 1073일 만인 지난달 23일, 처음 수면 위로 떠오른 후 인양작업을 시작한 지 83시간 만인 25일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4월16일 참사 발생 후 약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바닷물에 갈리고 깨진 상처가 가득한 상태였다. 세월호가 성공적으로 인양되면서 미수습자 수색과 진상 규명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국민의 가슴에 큰 상흔을 남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반드시 해소돼야 할 의혹을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검은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사 당일 ‘전원 구조’ 보도가 오보로 드러나면서 언론의 민낯이 공개됐다. 정부의 부실한 대처와 무능한 후속 조치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에 부채감을 안고 있다. 바다 속에서 스러져간 단원고 학생들과 일반 승객들, 이들을 위해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간 민간 잠수사들과 의인들을 잊지 못하는 이유다. 상황을 줄곧 지켜본 국민들은 ‘세월호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참사 이후 햇수로 3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진상은 수많은 억측과 의혹을 자아냈다. 억측과 의혹은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국민들은 촛불을 들었다.

3년 만 수면 위로
진짜 침몰 원인은?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째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이어온 ‘리멤버0416 인천지부’ 회원들은 “배가 올라왔으니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나를 비롯한 국민 모두에게는 ‘진실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유력 대선주자들 역시 세월호 참사의 확실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28일에는 ‘세월호 선체 조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김창준 변호사(더불어민주당),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구원 명예교수·이동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기술협의회 의원(자유한국당), 김철승 목포해양대 국제해사수송과학부 교수(국민의당), 장범선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바른정당) 등 5명을 각각 선체조사위원으로 추천했다.

이들은 유가족 측이 추천한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권영빈 변호사, 해양 선박 관련 민간업체 직원으로 알려진 이동권씨와 함께 최장 10개월간 활동한다.

위원장을 맡은 김창준 변호사는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에 우선을 두고 업무를 처리하겠다”며 “모든 국민이 만족할 수는 없으나 대다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의 이후 진도 팽목항으로 이동, 미수습자 가족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미수습자 수습과 함께 가장 우선시돼야 할 것은 세월호 사고원인을 두고 제기된 숱한 논란을 해소하는 일이다. 정부와 수사기관이 세월호 사고원인을 공식 발표했지만 당시에는 세월호가 바다에 가라앉은 상태라 국민들의 의혹 제기에 명쾌한 답을 주지 못했다.

참사 1073일 만에 모습 드러내
미수습자 수색·선체조사 속도

앞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사고원인으로 ▲화물 과적, 고박 불량 ▲무리한 선체 증축 ▲조타수의 운전 미숙을 꼽았다. 세월호에 최대 적재량의 2배가 넘는 화물을 제대로 결박하지 않은 채 실어 선체 복원성이 약해졌고, 조타수가 우현으로 15도 이상 급하게 방향을 바꾼 게 문제였다고 발표했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은 재판서 “배가 기운 직후 조타실로 가 보니 타각지시기가 우현 쪽 15도 정도를 가리켰고, 배가 급격히 기운 것으로 봤을 때 조타수가 타를 돌릴 때 우현 쪽으로 15도 이상 돌린 것 같다”고 증언한 바 있다.


세월호에는 규정보다 많은 화물이 실려 있었고,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는 규정보다 적은 상황이었다. 세월호는 국내 취항 전 선실을 증축하면서 화물을 당초 설계보다 적게 싣고 운항해야 했다.
 

세월호 선박 검사를 담당한 한국선급은 화물량(2437톤→987톤)과 여객(88톤→83톤)을 줄이는 조건으로 운항을 허가했다. 또 평형수를 1023톤에서 2030톤으로 늘려야 복원성이 유지된다고 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이후 검·경의 공식 발표가 법원서 일부 뒤집히면서 사고 원인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2015년 11월 대법원은 선장 이씨 등 세월호 승무원 14명의 상고심서 “조타 미숙을 단정할 수 없다”며 조타수 조모씨의 업무상 과실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법원은 조타기(선박의 방향을 조정하는 장치) 오작동 등 기계결함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 선체를 보면 의혹은 더욱 증폭된다. 반잠수선에 실린 세월호 선체는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올라가 있다.

임남균 목포해양대학교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올라가 있는 것은 중력과 거스르는 방향”이라며 “조타기의 고장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에는 방향타가 중앙이나 좌현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다시 하늘을 보고 올라간 상황이 됐다”며 “어떤 알 수 없는 외력에 의해서 위로 올라갔거나 가라앉을 때 조류가 지속적으로 한 방향으로 흘러 움직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방향타의 기울기를 두고도 의혹이 제기됐다. 세월호 선미 부분의 방향타는 오른쪽으로 5∼10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조타실의 타각지시기 기록이 일치할 경우에는 오른쪽 변침과 복원력 미달을 원인으로 지목한 공식 발표가 확인된다.

일각에선 방향타가 5도 정도 꺾인 상태면 급변침까지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추가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참사 발생 3주기가 다가왔지만 사고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자 수많은 ‘설’이 나왔다.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주장한 외부 충격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제기한 고의 침몰설, 핵폐기물을 싣고 가다가 폭발해 침몰했다는 폭발설도 있었다. 암초 충돌설, 폭침설 등도 사고 초기부터 언급된 의혹이었다.

외부 충격설
고의 침몰설

바른정당은 세월호 사고원인을 두고 나온 다양한 설에 대해 “무책임한 괴담의 유포로 세월호 침몰 사건이 우리 사회 적폐 청산의 계기가 되지 못한 채 소모적인 정치적 논쟁만을 유발시킨 바 있다”며 “세월호 침몰 이후 우리 사회는 잠수함 충돌, 고의 침몰 등 각종 근거 없는 세월호 괴담에 신음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세월호 참사 원인을 두고 다양한 설이 난무하는 것은 정부가 명확한 진상 규명을 미뤄왔기 때문”이라며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정확한 진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경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 특조위) 간 의견 차가 있는 철근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

세월호 특조위가 활동기간 중 내놓은 첫 진상규명 보고서 ‘세월호 도입 후 침몰까지 모든 항해시 화물량 및 무게에 관한 조사의 건’에 따르면 세월호에는 최대 적재량인 987톤보다 1228톤이 많은 2215톤이 적재됐다. 특히 세월호에 실려 있던 철근은 당초 검·경의 수사기록에 기재된 286톤보다 124톤 많은 410톤이었다.

세월호 특조위는 세월호에 적재된 철근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사용될 예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국방부는 “제주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업체 간에 이뤄진 일이기 때문에 관련 사안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화물 과적이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지적되는 만큼 철근의 실체와 출처, 용도 등이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철근 출처 용도
전수조사 필요해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세월호가 참사 당일 인천항을 떠난 이유가 철근의 실체와 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월호 변호사’로 유명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지금까지는 민간업체의 무리한 과적과 탐욕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400톤 철근 의혹이 사실이라면 민간업체의 욕심을 넘어서 정부기관의 무리한 요구로 과적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선체 내부 조사가 이뤄지면 철근을 비롯, 화물 적재와 관련한 인과관계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인양 과정을 둘러싼 의혹도 해명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지난달 18일 시험인양 결과에 따라 본인양에 들어갈 계획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기상악화로 한차례 연기한 후 지난달 22일 오전 10시 시험 인양이 시작됐다.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시험 인양에 성공하고 본인양이 결정됐다.
 

소조기가 끝나기 전 인양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은 시간과의 전쟁을 방불케 했다. 열려있는 선미램프를 잘라내는 등 위기 순간도 있었지만 25일 오전 4시10분 반잠수선에 세월호 선체를 앉히는 데 성공했다.

같은 날 오후 9시15분 세월호가 완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누리꾼들은 인양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세월호 선체 일부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왜 3년이나 걸렸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공교롭게 박 전 대통령이 인양 시기가 파면된 때와 맞아떨어져 정부가 고의로 인양 작업을 지연시킨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침몰 원인부터 숨은 책임자까지
베일에 싸인 의문들 밝혀질까

세월호는 참사 발생 이틀 만인 4월18일 완전히 침몰했다.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선체 인양이 결정되기까지 1년이 걸렸다. 그 전까지 정부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실종자 수색에 집중했다. 이후 찬반 논란 끝에 2015년 인양이 결정됐다. 이 과정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세월호 선체는 인양하지 맙시다. 사람만 또 다칩니다. 아이들은 가슴에 묻는 겁니다”고 말해 호된 비난을 받았다.

이후 인양업체 입찰 공고를 거쳐 중국 상하이샐비지가 선정됐다. 네덜란드 스미트와 스비처, 미국 타이탄 등 세계 선박 인양업계 빅3가 아닌 중국 상하이샐비지를 선택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당시 연영진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상하이샐비지가 인양에 충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확신했다”며 “계약조건도 원만하게 합의돼 인양업체를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상하이샐비지는 인양 방식을 중간에 한차례 바꿔 기술력 논란에 시달렸다. 당초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 내부 탱크에 공기를 넣고 외부에 에어백 등을 설치해 부력을 확보, 해상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플로팅 도크에 싣는 방식으로 인양을 추진했다.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자 상하이샐비지 측은 지난해 11월 텐덤 리프팅 방식으로 바꿨다. 크레인 대신 선체 아래 설치된 리프팅 빔을 끌어 올려 반잠수식 선박에 얹는 방식이다.

텐덤 리프팅 방식은 국내외 인양 전문가들이 처음부터 제기한 것으로, 이 방식을 이용했다면 인양 시점을 더욱 앞당길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의 지연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인양 시기 등과 관련한 의혹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세월호 인양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지금 다른 요소나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전혀 없다.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의혹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박 전 대통령의 행적은 속 시원히 밝혀진 바가 없다. 국회 청문회, 검찰, 특검, 심지어 헌재에서도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헌재의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서 “박 전 대통령은 관저 집무실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가안보실과 정무수석실로부터 지속적으로 보고받고, 해경청장에게 인명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시간동안 박 전 대통령이 보톡스 등 미용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큰 만큼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면 전면 재조사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 관계자들의 행적도 전부 공개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특히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수사를 담당한 검찰 간부의 진술을 확보하는 등 의혹 확인에 나섰다.

검찰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수사한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으로부터 세월호 수사 관련 진술서를 받았다.

우 전 수석은 해경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윤 차장검사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청문회서 2014년 6월5일 검찰 수사팀이 해경 압수수색을 시도하던 날 윤 차장검사와 통화했다고 증언했지만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 것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민 10명 중 6명
책임자 처벌이 우선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세월호 선체조사위의 활동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이 우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62.9%로 나타났다. 책임자 처벌보다는 재발방지 방안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2.6%였다.

국민들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보다 책임자 처벌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의 숨은 책임자까지 밝혀내야 진정한 의미의 진상 규명”이라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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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